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가 바람에 흔들리면 가을은 이미 우리들 곁에 와있습니다.
새롭게 맞이하는 10월입니다.
10월 초하루에 안부 인사를 여쭙습니다.
늘 5시가 조금 지나서 목욕탕에서 아침을 엽니다.
머리감고 면도하고 냉탕에 온몸을 담구고 짜릿한 차가움을 느낍니다.
5일 동안 목욕탕의 내부수리로 운동을 하지 못했고 여주에서 정말 맛있는 돼지양념갈비 800g과 소주3병을 마셔서인지 2kg이나 늘어난 체중을 어찌해야 하나 헛웃음을 짓습니다.
헬스장에서 한 시간 남짓 운동을 하고 다시금 욕탕에서 샤워를 합니다.
사무실에 오면 스탠드에 아침신문을 펼쳐서 중요 기사를 훑어보고 이따금씩 인간극장을 봅니다.
민속무형문화재 전수자에 합격한 발달장애우 지원이를 지켜보면서 다시금 삶에 대한 의미와 강한 의지를 불태웁니다.
그런 장애우를 훌륭하게 키워준 부모들이 정말 대견하고 존경스럽습니다.
민요를 같이하는 동생인 15살 송연이의 그 구성진 창이며 어른스런 행동과 언니를 생각하는 마음이 정말 갸륵합니다.
건강한 가정이라는 울타리와 부모들의 역할이 자녀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얼마나 가능성을 키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장애우들을 위한 봉사활동을 하는 아빠의 자상한 행동과 모든 것을 뒷바라지하며 내조해 주는 엄마의 희생이 우리 모두에게 세상을 밝게 하고 희망을 전합니다.
이틀을 여주에서 보내고 9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은 부부모임을 하는 친구들의 3분기 모임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여주터미널에서 강남터미널로 상봉에서 가평으로 이동해서 모처럼만에 5쌍의 부부와 조우를 했습니다.
다들 건강한 모습이었고 다들 자신들의 일이 있어서인지 밝은 모습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남이섬을 구경했고 쾌청한 날씨만큼이나 상큼한 남이섬의 공기를 폐부 깊숙이 흡입했습니다.
저녁 식사도 함께하고 빨간딱지의 소주를 곁들이며 행복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돌아오는 기차에서 단톡방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만나서 참 반가웠습니다.
뵙고 나서 모두가 건강해서 감사했습니다.
우리 모두의 아내인 당신들은 아직도 너무나 아름다웠습니다.
또래의 어느 누구보다 손색없는 건강과 미소와 웃음이 있었습니다.
늘 떨어져 있어도 저는 친구들을 그리워했나 봅니다.
여주까지 와서 모처럼 친구들이 모이는 그 자리에 사랑하는 아내들과 손잡고 나서는 가을 나들이에 저도 동참하고 싶었습니다.
저도 모르게 그대들 곁으로 달려가고 있었습니다.
아직은 젊디젊은 우리가 그래도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음은 행복입니다.
그저 감사해야만해야 합니다.
그대들 곁에만 서면 아무런 근심 걱정이 없고 그저 지금보다 한참 더 어렸던 시절 우리가 함께한 날들을 꺼내어 다시금 보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한참 더 행복해야하고 함께 해야만 합니다.
다들 다독이며 건강을 지키며 자신의 자리에서 우리들을 지켜갑시다.
만나서 반갑고 감사했고 그 허물없는 마음들을 담아 열심히 뜀박질하며 다시 만나는 그 날까지 힘내어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9월은 추석이 있는 달이기도 했지만 조금은 분주한 달이었습니다.
이틀을 여주에서 외부회계감사에 대비한 회의가 있었고 주변을 둘러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어마어마한 규모의 신세계프리미엄아울렛과 새롭게 지어진 반려동물 테마파크를 차로 둘러보았습니다.
아울렛은 부지면적 463,000㎡(약 140,000여 평), 매장면적이 53,000㎡(약16,000여평)이고 270여개의 브랜드가 입점해 있다고 하니 그야말로 매머드 매장임에 틀림없습니다.
아울렛 근처에는 '사람과 동물이 공존하는 복합문화공간'을 목표로 한 반려동물 테마파크가 일부 신축되어 개관을 앞두고 있었습니다.
반려동물 테마파크는 반려동물로 발생하는 사회문제를 해소하고 관광 콘텐츠를 개발, 동물과 사람이 모두 행복한 복합문화공간을 만드는 사업입니다.
