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찬 도시락 전문점 6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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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귀랑, 유사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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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문 밖으로 사람을 끄는 계절이다. 내친 김에 김밥 도시락 하나 싸들고 어디로든 나서고 싶은데…. 설레는 마음만큼이나 상큼하고 알찬 도시락 명가 6곳을 소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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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하루도시락대보름날 상 부럽지 않은 ‘오곡밥’ 도시락잘 싼 도시락의 기준은 과연 무엇일까? 학창 시절을 떠올려본다. 설령 바닥은 차갑게 식어버렸다 해도 뚜껑을 여는 순간 은은한 냄새가 느껴지고 고슬고슬 윤기가 흐르는 김만 났다면 영락없이 새 밥으로 착각했을… 그런 도시락일 것이다. 그건 쌀이 좋고 솜씨가 남다르기 전에, 조금이라도 온기가 남아 있는 밥을 먹이고픈 어머니의 정성이 담겨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하루도시락을 보고 있으면 그런 어머니 생각이 난다. 어찌하면 제 새끼 삼 시 세 때 밥 잘 챙길까 하는 마음이 메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 따뜻한 국 한 사발 없이 찬 도시락 먹다 체할까 싶어 흰밥보다는 식어도 생기를 잃지 않는 찰밥을 지어 내고, 그도 자주 먹으면 질릴까 싶어 이것도 섞어 보고 저것도 섞어 보니 1년 사시사철 정월 대보름 부럽지 않은 육곡, 칠곡밥이 되는 것이다. 햄 굽고 달걀 말아 싸주면 손이야 편하겠지만 식어 제 구실 못하는 것을 케첩 맛으로 먹게 할 수는 없는 일. 손이 많이 가 귀찮더라도 두릅, 씀바귀, 쑥, 미삼처럼 무쳐놓아도 물기 나지 않는 제철 나물 두세 가지 마련하면 쌉쌀한 기운에 입맛도 돋우고 계절 감각도 살아나니 일석이조. 여기에 구색 맞춰 따라오는 찬거리만도 줄잡아 네댓 가지. 내장 발라 반지르르하게 멸치 볶아 넣고, 뒷맛 좋게 연근이며 우엉 조려 더하고, 영양 생각해 간간하게 간한 생선이며 두부 바싹 구워 내고, 데친 해산물에 물기 쫙 빼 다듬은 양상추 더해 샐러드 만들고, 후식으로 호두튀김까지 더하면 과장 하나 없이 떡 벌어진 한 상이다. 이만 하면 신선한 재료 쓰고 손끝 야무지게 음식 만들어 내는 것은 기본. 그보다 정성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세트 메뉴 1인분이 2만원이면 당장은 비싸다 싶지만 두 사람이 밥 하나 추가해 먹으면 넉넉할 정도니 마냥 비싸다고 할 수만은 없다. ◆Information02-2191-1278 10:30~22:00, 명절 휴무, 최소 이틀 전 300인분까지 가능 주차 가능 도시락 세트 2만원대, 밥류(100g) 2000원대, 나물반찬(100g) 1800원 지하철 3호선 도곡역 4번 출구 타워팰리스 지하 지도보기 www.mapid.net/friday_har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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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후지야‘정통 일식 코스 요리’ 도시락도시락 하면 일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워낙 일식이 깔끔하기도 하지만 차려지는 모양새나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한식 도시락의 푸근함과 또 다른 정서를 불러일으킨다. 일식 도시락의 매력은 코스 요리를 사각 도시락 하나에 깔끔하게 맞춰 넣어 보기에도 좋고 먹을거리도 다양해 젓가락질이 심심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장점만 따와 시중에도 일식풍 도시락을 내는 집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세종호텔 일식당 후지야의 야외 도시락 세트는 꽤 정평이 나 있다. 특유의 정갈함과 알찬 구성은 일식 조리장의 오랜 경험에서 우러나온 노하우. 