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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양구샘이 안 계셨더라면 나는 벌써 다섯 꽃 같은 여인들 틈에서 바퀴벌레를 못 면했을 것입니다. 비록 아무와 말벗은 된다 쳐도 산에서 멧돼지라도 만나면 어찌하겠습니까? 누구와 머리를 맞대고 어떤 작대기를 휘두르겠습니까? (정말로 강양구샘은 작대기를 주워 정화에게 하나, 민숙?정희?에게 하나, 반야에게 하나, 나에게도 하나 자기도 하나 가졌답니다. 반야는 그 못생긴 지팡이를 집에 까지 들고 갔어요 글쎄^^ 시든 산부추도 한 송이 더불어... 나참!) “곰!” 소리만 들려도 다섯 분 모두 양구샘 뒤를 숨었을테고 “토끼!” 하면 한 분이나 건너와 내 허리춤에 매달렸으려나?... 몰라, 오늘도 우리는 연수주제별로 효소팀 하고, 참선팀 하고, 일명 뽄드?팀, 약팀 등으로 이합집산하며 숲새처럼 참 잘도 재잘거렸답니다...
신민숙샘은 이제 몸이 좀 풀렸는가 싶었는데 야속한 계절이 안 따라줘요.. 어느덧 또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난 스스로 한 번도 내 목청에 대해 괜찮은 기억이 없는데 민숙샘이 슬몃 알려주셨어요. 재작년하고 올 두 번.(맞나?..) 또는 화순중에서 내 시도 학교홈에 올려주시고.. 그러니까 제가 이쁨 받기론 드물게, 민숙샘이 편안했다는 뜻입니다^^ 그 치하?를 듣고도 저는 “뭘요.. 천만에요..”도 없이 뻔뻔스럽게 쓰윽 웃고 넘겼으니요... 고맙습니다. 들고 계신 물매화 용담처럼 아름다운 민숙샘...
정희샘은 밤에 헤어지자 인사로 분명 나더러 뭘 하지 ‘말라’고 하명을 내렸는데.. 갸웃,, 수줍음(항상 사람 뒤나 나무 뒤 비석 뒤에 숨어서 사진 찍어야 속이 편함)이 얼굴보다는 마음속에 꼭 박여있어서 그 형언을 알 수가 없어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뭔가를 폭로하려는 언니를 꼬집고, 미클고, 막고, 때리는 귀염이 여간 아닌데.. 이 하명이 만난 지 2년? 하고도 으슥한 밤에 정희샘이 내게 최초로 건넨 한마디였다는 사실! 나로선 일순 ‘결사 함구’ 해야 할 불길한 책임과 의무감에 휩싸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인데 과연 왜 정작 뭣땜시 내 입을 다물어야하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열심이며 건강하고 착하고 이쁜 혜숙샘, 이 세상에서 내가 만난 수많은 선생님들 중에 빨간색이 가장 잘 어울리는 여자. 다 닳고 해지면 그 바지 나한테 달라 중얼거렸더니 모두들 “이쁜 것은 잘도 아는” 놈으로 날 흘겨보더군요... ‘눈치들은 하여간 9단인’ 분들...! 속마음을 감추고 고백하기가 이리도 어려워서야!! ㅎ.. 고럼.. 그것은 정희한티나 물어봐야지... 모처럼, 이름이 큰 황제와 사반세기 거머리인연 재준샘을 띠고 오니 마음이 한결 한가로와 산책하는 기분이 그만이었습니다. 이 사람들 빨치산의 후예 같아 어찌나 산을 잘 타는지 지리산을 앞동산 뒷동네 하며 오르내리는 사람들입지요.. 들꽃모임 산행 따윈 ‘엄마가 애기 손잡고 계단 오르는 격'이라 할까.. 탓은 없더라도 미안은 있는데, 덕분에 이번 산행은 풀꽃이 어쩌고저쩌고도 하며 삽주뿌리도 냅다 들어보고, 당귀뿌리도 살펴보고, 노루발풀 각시마 잔대(딱주) 짚신나물(선학초)도 털어본, 향긋한 가을오후가 되었답니다^^!