이곳도 165,000㎡(약5만여평)에 반려동물 문화센터, 반려동물 보호시설 등이 지어진다고 하고 캠핑장을 비롯해 반려동물 추모관도 지어진다고 하니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내려 한참 5층까지 신축중인 팔도한마당의 호텔과 본관을 바라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수많은 인파가 신세계아울렛과 반려동물테마파크를 이용하며 오가는 길목에 멋지게 위용을 과시하는 저 건물에 대한 유혹을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접근해 올까하는 은근한 기대가 희망을 불러오고 있습니다.
부동산중개업을 하면서 중앙일보 안장원기자의 ‘부동산노트’를 빼놓지 않고 읽고 있습니다.
대개가 수도권, 특히 서울을 중심으로 하는 뉴스라서 부산사람으로서 느끼는 강도는 덜하고 괴리감도 느끼지만 전반적인 부동산의 전망을 파악하기 위해서입니다.
신규 주택 공급은 수도권에 집중되고 있고 말도 안 되는 아파트 가격이 왠지 다른 나라 이야기 같기도 합니다.
농촌 지역에는 빈집이 많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작년에 고향 함양에 있는 허물어진 집터를 처분했습니다만 사람이 살지 않는 빈집이 많고 사람들의 숨결을 느끼지 못하는 집은 이내 허물어져 버립니다.
정부는 새 집 공급에만 치중하고 있어서 빈집에 대한 정책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 것 같습니다.
서울의 작년 빈집이 10만여채이고 전국은 150만여채를 넘어서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도 이미 빈집이 지난해 900만 채를 돌파했다고 합니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매입임대 가구 중에도 지난해 빈집이 5000채를 넘었다고 하는데 임대주택의 빈집이 늘어나는 이유는 좁은 면적과 열악한 환경, 품질에 대한 불만, 수요 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해서 발생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젠 빈집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책을 세워야 할 때입니다.
정부는 계획과 세제 지원 등의 정책을 마련하고, 민간 기업들은 빈집 활용 비즈니스 등에 나서야 합니다.
옛 동독 지역의 드레스덴이 통일 후 20%나 늘어난 ‘빈집 위기’를 산·학·연 협력으로 극복한 사례를 참고해 볼만합니다.
추석은 지났고 이제 음력 시월이면 시제나 묘사가 이어집니다.
성균관이 추석 차례상에 대해 차례 음식을 최대 9가지만 올리도록 간소화한 차례상 새 표준안을 발표했습니다.
추석 차례상은 송편과 나물, 구이, 김치, 과일, 술이 기본이고 육류와 생선, 떡 정도를 추가할 수 있다고 합니다.
차례 음식 가운데 며느리들이 힘들어 하는 전은 올리지 않아도 된다고 한니다. 이전에는 동그랑땡 생선전 녹두전 등은 기름 냄새 맡으며 온종일 부쳐야만 했습니다.
전 없는 차례상의 근거는 조선시대 예학 사상가인 김장생이 사계전서(沙溪全書)에서 ‘기름진 음식을 써서 제사 지내는 것은 예가 아니다’라고 쓴 데 있다고 합니다.
제사상 크기까지 가로 99cm, 세로 68cm로 정하고 유과나 전은 올리지 않도록 했습니다만 적당한 크기의 상이면 무방하리라 생각합니다.
이제라도 유교 전통문화를 새롭게 정립하려는 성균관의 노력을 폄훼만 할 필요는 없어야 합니다.
차례는 후손들의 정성이 담긴 의식인데 이로 인해 고통 받거나 가족 사이 불화가 초래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가족이 모여 정을 나누고 나의 뿌리를 되돌아보고 조상의 은덕을 기리는 것이 명절의 본질입니다.
고루한 형식에 매몰돼 가족끼리 다툼이 있어서는 안되며 서로 상종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이제는 바로 잡아야만 합니다.
가정에서는 남녀 구분 없이 함께 음식을 준비하고 불합리한 예법은 손질해 집안별로 가가례(家家禮·각 집안의 예법)를 만들어 실천하면 됩니다.
예법은 시대에 맞게 다시 쓰여야만 그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배추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습니다.
배추는 우리들에게 가장 친숙한 채소입니다.
김치로 먹는 방법이 대표적인데, 포기김치와 막김치, 백김치, 겉절이 등 다양합니다.