정통성을 염두에 둔 세팅, 계절감을 살린 식재료, 트렌드를 의식한 조리법 등이 어우러져 권하는 사람도 먹는 사람도 즐거워지는 피크닉 차림이다. 메뉴는 일식당의 수준을 가늠케 한다는 기본 찬인 달걀말이를 비롯해 구이와 튀김, 조림으로 구성했다. 구이는 메로나 삼치 같은 생선류를 쓰는데 계절 따라 가장 살이 잘 오르고 맛갈스런 종으로 바꿔 사용하기도 한다. 튀김은 연근, 단호박, 고구마, 두릅 같은 제철 야채에 머리끝에서 꼬리까지 통째로 튀겨낸 대하가 곁들여진다. 조림에는 어묵, 죽순, 곤약 등을 사용하는데 기름과 설탕 첨가를 최대한 자제해 원재료의 맛과 간장의 풍미를 살린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느끼함은 덜고 식욕은 한껏 돋워주는 한국식 젓갈과 오복채로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밥 위에 얹은 선홍색의 매실장아찌 우메보시 세팅도 후지야 도시락의 센스를 느낄 수 있는 대목. 식사 전이나 후에 먹으면 식욕도 돌고 매실의 소화효소가 체기까지 예방해 준다. ◆Information02-3705-9240 07:00~21:30, 연중무휴(일요일은 15:00까지), 하루 전 예약 300인분까지 가능 주차 가능 외출 도시락 3만원대, 장어덮밥 2만원, 생선초밥 세트 3만원 지하철 4호선 명동역 세종호텔 1층 일식당 지도보기 www.mapid.net/friday_hujiy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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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한스비빔밥충돌과 절충의 미학 ‘비빔밥’ 도시락한식도 코스로 정갈하게 내는 세상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만큼 한 그릇 음식에 열광하는 민족도 드물다. 미국의 유명 가수 마이클 잭슨도 ‘원더풀’을 외치며 찬탄했던 음식 비빔밥. 우리네 정서가 아니었다면 깨끗하게 데치고 정성스럽게 무친 나물과 밥을 그렇게 무참하게(?) 비벼버리진 못했으리라. 넣은 재료만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맛, 그건 밥과 찬, 찬과 고추장이 충돌하고 절충되어 낳은 우리만의 미학(味學)인 것이다. 한스비빔밥은 전통 한식을 서양식 패스트푸드의 틀에 넣어 성공한 대표 예다. 밥 따로 찬 따로 챙길 필요 없이 어디든 가져다 먹을 수 있는 도시락 개념으로 말이다. 지은 밥도 일반 공깃밥보다 조금 더 고들고들한 비빔밥용이다. 여기에 얹을 나물이며 찬거리도 메뉴 따라 정해진 것이 아니라 피자의 토핑처럼 취향 따라 고를 수 있게 했는데 김치볶음, 불고기, 낙지볶음, 날치 알 등의 재료가 더해지면 지금껏 어디서도 맛볼 수 없던 나만의 비빔밥이 완성된다. 커다란 양푼이나 두툼한 돌솥이 아닌 것이 아쉽기는 하지만 깔끔하게 포장되어 나오는 비빔밥은 피크닉용으로, 여행 도시락용으로 손색없다. ◆Information02-761-2040 10:00~21:00, 매월 둘째 주 일요일 휴무, 소량은 당일, 대량은 최소 하루 전 500인분까지 가능 주차 가능 여의도 63빌딩 옆 리버타워 지하 1층 지도보기 www.mapid.net/friday_h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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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식A1 익스프레스뉴요커의 입맛, ‘퓨전 중식’ 도시락중국 음식을 도시락으로 싼다? 당장에 그릇 바닥에 괸 기름기가 떠오른다. 따끈할 때 먹어도 기름진 음식을 식은 후 먹는다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미 할리우드에선 줄리아 로버츠도 로버트 드니로도 리처드 기어도 서투른 젓가락질로 사각 용기 안에 담긴 볶음밥이나 국수를 즐기고 있다. 맛은 물론 건강까지 생각해 미국인의 입맛에 맞춰 생산된 또 다른 스타일의 중식이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다. 차이니스 투고는 바로 이런 아메리칸스타일 테이크아웃 중식의 대표 미국 브랜드다. 국내에서도 이미 상당한 마니아를 형성하고 있는 이 식당의 세컨드 브랜드가 바로 A1 익스프레스다. 차이니스 투고의 인기 메뉴만 엄선해 여섯 가지 세트 메뉴를 내놓는데 도시락 메뉴로 딱 맞는 아이템이다. 구성은 두 가지 선택 요리와 볶음밥에 후식으로 포춘 쿠키와 재스민 티가 더해진다. 