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가을이 주는 마음 / 용혜원
푸른 물감이 금방이라도 뚝뚝 떨어질 듯이
맑고 푸른 가을날이다. 하늘이 너무도 푸르러
쪽박으로 한 번 떠 마시고 싶은 마음이다.
가을은 기다림의 계절이 아닌가?
한 다발의 꽃을 줄 사람이 있으면 기쁘겠고,
한 다발의 꽃을 받을 사람이 있으면 더욱 행복하리라.
혼자서는 왠지 쓸쓸하고, 사랑하며 성숙하는 계절이다.
여름내 태양의 정열을 받아 빨갛게 익은 사과들,
고추잠자리가 두 팔 벌려 빙빙 돌며 님을 찾는다.
가을은 모든 것이 심각해 보이고
바람따라 떠나고 싶어하는
고독이 너무도 무섭기까지 하다.
그러나 푸른 하늘아래..
해맑은 아이들의 웃음은 더욱 아름답고
가을은 옷깃을 여미는 질서와 신사의 계절이기도 하다.
봄날이나 여름날 한 잔의 커피를 마심보다
낙엽지는 가을날 한 잔의 커피와 만남의 이야기는
긴 여운을 남길 것이다.
가을처럼 사람들을 깨끗하고 순수하고 부드럽게
만드는 계절도 없을 것이다.
나는 가을을 좋아한다. 그리고 사랑한다.
가을은 혼자 있어도 멋이 있고
둘이 있으면 낭만이 있고,
시인에게는 고독 속에 한편의 시와
그리움이 있기 때문이다.
외로움에 젖다 보면,,
다정한 친구들에게 편지를 쓰고,
그 분에게는 조용히 기도를 드리며 시를 쓰고 싶다.
가을은 만나고 싶은 계절이다.
가을의 맑은 하늘에 무언가 그려 넣고 싶을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고 싶다.
가을은 사람들의 가슴에서 들판으로 번지기 시작해
이 땅을 물들게 한다.우리는 어느 날인가
기다릴 이유가 없을 때,,
이 땅을 떠나갈 사람들이 아닌가?
살아감은 만남으로 열리고 가을의 문도 열리고 있다.
가을이 와서 바람이 되는 날, 가을이 와서 낙엽이 되는 날,
온 하늘이 푸른 바다가 되면 모든 사람들은
또 다른 계절로 떠나고 싶어하는 것이다.
우리는 늘 떠나며 살아가기 때문이다.
시인은 가을에 시를 쓸 것이고,
연인들은 사랑의 열매를 맺고,
사색가의 좋은 명상은
가을 하늘의 구름처럼 떠오를 것이다.
지난 여름날 그리고 쏟아졌던 비.
여름은 비 그 자체였다.
이 가을은 이 땅의 주인인 농부들,
시련을 이겨내는 사람들에게
하늘과 땅의 모든 축복이 쏟아졌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무지개마저 잃어버린 도시의 하늘보다
황금들녘 땀 흘리는 농부들에게
이 가을이 풍요로웠으면 좋겠다.
농부들이여! 당신들이 이땅의 주인이로소이다.
이제 가을은 점점 깊어갈 것이다.
귀뚜라미는 울어대고 달빛은 차가움속에
별들은 옹기종기 모여 빛날 것이다.
이 가을에 고독이면서 의미있는,
외로움이면서도 그리움인 결실로
이어졌으면 좋으리라.
한 잔의 따스한 커피의 향내를 맡는데
잊어버린 고향 열차의 기적 소리가
마음 속에서 울리고 있다.
가을! 이 가을은 사랑하고픈 계절이다.
사랑하고 있는 계절이다.
| |
|
|
지난
토요일 오후 산본의 수리산을 걸었다..토요 반나절 코스란다..
가까이 있으면서도 한번도 안가본 수리산..임도길이 그리 좋다는데 궁금했다..
오후 한시에 집에서 나서 과천역에서 4호선 전철을 타고 금정역에서 1호선으로 갈아타고 한정거장 가서
군포역에서 하차..그냥 4호선 타고 산본역에서 하차하여 올라가는 길도 있단다..
출발시간이 오후 두시 십오분 경..
그냥 사람들을 따라 걸었다..
길은 많은 사람들이 다녀서인지 너무도 잘 닦여져 있었다..
조금은 숨이 찰 만한 오르막도 두군데 정도 있고 내리막 길을 내려오니 큰 임도길이 나온다..
산악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꽤 많다..
그
길을 걸으며 바라보는 수리산의 단풍이 한창이다..
마을로 들어서며 곳곳에 예쁘게 지어놓은 집들도 있고 음식점들이 있다.
추수를 끝낸 논과 밭..싱싱한 배추가 한창이다..
그
길을 걸어 나오니 작은 저수지가 나온다..
저물녘에 보는 저수지의 풍경이 고즈적하다..
군데군데 낚시하는 사람들도 있고 데이트하는 연인들도 있고...
마른
잔디의 뚝방길을 잠시 걸어 본다..
잠시 걸으니 수리사 가는 길이 있고 큰 길로 돌아 나오니 둔대초등학교가 나오며
건너편으로 불을 밝힌 대야미역이 보인다..
대야미역에
도착하니 다섯시 사십오분..세시간 반 정도 걸었다..
4호선 전철을 타고 과천역으로 귀가..집에 돌아오니 여섯시 반 정도..
샤워 후 먹는 저녁밥이 너무 맛있다..^^*
마음먹고 조금만 행동에 옮기면 이렇게 좋은 길을 걸을 수 있는 것을...
주변의 경치와 공기를 벗하며 혼자 걷는 길이 좋다..편안하다..
봄, 여름, 겨울의 또 다른 맛도 있으리라..
온 길을 거꾸로 걸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중간에 수암으로 간다는 샛길도 있던데-그길도 환상이란다..-한번 가 봐야지..^^*
수리산 길 감상하세요~^^*
첫댓글 역시 한국에 늦가을 참 아름답네여... 가보고 싶어요...한국에 살땐 움직이는거 싫어해서 등산 안갔는데... 그립고 아쉽네요..한국에 계시는 동안 많이 즐기시길...
그렬려구요..^^* 저도 그랬답니다..창밖으로 황금빛 은행잎들이 바람에 우수수 날리네요..쉽게 접할 수 없어야 귀한 것을 느끼는 것 같아요..
남들이 단풍놀이 가자고하면 콧방귀 뀌면서 바쁜데 ... 하고 넘겼는데 지금보니 정말 이쁘네요. 매번 느끼는것이지만 살면서 숲전체를 볼수있는 여유가 있었으면 하지요. 저도 한국들어가면 열심히 다녀봐야겠네요^^*
그러세요..^^* 너무 가까이 있어 소중함을 모르고 지낸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