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시절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자타 공인 실세 중의 실세였다. 당시 김경수는 문재인의 강력한 지지에 힘입어 민주당의 차기 대선 주자의 입지를 공고히 구축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어떤 누구도 그가 문재인 재임 하에서 감옥에 갈 줄은 아무도 몰랐다. 적어도 진실의 神은 그의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운명의 장난은 한순간에 찾아온다. 마치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했던 개미구멍 하나가 거대한 둑을 허무는 궤자의혈(潰自蟻穴)처럼 김경수의 정치적 운명은 그렇게 귀결되었다.
김경수가 감옥에 간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2017년 대선 당시 포털 등에서 문재인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댓글과 추천 수를 조작하여 문재인 후보 당선에 공을 세운 드루킹 일당이 제시한 인사청탁을 김경수가 그들의 원안대로 들어주지 않고 거부한 것에 앙심을 품고 포탈의 뉴스 기사 댓글에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문재인 정부를 비방하자 보수 세력의 준동으로 여긴 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경찰에 고발하면서 불거진 사건이기 때문이었다. 민주당이 고발하자 경찰은 신속하게 수사 착수했지만 어떤 영문인지 수사는 부실하기 짝이 없었고 수사 과정은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경찰의 허술한 수사와 비공개로 진행된 이유는 2018년 4월 13일, 문재인 정권의 나팔수 언론 한겨레에 의해 드러났다. 그날 한겨레는 “정부 비방 댓글 조작 누리꾼 잡고 보니 민주당원”이라는 특종을 단독으로 보도했다. 그러자 모든 언론이 한겨레의 보도를 쫓아 추적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문재인 정권의 황태자 소리를 듣는 김경수가 드루킹 일당이 저지른 댓글과 추천 수 조작 사건에 깊숙하게 개입된 것이 드러남에 따라 이 사건은 일파만파의 후폭풍을 불러 일으켰다. 한겨레의 보도는 충격적이었다. 경찰은 인터넷 포털에서 문재인 정부 비방 댓글을 쓰고 추천 수를 조작한 혐의로 누리꾼 3명을 구속했는데 이들 중 2명이 민주당원으로 밝혀졌기 때문이었다.
경찰은 주범 드루킹을 체포하는 과정에서 드루킹 (김동원)이 버리려고 했던 전화를 압수해 포렌식을 했더니 김경수와 드루킹이 주고받은 수백 건의 텔레그램 문자메시지를 찾아냈다. 이 문자메시지에는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문재인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포털 등에서 조직적으로 여론조작 한 사실도 발견 되었다. 또한 김경수와 드루킹 일당이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 중에는 김경수가 문재인에게 자신들의 활동을 보고했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보고한 분량은 무려 A4용지 30장에 해당하는 방대한 분량이었다. 사건이 확대되자 드루킹은 최종책임자로 김경수를 지목하여 몸통이 김경수임을 알렸다.
놀라운 것은 드루킹 일당이 2014년부터 2018년 4월까지 근 4년 동안 여론조작을 자행한 사실에 있었다. 그야말로 여론을 왜곡하고 호도한 국기문란이 아닐 수 없었다. 당시 국회의원이었던 김경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관련설을 전면 부인했고 경찰의 수사는 한편의 코미디를 방불할 정도로 노골적으로 김경수 봐주기에 열중하여 경찰 수사를 비난하는 여론이 홍수를 이루었다. 그러자 당시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특검을 주장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단식 농성이 일주일을 넘겨 여론이 험악해지자 지방선거를 한 달 앞둔 시점의 민주당은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특검에 찬성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게 해서 허익범 특검이 출범하게 되었다.
특검법이 통과되자 댓글 조작 수사는 날개를 달았다. 허익범 특검이 수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은 경악 그 자체였다. 허익범 특검은 수사결과를 통해 댓글 조작 1 억회 중 8840만 회를 김경수와 공모한 것으로 결론냈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드루킹 일당은 업무방해와 정치자급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었고 김경수는 업무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로 재판에 회부되었고, 법원은 1심에서 김경수에게 댓글 조작을 통한 업무방해 혐의에는 징역 2년의 실형,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해서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심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은 무혐의 판결을 내렸지만 댓글 조작을 통한 업무방해 혐의에는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되어 감옥으로 직행했다. 대법원도 원심을 확정함에 따라 경남도지사직도 잃었다.
그렇다면 이제는 이재명 차례다. 이재명은 자신의 영장이 기각되자 마치 무죄 선고를 받은 것처럼 기고만장했고 이재명 패거리들은 만세를 불렀다. 심지어 뜬금없이 영수회담까지 제안했다. 친야당 좌파 성향의 유창훈 판사가 10여 개의 대형 범죄에 연루된 이재명의 영장을 기각함에 따라 불구속 기소로 재판을 받게 되겠지만 이미 재판 중인 사건과 앞으로 추가될 사건까지 더하면 법원을 들락거린다고 하루도 쉴 날이 없을 것이다. 이러는 사이 신임 대법원장이 임명되어 김명수가 구축해 둔 좌편향 법원이 정상화되면 이재명의 운명도 김경수와 같은 길을 가게 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천하의 악질 법꾸라지도 죽어봐야 저승 맛을 안다는 말을 실감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