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조 : 강호 일본은 가장 약한 조에서 이변을 허용하지 않았고, 베트남은 객관적 전력상 ‘카타르>UAE>베트남’의 이변먹이사슬인 카타르<UAE<베트남=카타르의 경기결과를 얻어 8강에 진출. 이는 각각 카타르<=>UAE간, UAE<=>베트남간 전력편차가 크지 않았기에 가능했음.
베트남 2-0(0-0) 아랍에미리트 / 일본 1-1(0-0) 카타르
베트남 1-1(1-0) 카타르 / 일본 3-1(3-0) 아랍에미리트
베트남 1-4(1-2) 일본 / 카타르 1-2(1-0) 아랍에미리트
일본 2승1무0패 승점7 8득3실+5
베트남 1승1무1패 승점4 4득5실-1
U.A.E. 1승0무2패 승점3 3득6실-3
카타르 0승2무1패 승점2 3득4실-1
베트남(비엣남, 越南) : 혹독한 훈련의 성과에 천운도 따라주며 8강에 올랐다. 조 내 경쟁국은 물론 동남아 개최국 중 타이, 인도네시아보다도 떨어지는 개인능력을 철저히 조직력으로 메웠다. 특히 동남아지역 유일의 유교문화권인 특성상 강한 협동정신에 의한 플레이는 마치 ‘2002한국팀의 베트남version’을 보는 느낌까지 주었다.
첫 상대인 아랍에미리트 전에서 상대의 우세한 체격 및 스피드, 개인기를 미드필드부터 시작하는 협력수비로 줄기차게 차단하며 경기의 흐름을 베트남쪽으로 끌어왔다. 후반 들어서도 경기의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아랍에미리트가 대책 없는 롱볼게임에 의존하며 자멸하는 사이 베트남은 상대에 우세한 내용과 함께 여러 번의 결정적 기회를 맞으며 2-0완승을 거뒀고 하노이(=河內)시민 팬들에게 ‘47년만에 출전한 아시안컵본선에서 본선사상 첫 승’을 선물했다.
두 번째 상대인 카타르와의 대결에서도 첫 승의 상승세를 타며 카타르와 대등한 경기를 했다. 특히 선제골을 넣고 나서는 카타르에 우세한 내용을 보이면서 승리를 눈앞에 둔 듯했다. 하지만 이는 오버페이스로 이어져 후반 중반이후 카타르의 무서운 반격에 고전하며 가슴을 쓸어내려야 하는 순간을 여러 번 맞았다. 하지만 상대가 골대를 맞추는 등 행운도 따라주면서 1승1무의 성적을 유지했고 이는 베트남의 8강진출의 결정적 원동력이 되었다.
마지막 상대인 일본전은 일본 수비의 자책골을 유도하는 등 의욕넘치는 플레이로 시작했지만 이후 체력, 조직력, 힘, 스피드, 기술, 개인기 등 모든 측면에서 현격한 실력차를 보이면서 일본에 일방적 수세에 몰린 끝에 1-4대패를 당했다. 하지만 같은 시간 호치민시(=胡志明市)에서 카타르가 아랍에미리트에 의외의 패배를 당하며 어부지리로 8강에 올랐다.
베트남은 어렵게 8강에 올랐지만 조2위인 까닭에 타이 방콕으로 이동해서 경기를 치러야 하고 경제적 여력상 원정응원이 어려운 베트남시민의 성원을 받기도 어려워 4강행은 그리 밝지 않다. 호주와 대등한 경기를 한 타이보다 일본에 일방적으로 밀린 베트남의 전력이 더 약함을 감안할 때, 게다가 상대는 일본처럼 축구의 모든 측면에서 베트남에게 절대 우세한 ‘아테네4강’이라크임을 생각할 때 4강은 불가능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러나 07ASEAN챔피언쉽에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와의 죽음의 조에 들고도 인도네시아를 패퇴시키며 4강에 오른 이래 자메이카전3-0승, 바레인전5-3승, 아시안컵 8강진출로 계속되고 있는 돌풍을 감안하면 4강은 어려워도 이라크에게 그들의 감투정신과 협동정신이 유감없이 발휘되리라 본다.
