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부산 바로 위에 있는 양산시의 천성산으로 6시에 조기출발합니다.
기상청의 날씨예보로는 양산시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쭉~ 비소식입니다.
저는 서리산에서 우중산행의 재미를 느껴봤기에 사실 더 기대되는 산행이었지요.
그런데 감기에 걸리신 분들이 많아서인지 분당에서 13명이 탑승을 했네요.
신갈에서 소방차님 부부가 합류, 딱 15명을 맞췄답니다.
45인승 버스라서 빈좌석을 보니 좀 더 많은 분들이 오셨더라면 좋았을텐데 하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드네요.
5월 영동 천태산 산행에는 컨디션 조절 잘 하셔서 만차로 출발하기를 고대해봅니다.
오늘은 기사님이 바뀌셨네요. 옆집 아저씨같은 인상을 주는 수수한 분이십니다.
오늘 빗길이니 안전운전 부탁드려요!!
산행 시작부터 우산과 비옷을 차려입고 올라가야하는 제대로된 우중산행을 하게됐네요.
저는 이 와중에 봄가뭄을 해갈시켜주는 비한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답니다.
전국 팔도의 땅들이 나무들이 꽃들이 물고기들이 여태까지 네가 안 와서 얼마나 목탔겠냐?
올테면 왕창 와라. 저수지 텅텅 비워놨으니 꽉꽉 빗물로 채워주라고 빌고 있었답니다.
반가운 비(雨)님과 함께 산행하게 되어 영광입니다. ㅎㅎ
쭉쭉 뻗은 편백나무 숲을 걸으며 여름에 오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나무 아래서는 하얀 거품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무슨 벌레가 산다고 하네요.
찾아보니 꽁무니에서 거품이 나오는 매미처럼 생긴 벌레라네요. 일명 거품벌레!! ㅎㅎ
원효암으로 올라가는 길, 계곡에서 콸콸콸 물 흐르는 소리가 참 듣기 좋습니다.
후미에서 꽃사진 찍다가 올려다보면 일행이 안 보여서 깜짝 놀라기도 했답니다.
따라잡아야겠다고 속도를 낼라치면 안개가 사악 ~ 걷히며
10미터 바로 앞에 후미 일행을 보여줍니다. 산안개와 숨바꼭질 놀이를 했네요. ㅋㅋ
정말 길섶 좌우로 봄꽃들이 지천입니다.
제비꽃은 하얀색, 노란색, 진분홍색, 보라색... 완전 무지개 쑈를 보는 듯하고,
연두색에서 초록색으로 바뀌고 있는 나무들의 새싹이 참 곱기만합니다.
늘 보는 소나무 잎도, 불꽃모양으로 솟아나는 오리나무 잎도 그렇습니다.
소방차님께서 나무줄기가 하얗게 얼룩이 생긴 것을 보더니 <바둑이 나무>라고 즉석에서
이름을 붙여주십니다. 가지를 물에 담그면 푸르게 변한다는 물푸레나무랍니다.
나무껍질은 눈에 효험이 좋다고 하네요. (http://blog.daum.net/kimsy27/7615246 참고)
3년 전, 서리산과는 사뭇 다른 강력한 바람 탓에 점심식사를 하기 전까지 속으로
"바람아 멈추어다오"를 몇 번이나 외쳤는지 모릅니다.
비바람이 태풍을 방불케하면서 몇 번이나 우산을 뒤집어버립니다.
제 것도 우산대가 똑 부러져버렸답니다. ㅎㅎ 아직 정상을 밟지 않은 상태.
일단 바람이 덜 부는 곳에 자리를 잡고 점심상을 차렸습니다. 우중산행을 대비해서
비닐셀터 두 개를 들고 갔는데 만약 이게 없었더라면 쫄쫄 굶고 내려갈 뻔 했답니다.
악천후를 만났을 때도 우리를 지켜주는 비닐... 참 잘 샀다는 생각이 듭니다.
몇 번은 써먹었으니 본전은 이미 뽑고도 남았지요. 앞으로도 쭈욱 쓸 수 있구요.ㅎㅎㅎ
비닐 안에서도 귀청이 떨어지도록 비닐의 파다닥거리는 소리를 들어야했지만 이게 어딥니까?
천국이 따로없습니다. 다행히 소주&막걸리가 비에 쫄딱 젖은 몸을 땃땃하게 어루만져주네요.
옷이 젖으면서 체온이 조금씩 떨어짐을 느낍니다. 망가진 우산을 접고 1년 내내
가방 밑에 넣고다니는 1,000원짜리 싸구려 비옷을 입었는데 우와~~ 보온효과 짱이네요.
오늘은 비닐 덕을 많이 본 날입니다.
드디어 도착한 천성산 정상,
<스산한 산안개+등을 떠미는 바람+우산을 쓰나마나하게 만드는 비> 홈쇼핑에서 자주
나오는 악천후 3종세트가 단체 인증샷을 찍을까말까 고민하게 만듭니다.
