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재 법문] 함께 가요! 극락의 길
극락極樂
기왕지사 즐겁게
어렵더라도 기꺼이
바보처럼 안심하면
그 자리가 곧 극락
-2026년 8월 27일 가을 정진 입재 법어
가을 정진 소개 https://litt.ly/buddhaschool1
20년의 원력, 극락의 길을 나서며
생애 첫 설법은 《왕생론》이었습니다. '아미타불의 극락세계'를 기쁜 마음으로 세상에 알렸습니다. 이후 제 마음속 본사는 항상 아미타불이었죠. 하지만 20년 출가 생활을 하며 품고 있는 뜻을 세상에 드러낼 수 없었습니다. 아직 출발선에 설 준비조차 되지 않았으니까요.
2016년 고양동 무량사를 개원했습니다. 원빈스님을 대표로 한 단체가 생긴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이 무량사 명칭을 정할 때 대중들과 의견 충돌이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마음속에 품고 있던 사찰명은 '극락사'였습니다. 하지만 당시 대중들이 극락사는 너무 촌스럽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결국 설득당했고 그 결과 아미타불의 이명인 무량광을 상징하는 무량사가 탄생한 것입니다.
2026년 드디어 마음에 품고 있던 극락사라는 명칭을 내놓았습니다. 출가 후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드디어 품은 뜻을 펼치는 시작점에 선 것입니다. 내년에 생애 처음으로 아미타불을 모신 후 정식으로 극락사를 개원한다면 이제 극락의 길을 출발하는 것입니다.
첫 번째 준비물 : 기왕지사 즐겁게
이 길을 함께 걷기 위해 필요한 첫 번째 준비물은 즐거움입니다. 출가 전 무신론자에 가까웠던 제가 불교를 처음 만난 것은 천안 광덕사의 인연입니다. 고시를 준비하는 흉내를 내고 싶었던 고등학교 3학년 여름방학에 광덕사에서 한 달을 지내게 되었습니다. 부푼 꿈을 품고 공부를 시작했지만 무료한 일정에 지쳐갈 쯤 젊은 스님 두 분이 절에 오셨습니다. 당당하고 자비로우며 고요하되 모든 것이 즐거워 보이는 모습에 반했습니다. 하지만 숫기가 없어 인사 한 번 못한 채 스님들을 관찰하며 시간을 보냈죠.
"법우님, 수박 먹을래요?"
덥디더운 여름 저녁, 문 밖에서 스님들이 저를 불러주셨습니다. 평상에 스님들과 앉아 어색한 마음으로 수박을 먹었습니다. 하늘의 별만 두리번거리고 있는 제게 문득 스님이 질문하셨습니다.
"법우님, 우리가 전생에 했던 약속 기억해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말도 못 하고 있는 제게 스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법우님, 우리는 전생에 함께 수행했던 도반이었어요. 오늘 이 광덕사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했었는데... 정말 기억 안 나요?"
기억은... 안 났습니다. 하지만 마치 번개를 맞은 듯 온몸을 관통하는 환희가 생겼습니다. 기억도 나지 않고 이해도 되지 않지만 단박에 믿음이 생긴 것입니다. 이후 스님들과 전 도반이 되었습니다. 목욕탕도 함께 가고 치즈 피자도 사주셨습니다. 너무 즐거운 날들이었고 마음에 이런 뜻을 품었습니다.
'스님들과 진짜 도반이 되고 싶다'
이 극락의 길의 시작은 환희심입니다. 기쁘고 즐거울 때 이 길은 가속도가 붙습니다. 나아가 환희심 그 자체가 바로 극락입니다. 사바세계에서는 종종 즐거움이 찾아옵니다. 하지만 즐거움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훈련할 수 있다면 어떻게 될까요? 사바와 극락을 오락가락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히 극락으로 이사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기왕지사! 만사를 즐겁게 하는 것이 곧 극락의 길입니다.
두 번째 준비물 : 어렵더라도 기꺼이
두 번째 준비물은 기꺼이 하는 태도입니다. 아무리 즐거움을 훈련하더라도 세상은 녹록지 않습니다. 즐겁지 않은 순간이 참 많습니다. 해인사로 출가하러 가던 길에 데려다주시던 스님께서 이런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법우님 행자 생활을 하면 불합리한 일이 많을 거예요. 그래도 기꺼이 즐길 수 있죠?"
행자실에 갔더니 기존의 삶과 정말 모든 것이 다르더군요. 새벽 2시 35분에 일어나야 하고, 샤워 시간은 3분을 주시더군요. 새벽부터 저녁 공양이 끝날 때까지 종일 일을 해야 하고, 행자 선배들은 말도 안 되는 잔소리를 하더군요. 모든 것이 낯설었지만 마음속에서 불평이 올라올 때마다 스님의 조언을 되새겼습니다.
'어렵더라도 기꺼이 하자'
처음에는 도저히 즐기지는 못하겠더군요. 그래서 억지로라도 기꺼이 했습니다. 어떤 핑계도 없이 '네 스님!'하는 연습을 했고,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기꺼이 솔선수범하는 도전을 했습니다. 낯섦을 기꺼이 돌파하는 용기를 반복해서 실천했더니 마법이 일어났습니다. 익숙해진 어느 순간 어려웠던 모든 일들이 기꺼이 즐거워지더군요. 매일 설거지 마무리 시간을 단축하는 게임을 하며 즐겁게 가야산을 누릴 수 있는 용기는 어렵더라도 기꺼이 하는 극락의 길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세 번째 준비물 : 바보처럼 안심하면
아는 것은 힘일까요? 독일까요? 재빠른 대응을 중요시 여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대응하느라 안심을 깨는 경우가 많죠. 반대로 불안을 다스려 안심을 회복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들의 대응은 겉으로 보기에 조금 느릴지 모릅니다. 하지만 마음을 수습한 뒤 내딛는 한 걸음은 당당합니다. 안심의 기본기를 지켰으니까요.
