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를 걷다(충주댐길-역답사)
충주는 예부터 ‘중원경’으로 불린 한반도의 중심 지역이었다. 바다와는 상당한 거리가 있지만, 중심에 남한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고장이다. 그동안 제법 많은 충주의 둘레길을 걸었다. 수안보 둘레길, 비내길, 탄금대길, 종댕이길 등 충주의 멋진 장소를 걸으면서 직접 체험했었다. 하지만 충주시내를 자세하게 관찰하지 못했고, 충주댐도 제대로 바라보지는 못했다. 이제 충주의 핵심으로 들어가 본다.
1. 충주댐을 향해 걷다
충주의 둘레길은 ‘풍경길’이라 불린다. 9개의 풍결길 코스가 마련되어 있다. ‘조동리 선사유적지’는 풍경길 중 역사문화길을 출발하는 장소이다. 조동리 선사유적관 앞에 주차한 후에는 두 개의 방향으로 이동할 수 있다. 하나는 탄금대와 중앙탑을 향한 역사길이며, 다른 하나는 충주댐을 향해 걷는 길이다. 오늘은 남한강을 따라 충주댐까지 걷기로 했다. 왕복 10km가 조금 넘는 길이다.
선선한 늦가을의 바람과 따뜻한 햇빛이 만드는 공기 사이로 천천히 호흡을 정리하며 걷는다. 그 호흡을 통해 어제 먹은 술기운을 정화시킨다. 숙취에 가장 좋은 방법은 가벼운 운동, 특히 걷기이다. 몸을 움직이고 신선한 숨을 내쉬며 안과 밖을 조화롭게 유지하게 만드는 것이다. 생각보다도 이 길은 편안하고 아름답다. ‘벚나무’길이라는 이름처럼 봄에는 더욱 화려한 꽃들의 잔치를 벌이는 장소인 듯하다. 하지만 낙엽이 떨어지는 가을이 좋다. 모두가 비슷한 모습으로 동일한 시선 속에서 사랑받을 수 있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충주댐 옆에는 ‘물박물관’이 있고, 강 주위를 살펴볼 수 있는 전망대도 있다. 제법 많은 수량을 안고 있는 충주호와 충주댐, 그리고 그 곳을 흐르는 남한강의 줄기를 바라볼 수 있다. 충주댐 옆에는 이유를 알 수 없는 터널 공사가 한창이었다. 전망대 옆에는 한강의 전체적인 조망도가 있었다. 남한강과 북한강의 경로가 상세하게 그려져 있고 대표적인 지명이 소개되어 있다. 강원도 태백의 검룡소에서 시작한 한강의 물길은 중부 지역의 물들을 모아모아 서해로 흘러간다. 강을 보면서 생각해본다. 물길의 이음과 방향을 이론적으로 알 수 없다면 현재 바라보는 강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으며, 또한 그 물길을 직접 보지 않으면 책을 통해 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불완전한 지식임을. ‘이론과 실천’의 종합, 남한강 충주댐에서 다시금 확인한다. 북한강 의암댐의 단단한 정취와 남한강 충주댐의 여유로운 풍광이 내부에서 결합되고 있었다.
2. 충주의 역을 찾다
지도상 충주에는 모두 6개의 역이 있다. 하지만 예상대로 현재 운영되는 역은 3개뿐이고 운영되는 역 중 <삼탄역>은 관광지를 연결해주는 역할에 그칠 뿐이다. 그럼에도 그런 한계가 그 역을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사람들이 찾지 않은 역은 ‘문화적’인 색깔로 채색되어 있다. 정상적인 사람과 사람을 연결시켜 주는 역의 역할을 하고 있는 곳은 <충주역>과 <주덕역> 뿐이다.
3개의 역은 폐역이다. 그 중 <달천역>은 문화공간으로 변모하였다. 역 내부에는 문화적 활동을 할 수 있는 작업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이름처럼 아름다운 ‘달천역’이 그 곳의 명소로 오랫동안 남아있길 기대해본다. <동량역>과 <옥행역>은 쓸쓸한 폐역으로 정리중이다. 주변을 관찰하던 중, 철도공사 직원이 의심스러운 눈길로 바라본다. ‘역답사’ 중이라 이야기한다. 이제 조만간 사라질, 한때 우리에게 소중했고 중요했던 역들의 사라짐은 지방 소멸의 가장 상징적인 모습이다. 충주에 6개 역이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이 지역이 중요했다는 방증이다. 충주는 한반도의 중앙임에도 남북을 오가는 경부/중앙선과 호남/전라선의 혜택과는 거리가 멀었다. 다만 충청도 지역을 오가는 충북선만 있었다. 하지만 그 기차노선도 언제 사라질지 모를 운명이다. 이 곳에 KTX가 운행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차역의 쓸쓸함은 충주 시내의 뭔지 모를 답답함과 맞물린 지방의 현실이었다.
첫댓글 * 물길의 이음과 방향을 이론적으로 알 수 없다면 현재 바라보는 강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으며, 또한 그 물길을 직접 보지 않으면 책을 통해 안다고 할지라도 그것은 불완전한 지식임을!!!!!!!!!!!
****** 북한강 의암댐의 단단한 정취와 남한강 충주댐의 여유로운 풍광이 내부에서 결합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