카메라를 우산으로 받쳤는데 또 휙 뒤집어지더니 렌즈쪽으로 물이 들어왔습니다.
그래도 포기할 수 없는 정상 인증샷, 그나마 다행으로 제 등쪽에서 비바람이 불어
몸을 방패삼아 손바닥을 지붕삼아 렌즈를 보호하고 겨우 인증샷을 찍고 내려옵니다.
정말 아수라장같은 풍경이었지요.
순간, 한여름 소나기를 맞고 올라가 마실 물이 없어 목말랐던 북바위산 정상이 떠올랐습니다.
하산할 때 다시 만난 원효암, 잠시 회원들은 해우소에 들러 근심을 풀면서 잠시 쉬는데
코를 간질이는 꽃 ... 천리향을 만납니다. 향기가 천리까지 퍼진다고 하여 이름붙여진
꽃인데 몰래 작은 꽃송이 한두개를 따서 코에 갖다대봤더니 뻥이 아니네요.
정말 진한 향이 느껴졌습니다. 그때 함께 꽃향기 맡아보신 분들 제 말이 맞죠? (^..^)
홍룡사라는 절에 도착했습니다. 95% 하산을 완료한 셈이지요. 빗방울도 거의 잦아진 상태...
우리 앞에 신선들이 바둑 두던 곳처럼 멋드러진 폭포가 우중산행의 피로를 한방에 풀어줍니다.
누구나 기념사진을 찍고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폭포였어요. 정상에서도 개인인증샷을
찍지 않고 내려온 저도 한 장 찍어놓았답니다. 정말 최고의 선물입니다.
그런데...
소방차님 내외분은 벌써 버스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셨는지 폭포 인증샷을 못 찍으셨네요.
조박사님이 쥐가 나서 먼저 내려가신 것 같습니다. 함께 사진을 못 찍어 아쉽네요.
오늘 아마도 1년동안 맞을 비는 다 맞으셔서 몸에 무리가 왔을겁니다. 힘 내십쇼!!! (^&^)
산행 들머리에 도착하기 전에 예약해놓은 <아래각단>이라는 식당으로 찾아갔습니다.
정말 이놈의 비... 단비가 맞긴 한데 퉁퉁 부은 손가락 발가락, 삑삑 물범벅이 된
양말을 보면 고약한 비라고 해도 괜찮겠지요? ㅎㅎ
그래도 새옷으로 갈아입었더니 몸이 뽀송뽀송해져서 다행입니다.
음식점 직원들의 친절함에 반하고, 입에서 살살 녹는 삼겹살 맛에 또 반한 제대로 된
저녁식사였습니다. 모두 인정하시죠? 가격도 1인당 1만원의 착한 가격! 구웃~(Goooood)
비(非)주류가 모인 식탁에서 <생활의 달인> 한 명을 찾아냈습니다. 어찌나 돼지고기를
잘 굽고 잘 자르는지 이 분은 먹지도 않고 쉼없이 굽고 또 굽기만 하더라구요.
정말 여기서 알바하면 남들 임금의 2배는 받을 만큼 현란한 집게질,가위질 솜씨를
보여주었지요. ㅋㅋ 그게 바로 체리콕님입니다.
그 자리에 있던 7명이 증인이 되어 "당신을 삼겹살 굽기의 달인으로 인정합니다." ~~ㅎㅎ
돌아오는 길, 휴게소에 들렀을 때 이오남님께서 아이스크림 쏘셔서 잘 먹었어요. 감사합니다.
저랑 같이 사진 찍으시던 아우성님은 휴게소에서도 일어나지 않고 달콤한 잠을 주무시던데
아이스크림은 잘 드셨나요? 매송 고문님께서도 차를 안 가져온 기념으로 알콜섭취량이
오늘 비온 만큼은 되는 것 같습니다. 오랜만에 맘놓고 드셨으니 맘놓고 편히 주무세요.
사모님 감기 탓에 혼자 산행에 참석하신 솔매 회장님, 감기 기운이 있었는데도 저희를
잘 이끌어주신 풍천대장님, 아들이 밤에 아파서 올까말까 맘졸이고 애타는 마음인데도
무사히 산행을 마치신 짱구총무님, 대충 아무렇게나 찍어대는 사진이었는데 반셔터의
기술을 전수해주신 아우성님 감사합니다.
산사랑 가입이후 꾸준히 참석해주시는 산천해달님, 지난 달 시산제부터 나오신 장은희님도
감사합니다. 매월 셋째주는 산사랑과 함께해 주세요.
밤 10시 20분, 분당에 도착할 때까지 하늘에서는 비가 멈추지 않았답니다.
참 끈질긴 놈이죠? ㅎㅎ 그래도 저는 그놈을 좋아하렵니다.