왼쪽 첫 전정화, 오른쪽 끝 김정희
강호에 한번 한복의 치마폭을 펼치면 열 사람도 삥 둘러앉힐 여자 전․정․화 회장님! 그리하여 마음씨도 손도 몇 족장 따뜻하단 걸 잠시 후면 알게 될 일이지만 우리 카페에서 가장 으스스한 무협지 웃음을 흘려 삐그덕, 문틈으로 가끔 귀신 나오게 한 바로 그 여자. 킬킬킬켈켈켈켁켁켁... 국어샘이 돼가지고 사투리는 상추쌈에 된장처럼 퍼다 쓰며 틈틈이 쌍칼잽이로 총각김치를 뚜벅뚜벅 아주 잘 담그는 여자. 사진 찍으면 서든 앉든 항상 왼쪽에서 첫 번 째를 즐기는 이 이상한 묘한 여자...
강양구 신민숙 최혜숙 반야 김진수 전정화 천운산 김정희
그럼에도 오늘의 ‘야관문’은 반야였지요. 실로 도전 두 번째 만에 저 천운산 정상에 올라 “쯧, 이젠 더 이상 오를 데가 없어...!” 기염을 토했다는 것 아닙니까... 전정화회장님의 따스한 손과 반야의 찬 발이 만나더니 중간에 '토끼의 잠'은 커녕 음양의 조화, 마치 그것처럼 별안간 씽씽 산으로 정으로 불얼음을 지쳤다는 것 아닙니까? 그래, ‘곽’시인 다음으로 달빛을 좋아하는 반야는 이날 ‘온야’로 차올라 보름달이 활짝 떴답니다. 오를 때는 맨 뒤에서 질질 상할머니지팡이더니 내려올 때는 무슨! 자신도 스스로 대견했던지 맨 앞에서 찌를 듯 지팽이를 치켜들며 보무도 당당했어요..!
...효숙, 은실샘, 다음엔 꼭 오세요. 지회 학생의 날 행사로 바빴을 정원, 황제, 기웅, 재준 또한 강식샘... 보고 싶어!
어때요! 이번 겨울방학 입구나 초입 어느 토요일에 '아침부터' 월출산이나 선암산 한번 탈까요? 화순, 순천, 광양, 영광 함께!! 각 회장님들 의견 나누세요~
보지는 못한 멧돼지와 가을 삽주와 꾸지뽕 먹은 고라니똥과 밤나무 참나무 낙엽과 청미래덩굴과 물매화와 용담과 잔대와 구절초와 억새와 그리고 펀드와 라즈니쉬와 턱받이와 동면중의 산가스나와 천운산 완만한 숲길과 비좁은 정상과 먼 경치와 이 드맑은 가을하늘과 해어름과 별빛들 모두모두에 다같이 손을 흔들며~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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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릴없이 반세기(?)를 무위도식하던 반야가 가장 칭찬받아 마땅할 일하나 했다면 그건 우리 김진수샘과 정화언니를 만날 수 있었던 들꽃모임에 가기로 맘먹었던 것! 지금 생각해도 뜻밖의 결단과 용기.. 제 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생각해보면 아마도 향기에 넋이 나간듯.. 산내음.. 들꽃향... 무엇보다 아름다운 사람내음...
정말 용기에 감탄했더랬는데, 만나보니 첫인상은 새침떼기 같았는데 머 솔직담백하더만.. 시낭송 들려줘..
역시 뒤풀이는 운이 없나 봅니다 반야.. 야반에 벌큼벌큼 보리술 한잔 하고 싶었는디... 반세기가 꽤 모자라기도 하고, 하릴없거나와 무위도식은 좀 심했어요.. 제정신이 아니었던 것 같지는 않고, 용기는 참 애틋하고, 은근히 솔직하며, 꽤 자유스럽고, 달과 시와 음악과 책을 즐기고, 애기들 잘 갈치고, 시낭송도 잘하고, 무엇보다 착한 이들을 대따 알아보는 야문 눈과 꽃향기나 사람냄새를 무지 잘 맡는 날큼한 콧날, 이렇게 잘 적응해 주는 백말표 발바닥도 있으니! 거 무슨!!
지난 수요일 백운산을 다녀왔습니다... 초가을 찬 바람에 마치 물감을 섞어 놓은듯 산야가 곱게 물들더니.. 어느덧 고즈넉한 낙엽길이 되었네요. 가을빛, 산내음, 들꽃향에 취한 발그래한 얼굴들.. 정겨운 모습입니다.