요리는 센불에 빠르게 조리하고 기름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거나 대체해 영양 파괴가 적고, 느끼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재스민 차가 곁들여져 위장 내에 기름기를 분해하고 입 안을 개운하게 해준다. ◆Information02-408-1207 10:00~21:00, 연중무휴, 소량은 즉석, 대량은 하루 전 300인분까지 가능 코엑스몰 지하 주차장 이용 세트 메뉴 5900원 삼성동 코엑스몰 지하 아셈 먹을거리 마당 내 지도보기 www.mapid.net/friday_a1ex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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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식 러
먹기도 휴대하기도 편한 ‘롤 & 스시’ 도시락 피크닉 도시락의 기본 아이템은 역시 김밥이다. 김 위에 밥, 밥 위에 소라는 공식에 입맛, 스타일, 재료 등에 따라 사촌 격인 갖가지 김밥이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고급 김밥의 역사를 쓰고 있는 것은 일본 김초밥이 미국식으로 퓨전화한 캘리포니아롤이다. 소와 김을 넣고 하얀 쌀밥이 밖으로 나오게 싼 후 갖가지 회나 생선 알을 얹어 꾸민 모양새가 침샘을 자극한다. 젓가락으로 하나 집어 입에 넣고 오물거리면 속에 들어 있던 크림치즈, 아보카도, 과일, 야채 등이 밥과 어우러지면서 또 다른 맛을 낸다.
롤 전문점인 러에서 준비하는 피크닉 바스켓은 가볍고 상큼하게 즐길 수 있는 롤과 사이드 디시의 조합이다. 우선 메인 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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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될 롤을 정하고 애피타이저나 디저트로 활용할 수 있는 사시미샐러드, 홍합요리, 치킨데리야키, 튀김 등으로 구색을 맞춘다. 이런 절차가 귀찮거나 피크닉에 초대한 사람의 식성을 잘 모를 경우엔 롤박스도 권할 만하다. 스위트드림롤, 키스미롤, 골든브리지롤, 스테이크롤 등 네 가지 롤이 콤비네이션을 이루었는데 샐러드와 우동까지 포함해 두 명이 먹을 수 있다.
◆Information 02-540-2577 12:00~22:00, 명절 당일 휴무, 전화·방문 예약 가능 주차 가능 롤 7000∼8000원, 애피타이저 1만원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 나이키 건물 2층 지도보기 www.mapid.net/friday_r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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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식 프레쉬니스버거
1960년대 스타일 ‘홈메이드 웰빙버거’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로 불리는 햄버거도 태생부터 정크 푸드는 아니었다. 1960년대의 아메리칸 스타일을 추구하는 프레쉬니스버거는 오히려 건강식에 가깝다. 주문 즉시 커다란 석쇠에 지글지글 구워낸 쇠고기 패드를 단호박 빵에 끼우고 신선한 야채를 더하는 모습은 홈메이드 버거 그대로다. 기존의 햄버거 브랜드가 대부분 세트 메뉴 중심으로 판매하는 데 반해 기호에 맞게 버거, 사이드 디시, 음료 등을 맞춰 내므로 재료나 조리법에 일일이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사이드 디시로는 웨지감자와 어니언링, 비타민이 풍부한 샐러드가 좋다. 감자튀김에 소금을 치지 않아 먹는 이가 직접 원하는 만큼 뿌려 먹도록 갈릭 소금을 함께 포장하고, 샐러드 드레싱으로 올리브유를 써 신선함을 더했다. 또 탄산음료 대신에 유자, 레몬 앤드 크렌베리, 자몽 같은 산뜻한 과일이 들어간 |
건강 음료를 곁들이면 색다른 구성이 된다. 후식으로 즐길 수 있는 바나나케이크는 매장에서 직접 구워 향긋함과 달콤한 맛이 일품. 도시락용이라면 모닝롤 사이즈의 스몰 버거를 다양하게 시켜 구색을 맞추면 된다.
◆Information 02-548-3412 10:00~24:00, 연중무휴, 예약 없이 바로 포장 가능 햄버거 3000원대, 음료 3000원대, 사이드 디시 2000원대 한양파출소 건너편 국민은행 뒷 건물 지도보기 www.mapid.net/friday_fresh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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