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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 18 -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씬1. 강력5팀(낮, 전회)
오수 : (버럭) 누구 맘대로 당신이 변론을 맡아!
승하 : (오수를 본다)
반 : (당황해서) 너 왜 이래?
오수 : (핏줄이 선 눈으로 주먹을 꽉 쥔 채 승하를 노려보며) 내가 용납 안 해. 절대로 용납 못 해!
승하 : (동요 없는 표정으로) 난 강희수씨의 의뢰를 받고 온 겁니다, 강오수형사님.
오수 : (놀라 굳어서 본다)...!!
씬2. 수곤의 집 앞 (낮, 전회연결)
수곤 : (좀 어이없지만 웃는 얼굴로) 승하가 열여섯이었으니까..한 12년쯤 됐나?
해인 : (심장이 뛰는 느낌이다)..그렇군요. 혹시...변호사님 그 당시 사진은 갖고 계신가요?
수곤 : (웃으며) 해인씨 귀신이네.
해인 : (보면)
수곤 : 마침 딱 한 장 남은 사진이 있어서 맞는 액자 찾아서 오는 길이거든요.
(하며 자전거 뒤에 있던 서류봉투를 집어 그 안에 액자를 건네며)..여기요.
해인, 떨리는 손으로 액자를 받아서 사진을 본다.
소년 수곤과 함께 찍은 소년 승하의 사진속의 모습을 확인한다.
<플래시 컷-12회 씬30)
소년승하 : 나도..고마워.
너무도 큰 충격에 휘청하는 기분으로 사진을 보는 해인.
사진을 쥔 해인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다.
수곤 : (해인의 심정 모른 채 회상에 잠기듯 입가에 쓸쓸한 미소를 띠우며) 새벽에 일을 마치고 나오는데
승하가 제가 웨이터로 일하고 있던 나이트클럽 앞에 쓰러져있더라구요.
해인 : (멍한 눈으로 수곤을 본다)
수곤 :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아픈 듯) 일단 들쳐 업고 동네병원에 데리고 갔더니...영양실조라는 거예요.
너무 오래 굶은 것 같다구요.
해인 : (가슴이 막히며 눈물이 핑 돈다)
수곤 : 이틀 동안 열이 펄펄 끓고 헛소리를 해대는데...그땐 이 녀석 이대로 죽겠구나 싶었어요.
해인 : (물기어린 눈으로 다시 사진 속 승하를 아프게 들여다본다)
수곤 : 삼일 째 되는 날 승하가 깨어났는데 날 보자마자 그러더라구요.
해인 : (보면)
수곤 : (아픈 미소로)...밥 좀 달라구요.
해인 : (눈물이 주루룩 흐른다)
수곤 : (뿌듯해서) 내 동생이라서가 아니라 우리 승하 진짜 훌륭한 놈이에요. 밤낮없이 돈 번다고
뛰어다니면서도 정말 지독하게 공부했거든요. (하다가 해인의 눈물을 보곤 당황해서)
아유 내가 괜히 쓸데없는 말을 했나부네..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서 그만.
해인 : (애써 미소를 지으며 눈물을 닦아내면서) 아니에요.
수곤 : (웃어 보이며) 너무 가슴 아파하지 마세요. 다 지난 일이구 우리승하 이젠 아무걱정 없잖아요.
해인 : (물기어린 눈으로 애써 미소를 짓지만 그 미소가 어색하다)
수곤 :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안으로 들어가세요.
해인 : ...죄송해요.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수곤 : (의아해서) 여기까지 오셨는데 소라는 보고 가셔야죠.
해인 : (애써 미소를 짓지만 혼란스러움을 감추지 못한 채) 급하게 해야 할 일이 생각나서요.
수곤 : ..그래요? (염려를 담고)...혹시 우리 승하하고 다퉜어요?
해인 : (대답할 말을 찾지 못해 어색하게 웃어 보인다)
수곤 : (그렇구나 싶어서) 해인씨가 이해해줘요. 그 녀석이 워낙 자기얘길 안 해요. 감정표현도 서툴구요.
해인 : (애써 미소)..,변호사님껜 제가 다녀갔단 얘긴 하지 말아주세요.
수곤 : (사람 좋은 웃음으로) 알았어요. 시간되면 주말에 승하하고 같이 와요.
해인 : (슬픈 미소로)...네.
하고 돌아서는 해인의 얼굴엔 충격과 슬픔으로 혼란스러움이 가득하다.
씬3. 강력5팀 복도 (낮)
흥분해서 서성거리며 희수에게 전화를 하고 있는 오수.
오수 : 오승하한테 석진이 변론을 맡겼다는 게 사실이야?
희수 : (F) 어.
오수 : (O.L.) 오승하는 안 돼! 당장 취소시키고 다른 변호사 찾아.
씬4. 희수 사무실 (낮)
희수 : (뜨악해서) 앞 뒤 없이 무작정 무슨 소리야?
오수 : (F) 호텔 고문변호사들도 있는데 왜 하필 오승하야?!
희수 : 그 친구 우리호텔 고문변호사 자격으로 간 거야.
<화면 분할>
오수 : (놀라고 황당해서) 뭐라구?
희수 : 형사사건 변론엔 오변호사가 누구보다 유능해.
조동섭이란 자도 그 친구가 집행유예를 이끌어 냈고.
오수 : (창백한 얼굴로) 오승하를 고문변호사로 선택한 건 누구 판단이야?
희수 : 아버지가 추천했어. 석진이 사건을 맡긴 것도 아버지 결정이구.
오수 : (기막히고 어이가 없어서 말문이 막혀있다)...
희수 : 솔직히 나도 그 친구 맘에 들지 않아. 하지만 아버지 결정이라 어쩔 수가 없어.
니가 반대하는 이유는 뭐야? 권변호사님 때문이야?
씬5. 강력5팀 복도 (낮)
오수 : (기막힌 심정으로)...오승하는...(하다 말을 멈춘다)
<플래시 컷-17회 씬16>
승하 : (가만히 동요 없는 표정으로) 내가 정태성이며 당신이 찾는 배후조종자란 걸
증명할 수 있는 증거를 갖고 오십시오.
오수 : (넋이 나간 표정으로 허 웃는다)
희수 : (F) 오수야?
오수 : 나중에 전화할게. (끊고는 눈빛이 차갑게 변하며 마치 승하를 보듯 한 곳을 무섭게 응시한다)
씬6. 경찰서내 면담실 (낮)
승하 : (예의 그 무표정한 얼굴로) 난 나석진씨가 한 말을 믿습니다.
석진 : (까칠하고 초조한 얼굴에 작은 희망이 일며 승하를 본다)
승하 : 나석진씨가 정말 살해범이라면
현장에 손수건을 흘렸을 리도 없고 담배꽁초 역시 남겼을 리가 없으니까요.
석진 : 맞습니다. 누군가 날 살인자로 만들려는 겁니다.
승하 : 하지만 모든 정황이나 증거가 나석진씨한테 불리합니다.
사건현장에 나석진씨가 있었다는 증거가 너무 많거든요.
석진 : ...순기를 만난 건 사실이지만 절대로 죽이진 않았어요.
승하 : 만나서 뭘 한 겁니까?
석진 : (말문이 막힌다)
승하 : (담담한) 견종철에게 김순기씨를 폭행하라고 지시했던 겁니까?
석진 : (흔들리듯 보며)...
승하 : 지금 중요한 건 폭행교사가 아니라 당신이 김순기를 살해하지 않았다는 걸 증명하는 겁니다.
석진 : (고개를 떨구며)...폭행을 지시한 건..맞습니다.
승하 : (날카로운 눈빛으로) 강희수씨 지시였습니까?
석진 : (갈등하듯 보다가)...아닙니다.
승하 : (씁쓸한 미소로) 나한테 사실을 말씀해 주셔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당신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석진 : ....사장님은 단지..순기문제를 조용히 해결하라고만 하셨습니다.
승하 : (복잡한 시선으로 보며) 사망추정시간 나석진씨의 알리바이를 증명해 줄 목격자가 전혀 없습니까?
석진 : (괴로운 심정으로)...없습니다.
승하 : (쓰게 웃는다)
석진 : 이젠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승하 : (표정 정리하며 담담하게) 우리한텐 지금 시간이 필요합니다.
석진 : (보면)
승하 : 사망추정시간 나석진씨의 알리바이를 증명하거나 살해혐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다른 증거와 정황을 확보할 때까진 시간을 벌도록 하죠.
석진 : (처참한 심정으로 보는)..
씬7. 시외버스 정류장 (낮)
농장근처 한적한 버스 정류장.
버스를 기다리고 서 있는 해인, 괴롭고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서 있다.
<플래시 컷-8회 씬11>
승하 : (여유 있게) 강형사님은 내가 배후조종인물과 관련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까?
<플래시 컷-14회 씬13>
승하 : ..아뇨. 난 그 동네에 산 적이 없어요.
<플래시 컷-15회 씬69>
오수 : 만약 칩에 있던 내용이 오승희씨가 감추고 싶은 거였다면..칩을 바꿀 수도 있었겠죠.
