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루기 / 탁구라는 것
김 난 석
겨룬다 함은 서로 버티고 힘을 견주는 걸 말한다.
우리나라가 종주국인 태권도에선 기본 기술과 품세를 조화 있게 활용해
실전에 응용할 수 있도록 두 사람이 맞서 겨루는 것을
국제경기용어로 <겨루기>라 이름 짓기도 했다.
겨루기와 유사한 용어로 시합이나 경기나 싸움이라는 것들도 있지만
어느 것이나 서로 힘과 기량을 겨뤄 자웅을 가리는 걸 말한다.
나는 남과 힘을 겨루는 건 어릴 적부터 생각도 못해봤다.
어머님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 나가서 남들과 싸우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 말씀을 곧이곧대로 그렇게 실천해온 것 같다.
하지만 기량을 겨루는 거야 그것과 다를 테니
학창시절부터 탁구 라켓을 들고 겨루기 하는 데에는 주저하지 않은 것 같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실내의 사각 테이블에서
무게 2.5그램의 탁구공을 똑딱똑딱 튀기는 건
전천후 운동도 되거니와 힘에도 마침맞아 그랬을 것이다.
좀 작은 물건이 떨어질 때 나는 소리나 그 모양을 똑이라 한다.
탁구공이 바닥에 똑 떨어졌다고 말할 때의 경우이다.
가늘거나 작은 물건이 부러지며 나는 소리도 똑이라 한다.
손잡이가 똑 하고 부러졌다고 말할 때의 경우이다.
계속되던 것이 갑자기 그치는 모양도 똑이라 하고
거침없이 따거나 떼는 모양도 똑이라 한다.
비가 똑 그쳤다거나 배 하나 똑 따먹었다고 할 때의 경우이다.
아주 틀림없이 란 뜻도 있다.
똑같다 라든가 둘이 똑 닮았다고 할 때의 경우이다.
단단한 물건이 마주치거나 부러질 때에 나는 소리를 딱이라 하지만
일을 결기 있게 작정하는 모양도 딱이라 한다.
딱 잘라 말한다거나 술을 딱 끊었다고 할 때의 경우이다.
활짝 바라진 모양도 딱이라 하고
완전히 맞닿거나 들어맞는 모양도 딱이라 하며
야무진 힘이나 얌전한 태도가 나타나는 모양,
또는 굳세게 버티는 모양도 딱이라 말한다.
입을 딱 벌리고 잔다거나 옷이 딱 맞는다거나
입을 딱 오므리고 얌전히 앉아있다거나
딱 버티고 서있다고 말할 때의 경우 등이다.
톡이라 하면 살짝 치는 모양이나 그 소리를 말한다.
자기 걸리는 모양이나 그 소리, 별안간 튀는 모양이나 그 소리를 말하기도 하고,
이 외에 한 부분이 불거져 오른 모양을 말하기도 한다.
손등을 톡 쳤다거나 잘 돌아가던 피대가 톡 하고 걸렸다거나
마룻바닥에 못이 톡 튀어 올랐다고 말하는 경우 등이다.
탁이라 하면 단단한 물건이 세게 부딪거나 터지는 소리를 말하고
별안간 어깨나 등을 손바닥으로 치는 소리를 말하기도 한다.
죄어진 줄 같은 것이 갑자기 풀리거나 끊어지는 소리
또는 그 모양을 말하기도 하고
아무 막힘이 없거나 시원스런 모습을 뜻하기도 한다.
화살이 탁 하고 과녁에 맞았다거나 무릎을 탁 하고 친다거나
탁 트인 시야라거나 탁 털어놓고 이야기한다고 말할 때 등등의 경우이다.
지난 군사정부의 경직된 시절에
어느 수사관이 대학생을 “탁” 하고 치니 “억” 하고 숨졌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것이 민주화의 열망에 불을 댕겼지만
지금 북한의 핵실험과 로켓발사를 놓고 세계는 긴장감 도는 심리전을 벌이고 있다.
사거리 4천 킬로의 로켓에 탁구공만한 핵탄두를 얹어놓고
톡 치면 다른 나라에서도 반대로 탁 하고 칠 테니
톡탁 하는 순간 세계대전이 촉발될 수 있다.
한반도의 운명은 걷잡을 수 없는 국면으로 치닫게 될 게 뻔하다.
이와 같이 똑이나 딱이나 톡이나 탁이나 모두
물건이 부딪힐 때 나는 소리나 그 모양을 말하는 데에는 다름이 없다.
하지만 그것이 합성해 똑딱이 되면
여전히 합성하기 전의 가벼운 소리와 연관된 뜻이 남아
상쾌한 맛도 느끼게 되지만
톡탁이 되면 서로 치고 받는 소리나 모양으로 변해 으스스한 느낌을 받게 된다.
그래서 나는 탁구를 할 때면 톡탁톡탁 치기보다
똑딱똑딱 치기를 더 좋아한다.
학창시절부터 치기 시작한 탁구가 아직도 똑딱 볼 수준에 머물고 있지만
사생결단으로 톡탁톡탁 치는 것보다야
사랑과 웃음을 실어 똑딱똑딱 치는 것이 더 정겹기 때문이다.
마치 연인들끼리 작은 공을 주고받는 것 같아
나는 이를 연인탁구라 하지만 그것도 나이 들면서 이젠 멀어진 것 같다.
오늘은 우리 카페 탁구동호회에 나가봤다.
하도 오랜만이라 공이 눈에 잡히지 않았지만
고수보다 비기너를 파트너로 하여
톡탁톡탁이 아니라 똑딱똑딱 치다 보니
그런대로 서서히 감이 잡히기 시작했다.
함께 어울려 준 회원들 모두 고마웠거니와
이것도 삶의 모습이려니
삶의 이야기 방에서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첫댓글 똑딱 이든 톡탁이든 ᆢ 일단 전쟁은
막아야 겠지요 ㆍ탁구에도 관심을
갖어 보겠습니다
웰컴 투 똑딱 클럽!!
오늘 첨뵈었는데 건강한 모습을 뵈니 너무좋았습니다. 아직도 녹슬지않은 실력은 감탄 그자체 입니다. 가끔은 뵙기를 기대합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요.
아이구우 별말씀이 그 말씀
환대해줘서 고마웠어요 ^^
타꾸방갔구먼 친구 ㅎ
우왕~~ 멋지세요! ^^
건강하신 몸과 마음이 존경스럽습니다.
똑딱 탁구, 연인 탁구, 응원합니다.
글 말미에 삶방 홍보는 더욱 감사합니다. ㅎㅎ
대단하십니다 아직 젊은이 못지 않은 체력이십니다. 초보시절 탁구는 흔히들 똑딱볼이라 하는데 굳이 스매싱보다는 똑딱볼이 더 재밌고 체력부담이 적을 거 같습니다
오늘 똑딱 탁구 치셨네요.
옛날 치셨기에 잘 하실겁니다.
계속 응원 합니다.
참 선배님 열정적인 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46년전 탁구 쳐 보고 아직 한번도 못 쳐 봤답니다
탁구는 전신 운동이고 힘이 많이 안 드니
노인들에게는 맞춤 운동이지요
이애리사의 탁구 경기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었지요
그때가 생각 납니다
다녀가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
새해맞이 잘 하시기 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