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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모집은 목표대학을 향한 또 한 번의 기회이다.
현행 대학입시는 모집 시기 및 전형 유형 등이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것이 특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본인의 위치에서 가장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전형 방법을 찾아 집중적으로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 면에서 수시 전형은 수능 위주의 정시모집에 비해 선발 방법이 다양하므로 선택의 폭이 훨씬 넓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수험생들은 수시모집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오로지 수능 준비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매월 치르는 모의고사 성적이 기대한 만큼 오르지 않으면 자신의 학습 방향이 올바른지에 대한 회의가 들고, 불안과 혼란스러움을 느끼곤 한다. 따라서 지금 시점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입시전략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정시모집뿐만 아니라 수시모집도 효율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올해는 전체 정원의 60.9%를 수시모집으로 선발한다. 수시모집에서 선발하지 못한 인원이 정시모집으로 이월되더라도 전체 선발 인원의 절반 가량을 수시모집으로 선발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전체적인 입시전략은 정시모집뿐만 아니라 수시모집도 염두에 두고 대비할 수 있도록 균형적으로 수립하는 것이 좋다.
수시모집에서는 각 대학들이 전형에 따라 특정 요소가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는 상대평가 형태이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선발 방법을 찾아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집중 대비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대학별 선발하는 방식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본인에게 맞는 전형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며, 지금껏 해오고 있는 수능 준비도 꾸준히 병행해야 한다. 상위권 대학들의 경우 수시모집에서도 전형별로 학생부 또는 대학별고사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지만, 대부분 수능 최저학력기준도 엄격하게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실천하고 있는 수능 위주의 학습은 정시모집, 그리고 수시모집 지원을 위한 기본 요건을 갖추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 수능 모의고사 성적은 수시모집 지원 대학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성적표를 받은 후에 대학 원서접수를 하기 때문에 확정된 본인의 수능 성적을 가지고 지원 대학의 기준을 잡을 수가 있다. 하지만 수시모집의 경우에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지원 대학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또한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정시모집에 지원할 수 없기 때문에 정시모집에 합격이 가능한 대학을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것은 잘못된 지원 전략이다.
따라서 수시모집 지원을 결정할 때 가장 첫 번째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매달 실시하는 모의고사 성적이다. 본인의 평소 모의고사 성적 결과는 수능 준비 과정에서 부족한 영역(단원)을 체크하고 보완하는 것으로서의 의미도 있지만, 수시모집 준비의 방향을 결정하고 입시전략을 점검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수시모집에서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이 평소 모의고사 성적으로 판단했을 때 수능 성적 위주의 정시에서도 충분히 합격할 수 있는 대학일 경우 수시모집에 지원하는 것은 좋은 전략이 아니다.
수시모집은 모집 시기에 따라 1차와 2차 모집 지원 전략을 다르게 세워야 한다. 실제 수시 1차 모집 전형은 수능시험 이전에 원서접수 및 대학별고사 일정이 모두 끝난다. 그렇기 때문에 본인의 모의고사 성적을 감안했을 때 정시모집에 무난히 합격 가능한 대학에 지원하는 것은 금물이다. 하지만 수능 이후 원서접수나 대학별고사가 실시되는 수시 2차 전형의 경우에는 본인의 수능 성적에 따라 대학별고사 응시 여부를 결정하면 되기 때문에 대학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다. 이처럼 수시모집 지원 전략은 정시모집까지를 고려하여 전체적인 관점에서 세우는 것이 좋다.
◆학생부 성적은 본인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는 기준이 되어야 한다.
모의고사 성적으로 본인의 지원 대학 수준을 결정했다면 본인에게 유리한 전형 유형은 자신의 학생부 성적에 따라 결정해야 한다. 수시모집 대부분의 전형에서 반영되는 학생부 성적은 3학년 1학기까지의 성적만 반영되는데, 학교별로 차이는 있지만 1학기만 반영되는 3학년 내신 성적의 비율이 높은 편이다. 따라서 학생부 중심 전형에 지원해야 하는 학생들의 경우에는 남아 있는 3학년 1학기 내신 성적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난해 학생부 비중이 높은 전형으로 선발한 대학의 합격자 성적을 살펴보면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의 경우에는 1등급 초반으로 합격선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서울시립대 고교 성적 우수자 전형의 경우 1단계 전형에서 12배수를 학생부 성적으로 선발했는데 1단계 합격자 평균 성적은 인문계 1.69등급, 자연계 2.24등급이었다. 또, 수능 이후 원서를 접수하여 학생부 100%로 선발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였던 숭실대 합격자 평균 성적은 인문계열이 1.87등급, 자연계열은 1.96등급이었다.
하지만 논술, 전공적성검사 등 대학별고사 중심으로 선발하는 전형의 경우 내신 성적은 큰 의미가 없는 편이다. 지난해 한양대는 학생부 40% + 논술 60%로 선발하였는데 내신 평균 1.1등급에 해당하는 학생들도 다수 불합격하였지만, 내신 평균 4.9등급을 받은 학생들이 합격하는 사례가 빈번하였다. 또한 전공적성검사를 실시한 한양대 에리카(안산)캠퍼스의 경우 합격자와 불합격자의 전공적성검사 평균 성적이 50점 이상 차이를 보여 실제 내신 성적이 극단적으로 낮더라도 합격한 사례가 다수 발생하였다.
이렇듯 대학마다 각 전형별로 강조되는 전형 요소의 성적이 다르기 때문에 본인의 장점을 잘 찾아내고 준비해 나간다면 수시모집은 목표대학으로 향하는 또 한 번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조선일보 201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