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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희경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별'
오늘은 2013년 7월 수능 모의고사 국어 문제
에 대한 에피소드 하나를 얘기하려고해요
수능 문제 역사상 역대급이었다던 지문.문제가 어려워서 였을까요?
문제가 문제가 아니라 지문이 문제였어요
바로 지문 하나로 수험장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던 수능 국어 모의고사 시험 역사상 가장 슬픈 지문이었다던 지문이에요
일단 한번 내가 시험장에 있다 생각하며 지문을 읽어 보세요.
노희경 작가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1996년 12월 MBC 창사 35주년 특집극이었어요 특집극이었지만 시청자와 평단 모두에서 많은 호평을 받아 앙코르까지 되었던 작품이에요. 2011년에는 배종옥씨를 주연으로 한 영화로도 제작이 되었어요
2013년 7월 수능 국어 모의고사에서는 드라마 극본 국어 지문으로 출제되면서 당시 수험장에서 저 지문을 읽던 많은 학생들 이 눈물을 흘렸다고해요
그만큼 감동을 주었던 지문이었어요 그래서 실제 시험이 끝난후 네이버 실검에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가 많은 주목을 받았고 원작에도 상당한 관심이 쏠렸었죠.
가족 드라마이지만 슬픈 이야기예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와 무관심한 남편 그리고 각자의 삶으로 바쁜 아이들을 챙기고 돌보느라 정작 스스로를 잘 돌보며 살지 못했던 한 중년의 여성이자 엄마에 대한 얘기에요. 그러던 어느날 그런 엄마가 갑작스례 자궁암 말기 선고를 받게 돼요.
본인의 죽음앞에서도 남겨질 가족에 대한 걱정을 놓지 못하는 그녀를 보며 가족들은 그제야 그녀의 존재와 소중함을 알게 돼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앞에 그죽음을 힘겹게 받아들이는 과정과 그속의 깃든 서로를 향한 무심했던 사랑을 울림있게 전달해 주고 있어요.
드라마와 영화와 원작을 모두 본 사람들은 대부분 원작을 많이 추천하더라구요. 저도 원작을 보지는 못했는데 슬픈이야기를 잘 못보는 편이라 ㅠㅠ 올해 초에는 조창인 작가의 '가시고시같은 책을 보았는데 이것도 너무 슬퍼서 읽을 때 무척 힘들더라구요.
슬픈이야기지만 따뜻함이 묻어 있어 언제 한번 원작도 읽어 보려고 해요 .
[43~4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앞부분의 줄거리]
엄마 인희는 50대의 가정주부이다. 남편은 월급 의사이고, 시어머니는 중증 치매 환자이며, 아들 정수는 삼수생이며 딸 연수는 직장인이다. 가족의 뒤치다꺼리를 하며 살아온 그녀는 오줌소태 증세로 병원을 찾는데, 자궁암 말기라는 결과가 나온다. 수술 이후에도 병세가 악화되기만 하자, 엄마는 자신이 죽으면 시어머니를 돌봐 줄 사람도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시어머니의 목을 조르다가 이내 포기한다.
S# 51. 화장실 안
엄마, 할머니(변기 위에 앉아 있고)에게 새 속옷을 갈아입혀 주고 있다. 윗옷까지 마저 다 갈아입혀 주고.
엄마 (할머니 눈을 보며, 맘 아픈 걸 참고) 좋아요?
할머니---
엄마 (쪼그려 앉으며) 개운하지?
할머니 (엄마의 눈을 보고 있다. 정신이 들이왔는지 엄마 맘을 알 것 같다.)
엄마 (눈물을 참고, 대견해하며) 이렇게 입으니까 꼭 새색시 같네. (할머니 손을 잡고, 차마 못 보고) 어머니, 나 먼저 가 있을게. 빨리 와. (다시 할머니 눈을 보며) 싸우다 정든다고 나 어머니랑 정 많이 들었네. 친정어머니 먼저 가시고 애들 애비 공부한다고 객지 생활할 때, 애들두 없구, 외롭구 그럴 때도...어머닌 내 옆에 있었는데.... 나 밉다고 해도 가끔 나한테 당신이 좋아하시는 거 아꼈다가 주곤 하셨는데... 어머니, 이젠 기억 하나두 안 나지?
