노스밴쿠버 주택착공 1985% 폭증... "공급 늘어나니 임대료 숨통"
"BC주 이민자 감소가 결정타"... 앨버타주가 2위 인기 정착지로 급부상
웨스트밴쿠버·노스밴쿠버·밴쿠버·버나비·리치몬드 '임대료 톱5'
메트로 밴쿠버 임대 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여전히 캐나다에서 가장 비싼 임대료를 기록하고 있지만, 수년간 지속된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하락 국면으로 전환되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부동산 정보 업체 리브닷렌트가 발표한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12월 2,659달러였던 1침실 평균 임대료가 2024년 12월에는 2,490달러로 6.4% 하락했다. 특히 가구가 포함된 3베드룸 주택의 경우 무려 18.4%나 급락해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이러한 하락세 배경에는 BC주로의 이민자 유입 감소와 주택 공급 증가라는 두 가지 핵심 요인이 작용했다. 2024년 2분기 BC주 이민자 유입은 전 분기 대비 5% 감소했으며, 캐나다 전체 이민자 중 BC주 정착 비율은 2023년 15%에서 2024년 13%로 하락했다. 그 결과 BC주는 이민자들이 선호하는 정착지 2위 자리를 앨버타주에 내주게 됐다.
주택 공급 측면에서는 노스밴쿠버가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2024년 로워메인랜드 지역에서 가장 빠른 발전을 보인 노스밴쿠버는 주택 착공이 전년 대비 무려 1,985% 급증했고, 주택 완공도 68% 증가했다. 특히 대규모 아파트 공급이 노스밴쿠버 주택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1베드룸 기준으로 캐나다에서 가장 비싼 임대료 상위 5개 도시는 여전히 메트로 밴쿠버 지역이 독차지하고 있다. 웨스트밴쿠버, 노스밴쿠버, 밴쿠버, 버나비, 리치몬드 순으로 가장 높은 임대료를 기록했다.
밴쿠버 임대 시장은 2024년 6월부터 하락 압력을 경험하기 시작했으며, 이는 BC주 이민자 감소 추세와 시기적으로 일치한다. 연간 기준으로는 모든 유형의 주택에서 임대료가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임대인과 세입자 간 시각 차이는 여전히 크다. 조사 결과 부동산 소유자의 3분의 2는 수익은커녕 비용조차 충당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세입자들은 임대료가 여전히 지나치게 높고 시장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다.
임대료 규제를 바라보는 시각도 엇갈린다. 세입자의 42%는 임대료 상한제가 충분히 엄격하지 않아 가격이 너무 빠르게 오른다고 생각하는 반면, 임대인의 40%는 현재의 규제가 너무 제한적이라며 불만을 표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임대료 하락 추세가 메트로 밴쿠버 세입자들에게 숨통을 트이게 하는 반가운 신호이지만, 캐나다 최고 수준의 임대료가 단기간에 크게 완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한다.
그럼에도 주택 공급 증가와 인구 이동 패턴 변화가 지속된다면 임대 시장의 경쟁이 완화되면서 장기적인 임대료 안정화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