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L 수신기 사용기

[박준성(대전)]

안녕하세요.

얼마전에 게시판을 통해 안테나 사용기를 올렸었는데 오늘은 단파 라디오와
수신기 사용 경험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대개 BCL/SWL 하시는 분들이 많이 사용하는 수신기는 단파 수신이 가능한
포터블 형태의 라디오, 통신형 수신기, 또는 HAM용 송수신기로 분류됩니다.
물론 오래전에는 포터블도 아니고 통신형 수신기도 아닌 탁상용으로 나온
큼직한 일제 수신기들도 많이들 사용하셨습니다만 부품들이 소형화되면서
최근까지 생산되고 있는 제품은 없고 중고 사이트 중심으로 매니아층만
형성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일본의 유수한 라디오 브랜들이 단파 라디오 라인업을 모두 철수한 후
그 자리를 중국이 이어 받고 있는데 그 성능이 과거 일본산과 버금가거나
능가하고 있습니다.

o PL-660 (Tecsun)
  중국의 대표 라디오 브랜드 Tecsun의 중가 모델로 장파, 중파, 단파, FM,
  에어밴드까지 수신이 가능합니다. 중파와 단파 감도가 매우 뛰어난 PLL
  방식의 수신기로 음질은 통신형 수신기에 가깝습니다. 동기검파 기능이
  있긴 하나 회로상의 결함이 있는지 제대로 동작하지 않고, AGC와 스켈치
  뮤트가 다소 불안정하여 소리가 끊어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중파와 단파
  감도는 SONY의 유명한 ICF-SW7600GR과 버금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o PL-680 (Tecsun)
   PL-660을 다소 개선한 모델입니다. PL-660의 단점이었던 AGC와 스켈치
   뮤트, 동기검파 기능을 개선한 모델로 단파의 감도는 더 좋아졌으나
   중파의 감도는 다소 떨어졌다는 평가입니다. 미약한 신호에 대해 PL-660에
   비해 보다 자연스런 소리가 납니다. PL-660 정도의 구입을 고민하신다면
   최신 제품인 PL-680을 추천합니다.

o PL-880 (Tecsun)
   Tecsun의 포터블 단파라디오 중에서는 최고급 모델입니다. 본체의 마감이
   일본 제품이라고 해도 전혀 구별이 안갈 정도로 미려하고 다이얼도 매우
   부드럽게 동작합니다. 스피커 자체도 고급 오디오 같은 소리를 내 줍니다만,
   통신형 수신기 소리를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호불호가 갈립니다. 단파와 중파
   감도는 PL-660과 PL-680에 비해 약간 떨어진다는 평가입니다. 장거리의
   미약한 신호를 끝까지 듣겠다는 분 보다는 편안하게 좋은 신호를 고급스런
   음질로 듣겠다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o DE1103 (Degen)
   현존하는 포터블 단파 라디오 중에서 최고의 감도라고 극찬하는 사람들이
   있는 제품입니다. 실제 미약 신호에 대한 검파 능력은 위의 세 제품에 비해
   한 수 위라는 느낌이 있고 소리는 통신형 수신기 스타일입니다. 다만 성능에
   비해 외관의 마감은 아주 싸구려 느낌이 많이 나고 볼륨 다이얼과 동조
   다이얼을 함께 사용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해야 합니다. 여행 다니면서 막
   사용하기에는 최고인 듯 하고 일부 부품을 교체해서 음질을 개선하는 작업을
   하기에도 부담 없는 제품입니다. 저렴한 가격에 높은 성능을 원하시는 분들께
   추천합니다.

o ICF-SW7600GR (SONY)
   아마 일본 제품 중에 아직까지 생산되는 유일한 단파 라디오입니다. 일본 제품
   답게 미려한 외관과 깔끔한 마감을 갖고 있고 2001년에 출시된 이후 아직까지
   일본산 단파 라디오의 명맥을 이어가는 제품입니다. 15년된 제품이지만 수신
   감도는 현재의 어떤 제품에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있고, 특히 동기검파는
   웬만한 통신형 수신기들 보다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동조
   다이얼이 없어 버튼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 불편하고 외부 안테나
   단자에 SONY의 외부 안테나를 동작시키는 전압이 인가되므로 써드파티의
   외부 안테나를 연결할 때 주의하실 필요가 있습니다. 워낙에 많이 팔린
   제품이라 매니아 층도 두텁고 언제 단종될지 모르니 소장용으로도 추천합니다.