U.A.E.(아랍에미리트) : 왜 그들이 2006월드컵 2차예선 타이원정 0-3패, 예멘원정 1-3패를 당하며, 그 어려운 타이원정 1-4대승을 거둔 북한에 밀려 탈락을 했는지, 04아시안컵당시 쿠웨이트에 왜1-3으로 패했는지, 2002월드컵 1차예선 인도원정0-1패, 예멘원정2-3패를 당했는지 그 해답을 보여준 형편없는 경기력을 1,2차전에서 보여주었다.
홈팀 베트남과의 대결에서 수비중심의 경기를 하면서 역습을 노렸지만 이는 오히려 베트남이 경기의 주도권을 쥐고 UAE를 몰아붙이게 만들었다. 이런 전술은 엘 하지 디우프처럼 발 빠르고 개인기 좋은 만능형 원톱이 있어야 하는데 마타르는 스피드, 피지컬측면에서 그에 못 미쳤다. 결국 베트남의 페이스에 말리면서 경기내용, 결과 모두 패배하고 말았다.
또한 일본과의 경기에서는 일본의 빠른 패스웍에 속수무책으로 수비가 뚫리며 대패를 당할 조짐을 보이며 전반을 0-3으로 마쳤다. PK상황도 4번이나 내줬지만 심판에 의해 구제된 것이 3번일 만큼 농락당하는 수준의 경기를 했고, 공격수 이스마일 마타르를 지원할 미드필드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마지막 아랍형제국 카타르와의 경기는 잘 아는 상대인데다 3전전패로 물러날 수 없다는 절박감이 배가되면서 카타르에 우세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이 경기에서도 전반전 공격전개가 매끄럽지 않아 카타르에게 인터셉트 및 역습을 허용했음에도 카타르 공격수들의 집중력부족에다 후반 들어서 1승이 절박한 카타르에 오히려 우세한 모습으로 카타르의 문전을 수차례 위협한 끝에 2-1역전승을 거둘 수 있었다.
아랍에미리트는 조3위로 대회를 마쳤지만 로이 호츤 감독(현 핀란드 감독)의 04년 대표, 아시안컵 준우승의 96대표보다 경기력이 훨씬 나빴고, 약체들에게 자주 이변을 허용한 전례를 되풀이했다. 홈에서 열린 걸프컵에서 최초의 우승을 차지했지만 걸프권 밖의 아시아팀들에게 취약한 모습은 여전한 점을 볼 때 1990년 이후 20년만의 월드컵 본선 행은 요원해 보인다. 특히 아시아무대에서 빛을 발하는 국내리그수준에 비해 외국인선수가 빠진 국가대표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점에서 안타까운 점도 많은 팀이다.
카타르 : 이번 대회 최대의 비운의 팀이다. 지난 대회 1무2패 8강 실패, 00년 대회 3무1패로 8강에는 성공했지만 승이 없던 전례, 96년 대회에선 시리아에 밀려 본선에도 오지 못하는 등 아시안컵과 인연이 없던 한을 풀려고 별렀는데도, 좋은 기량을 갖고서도 골대를 여러 번 맞추면서 승점에서 손해를 보면서 1승도 챙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전에서 경기주도권은 완전히 내주었지만 끈끈한 수비로 일본의 공격을 봉쇄하며 일본이 주로 외곽에서 패스만 하며 겉돌게 만들면서 일본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하였다. 다만 공격시 롱볼 중심의 개인능력에 의존한 방식이 아쉬웠으나 일본의 수비망이 탄탄하여 그랬던 것이며, 카타르의 수비는 비교적 효율적이었다. 우루과이출신 귀화선수인 ‘세바스티안 퀸타나 소리아’의 전광석화프리킥으로 일본과 승점을 나눠가졌다.
베트남전에서 베트남에 선제골을 준 후 베트남의 조직력에 고전했지만 후반중반이후 체력이 고갈된 홈팀 베트남을 거칠게 몰아부치며 두 번이나 골대를 맞추는 불운과 함께 무승부에 그친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대목이다.
