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머무는 마을
靑山 손병흥
해 질 무렵 붉게 물드는 하늘 아래
낮은 굴뚝마다 연기 오르던 그 마을
바람은 늘 흙냄새를 품은 채 나뒹굴고
골목 끝 감나무는 주황빛 웃음을 매달던
우물가에 둘러앉아 방망이질 하던 풍경
저녁 종소리처럼 맑은 아이들의 웃음소리
아직도 빛나는 추억 속으로 흘러가버린 세월
가슴 한쪽으로 떠올리며 낯선 하루를 쌓아가는
비 오는 날 처마 끝에 떨어지던 빗방울 소리
돌담 기대어 오래도록 하늘 구름 바라보던 날
말하지 않아도 마음이 먼저 닿던 정겨운 사람들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아득해진 그리운 그 시절
눈을 감으면 여전히 그곳엔 매화향기 물드는 곳
논두렁 밭두렁 사이로 천천히 걷고픈 들판 언덕길
또다른 그리움이 되어버린 산하 그 흔적 그 자리
아무리 멀어져도 여전히 나를 기다리는 고향의 몸짓
온통 사무치듯 향수달래보는 내 안의 작은 마을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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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time-honored village
靑山 Son Byung Heung
under a red sky at sunset
the village where smoke rose from every low chimney
The wind is always rolling around with the smell of dirt
Persimmon trees at the end of the alley used to hang orange smiles
the sight of sitting around the well and playing with a bat
children's laughter as clear as the evening bell
The time that went by in the shining memories
I'm thinking about one side of my heart and building up an unfamiliar day
the sound of rain falling at the end of the eaves on a rainy day
The day I leaned against the stone wall and looked at the clouds in the sky for a long time
Friendly people who touched my heart first even if I didn't say it
The long-lost days that I can't go back to
When you close your eyes, there's a place where plum blossoms still smell
a field hillway where you want to walk slowly through the paddy fields
Sanha's trace that became another longing
No matter how far away you go, the gestures of your hometown still waiting for me
A small village in me looking for perfume like it's all over the pl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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時が止まる村
青山 孫炳興(ソン·ビョンフン)
夕暮れ時、赤く染まる空の下で
低い煙突ごとに煙が上がっていたあの村
風はいつも土の匂いを抱えて転がり
路地の奥にある柿の木は オレンジ色の笑顔を吊るしていた
井戸のそばに集まってバットを振っていた風景
夕方の鐘の音のように澄んだ子どもたちの笑い声
まだ輝く思い出の中へ流れ去ってしまった時
胸の片側に思い浮かべながら 見知らぬ一日を積み重ねていく
雨の日 軒先に落ちていた雨粒の音
石垣に寄りかかり、長い間空の雲を見つめていた日
言葉にしなくても心が先に届いた温かな人々
もう戻れない遠くなった懐かしいあの時代
目を閉じると、まだそこには梅の香りが漂う場所がある
畦道 畦道の間をゆっくり歩きたい野原の丘道
別の恋しさとなってしまった 山河 その痕跡 その場所
どんなに遠くても 今も私を待っている 故郷の仕草
全てが胸にしみるように 香水を揺らす 私の中の小さな村ひとつ
<세월이 머무는 마을> 시 해설
1. 작품의 주제
이 시는 돌아갈 수 없는 고향과 유년 시절에 대한, 향수(鄕愁)를 노래한 작품이다.
화자는 과거의 정겨운 마을 풍경을 회상하며, 시간은 흘러갔지만 기억 속 고향은, 여전히 현재형으로 살아 있음을 보여준다.
→ 핵심 정서: 그리움, 향수, 애잔함, 따뜻한 회상
2. 시의 전개 방식
① 과거의 풍경 제시 (1~6행)
“붉게 물드는 하늘”
“연기 오르던 굴뚝”
“감나무의 주황빛 웃음”
“우물가 방망이질”
“아이들의 웃음소리”
→ 시각·후각·청각 이미지를 활용해 감각적이고 생생한 고향 풍경을 재현한다.
