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엄마.
그 사람 때문에 제 심장이 뛰는 겁니다.
지은이 :최유경 출판사: 열매 출판사
출간일: 2007년 6월15일(개정판1쇄)
서평을 쓰기 전에........
처음 이 책을 한 장 한 장 읽어 내려가면서 내가 왜 이런 책을 샀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 책을 마지막까지 다 읽어 내려갈 무렵 내 얼굴은 눈물로 얼룩져있었다. 제목처럼 바보 같은 엄마, 그런 엄마를 엄마라 부를 수 없었던 딸, 엄마의 맹목적인 감정이 두려운 천재 소녀, 그 들이 풀어나가는 이야기였다. 엄마와 딸, 그리고 딸의 딸로 이어지는 비극을 그린 소설. 그러나 마지막은 비극이 아니라 모르고 있었던 엄마의 사랑을 아주 솔직히 그려낸 것이라는 것을 마지막장까지 다 읽고 난 뒤 알게 되었다..........
엄마를 정신병원에 집어넣어버린 비정한 딸, 그러나 그런 딸을 웃으며 배웅 했던 바보 같은 엄마. 두 살 때 일도 기억하는 자신의 딸. 처음 이 이야기 소재를 보았을 때 픽션이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은 픽션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넘치는 기대감으로 이 책의 첫 장을 넘기게 되었다. 그러나 첫 장부터 눈에 띄는 문체가 아니었기에 책에 들어가는 시간이 길었다. 그러나 한 장 한 장 책을 넘기면서 난 어느새 인가 그 책속의 인물이 된 듯, 가슴이 미어지고 눈물은 내 얼굴 타고 흘러내렸다. 마치 엄마의 사랑을 갈구하듯 바보엄마의 사랑이 부럽다는 듯 이 책에서 손을 땔 수 가 없었다. 마치 주인공인 영주가 나였음 하는 터무니없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딸이 좋아하는 복숭아를 구하기 위해 자신이 더렵혀졌던 그 곳에서 복숭아를 따며 웃었을 바보 같은 엄마, 자신을 정신병원에다 가따 버린 딸이 추울까 걱정하던 엄마, 죽는 그 순간까지 딸을 사랑했던 엄마. 죽는 그 순간까지 오직 딸만을 생각했을 엄마. 이런 바보 같은 엄마가 존재할까? 이 책을 읽으면서 이런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요즘은 자신이 낳은 자식도 버리는 비정한 어미가 있다는 것을, 그런 사람이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아는 내게, 추악했던 기억조차 더렵혀진 기억의 상처조차 무릎 쓰고 딸을 위해 그 곳까지 달려갔을 영주의 엄마를 보며 부럽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책은 이야기는 주인공의 엄마가 어릴 적 성폭행을 당해 미처 버렸다는 것으로 시작한다. 주인공 영주는 엄마를 언니라고 알고 있었다, 그러던 그때 작은 엄마들이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 자신이 잘 따랐던 언니가 엄마라는 것을 성폭행을 당해 자신을 가지게 되었고 부모님의 만류에도 자신을 낳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자신을 낳아준 사람이 지금의 엄마가 아니었다는 것을, 엄마가 아닌 외할머니였다는 것을 영주는 알아버렸다. 그래서인지 영주는 엄마라는 이름을 부를 수 없었다. 언니라고도 부를 수 없었다. 영주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자신이 강해지는 것 이외에는 아무도 것도 (생각) 할 수 없었다.
무얼까? 무엇이 엄마를 강하게 만드는 것일까? 이 세상의 모든 엄마들은 강하다는 것을 엄마의 사랑이 위대하다는 것을 심도 깊게 표현한 책, 이게 바로 바보 엄마가 아닐까. 아직도 나에게 있어서 머릿속에 그리고 마음속에 깊이 박혀버린 책 내용이 있다. 엄마는 뇌종양이 크게 확산이 되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심장이 망가져버린 딸아이를 위해 자신의 심장을 딸아이에게 주겠다는 서약서를 쓰면서 수혜자와의 관계란에 이렇게 글을 남겼다. “그 사람 때문에 제 심장이 뛰는 겁니다. 그 사람을 위해서 제 심장이 뛰는 겁니다. 그 사람이 있기에 제 심장이 뛰는 겁니다. 그 사람은 제 심장의 진짜 주인입니다. 이제 진짜 주인에게 제 심장을 돌려주고 싶습니다.” 이 대목에서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다.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이 이런 마음을 가지고 아이를 키우는 것일까 하면서 말이다. 또한 엄마는 남편에게 부탁했다. 내 심장은 다른 사람이 아닌 영주에게 주어야만 한다는 것을, 다른 장기들은 다 남을 주어도 되는데 내 심장만큼은 우리 아이에게 주어야만 한다고 말이다.
이처럼 엄마는 죽는 그 순간까지 영주를 생각했다. 하지만 영주는 엄마가 죽고 난 뒤에야 엄마라고 부를 수 있었던 영주. 그래서인지 너무 가슴이 아팠다. 결국 엄마의 사랑을, 엄마의 존재를 엄마가 죽고 난 뒤에 알아버린 영주가 너무나 가여웠다. 엄마의 사랑을 이제 가슴 언저리에서 찾아야하는 그런 영주가 가여웠다.
난 영주의 딸의 이야기를 쓸 수 없었다. 아니 영주의 딸 달볓이의 이야기를 쓰는 것보다 바보엄마와 영주의 관한 이야기를 쓰는 편이 이 책의 의미를 더욱 잘 전달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 그 사람 때문에 제 심장이 뛰는 겁니다." 이처럼 바보엄마에게 있어서 딸 영주는 심장이고 삶의 이유였다는 것을, 이 세상 모든 엄마들에게 있어서 자식은 목숨보다 더욱 귀하다는 것을 애틋하고, 더 애틋하게 더 슬프게 표현한 것이 아니었을까? 나는 이 책을 덮고 난후 생각했다. 영주 또한 딸 달볓이에게 바보엄마가 준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을 주지 않았을까 하고. 바보엄마보다 더 바보스럽게 달볓이를 사랑하지 않았을까하고 말이다. 영주는 아주 조금이나마 아니 완전히 어두웠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아주 잠깐 짧은 시간이었지만 엄마와 함께한 시간으로 조금 더 성장하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