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하려고 책상에 앉아있다가, 문득 중 3때 한 선행이 생각나서 컴퓨터를 켜고 이렇게 글을 씁니다.. 하하하, 생각해 보면 괜히 뿌듯해지네요.
겨울이었나? 여하튼 중 3때 자신이 갈 학교를 견학해 보는 시간이 있었어요. 저희학교는 CA시간에 가는 거였습니다. 저랑 저희반 친구는 서울여상에 오게되었어요.
저는 그 때 서울여상에 다녀와서 이 학교에 올지 안 올지 결정을 하려고 맘을 잡고 있었구요. 쓸때없는 이야기는 일단 묻어두겠습니다. 하하.
친구랑 길을 헤메다가 겨우 도착한 서울여상.
이곳 저곳 선생님과 훑어 본 후, 저녁이 되서야 저희는 학교에서 나왔습니다.
집에 오는 길을 생각하니 망망했었는데, 선생님께서 저희 집과 가깝다고 근처까지 태워다 주셨어요. 승용차를 타니 비가 보슬보슬 내리기 시작했고, 곧 빗줄기는 굵어져 사정없이 주위를 때려뎄어요. 한참 빗줄기에 정신이 팔려있을 때, 선생님께서 마을버스 정류장 앞에 세워주셨어요. 저와 제 친구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고, 승용차에서 내려 버스 정류장을 향하기 위해, 횡단보도 앞에 섰습니다.
그 때, 어느 젊은 여자 분이 할머니를 부축하며 저희 앞에 오셔서..
"연희중학교 아세요?"
이러시는 거예요. 그래서 저희는 "네." 이러니까는,
"할머니- 학생들이 안데요." 하면서 할머니를 저희에게 맡기고 휑- 하니 가버리는 거예요. (어지간이 바뻤나 봐요;)
비가 오는데, 할머니는 물에 빠진 생쥐마냥 쫄딱 젖어서는....
그래서 저희는 교복이 젖는 것도 있고, 다리가 불편하셔서 잘 걷지 못하시는 할머니를 붙잡고, 우산을 씌워드렸지요.
다행히 선생님께서 저희에게 택시 타고 가라고 돈을 주셔서 택시를 잡아 탔습니다.
슝슝슝슝- 달려서 학교 앞에 도착.
그런데 할머니께서 연희중학교에 오시려던게 아니였어요!!!
정확히 생각은 나지 않지만, 저희가 할머니와 만난 장소에서 얼마 멀지 않은 장소의 상점에 가시려는 거였어요. 그런데 그 젊은 여자분이 저희한테 떠맡기려 아무렇게나 말한 것이였죠.
그래서 저희는 다시 없는 돈을 탈탈 털어서, 택시를 잡아탔습니다.
왔던 길을 돌아가는 셈이었죠...
눈짓으로 저희는 "올 때는 그냥 걸어오자.." 돈이 없었거든요ㅠㅠㅠ
전화도 해가며 물어가며 무사히 도착.
할머니를 모셔다 드리고, 저희는 빠져나왔습니다.
다행히 걸어오지는 않았어요.
할머니께서 버스타고 가라고 1000원을 주셨거든요^ㅡ^//
그래서 저희는 입김이 나오는 거리를 걸어, 마을 버스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생각해보니 우산을 드리고 올 걸 그랬어요. 비가 좀 내리는데...
그때는 정신이 없어서ㅠㅠㅠㅠㅠ
집에 와서 잠을 자려고 탁- 누웠을 때,
가슴 한 쪽이 뿌듯했습니다^ㅡ^//
그런 선행은 처음이었거든요... 아마 그 기억은 영원히 제 맘 속과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1학년 지반 박태민입니다.ㅎ
첫댓글 9점이다. 태민이 참 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