<플래시 컷-13회 씬78>
승하, 천천히 고개를 돌린다.
마치 길을 잃은 아이처럼 막막해 보이는 승하의 슬픈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다.
<플래시 컷-17회 씬66>
승하, 위로 받고 싶은 심정으로 해인을 안은 손에 힘을 주어 꼬옥 끌어안는다.
해인, 믿고 싶지 않은 듯 고개를 가로젓는다.
하지만 사실을 확인한 것보다 더 확실한 마음속 확신이 자꾸만 짙어지는...
씬8. 강력5팀 안 (낮)
민재, 급하게 나가려는데 싸늘하게 굳은 표정의 오수가 온다.
민재 : (다른 사람이 있는지 주위를 살피며)...괜찮아?
오수 : (본다)
민재 : 오변호사한텐 왜 그런 거야?
오수 : (대답대신) 진술 시작했어?
민재 : ..응. 선배도 눈치 봐서 들어와. (급하게 밖으로 나간다)
오수 핸드폰이 울린다. 확인하면 해인이다.
오수 : (잠시 망설이다가..받으며)..네.
해인 : (F)..서해인이에요.
오수 : 어젠...미안했어요.
<화면 분할>
해인 : (버스정류장 앞에서) 아니에요. (어쩐지 허둥대는) 저기 여쭤볼게 있어서 전화 드렸어요.
오수 : ...뭔데요?
해인 : 저번에 말씀하셨던 정태성이란 사람..혹시 그 당시 사진을 구할 수 있나요?
오수 : 사진은 한 장도 없어요.
해인 : ..그렇군요. (믿고 싶지 않은 심정으로) 정말 그 사람이 이런 일을 벌이고 있다고 확신하세요?
오수 : (해인의 혼란스러운 마음을 감지한다)..
해인 : (대답을 듣기도 전에) 그 사람이 살아있다고 해도 범인이라고 확신할 순 없잖아요?
정태성은 범인이 아닐 수도 있어요. 그렇지 않나요?
오수 : 왜...그런 걸 묻는 거죠?
해인 : (대답을 못하고)..
오수 : 무슨 일..있는 겁니까?
해인 : ...아뇨. 아무 일도 없어요. 끊을 게요. (끊는다)
핸드폰을 내려놓는 오수, 해인의 태도가 아무래도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씬9. 진술 녹화실 안 (오후)
승하와 석진이 앉아있고 맞은편에 반팀장과 민재가 있다.
녹화실 유리문 안쪽으론 오수와 재민이 지켜보고 있다.
석진의 진술은 모두 녹화되고 녹음되고 있는 상황이다.
석진 : (초조하고 불안한 눈빛으로) 그 날 밤, 순기를 창고 근처에서 만난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절대로 살인은 하지 않았습니다.
반 : 만나서 뭘 했습니까?
석진 : (불안한 듯 시선을 피하며)..얘기를 나누고 헤어졌습니다.
반 : 견종철 같은 폭력배를 동원해 놓고 얘기만 나눴다는 게 말이 됩니까?
나석진씨가 견종철한테 지시해서 김순기를 살해했죠?
석진 : 난 절대 순기를 죽이지 않았습니다.
씬10. 진술녹화실 유리문 밖 (오후)
괴로운 심정을 참 듯 입 꽉 다물고 석진과 승하를 바라보고 있는 오수.
반 : (E. 서류를 하나씩 놓으며) 이건 견종철과 사건현장에서 통화한 내역이고.
(단속카메라에 찍힌 석진의 승용차 사진을 내 놓으며)
이건 사건현장 근처 교통무인단속 카메라에 찍힌 나석진씨 승용차 사진입니다.
그 사이, 오수와 승하의 시선이 날카롭게 부딪친다.
씬11. 진술녹화실 안 (오후)
반 : 그리고 나석진씬 피해자 사망추정 시간 알리바이가 없습니다. 이래도 계속 잡아 뗄 겁니까?
승하 : (동요 없이) 그 증거들은 제 의뢰인이 현장에 있었다는 증거는 되지만
김순기를 살해했다는 증거가 될 순 없습니다.
오수 : (유리문 안에서 승하를 복잡한 심정으로 바라보고 있다)
승하 : 그리고 제 의뢰인은 현장에서 김순기를 만났다고 이미 진술했습니다. 현장에 있었던
손수건과 담배꽁초 역시 오히려 제 의뢰인이 범인이 아니라는 증거가 될 수도 있습니다.
반 : (본다)
씬12. 진술 녹화실 유리문 안 (오후)
지금 이 순간 오수의 심정은 승하의 변론에 동의하고 있다.
마치 승하가 자신의 심정을 대변하고 있는 듯한 상황으로 인해
복잡한 기분에 사로잡혀서 승하를 바라보고 있는 오수.
승하 : (E) 만약 제 의뢰인이 견종철이란 자를 동원해서 살인을 저질렀다면
굳이 담배를 이용해서 독살할 필요가 없었을 겁니다. (유리문 안 오수를 바라보는 듯한 시선)
그리고 보란 듯이 현장에 손수건을 남겼을 리도 없구요.
오수 : (혼란스러운 기분)...
씬13. 진술 녹화실 안 (오후)
반 : 우린 추측이 아니라 보이는 증거로만으로 판단합니다. (석진보며)
당신은 집에 들어온 뒤 계단을 이용해서 다시 집을 나갔습니다.
석진 : (흠칫 굳어서 본다)...!
반 : (석진을 응시하며) 그건 엘리베이터 CCTV에 찍히는 걸 피하기 위해서였고,
다시 말해서 그 시간에 집에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만들어 두려던 거 아니었습니까?
석진 : (불안하게 시선을 피하며 승하를 본다)
승하 : (담담하게) 그것 역시 추정일 뿐 살인혐의를 입증할 증거는 못 됩니다.
물론 여러 가지 정황이 제 의뢰인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건 인정하지만
상황증거만으로 나석진씨를 살인자로 단정 짓는 일은 없길 바랍니다.
(하며 유리문 안에 있는 오수를 바라보듯 시선을 고정시킨다)
씬14. 진술 녹화실 유리문 밖 (오후)
승하의 시선을 받은 오수, 승하의 생각을 읽을 수 없어 혼란스러운 기분으로 바라본다.
씬15. 경찰서 한 곳 (오후)
승하, 예의 그 무표정한 얼굴로 뚜벅뚜벅 걸어오다가 걸음을 멈춘다.
앞 쪽에서 승하를 기다리듯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서 있는 오수.
씬16. 경찰서 옥상/또는 경찰서 외진 한 곳 (오후)
오수와 승하.
오수 : (충혈 된 두 눈, 무섭게 굳은 얼굴) 당신 목적이 뭡니까?
승하 : (냉담한 눈빛으로 본다)
오수 : 석진이한테 누명을 씌운 뒤에 당신이 나서서 살해혐의를 벗기고
그 다음엔 ..그 다음엔 뭘 하려는 겁니까?
승하 : 내 목적은 강형사님과 같습니다.
오수 : (흠칫하듯 본다)
승하 : 난 누군가 나석진씨한테 살해혐의를 씌웠다고 확신하고 있고
그걸 증명하는 것이 내 목적입니다.
오수 : (어이없는 눈빛으로) 그 누군가가 당신이 아니란 얘깁니까?
승하 : (냉담한 미소로)...살인자를 찾는 일은 강형사님이 해야 할 일입니다.
오수 : (혼란스럽게 본다)
승하 : 이제 강형사님과 난 공통의 목적을 갖고 있는 협력잡니다.
오수 : (어이없는 듯 본다)
승하 : 나석진씨가 김순기씨를 살해하지 않았다는 걸 확신하는 사람은 강형사님과 나 둘 뿐이니까요.
오수 : (진의를 파악하려는 듯 날카롭게 보며) 도대체 당신..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 거야?
승하 : (냉담한 눈빛으로) 난 변호사로서 내 역할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강오수씨는 형사로서 자신의 의무에 충실해야 하는 거구요.
오수 : (혼란스럽고 복잡한 심정으로 본다)
승하 : (시선 피하지 않고 똑바로 응시하며) 모든 건 스스로 굴러가고 있습니다. 운명의 수레바퀴처럼.
오수 : (무섭게 눌러보며) 당신이 만든 시간표대로 움직이고 있는 거겠지.
승하 : (싸늘한 미소로) 당신 말대로 난 신이 아닙니다.
그리고 신이 있다 해도 운명을 바꾸는 건 인간이구요.
오수 : (허탈한 미소로) 신이 운명을 예정하지만 인간은 운명을 바꾼다..그 얘기로군.
승하 :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인다)
오수 : (수렁에 빠진 기분으로 바라본다)
두 남자, 서로 시선을 피하지 않은 채로 마주보고 서 있다.
씬17. 승하 사무실 (오후)
광두 : (반팀장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놀라서)...나석진씨 변론을 맡았다구요?
반 : (F) 너도 모르는 얘기야?