특히 “감나무는 주황빛 웃음을 매달던”은, 의인법으로 따뜻함을 강조한다.
② 시간의 흐름 인식 (7~12행)
“흘러가버린 세월”
“낯선 하루를 쌓아가는”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 현재의 삶 속에서 과거를 떠올리며, 시간의 단절감을 느낀다. 과거는 빛나지만, 현재는 ‘낯선 하루’이다.
여기서 시의 정서는, 단순한 추억을 넘어, 돌아갈 수 없음에서 오는, 안타까움으로 깊어진다.
③ 내면의 고향 (13~마지막 행)
“눈을 감으면 여전히 그곳엔”
“아무리 멀어져도 여전히 나를 기다리는”
“내 안의 작은 마을 하나” → 물리적 공간이 아닌 기억 속, 마음속 고향으로 확장된다.
결국 고향은 장소가 아니라, 정체성의 뿌리이자, 정신적 안식처임을 말한다.
3. 표현상의 특징
감각적 이미지 사용
- 시각: 붉은 하늘, 주황빛 감나무, 매화향기
- 청각: 종소리, 웃음소리, 빗방울 소리
- 후각: 흙냄새, 매화향기
의인법
- 감나무가 “웃음을 매달던”
- 고향이 “나를 기다리는 몸짓”
시간 대비
- 과거의 따뜻함 ↔ 현재의 낯섦
4. 제목의 의미 「세월이 머무는 마을」
‘세월’은 원래 흐르는 것이지만, 이 마을에서는 시간이 멈춰 있는 듯한 기억의 공간이다.
즉, 현실에서는 사라졌지만, 화자의 마음속에서는, 영원히 머무는 장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5. 종합 정리
이 시는 단순한 고향 회상이 아니라, 시간 속에서 사라진 공동체적 온기와, 인간적 정을 그리워하는 작품이다.
마지막 구절, “내 안의 작은 마을 하나”는 → 고향은 외부 공간이 아니라, 삶을 지탱해 주는 내면의 근원임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감상문 1
손병흥 시인의 「세월이 머무는 마을」은, 지나가 버린 고향과 유년 시절에 대한 그리움을, 따뜻하게 그려 낸 시이다. 이 작품을 읽으며 나는 단순히 옛날 풍경을 떠올리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나만의 고향’을 돌아보게 되었다.
시 속에는 붉게 물든 하늘과 굴뚝 연기, 감나무의 주황빛 열매, 우물가의 정겨운 풍경 등 정감 어린 장면들이 차례로 펼쳐진다. 특히 “감나무는 주황빛 웃음을 매달던”이라는 표현은, 감나무를 사람처럼 묘사하여, 마을의 따뜻한 분위기를 더욱 생생하게 느끼게 한다. 또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빗방울 소리 같은 청각적 이미지는, 마치 내가 그 자리에 서 있는 듯한 현장감을 준다.
하지만 이 시는 단순히 아름다운 추억을, 나열하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아득해진 그리운 그 시절”이라는 구절에서처럼, 시간이 흘러 더 이상 되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이 담담하게 드러난다. 그래서 이 시에는 따뜻함과 동시에, 잔잔한 슬픔이 함께 흐른다. 나 역시 어린 시절 친구들과 뛰놀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그때는 아무 걱정 없이 웃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생각에 마음이 뭉클해졌다.
마지막 구절인, “내 안의 작은 마을 하나”는 특히 인상 깊었다. 고향은 단지 지리적인 장소가 아니라, 내 마음속에 남아 나를 지탱해 주는, 공간이라는 의미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비록 현실에서는 멀어졌을지라도, 기억 속에서는 여전히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표현이, 큰 위로로 다가왔다.