다음 달이면 또 다른 꽃들을 피워주게 할 영양분이 되어주었으니까요!
다음 달, 푸르른 5월입니다. 그때 다시 뵙겠습니다. ^&^
첫댓글 많은 회원이 예약취소(당일)하는 일이있어 많이 아쉬운 산행이였습니다
산행기을 보면서 위로 합니다 다음엔 이정도의 예약취소할시는 우중산행을 전면취소하겠습니다
재정상어려움도있고 안전산행을 염려안할수없어 그렇습니다 이해 바랍니다~싹수님 수고하셨어요
버스없이 인근산행은 고려하겠습니다
우중산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었던 천성산, 아쉬운거라면 인원이 조금 부족했다는거... 무탈산행이었으니 다행입니다.
천성산 산행기를 읽으면서 저는 잔잔한 감동과 가슴이 뭉클함을 느낌니다. 회원님들의 서로서로 위하는 마음 씀씀이 때문 입니다.,
15명의 소 가족이 처음과 끝이 서로 위해 주면서 하는 모습이 아름답웠어요. 고맙습니다.사랑 합니다.
산사랑을 통해 또 하나의 가족을 만났지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_^
싹수님 산행기 잘 읽었습니다.
산행기 읽으니 새록 " 기억이 새롭네요!
사진찍으랴, 회원님들 챙기랴, 우리산악회 싹수님 없었으면 클날뻔 했죠?
싹수님 수고 많았습니다. 잘 읽었고요. 다음달 산행기도 기대하께요!!!!!!!!!!!!!!!!
무슨 말씀을요!! 제가 할수 있는 것이 제가 좋아하는 것이라 부담제로랍니다.
늘 산을 즐기자구요!!!^♥^
죄송합니다. 덩치는 천성산을 능가하는데 요즘 몸이 부실합니다
갱놈기라 그런지 ...멀미도 토할정도로 심하고 ..비님도 억수로 온다하여 일찌감치 취소하였는데
산행사진을보니 인원이 얼마안되네요 ㅠㅠ
그래도 즐거우셨지요? 더욱더 끈끈한 애정을 다지셨을 줄 압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
갱놈기 ㅋㅋ 이렇게 또 웃어보네요.
컨디션 조절 잘 하시구 다음달에 만나뵙겠습니다. ^♥^
담달에는 꼭 오셔유!
그 넘의 갱놈(?)은 산에 와야 죽어유. ㅠ ㅠ
산행기로 못간 아쉬움울 달래봅니다~ 산엘 안가도 눈은 5시에 자동으로 떠지더군요.
우중산행 수고 많으셨구요~ 즐감하였습니다.
산행기를 쓰거나 읽으면 기억이 아닌 기록으로 남지요!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는 유명한 말을 쭉 실천할게요!
참고로 13명이 버스 한대로 간 적도 있습니다.
안그래도 그 얘기 출발할 때 나왔어요!ㅎㅎ
레옹님 운악산 12명입니다.ㅋ
정상부근에서 바람까지 불어 진행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담에 시간나면 공룡능선부터 시작하는 원래코스로 다녀오겠습니다.
싹수님은 산사랑의 보배입니다. 산행기 잘읽고갑니다.
산사랑 역사의 일부분이 되고있음을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파이팅!!!
출발할때는 비가 오더라도 바람이 안 불어 포시랍다 생각했는데 정상으로 갈수록 바람이 장난이 아니네요.
그래도 우중산행의 추억이 지리산뱀사골, 속리산비로봉, 축령산서리봉, 작년내장산 등등으로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음식점 이름 "각단"이 언덕의 경상도 사투리라했더니 막걸리님 왈 "언덕위에 하얀집 "을 전라도 사투리로 하면 "까끄막에 하칸집" 이라 한다고 한바탕 웃음!
저는 산사랑에서 서리봉, 내장산,천성산 이렇게 세번째 경험입니다.
영장산, 남한산성에서 비쫄딱맞고 걷는건 우중산행에 끼지도 못하겠네요. ㅎㅎ
적은 인원이다 보니 싹수님 산행기에 참석한 님들 모습이 다 보이네요..까지..
생활의
먹지도 않고는 아닙니다..
싹수님 일어난 후에 한판더 구웠답니다.. 물론 제몫으로요
봄비와 씨름하고 내려온 씨름선수였군요!ㅎㅎ 아무튼 정말 시원한 산행이었어요.홍룡폭포도 잊지 못할것같구...
담에는 체리콕님 옆에 앉아야겠어요. ㅎㅎㅎ
산사랑 회원님들! 마구마구 사랑합니다.
이번 천성산 우중산행!
정말 잊지못할 아름다운 추억 만들었읍니다. 감사합니다.
햇볕 쨍쨍할때나 흐릴때는 그냥 산행,
눈 많이 내리는 날과 비오는 날의 산행은 특별산행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