"탄도미사일 접근 중이니 즉각 대피하시오"
2018년 1월 하와이 전역에 재난 문자가 발송되었습니다. 이 문자를 본 사람들은 지옥 같은 38분을 보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눈물의 이별 인사를 나눴고 어떤 사람들은 하수구로 숨었다고 합니다. 공포와 두려움에 시달리던 대다수의 사람들과 달리 문자를 보지 못한 바보 같은 사람들은 편안했습니다. 결국 재난 문자가 오발송된 것으로 판명이 난 뒤에야 비로소 사건을 인식했죠. 아는 것은 힘이 되기도 하지만 안심을 깨고 불안을 퍼트리는 독이 되기도 합니다.
평소 교류하던 스님이 병원에 입원하셔서 병문안을 갔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병실에 들어가 스님과 일상적인 대화를 하고 나오는데 함께 갔던 도반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스님은 예의도 모릅니까? 병문안을 갈 때는 선물도 사가지고 가고 '쾌차하세요'라고 인사도 해야 합니다."
몰랐습니다. 그런데 '예의'라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에는 병문안을 안 가게 되었죠. 아니까 불편하더군요. 선물 사는 것과 형식적인 인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 불편해서 꼭 가야 하는 자리가 아니면 안 가게 되었습니다. 이제 와서 생각하면 궁금합니다. 그때 병실에 있던 스님은 빈손으로 간 제 방문이 불편했을까요? 아니면 특별한 일 아니라는 듯한 안심의 대화가 즐거웠을까요? 제 기억과 느낌은 명백히 후자였습니다.
알면 문제가 됩니다. 모르면 문제가 사라집니다. 그리고 세상사 문제라는 것의 99.9%는 그저 불안의 그림자인 허구입니다. 종종 진짜 문제인 0.01%를 해결하기 위해 아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외에는 바보처럼 모르는 것이 안심의 비결이 됩니다. 좀 무시당하면 어떻나요? 안심보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조금 손해 보면 어때요? 안심보다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극락의 길을 걷고 싶다면 주변에서 쓸데없는 불안감을 조성하더라도 바보처럼 안심해 보는 게 어떨까요?
그 자리가 곧 극락
기왕지사 해야 하는 일은 즐겁게 해보세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일은 기꺼이 해보세요. 모르면 모르는 대로 알아도 모르는 듯 바보처럼 안심해 보세요. 이 세 가지 태도를 실천하는 것이 바로 극락의 길이고 극락보살의 정토장엄입니다. 자비도량 극락사 사부대중이 기도와 공부 그리고 명상이라는 수행 주제에 몰두하는 이유는 '안심의 즐거움' 극락에 살아가기 위해서입니다.
가을 정진 89일 동안 극락의 길을 함께 걸어갈 준비가 되셨나요?
가을 정진 소개 https://litt.ly/buddhaschool1
첫댓글 가을 정진을 즐길 생각에 설렙니다.스님 말씀대로 낯설고 어렵겠지만 기꺼이 즐겨보겠습니다.감사합니다_()_
기왕지사 즐겁게
어렵더라도 기꺼이
바보처럼 안심하면
그 자리가 곧 극락.
마음에 새기고 실천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_
기왕지사 즐겁게
어렵더라도 기꺼이
바보처럼 안심하면
그자리가 곧 극락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왕지사 해야 하는 일은 즐겁게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나무아미타불 _()_
방금 법문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사바세계에서의 삶이란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다.
문제를 문제로 대하면 죽을 때까지 문제만 해결하다가 끝나는 것이라는 자각이 생겼습니다.
예전 인터뷰에서 '문제가 아니라 상황만 있을 뿐이다.'라고 해주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모든 상황 속에서 저를 쓰는 능력을 키우겠습니다.
극락의 주인으로 살아가겠습니다.
스님 저 아까 유튜브 보다가 우연히 입재 법문 듣고 금강경학교 입학신청했어요
아기 낳으면 어차피 못들을 것 같다는 핑계를 미리 준비해놓고.. 좀 키우고 입학해야지 했는데
1학기라도 들어놓으면 좋을 것 같아서요
그리고 잠깐이지만 법문 들으면서
매일 진짜 쓸데없이 번민하면서 살고있다는 걸 느꼈어요
모르면 안심하는건데 ...
스님의 반의 반이라도 닮아볼게요
스님 이세상에 태어나주셔서 감사합니다 !!!!
'안심의 즐거움' 극락에 살아가기위해 지금 이 순간도 극락입니다. 감사합니다. _()_
기왕지사 즐겁게~ 극락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항상 안심을 주시는 스님께 감사드립니다_()_
극락의 길, 즐겁게 기꺼이 안심으로 함께 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_()_
스승님들과 도반들과 함께하는 극락의 길, 기꺼이 동참하겠습니다 _()_
안심을 위해 기꺼이 바보 될 준비 되었습니다^^
극락에서 맘껏 즐거움을 누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_()_
마음 속 품고 계시던 귀한 뜻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_()_안심의 즐거움을 만끽 할 준비됐습니다. 극락의 길로 출~~발
감사합니다.스님_()()()_
오늘도 기왕지사 즐겁게
지금 어렵더라도 기꺼이
현재 바보처럼 안심하면
바로 극락주민 정토장엄
귀의불 양족존
귀의법 이욕존
귀의승 중중존
_((♡))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