보쌈처럼 고기를 올려 쌈을 싸먹기도 하고, 찜요리로도 활용되고, 통째 전으로 부쳐 먹기도 합니다.
통계청 자료는 우리는 국민 한 사람당 2㎏짜리 배추 11포기가량을 소비한다고 합니다.
재배기간이 석 달가량으로 비교적 짧은 편이어서 손쉽게 경작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배추 재배면적과 생산량은 해마다 들쑥날쑥인가 봅니다.
소비에는 큰 변화가 없는데, 공급과 가격은 변화가 심한 품목 중 하나입니다.
배추값이 폭등해서배추 2.5㎏ 상품 한 통은 7,500원 정도로 일주일에 50% 뛰었고 서 너 달 전에 비해선 두 배 넘게 올랐다고 합니다.
수확철에 잦은 비와 태풍으로 작황이 부진해서인데 포장김치 제조사들은 평균 10%가량 가격을 올렸다고도 합니다.
배추는 뭐니뭐니해도 익은 김치, 즉 신김치가 최고입니다.
돼지고기를 좀 넣고 돼지김치찌게를 해도 좋고, 콩나물에 신김치를 넣어 끓인 신김치콩나물국을 정말 좋아합니다.
시고 쓴 맛을 즐기는 제 입맛이 조금은 특이한지 모르겠습니다.
남자들에게 빠지지 않는 자랑거리는 군대애기입니다.
저는 양평 5사단에서 대대에서 행정병으로 근무했습니다.
군번이 1248~이니 군대를 다녀온 분들은 그 때가 70년도 중반임을 짐작하실 겁니다.
당시 대대에는 사고뭉치들의 집합소였습니다.
그나마 행정병이라서 심한 자대 훈련은 받지 않았지만 매일 밤 자정이 넘게 부대를 이탈해서 술에 취해 들어오는 사수를 따뜻한 물로 발을 씻기고 침구를 준비하여 누인 후 사수가 잠들어야만 비로소 잠들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저녁에 불침번도 서야했기에 잠이 늘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양평에는 외로움을 달래주는 큰 은행나무가 있었습니다.
노란 단풍으로 아름다운 은행나무는 경기도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입니다.
무엇보다 규모에 있어서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가장 큰 몇 그루의 은행나무 가운데 한 그루인데 높이가 무려 42m에 이르고, 가슴 높이 줄기 둘레는 14m나 됩니다.
평균적인 아파트 14층 높이와 어른 8~10명이 둘러서야 겨우 나무 둘레에서 손을 맞잡을 수 있을 만큼 큰 나무입니다.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는 벼슬을 얻은 나무인데 세종 대에 ‘당상관’이라는 벼슬을 받은 나무입니다.
나무를 처음 찾아본 태종이 나무의 장대한 위용을 극찬했고, 세종 대에 이르러서는 선대 임금의 예찬을 받들어 나무에 특별한 벼슬을 내렸다고 합니다.
천년을 넘기고서도 여전히 생식 활동을 이어간다는 것도 놀랍습니다.
이 나무 한 그루에서 해마다 두 가마 정도의 은행을 갈무리한다고 합니다.
한창때에는 열두 가마 분량의 은행을 맺었다고 하는데 모질게 이어온 생명의 신비가 놀랍습니다.
여주에서 만났던 회계감사를 주관하는 삼지회계법인의 이회계사님도 양평분이어서 은행나무와 그 시절의 애기에 젊은 날들을 회상해 보기도 했습니다.
10월에는 또다시 시제(묘사,시사)가 시작됩니다.
음력으로 시월 초하루 함양에서의 함양박씨시조공을 시작으로 초정일에는 예천에서, 11월의 첫주 일요일은 또다시 함양에서 묘제가 있습니다.
20여년을 종사를 보면서 내가 집안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한 만큼이 아니라 그 1/10이라도 관심을 가져주길 다음 세대에 기대하지만 요즘 젊은 세대들의 사고방식은 오로지 자기 가정만을 생각하는 근시안적인 사고를 갖고 있어 안타깝습니다.
10월에도 자신의 자리에서 일상의 행복을 일구시는 나날 되시기 바랍니다.
물론 건강하셔야 합니다.
감사합니다.
임인년(2022년) 시월초하루에
세금나라 세무회계와부동산중개 사무소
박 동 환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