o IC-R75 (ICOM)
   HAM용 송수신기로 유명한 일본의 ICOM사 제품입니다. BCL/SWL 좀 한다고
   하시는 분들은 1대씩은 소장하고 있는 유명한 제품입니다. 출시된지는 15년이
   넘었으나 아직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정통 통신형 수신기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위에 소개한 포터블 라디오들에 비해 낮은 노이즈 플로어, 높은
   수신 감도, 다양한 필터, 뛰어난 AGC, 2단계의 프리앰프 등의 기능을 갖고
   있어 DX를 하기 위해서는 거의 필수라고 봐도 무방한 장비입니다. 하지만
   송수신기 시장도 점점 SDR로 발전해 가는 추세에 따라 올해 1월에 단종을
   발표했습니다. 단종 이후에도 계속 생산해 달라는 요청이 많아 현재는 주문
   생산 방식으로 소량 생산하여 공급 중에 있으나 조만간 완전히 단종될 것으로
   짐작됩니다. 포터블 제품들과 달리 내장 안테나가 없어 반드시 좋은 성능의
   외장 안테나가 필요하며, 앞서 게시판에 소개한 안테나들을 잘 설치하시면
   이 수신기의 성능을 최고로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내장 스피커 음질이 다소
   떨어진다는 불만이 있어 대부분 외장 스피커를 사용하고 있으며 SSB 수신
   능력이 탁월해 주변 방송국의 간섭이 있는 경우 확실하게 잘라낼 수 있습니다.
   현재 제가 주력으로 사용 중에 있고 옥외에 설치한 ΔLOOP7, 303WA-2,
   롱와이어 안테나와 번갈아 가며 즐기고 있습니다. 가격은 좀 비싸지만 BCL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분, 옥외 안테나 설치가 용이하신 분들께 적극 추천합니다.

통신형 수신기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AOR사의 AR-7030+나 JRC의 NRD-545 등의

전설도 있긴 합니다만 최근엔 매우 비싼 가격의 중고 매물만 가끔씩 보입니다.

저도 아마추어 HAM 자격이 있어 HAM용 송수신기도 BCL 용도로 가끔 사용하긴

합니다만 고가인 경우가 많고 SSB에 특화되어 있어 AM 수신용 필터가 제대로

장착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불편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IC-R75 정도의 수신

성능과 기능을 갖춘 HAM용 송수신기는 수백만원을 들여야 하므로 경제적이지도

않습니다. BCL만을 취미로 하시려면 통신형 수신기와 포터블 라디오의 조합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됩니다.

여행용으로는 PL-680이나 DE1103을 추천하고, 댁에서 본격적으로 DX를 즐기시기

위해서는 IC-R75를 추천합니다.

[김이호]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현재 소유하고 있는 소형 단파 라디오 수신 상태가 잡음이 많아서 청취하기엔 좀 어렵긴 하여도 중국과 일본 러시아 지역에서
방송하는 수신 상태는 그래도 들을만 합니다.
북한에서 방송하는 자신들의 체제 선전 방송도 잡히고 있는데
가느다란 전선을 바같 벽쪽으로 늘어 뜨려서 라디오 안테나에 연결하니 수신율이 많이 좋아 지긴 합니다.
이번에 새로 구입 주문한 tecsun pl -390 모델을 빨리 오기만을
기다리는데 성능이라든지 수신율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아시는 정보 있으시면 알려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박세경]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제가 JRC NRD-545와 IC-R75(DSP칩 삽입)를 번갈아 가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한마디로 IC-R75에 비해 NRD-545 DSP가 감도 선택도 등에서 월등히 좋은 수신기더군요...요즘 나오는 WIN RADIO SDR 역시 사용하고 있지만 545가 더 좋은 것 같습니다.

[박준성(대전)]

단순히 전선을 창밖으로 늘어 뜨리는 것만으로도 신호는 크게 좋아지기도 하지만 주변 잡음도 엄청나게 끌어 들입니다. 제가 소개해 드린 9:1 임피던스 트랜스포머와 공통모드 필터를 함께 사용하고 실내로는 동축 케이블로 끌어 들이시면 훨씬 쾌적한 수신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박준성(대전)]

NRD-545는 AR-7030+와 함께 전설의 명기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가격도 HAM용 송수신기급이였죠. 특히 AR-7030+의 부드러운 소리는 단파 방송 특유의 거친 소리를 매우 잘 잡아 주더군요. 제 경우엔 비싼 수신기보다 다양한 안테나를 만들어 보고 제약된 환경에 설치 방안을 찾아 내고 실험해 보는게 훨씬 재미 있습니다. 단파대역은 신호보다 잡음 최소화가 더 큰 숙제이고 해답은 안테나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유성화(남호랑이)]

임피던스 트랜스/필터 파는곳을 알려 주세요...

[박준성(대전)]

다음 사이트 참조하시면 간단하게 자작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간단한 부품 몇개 구해서 자작했는데 잘 동작합니다. https://www.ddd-daishin.co.jp/ddd/82-jyushin-ant-Transformer/index.htm

[유성화(남호랑이)]

감사합니다

[강우영]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제 운용 경험도 간단히 말씀드려 봅니다.

늘 듣던 방송을 편안하게 들을 때엔 Sony 6800W, Panasonic 3100, Grundig 3400 등을 사용하고 DX hunting 할 때에는 Collins R390A 사용합니다.

CW나 SSB 또는 데이터 수신 시에는 주로 Icom R71 사용하고, 여행시에는 Sony 7600G와 100S 가지고 다니고요.

이 모든 사용에 있어 2% 부족한듯 싶지만 all round player로서 Sony 2010 듣기도 합니다.

아울러 Zenith B600, Kenwood R5000, AOR AR-7030+ 및 Eton E1 등도 틈틈이 전기 먹여 주고 있습니다.

[박준성(대전)]

디양한 수신기를 갖고 계시네요. Eton E1과 SONY ICF-2010 은 포터블 수신기의 명품이죠. 안테나도 함께 소개해 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