광두 : (어리둥절해서)...처음 듣는 얘깁니다. 자초지종이 어떻게 된 건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끊고..도무지 무슨 영문인지 모르겠는데 다시 전화벨이 울린다. 받으며) 네.
김형사 : (F) 나야.
광두 : (기다리던 전화였는지 반색하며) 어.
<화면분할>
김형사 : (거리 한곳) 저번에 부탁했던 가출청소년 명단 조금 있다가 팩스로 보낼게.
광두 : 그래, 고마워.
씬18. 강력5팀 안 (오후)
반 : 48시간이내에 새로운 증거를 확보하지 않으면 붙잡아 둘 수도 없어.
민재 : 그렇긴하지만 오승하변호사 말에도 일리가 있어요.
반 : 무슨 말인지 알아. 하지만 나석진이 견종철에게 폭행을 교사했을 거야.
그 와중에 견종철이 김순기를 살해했을 가능성도 높아.
재민 : 그걸 입증하려면 어떻게든 붙잡아 두고 진술을 받아야 하는데.
반 : (O.L.) 그러니까 다른 증거를 찾아야 돼!
민재 : 저기 나석진 핸드폰 통화내역에요.
(오수 들어오는 위로) 피해자 사망추정시간인 11시 2분경에 최나희란 여자가
오수 : (뜨악해서 보는)..!!
민재 : 전화를 했더라구요.
오수 : (O.L.) 이름이 뭐라구?
민재 : 최나희. 아는 여자야?
오수 : (이해할 수가 없는 얼굴로)...
씬19. 희수 사무실 (오후)
희수,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사무실로 들어온 나희를 맞는다.
희수 : 병원에선 뭐래?
나희 : 인공수정을 한 번 더 시도해 보면 어떻겠냐구요.
희수 : ..그래. 당신이 원하는 대로 결정해. 난 당신이 좋은 게 좋으니까.
나희 : ..생각해 볼게요. (부러 대수롭지 않다는 듯) 근데 나비서님은 어디 갔나 봐요. 자리에 없던데.
희수 : (눈빛이 날카로워지지만 목소리는 동요 없이) 나비서가 순기 살해혐의로 체포됐어.
나희 : (순간 너무 놀라서 굳어진다)...!!
희수 : (아내를 조용히 바라본다)
나희 : (애써 진정시키려 하지만 진정이 안 되는)..그..그럴 리가 없어요.
나비서님은 그럴 사람이 아닌 거 당신도 알잖아요.
희수 : ...그럴 사람이 따로 있는 건 아니야.
나희 : (굳은 채 본다)
희수 : 평상시에는 모두가 착한 사람이지. 하지만 어떤 순간이 오면 갑자기 돌변하는 게 인간이야.
그래서 인간이 무서운 거구.
나희, 남편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들려서 보는데 나희의 핸드폰이 울린다.
희수 : (담담하게) 전화 받아.
나희 : ..네. (허둥지둥 가방에서 핸드폰을 찾는 손길이 떨리고 있다)
희수 : (차가운 눈빛으로 아내의 손을 주시한다)..
나희 : (찾아서 받으며)..여보세요.
오수 : (F) 형수님, 접니다.
나희 : (철렁하는 기분으로)..네, 도련님.
희수 : (보는)
씬20. 강력5팀 복도 (오후)
오수 : (불안하게 서성거리며 통화를 하고 있다) 석진이 얘기 들으셨어요?
그럼 용건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사건이 일어난 날 석진이하고 11시경에 통화하신 기록이 있던데.
씬21. 희수 사무실 (오후)
나희 : (심장이 철렁 내려앉는 기분으로 본능적으로 희수를 본다)
희수 : (담담한 표정이지만 차가운 눈빛으로 보는)
오수 : (F) 통화를 하신 이유가 뭔지 알고 싶어서 전화 드렸어요.
나희 : (당황해서) 그건...희수씨가 묵고 있는 제주도 호텔이 어딘지..알고 싶어서요.
오수 : (F) 형이 그날 제주도에 간 모양이죠?
나희 : ..네에. 근데 나비서님이 정말 살인혐의를 받고 있는 건가요?
그 분은 절대 그런 무서운 일을 할 분이 아니에요, 도련님.
희수 : (석진을 걱정하는 아내의 모습에 눈빛에 질투심이 인다)
오수 : (F) 저도 압니다. 하지만 모든 정황이 불리해요. 알리바이도 없구요.
나희 : (굳어지며)...알리바이요?
오수 : (F) 자세한 얘긴 드릴 수가 없습니다. 끊을 게요.
나희 : (넋이 나간 채로 전화를 끊는데)
희수 : 오수 전화야?
나희 : ...네.
희수 : 당신한테 석진이 일을 왜 물어?
나희 : (애써 미소로)..당신이 묵는 호텔이 궁금해서..그날 밤에 나비서님한테 전화를 했거든요.
희수 : (싸늘한 눈빛, 담담한 어투) 내가 묵는 호텔이야 항상 정해져 있잖아?
나희 : (당황해서 허둥대며) 그러게요. 내가 요즘 정신이 좀 없나봐요. 저기 잠깐 화장실에 다녀올게요.
(희수의 대답을 듣기도 전에 허둥대며 일어나 나간다)
희수 : (차갑게 바라본다)
씬22. 호텔 화장실 안 (오후)
뛰어 들어오듯 안으로 들어오는 나희, 극도로 불안하고 괴로운 심정으로 어쩔 줄 모르고 서서...
씬23. 승하 사무실 (오후)
광두, 팩스로 받은 가출청소년 명단을 보고 있다.
어느 순간, 무언가를 확인한 듯 순간 흠칫했다가 다시 확인하려는 듯 명단을 다시 들여다본다.
굳어지는 광두..명단 속에 오승하라는 이름에 시선이 박혀있다.
신고자는 오승희가 아닌 조경숙이라는 낯선 이름이다.
광두 : (혼란스러운 기분으로)...이게 어떻게 된 거야?...동명이인인가?
씬24. 도서관 앞 한 곳 (오후)
자신도 모르게 이곳까지 이끌리듯 온 승하, 더 이상 가지 못한 채 망설이듯 서 있다.
<플래시 컷-17회 씬66>
승하 : (자신도 모르게 이끌리듯 해인을 당겨 끌어안는다)
해인 ; (놀라 굳어진 채)..
승하, 자신의 행동에 당황스러운 듯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리고는 결국 발길을 돌리는데
해인이 자신을 바라보고 서 있다.
승하 : (철렁하듯 멈춰 선다)
해인 : (슬픈 눈빛이지만 미소를 지어 보인다)
승하 : (어떻게 해야 할 지 당황스럽게 보는데)
해인 : (승하를 향해 다가와 선다. 평소와 다름없이) 나 만나러 온 거 아니에요?
승하 : (당황스럽게)..그냥 지나다가...
해인 : (가만히 보는)
승하 : (쑥스러운 기분으로)..어제 놀라게 해서 미안합니다. (하는데)
해인 : (대뜸 승하의 손을 잡는다)
승하 : (놀라서 본다)..!
해인 : (손을 잡아서 이끌며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말로만 미안하다고 하지 말고
미안한 마음을 보여줘야죠. 밥을 사든 영화를 보여주든 보이는 걸로 표현하세요.
승하 : (당황스러워서 보는데)
해인 : (평소보다 오히려 밝게) 뭐부터 할까요? 날씨도 좋은데 해바라기부터 하는 게 좋겠다. 괜찮죠?
승하 : (얼떨떨한 기분으로 말문이 막혀서)
해인 : (혼잣말하듯) 오랜만에 땡땡이치니까 진짜 기분 좋다.
승하, 해인과 맞잡은 손을 어색하면서도 설레는 기분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해인의 옆모습을 본다.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는 승하, 해인과 잡은 손을 꼬옥 잡아 쥐고는 앞을 본다.
씬25. 몽타주 (오후)
<공원>
해인과 승하가 산책하기 좋은 공원길을 걷고 있다.
해인은 밝은 표정으로 수다쟁이 소녀처럼 무언가 얘기하고
승하는 간간히 웃음을 지으며 해인의 애기를 듣는다.
그러다 자전거가 해인의 옆을 지나가자 승하가 해인의 어깨를 감싸 안아 한쪽으로 이끈다.
그렇게 해 놓고 스스로 어색한 듯 해인의 어깨를 감싼 손을 푸는 승하에게 해인은 미소를 지어 보인다.
승하, 해인의 미소에 어색하면서 소년 같은 풋풋한 미소를 짓는다.
<카페>
해인과 승하가 커다란 팥빙수를 앞에 놓고 먹고 있다.
해인은 여전히 밝은 얼굴로 무언가 얘기하고 승하는 미소를 띠고 해인을 바라본다.
그러다 해인이 재미난 얘기라도 했는지 승하가 평소에 보지 못했던 환한 웃음을 짓는다.
해인, 그런 승하 모습에 미소를 지어 보인다.
하지만 승하의 시선이 비켜간 뒤엔 해인의 얼굴엔 미소대신 슬픔이 자리한다.