마지막 경기인 UAE전은 2무이던 상태여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지만 카타르를 잘 알고 비슷한 스타일의 이웃 나라이여서인지 전반 공격들이 아깝게 빗나가고, 후반들어 완강한 수비와 역습에 동점골을 주는 등 애타는 시간을 보낸 끝에 후반추가시간에 결승골을 주며 패배했다.
비록 2무1패 탈락을 했지만 실력은 B조에서 8강진출급일 만큼 경기내용이 괜찮았고 특히 리그활성화, 귀화선수영입의 투자가 계속되고 있어 미래가 밝다. 이미 06도하아시안게임 우승이라는 어린 선수들의 값진 성과가 있어 이것이 국가대표로 옮겨올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특히 매 경기 골을 넣은 ‘퀸타나’라는 다재다능한 대형공격수가 생겼다는 점은 카타르축구를 한 단계 도약시켜줄 것으로 기대하게 한다.
일본 : 디펜딩챔프 일본은 이번 대회 들어 정교하면서 빠른 패스, 빠른 공수전환 등 출전16개국 중 가장 좋은 경기내용을 보여주면서 아시안컵3연패를 바라보고 있다. ‘지코 재팬’시절의 운에 의존하는 축구대신 오카타 감독(98년), 트루시에감독(98~02)시절의 유기적인 패싱게임이 살아나면서 위협적인 모습을 과시하고 있다.
첫 상대 카타르에게 일본은 역대 2무2패의 성적을 거두고 있었다. 트루시에감독 이전까지 한국처럼 중동에 약했던 일본축구의 전통상 첫 상대 카타르는 일본입장에서 꼭 이기고 싶은 상대였다. 경기내용은 완전한 일본의 페이스였다. 그러나 카타르가 밀집수비로 완강하게 저항하자 공격수에게 가는 패스루트가 양편 크로스에 전적으로 의존하며 단조로워지면서 결정적 찬스가 나오지 않아 고전했다. 후반 들어 다카하라가 재치있는 뒤꿈치슛으로 선제골을 넣고 이후 강하게 몰아붙이면서 추가 골 기회가 있었지만 어이없는 마무리로 놓쳤고 바로 카타르의 개인기위주의 역습에 말리며 파울을 허용, 퀸타나에게 프리킥골을 내주어 비기고 말았다.
두 번째 상대 아랍에미리트는 일본의 발목을 종종 잡아온 팀이고, 역대전적에서도 밀리며, 05년에도 홈에서 패했던 상대이다. 그러나 아랍에미리트는 허술한 조직력으로 일본의 거미줄같은 패스망에 손쉽게 무너졌다. 이후 아랍에미리트의 신인선수 알 카스의 빠른 개인돌파에 골을 허용했지만 그 외엔 거의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마지막 상대 베트남은 홈팀임에도 불구 일본의 압도적인 경기력은 계속되었다. 일본은 완벽한 조직력과 월등한 힘과 체력으로 베트남을 몰아붙였고, 그림과 같은 골장면은 물론 많은 공격루트의 실험 등 실리까지 챙기는 승리를 챙겼다.
일본은 지난 대회 죽음의 조와는 달리 이번 대회에서 가장 쉬운 조에 속하며 편안한 일정을 보냈다. 그러나 아직 아시아TOP7팀들과의 대결이 전혀 없었기에 일본은 아직 검증이 덜 되었다고 할 수 있다. 8강상대 호주는 비록 조별리그에서 부진했지만 스타가 즐비하고, 죽음의 조를 돌파한데다 일본에 비해 월등한 피지컬을 자랑하는 팀이기 때문에 일본에게 조기탈락의 위기를 제공할 수 있는 큰 벽이다. 만약 이를 격파해도 4강은 큰 경기에 강한 ‘아시아의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또는 조직력과 대형골게터를 앞세워 7년전과는 몰라보게 달라진 우즈베키스탄 중 하나와 만나게 되므로 조별리그와는 달리 절대 녹록치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