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구몬입니다.
제가 천안에서 오늘안녕이라는 매장을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그건 중요한게 아니고요.
여러분은 스토어 챔피언십의 프로모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런거 있잖아요.
이런거.
그 동안은 솔직히 뭐...
"텍스트리스 프로모?"
"룰 텍스트를 생략했어?"
"좀... 그렇지 않나?"
저는 예전부터 "아무리 오라클이 기준이라지만.. 게임의 컴퍼넌트로서의 구성요건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 라는 보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어요.
아, 물론... 예전에 그 뭐하면 주는 거였죠?
텍스트 없는 라볼같은 거 받고 그랬던 세대라서 이게 어떤 느낌인지 알긴 하는데요..
"음... 그래... 좋아하시는 분들은 좋아하시지."
"근데 난 별로 안 좋아해."
그렇게 생각했어요.
하지만 그건...
이 자식을 보기 전까지의 이야기입니다.
이 솔방울 펀치.
"솔방울 펀치?"
"이 새끼 이거 장난 아닌데?"
"솔방울 펀치! 솔방울 펀치! 그는 신이야!"
아무튼 느낌이 왔어요.
이건 내거다.
이거 따야한다.
무조건 1등한다.
아무튼 그래서 독기를 품고 게임에 임하기로 했습니다.
가게 문 잠그고 새벽 2시에 이벤트 열어서 나 혼자 참가하자.
하지만 문제가 많았습니다.
지난 빅매직 시즌동안 스탠에 시달렸던게 너무 피곤했고.. 요즘 선더 정선 리밋이 너무 재미있어더라고요. 게다가 커맨더 인어덱을 새로 짰는데 우리 물고기 친구들 밥도 줘야하고... 아 그리고 현실도 바쁘고.. 다른 쪽일도 사건사고 뻥뻥 터지고. 집안 어르신도.. 어버이날? 어르신 생일? 가족의 달?
어휴.. 아무튼 진짜 정신없었어요.
그래서 이번 선더 정선 스탠다드는 연습은 커녕 메타 한 번 들여다 보지 않은 상태였어요.
어느 정도였냐면, 토요일 밤에 커맨더 하고 계신분들에게
"요즘엔 왜 시올드레드르 안 써요? 벤 되었어요?" 이런 질문이나 하고 있고.
아무튼 대회 하루 전까지도 이벤트에 참가할 덱이 없었어요.
그래서 무슨 덱을 하지? 하다가 MTG골드피쉬인가에 들어가서 봤어요.
메타에 많은 덱이 쎈덱이겠지.
대충 요런상황이던데..
제가 짤 수 있는덱이..(하루전이라서 어디서 카드를 구할 수도 없음)
에스퍼 미드레인지.
보로스 콘보크
아조컨...도 짤순 있네...?
재미있게도 선택지가 미드레인지/ 레드(?) / 컨트롤로 삼분할 되었더군요.
가장 마지막까지 고민했던건.. "어차피 연습도 안되어 있는데. 보로스 콘보크 짜서 뭔가 약간 뚝딱쾅!해서 이길 순 없을까?"였거든요.
하지만.. 그런데 여러분 잘 봐요.
매직 하는 사람들은 크게 네 종류가 있잖아요?
1. 청색에 미친 사람.
2. 적색에 미친 사람.
3. 콤보에 미친 사람.
4. 그리고 보통 사람.
저는 보통 사람이거든요.
보통 사람은 레드덱으로 순혈의 레드맨을 이길 수 없어요.
근데 우리 매장에는 피가 빨간색인 분과 파란색이신 분이 각각 하나씩 계셔요.
"못 이기겠지..?"
결국 포기하고 에스퍼 미드레인지 짰습니다.
그리고 대망의 이벤트 당일.
어째서인지 이 카드가 없어서 전날밤 카를로프 한 디피를 뜯어 발겨서 완성한 덱입니다.
리스트는 그냥 양상형 그거에요.
상상할 수 있는 그거.
어쨌건 이벤트는 성대하게 시작되었고.
7명이 참가한 이벤트!
한번만 패배해도 바로 솔방울 펀치와는 작별하게 되는 단두대 페어링!
저는 1라운드에서 아조컨을 만났습니다.
하하, 청색 만날 줄 알았다!
나의 에스퍼 미드레인지의 메인에는 박쥐가 4장!
게다가 사이드는 생각하기 귀찮아서 듀레스를 4장이나 박아 놨지!
해볼만 해!
간다!
그리고 저는 2:1로 기적적인... 패배를 기록했고.
"안녕! 솔방울 펀치야! 잘가!"
젠장!
뭐, 그랬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은 깨달으셨겠지만, 이 글에는 무슨 의미있는 결론이나 교훈. 혹은 감동같은 게 없습니다.
그냥 자기전에 심심해서 적은겁니다.
대회 후기 게시판이 있기에 여기에 썼는데...
다른 매장에서는 뭔가 커버리지다운 커버리지가 적혀있더군요.
이 글이 여기에 있어도 되는건지 모르겠네요. 옮겨야 하면 옮기겠습니다.
아, 그리고.
우리의 솔방울 펀치 친구는...
이번 이벤트에서 1등하신 분께 삭삭 빌어서.. 트레이드 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당시엔 제가 농담하시는 줄 아셨겠지만, 전 정말 이렇게나 가지고 싶었답니다!
자, 다들 우리 솔방울 펀치 얼굴 한 번 다시 보고 가세요.
어쨌건 다행이야! 솔방울 펀치!
어떤 경로로든 나의 곁으로 와주었으니 되었다!
끝!
첫댓글 역시 남다른 필력
확보 축하드립니다
필력때문에 이걸 성공하시나 했는데 결말이 반전 ㅎㅎ
솔방울 펀치가 되어줘…!
솔펀과 함께한 과정이 순탄(?)지는 않았지만 결과가 좋네요~ 축하드립니다 ㅎㅎ
아깝게 전 2등쯤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