씬26. 해인의 집 앞 (밤)
승하와 해인이 걸어온다.
해인은 여전히 밝은 얼굴로 얘기하고 있고 승하는 한결 밝아진 얼굴이다.
해인 : 지금 생각해보면 어렸을 때 전 지루하고 이상한 아이었던 것 같애요.
승하 : (보면)
해인 : 맨날 혼자 틀어박혀서 책을 읽거나 그림을 그리고 그게 아니면 화초랑 중얼중얼 떠들고.
승하 : 화초랑 대화도 합니까?
해인 : 그럼요. 제가 초능력자거든요.
승하 :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해인 : 거짓말 아닌데. 암튼 다른 애들이 보기엔 좀 이상한 애였는데
중학교에 입학을 했는데 제 짝꿍이 어느 날 그러는 거예요. 너 외계인이지?
승하 : 외계인이요?
해인 : 네에. 그래서 맞아. 난 외계인이야 그랬더니 걔가 뭐랬는지 아세요?
승하 : 뭐랬는데요?
해인 : 그럴 줄 알았어. 나도 외계인이거든. 그러니까 우리 친하게 지내자.
그래서 첫 번째 친구가 생겼어요. 그 아이가 주희거든요.
승하 : (주억인다)
해인 : (집 앞에 멈춰서며) 근데 친구가 생기니까 곧바로 지구인이 돼 버렸어요.
난 외계인이 아니라 친구가 없던 외톨이었다는 걸 그때야 알았어요.
승하 : (조용히 보는)
해인 : (잔잔한 미소로 보며) 오늘 변호사님 덕분에 오랜만에 너무 많이 떠들고 많이 웃고...즐거웠어요.
승하 : ...나도..즐거웠습니다.
해인 : (미소를 짓고는 있지만 복잡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승하 : ...들어가요.
해인 :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본다)
승하 : ...나한테 뭐 할 말 있어요?
해인 : ...아뇨. 조심해서 가세요. (들어간다)
해인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승하의 입가에 잔잔한 미소가 담긴다.
해인이 문안으로 사라지고 나자 그제야 발길을 돌리는 승하.
씬27. 해인의 방 (밤)
해인모, 들어와서 보면 어두운 방안에 해인이 옷도 갈아입지 않은 채 침대에 우두커니 앉아있다.
걱정스러운 얼굴로 불을 켜고 해인에게 다가가는 해인모, 살피듯 해인을 보는데 해인이 울고 있다.
해인모 : (놀라서 옆에 앉아 해인의 손을 잡는다)
해인 : (해인모를 돌아보는데 눈물이 흐르고 있다)
해인모 : (철렁해서, 수화) 왜 그래? 무슨 일이야, 해인아?
해인,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우는 눈으로 고개를 가로젓고는
해인모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소리 없이 운다.
해인모, 걱정스러운 얼굴로 해인을 안아준다..
씬28. 승하의 거실 (밤)
막 돌아온 승하, 넥타이를 풀다가 손을 멈춘다.
해인과의 하루를 떠올리듯 입가에 따뜻한 미소가 잡힌다.
해인으로 인해 아주 오랜만에 행복한 기분을 느꼈던 승하다.
씬29. 승하 사무실 (늦은 밤)
혼자 남아 생각에 잠겨 서성이고 있는 광두.
<플래시 컷>
승하 : (담담하게) 제가 조동섭씨 사건을 맡은 게 우연이었을까요? (6회 씬60)
승하 : 내가 만약 정태성이라면..나 역시 강형사를 용서할 수 없을 것 같거든요. (17회 씬64)
걸음을 멈추고 선 광두, 무서운 확신에 사로잡히듯 굳은 채...
씬30. 동현의 서재 (늦은 밤)
동현과 희수.
동현 : (굳은 표정으로) 석진인 살해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단 얘기지?
희수 : ...네. 하지만 체포영장이 나왔다는 건 증거가 있다는 얘기라서.
동현 : 아니야. 석진인 그런 일을 할 만한 사람이 못돼. 성기자가 말한 다른 한 사람..그 놈일 거야.
희수 : (살피듯 보며) 다른..한 사람이라뇨?
동현 : (대답대신) 어쨌든 석진인 신의가 있는 놈이니까 니 이름은 입밖에 내진 않을 거다.
희수 : 전 구체적인 방법까지 지시하진 않았습니다.
동현 : (나무라듯) 그래서 너한텐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거야?
희수 : ...그게 아니라.
동현 : (O.L.) 자기가 부리는 사람에 대한 책임을 질 줄 알아야 그 자리에 앉아있을 자격이 있는 거야!
희수 : ....
동현 : 필요하다면 뭐든 석진이한테 해 줄 수 있는 건 전부 다 해.
희수 : ..알겠습니다.
씬31. 지하철 보관함 (밤)
보관함이 열리고 빨간 봉투를 꺼내가는 영철의 검은가죽 장갑을 낀 손. 그리고 드러나는 영철의 얼굴.
영철, 주위를 의식하듯 살피며 봉투를 가방에 넣는다.
늦은 시간이라 사람이 없다.
씬32. 지하철 근처 거리 (밤)
영철 : (중얼거리며 걸어온다)..거의 끝나가고 있어...끝나가고 있어, 태훈아.
(입가에 기묘한 미소가 잡힌다)
씬33. 강력5팀 (아침)
오수 앞으로 민재가 사진 한 장을 내민다.
민재 : 김순기씨 가방에 있던 사진이야.
오수 : (받아서 보면, 나희와 희수가 오수의 집 앞에서 나오다 찍힌 사진이다. 뜨악해서)
이 사진을 순기가 갖고 있었다구?
민재 : ..어. 더 중요한 건 사진이 빨간 봉투에 들어있었어.
오수 : (확 굳어지더니 다시 사진을 들여다본다)
<플래시 컷-11회 씬53>
순기 : (빙글거리며) 그냥 남자랑 여자랑 찍은 사진.
오수 : (O.L.) 그 사진 지금 어딨어?
순기 : 버렸어.
오수 : (의문에 싸인 채..서둘러 민재에게) 석진일 진술실로 좀 불러줘.
씬34. 진술 녹화실 안 (아침)
석진 : (오수가 내민 사진을 보고 긴장해서 본다)
오수 : (의문에 싸인 채) 순기가 왜 이 사진을 받았으면서도 나한테 감추려고 했는지....
그 이유를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어. 너 혹시..짐작 가는 거 없어?
석진 : (당황한 채로 본다)
오수 : 순기가 첫 번째 받았던 사진은 너하고 여자친구랑 함께 찍은 사진이었어.
그리고 두 번째 받은 게 이 사진이구.
석진 : (괴로운 심정으로 본다)
오수 : 두 사진을 순기한테 보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해?
석진 : (말할 수도 없는 답답한 심정으로)...나도..몰라.
오수 : (석진의 태도가 아무래도 수상하다) 넌 뭔가 숨기고 있어. 그렇지?
석진 : (고통스러운 심정으로 본다)
오수 : (다구치 듯) 그게 뭐야? 너하고 순기가 감추고 있던 비밀이 도대체 뭐야?
석진 : (시선 피하면서) 없다고 몇 번을 말해야 돼.
오수 : 석진아?
석진 : (버럭 목소리를 높이며 O.L.) 없어! 없다구! 비밀 같은 건 없다고 했잖아!
(제정신이 아닌 듯) 모든 건 전부 너 때문에 벌어진 일이야.
오수 : (순간 굳어서 본다)
석진 : (괴로운 심정으로) 태훈이 일만 아니었다면...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어.
(두 손에 고개를 묻고 비참한 심정으로) 그때 그 일만 아니었다면..
..우리한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거야.
오수 : (창백한 얼굴로 말문이 막힌 채)...
씬35. 희수 사무실 (낮)
평소와 다름없는 담담한 표정으로 서류를 보고 있는 희수 앞으로 비서가 택배상자를 들고 온다.
비서 : 사장님 앞으로 택배가 왔습니다.
희수 : (순간 긴장했다가 손을 내밀어 택배상자를 받는다)
비서 : (건네주고 나가고)
희수, 택배상자를 풀어본다. 빨간 봉투가 두 장 들어있다.
굳어지는 희수, 조금 큰 봉투를 먼저 집어서 열어보면
석진이 순기에게 전했던 홍콩행 비행기 표와 돈 봉투가 들어있다.
희수,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당황스런 심정으로 다른 봉투를 열어본다.
그 안에 들어있는 사진 한 장.
7시 비행기를 타기위해 출국장으로 들어가는 희수의 모습이 찍힌 사진이다. (17회 씬28)
창백해지는 희수, 서둘러 책상서랍을 열어 그 전에 받았던 빨간 봉투 하나를 꺼내든다.
그 안에서 사진을 꺼내서 본다.
오피스텔 앞에서 나희와 석진이 포옹하고 있는 사진이다. 두 봉투가 똑같다.
희수, 진땀이 나고 숨이 막히는 듯 넥타이를 느슨하게 푸는데 노크소리가 들린다.