이 시를 통해 나는, 시간이 흐르면서 많은 것이 변하지만, 추억만큼은 사라지지 않고 우리 안에 남아, 삶의 힘이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세월이 머무는 마을」은,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하는 노래이면서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마음의 고향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일깨워 주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감상문 2
손병흥 시인의 「세월이 머무는 마을」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한 장의 오래된 사진첩을 넘기는 기분이 들었다. 시는 특별한 사건을 이야기하지 않지만, 붉게 물든 하늘과 굴뚝 연기, 감나무의 주황빛 열매, 아이들의 웃음소리 같은 소박한 장면들을 통해, 고향의 풍경을 따뜻하게 되살려 낸다. 그 장면들은 화려하지 않지만,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이 시를 읽으며 나는 자연스럽게, 어린 시절을 보냈던 할머니 댁을 떠올리게 되었다.
나는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지, 방학마다 시골에 계신 할머니 댁에 갔다. 해 질 무렵이면 마당 앞 하늘이 붉게 물들었고, 부엌에서는 장작 타는 냄새가 은은하게 풍겨 나왔다. 시 속에서 “바람은 늘 흙냄새를 품은 채 나뒹굴고”라는 구절을 읽을 때, 나는 비 온 다음 날 마당에서 맡았던 촉촉한 흙냄새가 떠올랐다. 그 냄새는 지금도 도시에서는 쉽게 맡을 수 없는, 고향만의 냄새처럼 느껴진다.
또한 “골목 끝 감나무는 주황빛 웃음을 매달던”이라는 표현은, 특히 인상 깊었다. 감나무가 웃음을 매달았다는 의인화 표현은, 마을 전체가 따뜻하게 살아 숨 쉬는 공간처럼 느껴지게 한다. 할머니 댁 마당에도 커다란 감나무가 있었는데, 가을이면 주황빛 감이 주렁주렁 달렸다. 나는 사다리를 붙잡고 서서, 할아버지가 감을 따는 모습을 올려다보곤 했다. 그때의 하늘빛과 공기의 차가움, 그리고 감을 하나 깎아 먹었을 때의 달콤한 맛이, 이 시를 읽는 순간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이 시의 중반부로 갈수록 단순한 회상을 넘어, 시간의 흐름에 대한 안타까움이 느껴진다. “이제는 돌아갈 수 없,는 아득해진 그리운 그 시절”이라는 구절은, 마음을 먹먹하게 만든다. 나 역시 지금은 할머니 댁이, 예전 모습 그대로 남아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집은 수리가 되었고, 예전의 흙담마저도 사라졌다. 무엇보다 그때 함께 뛰놀던 사촌들은, 각자의 삶을 살며 바쁘게 지내고 있다. 그래서 그 시절은 물리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 되어 버렸다.
하지만 시의 마지막 부분에서 화자는 “아무리 멀어져도 여전히 나를 기다리는 고향의 몸짓”이라고 말한다. 이 구절을 읽으며 나는 고향이 단지 공간이 아니라 기억 속에 살아 있는 마음의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예전 모습은 사라졌을지라도, 내 안에는 여전히 그 마당과 감나무, 그리고 가족들의 웃음소리가 남아 있다. 힘들고 지칠 때면 나는, 가끔 눈을 감고 그 풍경을 떠올린다. 그러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조금은 편안해진다.
「세월이 머무는 마을」은 지나간 시간을, 아름답게 포장하기만 하는 시가 아니다. 오히려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기억이 현재의 나를 지탱해 준다는 점을 보여 준다. 그래서 이 시는 단순한 향수의 노래를 넘어, 우리가 왜 추억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지를 일깨워 준다. 과거는 다시 오지 않지만, 그 기억은 현재의 나를 이루는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이다.
이 시를 통해 나는 나만의, ‘작은 마을’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것은 지도 위에 표시된 장소라기보다는, 내 마음속 깊이 자리 잡은 따뜻한 기억의 공간이다. 그리고 그 공간이 있기에 나는, 오늘도 낯선 하루를 살아갈 힘을 얻는다고 느꼈다. 「세월이 머무는 마을」은 나에게,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동시에, 현재를 더 단단하게 살아가도록 해 준 고마운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