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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타 자수와 어린 신부 아미나 비비 이미영 레지나│(주)페어트레이드코리아 대표 수천 년 전부터 자수는 비인식적인 소통의 중요한 수단이었다. 여성들은 그들의 삶, 즐거움과 슬픔을 바늘땀에 쏟아 냈으며 자수는 국경을 넘어 세계의 여성들을 이어 왔다. 자수에는 문화를 엮고 대화를 만들어 내는 여성들의 겸허한 창조성이 깃들어 있다. 인도 벵갈 지역의 여성들은 칸타 자수를 통해 자신들의 소망과 정체성을 표현한다. 이들은 전통적인 문양을 사용하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삶과 경험 또한 칸타 자수를 통해 표현하곤 한다.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접경 지역 외딴 마을에 사는 15세 어린 신부 아미나 비비는 칸타 자수가 놓여 있는 담요 한 채와 어머니에게 배운 칸타 기술을 가지고 결혼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지역의 한 공동체 사무실에 방문하게 되는데, 그 곳은 자수기술을 가진 여성들에게 자수가 놓인 제품을 만들어 외국의 소비자들에게 팔 수 있도록 도와 주는 공정무역 단체였다. 이때부터 ‘잊혀진 존재’에서 ‘주목받는 존재’로 바뀌게 된 그녀의 인생역전이 시작된다. 그녀의 작품은 ‘사샤 핸디크래프트(Sasha Handicraft)’라는 인도의 공정무역 단체에 깊은 인상을 주었고, 아미나가 만드는 모든 제품은 사샤와의 협력을 통해 거래되기 시작한다. 그 후 아미나는 동네의 몇몇 여성들을 더 합류시켰고, 사샤의 도움으로 산수공부도 하고 글자 공부도 하면서 수출을 위해 필요한 기초적인 교육을 제공받는다. 여성들의 자수 모임은 점점 자리를 잡아 ‘탄툴리아 칸타 센터(Tantulia Kantha Center)’라는 단체를 만들기에 이른다. 처음에는 15명의 여성들로 시작했지만 이제는 30여 명이 함께하고 있다. 공정무역을 통해 그들은 자신들이 만든 자수 제품을 사 줄 수 있는 소비자를 만날 수 있었고 인도에서 작품전시회도 개최하며 해외 무역박람회에도 참가한다. 또한 자수 학교를 운영하며 칸타 자수 생산자 공동체의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미나는 사회적·경제적·지리적 장애물을 극복하고 자신과 같은 그룹에 속해 있는 여성들을 위한 경제 활동 기반을 마련했다. 그녀는 재작년 서울에서 열린 ‘아시아 공정무역 포럼’에 초대되어 우리에게 칸타 자수와 공정무역을 통해 열린 새로운 세상과 희망을 이야기해 주었다. 인도의 가난한 농촌 여성들에게 공정무역의 의미는 매우 간결하다. “하루 두 끼의 식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낼 수 있게 되었다.” 가난해서 교육받지 못하고 기본적인 건강도 돌볼 수 없는 현실로부터 아이들을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잘 교육시키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은 여성 생산자들을 공정무역에 참여시키는 가장 강력한 동기가 된다.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빈곤 인구의 70%는 여성이라고 한다. 공정무역이 이 세상의 모든 불공정을 수선할 수는 없겠으나 가난한 여성과 그 아이들을 성공적으로 돕는 몇 안 되는 활동 중의 하나임은 분명해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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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하루 1달러 미만으로.. 또 여성과 아이들은 언제나 희생양이 되는건 인도의 나라뿐만 아니라는 것이 비극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