희수, 당황스럽게 봉투를 서랍에 넣고 택배상자를 책상 밑으로 내려놓는 다.
그 순간, 승하가 들어온다.
희수 : (풀어진 넥타이, 창백하고 진땀이 흐르는 얼굴로 승하를 보며)..아..
(당황스레 자리에서 일어나며)...앉으세요.
승하 : (날카로운 눈빛으로 희수를 보며)..네.
씬36. 요양원 병실 (낮)
창가에 놓인 탐스럽게 담긴 장미화환을 손으로 느끼고 향기를 맡고 있는 승희.
유간호사가 화환을 전달했는지 옆에 서서 보며.
유간 : 한 번도 빠트리지 않고 꽃을 보내는 거 보면 동생분이 참 다정하신 것 같애요.
승희 : (미소를 짓는데)
(E) : 노크.
승희 : (문 쪽을 본다)
광두 : (조심스레 문을 열고 들어온다)...오승희씨 병실이 맞습니까?
승희 : ...누구시죠?
광두 : (유간호사를 보면 간호사 눈치 빠르게 자리를 비켜준다)
승희 : ..누구세요?
광두 : (복잡한 심정으로) 차광두라고 합니다. 오승하변호사님 사무실의 사무장으로 있어요.
승희 : (순간 걱정 어린) 승하한테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건가요?
광두 : ...아닙니다. 제가 여기 온 건 변호사님은 모르는 일입니다.
승희 : (불길한 예감으로 긴장하는)
광두 : 불쑥 찾아와서 이런 얘길 꺼내는 게 실례인 줄은 압니다만
누구보다도 오승희씨와 얘길 해야 할 것 같아서 찾아왔습니다.
승희 : ...말씀하세요.
광두 : (말을 꺼내기가 힘들다) 오래전에 가출신고가 돼 있던 오승하란 소년이
오변호사님이란 걸 확인하게 됐습니다.
승희 : ....
광두 : 가출신고를 한 사람이 오승희씨가 아니라 고아원원장님이시더군요.
승희 : ...승하하고 제가 어렸을 때 지냈던 곳이에요.
광두 : 알고 있습니다.
승희 : 원장님이 아마 제 얘길 듣고 걱정이 되셔서 신고를 하신 것 같은데 승하는 가출한 게 아니었어요.
근데 그 얘길 왜 물으시는 거죠?
광두 : ...같은 시기에 교통사고로 사망한 정태성이란 소년을 찾기 위해섭니다.
승희 : (마음을 다져먹듯 단단한 표정으로)...그게 우리 승하하고 무슨 상관있죠?
광두 : 얼마 전 오승희씨가 음악이 든 USB칩을 택배로 받았다고 들었습니다.
승희 : ..그런데요?
광두 : 그 안엔 음악이 아니라 다른 진실이 들어있었을 겁니다.
승희 : (주먹을 꽉 쥔 채 단단한 표정) 이해할 수 없는 말씀을 하시네요.
광두 : ...나 역시 내가 생각하는 것이 틀렸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승희 : (단호하게) 그 안엔 음악이 들어있었어요. 그뿐이에요.
광두 : (복잡한 심정으로 본다)
승희 : 말씀 끝나셨으면 그만 돌아가 주세요. (돌아선다)
광두 : ....정태성은 너무 가엾은 아이었습니다.
승희 : (굳게 입을 다물고 등을 보고 서 있다)
광두 : ...가난하고 가진 게 없어서 억울하게 죽은 형을 비참하게 보내야 했고
어머니마저 그 일로 잃어야 했어요.
승희 : (물기가 어린다. 입 꽉 다물고 서서)....
광두 : 그 아이가 얼마나 아프고 힘들었을지..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짐작할 수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세상 어느 누구도 그 아이의 상처와 고통에 신경 쓰지 않았어요. 나 역시 그랬구요.
승희 : ...
광두 : ...난 세상에 대한 복수를 선택한 그 아이를...그 사람을 탓할 자격이 없습니다.
승희 : (복수란 말에 흠칫 굳어진다)
광두 : 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나아가고 있는 그 사람을 지금이라도 막고 싶습니다...
만약 : 무언가 진실을 알고 계신다면..그 사람을 막아 주십시오.
승희 : (주먹을 쥔 손이 떨리고 있다)
광두 : ...그 부탁을 하러 온 겁니다.
승희 : (굳어선 채)
광두 : (아프게 보다가 돌아서서 나간다)
승희 : (그제야 창백한 얼굴로 휘청하듯 창가 난간을 짚고 선다)
씬37. 희수 사무실 (낮)
창백하고 긴장된 표정으로 생각이 다른 곳에 가 있는 희수와
그런 희수의 심정을 꿰뚫어보는 듯한 시선으로 얘기하고 있는 승하.
승하 : 나석진씨가 폭행교사혐의를 인정하는 건 살인혐의에서 벗어난 뒤에 할 생각입니다.
희수 : (침착하려 애쓰며) 살해혐의를 벗을 가능성은 있는 겁니까?
나비서한테 불리한 증거가 많다고 들었는데.
승하 : 김순기씨를 살해한 진범은 따로 있습니다.
희수 : (순간 굳어지며) 그걸 어떻게 확신합니까?
승하 : (냉정한 눈빛으로) 김순기씨가 살해되던 시간에 나석진씨는 다른 사람과 함께 있었습니다.
희수 : (굳어지며)...그게 누군지도 말했습니까?
승하 :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그건 의뢰인과 나와의 약속이라서 말씀드릴 수가 없습니다.
희수 : (흔들리듯 보는)..
승하 : 더 이상의 증거가 나오지 않으면 나석진씬 48시간 내에 풀려나게 될 겁니다.
그리고 나석진씨가 살인혐의를 벗을 수 있도록 증거와 증인을 확보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겁니다.
희수 : ..물론 그러셔야죠.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이 문제가 호텔로 번지는 일을 막는 겁니다.
그래서 오변호사님께 변론을 맡긴 거구요.
승하 : 내가 맡은 건 나석진씨 사건이지 호텔일이 아닙니다.
희수 : 오변호사님은 우리호텔 고문변호사 자격으로 간 겁니다.
승하 : 이 문젠 호텔일이 아니라 나석진씨 개인에 관한 문젭니다.
만약 호텔과 관계가 있다면 폭행교사를 지시한 건 강사장님이라는 얘기가 되구요.
희수 : (굳어지며) 불쾌한 말을 하는 군요.
승하 : 불쾌하셨다면 죄송합니다.
희수 : 석진인 우리호텔 직원이고 호텔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을 염려한 겁니다.
승하 : 그렇다면 더더욱 나석진씨의 혐의를 벗겨야죠. 안 그렇습니까?
희수 : (말문이 막혀서 보다가..이내)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오변호사님은 우리 호텔 상황에 대한 이해가 많이 부족하신 것 같습니다.
승하 :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희수 : 필요하시다면 호텔사정에 정통하신 다른 변호사와 함께 작업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승하 : 호의는 고맙지만 사양하겠습니다.
희수 : (뭔가 걸리듯 본다)
승하 : (예의 그 무표정한 얼굴로 보는)..
씬38. 강력5팀 (낮)
반팀장, 초조하게 서성거리고 있는데 문이 열리는 소리에 돌아보면
까칠하지만 결심이 선 듯 담담한 표정의 대필이 들어선다.
반 : (놀라서 보면)
대필 : ...할 말이 있어서 왔습니다.
반 : (다급하게) 앉으시죠.
대필 : 강형사를 만나게 해 주십시오. 강형사에게 얘기하겠습니다.
씬39. 희수 사무실 비서실 (낮)
승하가 밖으로 나오는데 민재와 재민이 여비서를 따라 안으로 들어선다.
민재 : (승하를 보고 고개 인사를 한다)
승하 : (담담한 표정으로 인사를 받고는 문으로 나가는데)
민재 : (여비서에게 석진의 책상을 가리키며) 나석진씨가 자리가 저깁니까?
승하 : (싸늘한 눈빛으로 밖으로 나간다)
비서 : (당황스런 얼굴로)..네에.
민재 : 고맙습니다.
민재와 재민, 서둘러 석진의 책상으로 가서 서랍을 열어 뒤지기 시작한다.
여비서는 서둘러 희수사무실을 노크하고 보고하기 위해 안으로 들어간다.
씬40. 희수 사무실 (낮)
희수, 긴장되고 굳은 표정으로 창밖을 보고 있는데 비서가 들어온다.
비서 : (당황해서) 사장님, 경찰들이 수색영장을 갖고 왔습니다.
희수 : (담담하게)...그 사람들은 자기 일을 하는 거니까 최대한 협조해 줘.
비서 : ...알겠습니다. (나가고)
희수 : (입가에 싸늘한 미소가 지어진다)
씬41. 희수 사무실 비서실 (낮)
민재와 재민은 책상 서랍을 계속 뒤지며 물건들을 살피고 있고
여비서는 나와서 불안하게 보고 있다.