백운산? 우린 천운산이었는데..^^ 이제 곧 겨울, 우리들 '들꽃사랑'도 가장 큰 고독에 발을 내리겠지요... 연분홍에서 초록으로, 아청빛 산그늘에서 쪽빛 하늘까지 피운 꽃숭어리 만큼 함박눈 또 하얗게 쌓이겠지요... 모두는 하나이며 각자의 것이어서 밤새 소리없이 쌓이는 것이 싸락눈이든 진눈깨비든 솜이불처럼 소복소복 쌓여 그 황토방에도 창가에서 따뜻하길 바래요.. 겨울꽃은, 백운이나 천운이나 매 한가지라서, 고독처럼, 만꽃 중의 꽃이 됩니다...
배초향, 자주쓴풀, 용담.. 어느 화가의 캔버스를 옮긴 것 같은 산책길.. 참 좋은 날 이었지요.
백운산도 좋았을 거예요. 이름에서부터 동경되는 산..
10월 마지막 날 오후 백운산 모습 곧..백운산방에 올려놓을께요.
동행은 못했어도 사진만으로도 미소가 번집니다. 산행에서도 댓글에서도 방장님의 배려가 훈훈합니다. 참으로 귀하신 분들과 연을 같이 하게 되어 저는 좋습니다. 민숙샘! 다음달엔 참석할 터이니 꼭 그때 만나게요.. 정화샘 다음달 차편 예약합니다. 동승시켜주세요.
내, '사랑' 송향숙샘~ 예약 고마워...^^ 워째서 안 오신다냐 했어요. 하지만 제가 못 오신 샘의 사연을 넙죽넙죽 묻진 않아요. 향숙샘도 잘 아실 거예요. 밥을 코로 먹는데 그럴 새가 어디 있으며, 묻노라면 혹 못 오신다는 순간은 또 어떻게 참으란 말이예요? 흑, 향숙샘, 지금 주신 이 언약을 가슴에 꼭 안은 채 저더러 믿고 가만히 앉아 있으라시면 있겠어요. 그러나 다음 날 그땐 또 까맣게 잊고 되묻지 않을 것이니 너무는 심려 마시어요.(이러다 한 대 맞지..^^)
당근, 꼭 와야할 사람이 안 왔다고 모두 서운해했어. 진수샘. 식당에서 청국장밥은 다 식어가는데 얘기만 하시느라고 속이 다 타더랑께..
경계를 넘나들며 행복한 꿈을 꾸는 맛이 몰라도 '청국장'쯤 아닐까? 발효는 세상 모든 반 효소며 비 영양, 반 건강을 쓸어안아주는 따스한 손길. 그러나 보다 높은 위로는 그걸 안 처먹고 식히고 있는 인간을 안쓰러이 바라봐주는 눈^^!
선암사 쪽에 한 표! 늦가을 고산사의 고즈넉한 풍경이 그립습니다. 가능하다면 송광사 불일암을 거쳐 선암사로 넘어가는 것도 좋겠는데.. 관광(?)차 매일 들러대는 사람 몸살에 지쳐 "철저하게 홀로이고 싶다"는 법정스님에게 작은 소란이라도 줄여드리고픈 맘에 한 번도 발걸음 못한 불일암.. 이제 한 번쯤 들러보고 싶습니다. 여튼 이건 제 개인적 바람이고.. 어디든 언제든 따라갈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숙제삼아 학교 뒷산을 올라보겠다고 오늘 운동화랑 등산자켓, 화순행의 그 나무지팡이를 대동하고 출근했어염) 맘은 있는데 몸이 안돼서 화순다녀와서 이틀 밤.. 잠을 못잤거든요. 끙끙 밤새 앓느라..헤헤..
지난주 금, 토요일 연거푸 만연산을 갔답니다. 올해 가을 단풍의 끝물이었던가 봅니다. 토요일 수만리에서 무등산 중머리재로 넘어오는 코스였는데 한적하고 진한 색깔의 고운 단풍들을 볼 수 있었지요. 그러나 산행 길은 얼마전의 천운산이 워낙 좋았었던 산길이라 비교 되더라구요. 사람들이 드나들며 우리의 지난 흔적을 생생하게 재밌게 들려주니 기억이 새롭네요. 항상 고마운 생각 뿐입니다. 좋은 산 알아보고 추진하신 회장님, 특히 정성으로 설명을 아끼지 않으신 방장님, 펀드, 자녀교육 등 일상의 대화도 부담없이 나누는 회원님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