연수 엄마?
할머니 (갑자기 버럭. 밖에 대고) 저리 가, 이년아!
엄마 (놀라. 할머니를 보고 정신이 드는가 싶어 눈물이 난다.) "... 어머니, 아까 미안해요. 내 맘 알죠?
할머니 (눈물이 나는 걸 참고) ---
엄마 (손을 잡고, 울며) 이런 말 하는 거 아닌데... 정신 드실 때 혀라도 깨물어, 나 따라와요. 아범이랑 애들 고생시키지 말고, 기다릴게. (손을 잡아 얼굴에 대며 울고) 아이고, 어머니 ...
S# 67.차 안
엄마 (장난처럼. 밝게) 정수야, 나 누구야?
정수 (고개를 들고 눈을 부릅떠 눈물을 참고, 아이처럼) 엄마.
엄마 한번만 더 불러 봐.
정수 (목이 메어) 엄.....마.
엄마 (눈가가 그렁해) 정수야. 너..... 다 잊어버려두. 엄마 얼굴도 웃음도 다 잊어버려두.... 니가 이 엄마 뱃속에서
나온 건 잊으면 안 돼.
정수 (힘들게 끄덕이고)
엄마 (손가락에 낀 반지를 빼서, 정수 손에 쥐어 주고) 이거, 니 마누라 줘.
S# 73. 침실
조금은 어두운, 그러나 따뜻해 보이는. 엄마, 정철, 조금은 낯설고 멋쩍게 침대에 걸쳐 앉아있다.
엄마 당신은.... 나 없이두 괜찮지?
정철 (보면)
엄마 잔소리도 안 하고 좋지, 뭐.
정철 (고개 돌리며) 싫어.
엄마 나..... 보고 싶을 거는 같애?
정철 (고개를 끄덕인다.)
엄마 언제? 어느 때?
정철 ---다
엄마 다 언제?
정철 아침에 출근할려고 넥타이 맬 때.
엄마 (안타까운 맘. 보며) ...또.?
정철 (고개를 돌려. 눈물을 참으며) 맛없는 된장국 먹을 때 엄마 또?
정철 맛있는 된장국 먹을 때.
엄마 또?
정철 술 먹을 때, 술 깰 때, 잠자리 볼 때. 잘 때. 잠 깰 때, 잔소리 듣고 싶을 때, 어머니 망령 부릴 때, 연수 시집갈 때, 정수 대학 갈 때, 그놈 졸업할 때, 설날 지짐이 할 때, 추석날 송편 빚을 때. 아플 때, 외로울 때.
엄마 (눈물이 그렁해, 괜히 옷섶만 만지며 둘레를 두리번거리머) 당신, 빨리 와. 나 심심하지 않게. (눈물이 주룩 흐르고)
정철 (엄마를 안고, 눈물 흘리고)
엄마 (울며 웃으며) 여보, 나 이쁘면 뽀뽀나 한번 해 줘라 정철 (엄마 일굴을 손으로 안고, 입을 맞춰 주고) 두 사람, 다시 안고 울고.
정철 고마웠다.
S# 74,
1. 정원에서 돌 고르는 행복한 얼굴을 한 엄마와 정철.
2. 화장실에서 정철에게 등목을 해 주는 엄마.
3. 서로 밥을 먹여 주는 엄마와 정철.
4. 거실 소파에서 엄마, 정철 무릎에 누워 있다. 정철, 재미난 책을 읽어 주고, 엄마는 재미있는지 환하게 웃고.
S# 76. 침실
침실 가득 밝은 햇살이 들어오고. 엄마는 정철의 팔에 안겨 깊은 잠이 들어 있다. 정철은 물기 가득한 눈으로 엄마를 안고 있다.
정철 (엄마의 죽음을 느낀다. 엄마를 보지 않고) 여보.
엄마----
정철 여보...
엄마----
정철 인희야.
그러나 엄마는 대답 없고
정철, 이를 앙다물고 우는데. 눈물 뚝 떨어져 엄마의 뺨 위로 흐른다.
엄마. 너무도 편안하게 깊이 잠들어 있고,
그런 두 사람 보여 주며 카메라 멀어진다.
-노희경,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