민재 : (열쇠 하나를 찾아들어 본다. 번호가 쓰여 있는 사물함 열쇠다)...이거 무슨 열쇠지?
재민 : (들여다보며)...사물함 열쇠 같은데요?
민재 : (여비서에게) 호텔 안에 개인사물함 같은 게 있나요?
씬42. 진술 녹화실 앞 (낮)
과장과 반팀장.
반 : 강형사가 정직인 상태인 건 알지만 황대필은 강형사한테만 진술한다고 고집하고 있습니다.
과장 : (난감한데)
오수 : (급하게 뛰어온다)
반 : 어. (과장을 보면)
과장 : (어쩔 수 없다는 듯) 들어가.
오수 : 네. (안으로 들어간다)
씬43. 승하 사무실 비서실 (낮)
광두의 자리는 비어있고 여직원은 자리에 있다.
승하, 안으로 들어온다.
여직원 : (일어나서 인사한다)
승하 : (광두의 빈자리에 시선주며) 사무장님한테 연락 없었습니까?
여직원 : 집안 일이 있으셔서 출근 못하신다고 전화 왔었어요.
승하 : (걱정으로) 무슨 일이라고는 말씀 안하시구요?
여직원 : ..네.
승하 : ...알았어요. (안으로 들어간다)
씬44. 진술 녹화실 안 (낮)
오수, 황대필과 마주앉아있다.
진술 녹화실 유리문 안엔 반팀장과 과장이 진술을 듣고 있다.
대필 : (모든 걸 포기한 듯 초연한 태도로) 성준표에 대한 원망이 너무도 컸습니다.
매일매일 그 사람을 증오하면서 살았어요.
오수 : (마치 자신한테 하는 말처럼 괴로운 심정으로 듣고 있다)....
대필 : 3년 전부터 편지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그 편지를 받을 때마다 누군가 날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됐어요.
오수 : ....
대필 : 그러다 원한을 갚을 기회가 저한테 온 겁니다.
오수 : ...누군가 공중전화로 황대필씨한테 전화를 걸었다는 얘기군요.
대필 : ..네. 처음엔 성준표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기다려야 된다고 했어요.
오수 : ...선택이요?
대필 : ...네.
오수 : 그 다음엔요?
대필 : ...강형사님이 말씀하신대로 성준표의 위치를 알리는 전화가 계속 걸려왔습니다.
전 그 주위를 돌면서 대기하고 있었구요.
오수 : ...전화를 걸었던 사람..기억나는 특징 같은 건 없었습니까? (긴장하며)
목소리라던가..아니면 말을 더듬는다던가..
대필 : (이 사람 알고 있나 싶어 놀란 듯 오수를 보며)..말을 더듬었습니다.
오수 : (굳어지며) 혹시 그 사람 목소리..녹음 돼 있는 게 있습니까?
대필 : ...아뇨.
오수 : (실망하는)
씬45. 호텔 내 헬스클럽 탈의실 (낮)
헬스클럽 안 남자 탈의실 개인사물함 번호를 확인하며 걸어오는 민재와 재민.
석진의 책상 서랍에서 찾은 열쇠에 적힌 번호와 맞는 번호가 적힌 사물함 앞에 멈춰 선다.
열쇠의 번호와 사물함 번호를 확인하는 민재.
열쇠로 사물함을 열어 사물함 안을 들여다본다.
석진의 운동화와 스포츠 가방이 들어있다.
재민, 얼른 주머니에서 준비해온 수술용 장갑을 손에 끼고는 가방을 꺼내서 안의 물건들을 살핀다.
운동복과 수건, 간단한 세면도구들이 나오고 작은 병 하나가 있다.
민재 : 그거 뭐야?
재민 : (병을 들어서 살피면 안에 캡슐이 몇 알 들어있다)..무슨 약 같기도 하고.
재민, 병 안에서 캡슐 하나를 꺼내 캡슐을 벗겨서 손바닥에 쏟아보면 소금처럼 생긴 하얀 가루다.
민재 : (긴장해서 보며) 뭐지? 이거...혹시 청산염 아닐까?
재민 : (냄새를 맡아보고)..글쎄요...국과수에 긴급으로 의뢰하죠.
씬46. 승하사무실 (오후)
승하 : (보람과 전화를 하고 있다. 의아한) 결근이요?
보람 : (F) 네. 어머님이 문자주셨는데 해인이가 많이 아픈가 봐요.
승하 : (걱정으로)...알겠습니다. (끊고 해인에게 전화를 건다)
여자 : (E) 지금 저희 고객 핸드폰 전원이 꺼져있어.
승하 : (핸드폰을 끊고는 걱정가득해서 서둘러 밖으로 나간다)
씬47. 강력5팀 (오후)
오수 : (서두르며) 김영철 가택수색영장을 받아주십시오.
반 : 말을 더듬는다는 것만으론 영장을 받을 수 없어.
오수 : 그럼 황대필한테 전화를 걸었던 공중전화에서 지문을 모조리 찾겠습니다.
열 개든 백 개든 영철이 지문이 있는지 찾아내겠습니다.
반 : 다른 팀에 요청할 테니까 (하는데)
오수 : (O.L.) 제가 하겠습니다.
반 : 아직 정직상태야. 황대필이 자수를 해왔다고 해도 징계위원회에서 다시 복귀시킬지 여부를
판단한 뒤에 정식으로 움직일 수 있어. (하는데)
민재 : (재민과 함께 들어와 서둘러서) 나석진씨 개인 사물함에서
청산염캡슐로 추측되는 병을 찾았습니다.
오수 : (확 굳어져서) 그게 무슨 소리야?
재민 : (오수의 심정을 헤아리듯 눈치를 살피며) 국과수에서 결과가 나와 봐야 알겠지만
진짜 청산염이면 나석진이 진범이에요, 강선배님.
오수 : (창백해지는데)
반 : 국과수에 맡겼나?
민재 : ...네. 육안으론 식별이 안 되지만 느낌엔 청산염 가능성이 높은 것 같애요.
반 : (씁쓸한 채) 그게 맞다면 나석진 구속영장 신청할 수밖에 없어.
오수 : 다른 사람이 넣은 겁니다. (재민에게) 사물함에 CCTV 확인했어?
민재 : 탈의실이라 사생활보호 차원에서 CCTV는 설치하지 않았어.
오수 : (미치겠는)...
씬48. 희수 방 (밤)
나희, 창백한 얼굴로 안절부절 못하고 서성이고 있는데
문이 열리고 희수가 들어온다.
나희, 놀라서 희수를 본다.
희수 : 뭘 그렇게 놀래?
나희 : 아니에요. 언제 왔어요?
희수 : 지금. 저번에 말했던 여행말야. 다음 주에 출발할거니까 준비하고 있어.
나희 : ..여행이요?
희수 : 어. 프로방스에 있는 개인주택을 빌려놨어.
거기서 아무생각 없이 보름정도 푹 쉬다가 올 생각인데...괜찮지?
나희 : ...괜찮긴 하지만..지금 나비서님 일도 있고 여행을 가는 건 다음으로 미루는 게 좋을 것 같애요.
희수 : (차가운 눈빛으로) 나비서일은 당신이 걱정할 거 없어. 회사에서 알아서 하고 있으니까.
나희 : 하지만
희수 : (O.L.) 그 일은 나한테 맡기고 당신은 신경 쓰지 마.
어차피 나비서일은 하루 이틀 만에 끝날 일이 아니야. (나간다)
나희 : (미치겠는 심정으로 보는)...
씬49. 진술실 안 (밤)
석진 : (놀라 굳어서) 청산염캡슐?
오수 : (긴장한 채로) 그래. 국과수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구속영장이 나올 거야.
석진 : (휘청하는)
오수 : (미치겠는 심정으로 간곡하게) 니가 한 일이 아니란 거 알아.
그러니까 제발 숨기는 게 뭔지 말해줘.
석진 : (멍한 시선)...
오수 : 나하고 통화를 한 뒤에 어딜 간 거야?
그 시간에 어디서 누구와 있었는지 그것만 밝혀지면 혐의를 벗을 수 있어.
석진 : (울고 싶은 심정으로)...말할 수가 없어, 오수야.
오수 : 왜? 왜 말을 못해? 왜?
석진 : (물기어린 눈으로 머리를 가로저으며)...살인자가 되는 게...차라리 나아.
오수 : (버럭) 도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석진 : (절망스러운 얼굴에 눈물이 흐르며)..미안하다, 오수야...정말 미안해.
오수 :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말문이 막혀서 보는)
씬50. 강력5팀 (밤)
허둥대는 눈빛으로 급하게 문을 열고 들어오는 오수.
오수 : (들어오자마자 민재에게) 현장에 있던 손수건 있지?
민재 : ..어.
오수 : (다급한) 그거 어딨어?
씬51. 해인의 집 앞 (밤)
승하와 해인모.
해인모 : (걱정 가득한 얼굴로 수화) 아침부터 내내 아팠던 애가 말도 없이 나갔어요.
핸드폰도 꺼져있구요.
승하 : (걱정스러운)..제가 찾아보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들어가 계세요.
해인모 : (걱정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끄덕인다)
씬52. 성당 앞 (밤)
승하, 걱정 가득한 얼굴로 차에서 내려 급하게 성당을 향해 뛰어간다.
씬53. 성당 안 (밤)
승하, 문을 열고 들어와서 보면 한곳에 등을 보이고 기도하듯 앉아있는 해인의 모습이 보인다.
승하의 얼굴에 순간 안도의 빛이 감돈다.
천천히 해인에게 다가가는 승하.
해인은 미동도 없이 그대로 앉아있다.
승하 : (다가가서)...해인씨?
해인 : (조용히 돌아보는데 눈빛이 처연하다)
승하 : (그 눈빛에 순간 움찔하는 기분이 들며)...왜..여기 있어요?
해인 : (보는)...
승하 : (걱정을 담고) 아픈 사람이 말도 없이 나가면 어떡해요.
난..혹시 저번처럼 쓰러졌을까봐...(하다) 어머니가 걱정하고 계세요.
해인 : (조용히 일어나서 다가가 슬픈 미소로)...내가 왜 몰랐을까요.
승하 : (보면)
해인 : 나한테 우산을 주었던 오빠의 뒷모습이 변호사님과 너무 닮았다는 걸...왜 몰랐을까요?
승하 : (굳어서 본다)
해인 : 뒷모습이 너무 지쳐보였는데...너무 힘들어 보였는데.. 뒷모습에 진실이 있었는데..
그걸 왜 이제야 봤을까요.
승하 : (창백해져서)...
해인 : (그렁해지며)...누구보다도 당신이 제일 힘들 거라는 거 알아요.
고통스럽고 괴로우면서도 멈출 수 없는 당신이..가장 아플 거라는 거 알아요.
승하 : (얼어붙은 채 감정을 보이지 않으려는 듯 입을 꽉 다물고 있다)
해인 : ...하지만 나와야 해요. 아무리 괴롭고 힘들더라도 터널 속에서..어둠속에서 그만 나와야 해요.
있는 힘껏..최선을 다해서 걸어 나와야 해요.
승하 : (있는 힘껏 냉정을 유지하려 애쓰지만 흔들리는 눈빛으로)...무슨 말을 하는 겁니까?
해인 : ..내가 함께 있을 게요. 내가 옆에 있을 게요. 내가..정태성씨 옆에 있을 게요.
승하 : (휘청하는 심정으로 보는)
해인 : (손을 잡으려고 하는데)
승하 : (고통스러운 얼굴로 한 발 물러선다)
해인 : (아프게 본다)
승하 : (슬픈 눈으로 애써 참으며)...난...누구도...(아프게)..누구도 필요 없습니다.
해인 : (눈물이 흐른다)
승하 : (이를 악물듯 고통을 참으며) 그리고..해인씨가 보는 건..아무것도 증명할 수 없어요.
(아프게 보며) 12년 전에 그랬듯이..지금도 해인씬 아무것도..증명할 수 없습니다. (하고 돌아선다)
해인 : (가슴이 막힌 채 본다)
승하 : (이를 악물고 걸어간다)
해인 : (뛰어와서 승하를 뒤에서 끌어안는다)
승하 : (철렁하듯 굳어 선다)...!
해인 : (떨리는 목소리)...제발 멈춰요.
승하 : (서글픈 눈빛으로 고통을 참듯 눈을 감는다)
해인 : ...멈춰요, 제발.
승하 : (이를 악문다)
해인 : ...자신을 버려서는 안 돼요. 희망을 버리지 말아요.
승하 : (고통을 참듯 입을 꽉 다물고 해인의 손을 풀어낸다)
해인 : (그렁한 눈으로 승하의 등을 바라본다)
승하 : (등을 보이고 선 채로 고통스럽게) 난...희망 같은 건 믿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미 걸어온 길은...돌아보지 않습니다.
(하더니 뚜벅뚜벅 걸어 나간다. 하지만 주먹 쥔 승하의 손이 떨리고 있다)
해인 : (아프게 그 모습을 바라보고 서 있다)...
씬54. 성당 앞 (밤)
밖으로 휘청거리듯 걸어 나오는 승하, 다리가 꺾이듯 휘청하며 벽을 짚고 선다.
그제야 뒤를 돌아보는 승하의 눈에서 눈물이 흐른다.
너무도 고통스러운 듯 낮은 심음이 새어나오는 걸 막으려는 듯 입을 꽉 다문 채..그대로 서 있는 승하..
씬55. 성당 안 (밤)
승하가 걸어 나간 성당 문을 아프게 바라보고 서 있는 해인.
씬56. 달리는 차 안 (밤)
고통스러운 심정으로 이를 악 물고 운전을 하고 있는 승하, 도저히 견디기가 힘든 듯 차를 한쪽에 세운다.
그리곤 물기어린 눈으로 어찌할 바를 모르겠는데 시선을 둘 곳을 찾아 이리저리 헤맨다.
그러다 핸들에 머리를 묻은 채 괴로움을 참으려 애쓴다.
자신이야 말로 지옥문 앞에 서 있는 기분이다..
씬57. 해인의 집 앞 (밤)
오수, 서성이며 주희와 통화를 하고 있다.
오수 : 도서관에도 결근하고 핸드폰도 받질 않아요.
씬58. 타로카페 (밤)
주희 : 안 그래도 해인이 어머니한테 문자가 왔었어요.
해인이가 되게 많이 아팠던 모양인데 도대체 어딜 간 건지 모르겠네요.
씬59. 해인의 집 앞 (밤)
오수 : (걱정 가득해서) 해인씨한테 연락 오면 전화해주세요. 네에.
끊고 잔뜩 걱정이 서린 얼굴로 쉽게 떠나질 못하고 서성이다가 문득 시선이 한곳에 멈춘다.
해인이 평소와는 다르게 넋이 나간 듯 걸어오고 있다.
오수 : ...해인씨?
해인 : (고개를 들어본다. 눈에 물기가 어려 있다)
오수 : (철렁하는 심정으로 본다)
해인 : (애써 감정을 감추려 시선을 돌린다)
오수 : ...아파서 결근했단 얘기 듣고 걱정돼서 왔어요.
해인 : ..괜찮아요.
오수 : 얼굴이 많이 안 좋아요. 무슨..일 있는 겁니까?
해인 : (애써 미소를 지어보이며)..아뇨. 아무 일 없어요.
오수 : (아무래도 해인이 이상하다 싶다)...혹시. (하다 말을 멈추고) 아닙니다.
얼굴 봤으니까 그만 갈게요. 들어가서 쉬어요.
해인 : ...저기.
오수 : (보면)
해인 : (괴로운 심정이지만 애써 담담한 얼굴로) 친구분 돌아가신 현장에 증거품 같은 건 없었나요?
오수 : 범인이 일부러 놓고 간 손수간이 있었습니다. 사실은 그걸 해인씨한테 부탁하려고 했던 건데.
해인 : 갖고 오셨나요?
오수 : 차에요. 하지만 잔상을 보는 건..이제 큰 의미가 없을 것 같애요.
해인씨만 힘들고 또 범인 말대로 그 사람의 진술 말고는
(하다 자신도 튀어 나온 말에 당황해서 말을 멈춘다)
해인 : ...누군지..알고 계시는 건가요?
오수 : (굳어서 본다)
<플래시 컷-16회 씬32>
해인과 승하가 나란히 걸어오고 있다.
해인은 미소를 지으며 뭔가 얘기하고 있고 승하 역시 평소와는 다르게 편안해 보인다.
오수 : (표정 정리하며 애써 미소로)...아뇨.
단지 범인은 추측만을 남길 뿐 증거를 남기지 않는다는 얘길 한 겁니다.
해인 : (오수의 마음을 읽은 듯 슬픈 눈으로 보며)...강형사님도 참 좋은 분이세요.
오수 : (본다)
해인 : 그 손수건에서 잔상을 읽어볼게요.
오수 : (해인의 태도가 어딘지 마음에 걸려서 보는)..
해인 : 제가 보는 게 증거가 되진 않더라도...전 확인하고 싶어요.
오수 : (해인이 뭘 알고 있는 걸까..싶은 기분으로 바라본다)
씬60. 경찰서 유치장 안 (밤)
모든 걸 포기한 듯 절망에 빠진 눈으로 넋이 나가 있는 석진.
씬61. 해인의 집 앞 (밤)
멈춰진 오수의 차 안에 앉아있는 오수와 해인.
오수, 걱정스럽게 해인을 바라본다.
해인은 피 묻은 손수건을 넣은 비닐봉투를 앞에 놓고 바라보고 있다.
다른 때보다 훨씬 더 슬프고 두려운 눈빛으로 잔상을 보길 망설인다.
오수, 안타깝게 해인의 모습을 바라본다.
해인, 결심이 선 듯 슬픈 눈으로 천천히 손수건에 손을 올려놓고는 조용히 눈을 감는다.
<플래시 컷>
-얻어터진 순기의 얼굴을 닦아주는 희수의 손(16회 씬89)
-나희와 석진이 함께 찍은 불륜현장 사진등이 혼란스럽게 보여지고. (15회 씬42)
-순기 “사실을 알려드리려고 한 거예요” (16회 씬89)
-바닥으로 떨어지는 담배꽁초. 그리고 바닥으로 쿵 떨어지는 순기의 얼굴에서..(16회 씬91)
해인, 진땀이 서린 얼굴로 눈을 뜬다.
승하과 관련된 잔상이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안도가 눈빛에 감돈다.
해인 : (중얼거리듯)..달라요.
오수 : ? 다르다뇨?
해인 : (희망이 생기듯) 지금까지 봤던 잔상하고 달라요. 지옥문도 보관함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오수 : (혼란스럽게 보며) 그럼요?
해인 : ...친구 분이 몹시 폭행을 당한 것 같은 얼굴로 누군가한테 말을 했어요.
오수 : ..뭐라고 하던가요?
해인 : 사실을 알려드리려고 한 거예요..그렇게 말했어요.
오수 : 존칭을 썼단 얘기에요?
해인 : ..네. 그리고 사진이 보였어요.
오수 : (긴장해서) 사진이요?
해인 : 네. 남자하고 여자가 차 안에 있는 사진 같았어요. 두 사람이 포옹을 하고 있는 것 같았구요.
오수 : (무언가 보일 듯 말 듯 안개 속을 걷는 기분으로 보는)...
씬62. 도로 한 곳 (밤, 씬56과 동일 장소)
승하, 차를 세워놓고 밖에 나와 서서 차에 기댄 채 초점을 잃은 서글픈 눈으로 먼 곳을 바라보고 서 있다.
핸드폰이 울린다.
승하...천천히 핸드폰을 들어서 보면 강오수라고 찍혀있다.
승하 : (서늘해지는 얼굴로 받으며) 오승합니다.
씬63. 한강 둔치 (밤)
승하가 걸어오면 오수가 까칠한 얼굴에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먼 곳을 바라보고 서 있다.
걸음을 멈추고 오수를 바라보는 승하의 눈빛에도 혼란스러움이 어린다.
오수가 시선을 돌려 승하를 보자 승하의 표정이 다시 서늘해진다.
오수, 승하가 자신에게 다가오길 기다리고 있다.
승하 : (다가와 서더니)...이 시간에 무슨 일입니까?
오수 : (굳은 표정으로) 석진이 호텔 사물함에서 청산염캡슐이 발견됐습니다.
승하 : (예상하고 있었다는 듯 담담하게) 그래서요?
오수 : (복잡한 심정으로) 당신은 분명히 나하고 목적이 같다고 말했어요.
내가 협력하면 석진이 누명을 벗길 수 있다고도 했구요.
승하 : (복잡한 시선으로 본다)
오수 : (처참한 심정으로 이 악물듯) 내가 어떻게 협력하면...석진일 구할 수 있는 겁니까?
(감정을 참아내느라 핏발이 선 눈으로 주먹을 꽉 움켜 쥔 채)
내가 어떻게 해야 석진이 누명을 벗길 수 있는 겁니까.
승하 : (서글픈 눈빛으로) 오이디푸스의 의무를 다 하겠다는 얘깁니까?
오수 : (이 악물듯)...헛소리 집어치우고 방법만 말해요.
승하 : 강형사님이 파헤치는 진실이 당신의 심장을 찌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상관없겠어요?
오수 : (충혈 된 눈으로 똑바로 응시하며) 석진이만 구할 수 있다면..내 심장 같은 건 상관없어.
승하 : (서글픈 눈빛)...강형사님은 이미 살인자에 대한 모든 증거를 갖고 있습니다.
오수 : (혼란스럽게 보며) 무슨 소립니까?
승하 : 나석진씨의 핸드폰 통화내역 그리고 사진.
오수 : (여전히 혼란스러운)
승하 : 언젠가 나한테 말했었죠.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구.
오수 : 눈에 보이는 것조차 보지 못하는 것이 인간이라고 했었죠, 당신은.
승하 : 그랬죠.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눈에 보이는 증거로부터 시작하세요.
그리고 눈에 보이지 않는 진실은 거기서부터 찾으면 됩니다.
오수 : (굳어진 채 혼란스럽게 바라본다)
승하 : (서글픈 눈빛으로)...정말 궁금하군요. 당신이 진실을 알게 되면 과연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오수 : (무언가 무서운 것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은 기분으로 바라본다)
씬64. 강력5팀 복도 (늦은 밤)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불안하게 서성이고 있는 오수.
오수 : (중얼중얼) 통화내역과 사진..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
그러다 우뚝 멈춰 선다.
<플래시 컷-9회 씬27>
-순기 : 이 자식이 애인하고 찐하게 포옹하고 있는 사진이 왜 내 앞으로 오냐구.
-석진 : (오수 팔 잡으며) 변기에 넣어서 버렸어.
오수, 창백하게 굳어 서 있다. 그 위로.
나희 : (E) 희수씨가 묵고 있는 제주도 호텔이 어딘지..알고 싶어서요. (씬21)
오수, 그럴 리가 없다. 절대 그럴 리가 없다.
부인하는 듯 고개를 가로 젓는다.
<플래시 컷-씬49>
석진 : (물기어린 눈으로 머리를 가로저으며)...살인자가 되는 게...차라리 나아.
오수 : (버럭) 도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석진 : (절망스러운 얼굴에 눈물이 흐르며)..미안하다, 오수야...정말 미안해.
하얗게 머리가 비어가는 것처럼 싸늘하게 식어 서 있는 오수,
아니겠지..아닐 거야...부정하고 싶은 마음에서 서서히 확신으로 변해가고 있는 오수의 눈빛.
씬65. 승하의 거실 (늦은 밤)
승하, 처참한 심정으로 양주가 담긴 술잔을 들고 천천히 걸어온다.
술을 한 모금 마신다. 독한 술이 전혀 쓰지도 않다.
그러다 어느 순간 돌아보면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얼굴이 보인다.
거울 속 자신을 마치 타인을 바라보듯 바라보는 승하.
승하 : (자조 섞인 눈빛으로)...넌...어디까지 가야 만족할 거야....어디까지..
하다 흔들리는 자신의 마음을 참을 수 없는 듯 술잔의 술을 거울에 확 끼얹어버린다.
거울에 비친 승하의 얼굴이 흘러내린 술에 의해 그로테스크하게 일그러져 보인다.
씬66. 경찰서 유치장 (늦은 밤)
오수, 제정신이 아닌 듯 들어오더니 앉아있는 석진을 똑바로 보며.
오수 : (혼란스러운 눈빛으로 다짜고짜) 아니지? 설마..아니지 석진아?
석진 : (놀라서 본다)
오수 : 니가 그럴 리가 없어. 너하고 형수가 그럴 리가 없잖아. 그치?
석진 : (너무 놀라서 시체처럼 창백해진다)
오수 : 내가 미친놈이라고 말해. 아니라고 말해. 아니라고 말해, 어서!
석진 : (당황한 채로 시선 피하면서)....무슨..소릴 하는 거야? 아니야, 오수야. 아니야.
오수 : (석진의 눈빛에서 자신의 예상이 맞다는 것을 감지하곤 석진의 멱살을 잡아 쥐며)
내 눈 봐. 내 눈 똑바로 보고 얘기해.
석진 : (시선을 피하고 있다)
오수 : (버럭) 내 눈을 똑바로 보고 말하란 말야!
석진 : (눈에 물기가 어린채로 바라본다)
오수 : (충격과 절망으로 말을 잃고 본다)
석진 : (할 말을 잃기는 마찬가지다)...
오수 : (괴롭게 일그러지며 멱살 잡은 손을 풀고는 초점 잃은 눈으로 휘청하듯 뒤로 물러선다)
석진 : ...오수야. (하는데)
오수, 다시 달려들어 석진의 멱살을 잡아 벽에 밀어붙이더니 주먹을 쥐어 때릴 듯 본다.
석진, 어떤 것이든 감당하겠다는 듯 물기어린 눈으로 오수를 바라본다.
배신감에 찬 눈빛의 오수, 주먹 쥔 손이 부르르르 떨리더니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처참한 심정으로 손을 힘없이 내리고는 멱살을 푼다.
오수, 말문이 막힌 채 울고 싶은 심정으로 석진을 바라본다.
석진 역시 친구에 대한 미안함과 절망감으로 바라본다.
오수, 처참한 심정으로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간다.
고통스럽고 괴로운 심정으로 오수를 바라보는 석진.
씬67. 경찰서 현관 앞 (밤)
무작정 저벅저벅 밖으로 걸어 나오는 오수, 친구에 대한 배신감과 형과 형수, 가족에 대한 생각으로
온통 머릿속이 뒤죽박죽인 채 무작정 걸어 나온다.
그리곤 어디로 가야할 지 몰라서 이리저리 혼란스럽게 시선을 돌리다
결국...고통에 찬 눈으로 얼굴을 두 손에 묻는다.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