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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언제나 변수가 존재한다. 그러한 이유로 팬들은 종종 가정을 그려본다. 이런 가정들이 스포츠에 재미를 더해준다. 만약 조던이 생각보다 야구를 잘했다면? 만약 던컨이 올랜도로 이적했더라면? 혹은 만약 2픽이 카멜로였다면?
성격 때문인지 몰라도 흔히들 스타라고 부르는 팀의 에이스보다 어딘가 아쉬움이 남는 선수에게 이상하리만큼 애정이 가고 더 기억에 남는다. 예를 들면 본지 웰스같은 선수들. 가정을 이 선수에게 적용해보면 어떨까?
만약 트레이드 되지 않고 디트로이트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했다면 어땠을까? 만약 포틀랜드가 레이커스와의 그 시리즈에서, 그 7분의 침묵을 한 번이라도 깨고 혈투 끝에 이기고 결국 우승까지 했다면 그의 커리어가 좀 더 나아졌을까? 멤피스가 아니라 좀 더 활약할 수 있는 팀으로 트레이드 되었다면? 새크라멘토 이후 좋은 계약을 따내 자리 잡았다면 선수 경력은 더 이어졌을까? 그보다 워크에틱이 조금만 더 좋았다면 더 훌륭한 커리어를 남겼을까?
그와의 상대는 악몽이었죠.
He was a nightmare match-up for me.
- Kobe Bryant -
어느 스타플레이어들이 그렇듯 그는 모교에서는 슈퍼스타였다(*모교인 Ball State는 그의 42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훌륭한 신체와 나쁘지 않은 운동신경. 그는 분명 슈퍼스타로 나아갈 포텐셜이 있었다. 포틀랜드로 트레이드 되어 커리어를 시작한 이래로 해마다 계속 발전해갔지만 결과론적으로 정리해보면 그의 커리어는 기대만큼 나아가지 못했다.
대부분의 팬들은 본지웰스를 악동으로 기억한다. Jail 혹은 Trouble Blazers라 불리던 그의 팀. 갖가지 악행과 범죄로 점철되는 그 팀은 분명 그에게도 영향을 주었다. 훗날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듯 당시 지역 언론에게 있어 블레이저스는 좋은 먹잇감이었다. 물론 웰스를 포함한 이 팀은 갖가지 기행과 법원 출두 등 농구 외적으로 요란했지만 그는 행동한 만큼 평가받지 못했다. 적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한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사이에 지역사회, 팬과 블레이저스의 사이는 멀어져 갔다.
당시도 알다시피, 그들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도 부풀려버리죠. 그들은 단지 우리를 악마나 나쁜 녀석들로 보이게끔 만듭니다.
But you know, they always just boosted stuff up more than it really was. They were just making it seem like we was the devils, some wild guys.
- insidehoops 인터뷰 중 -
일련의 사건들과 그걸 부풀리는 미디어 탓에 점점 팬들과의 관계를 악화되었고, 멀어질 대로 멀어진 관계를 회복하지 못했다. 공을 잡을 때마다 홈팬들에게 야유를 받았고, 결국 그는 부적절한 제스처를 해서 벌금을 받았다. 또한 코치에게 항명한 대가로 출장정지 페널티를 받음과 동시에 주장직에서도 박탈당했다. 몇몇 잘못된 트레이드와 선수 영입, 그리고 LAL를 넘지 못한 한계로 인해 리빌딩을 강제당한 포틀랜드. 어쩌면 중심이 될 수도 있었지만 이런 일들은 팀과의 이별을 고하게 만들었다.
결국 맴피스로 트레이드 되었다. 포틀랜드를 떠나면서 그는 미련이 없어 보였다. 그저 새로운 팀에 하루빨리 적응하길 바랬을 뿐 아니라 어쩌면 그의 커리어에서 가장 찬란했던 순간들을 그저 한낱 과거로 치부했다. 어쩌면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아니었을까.
그건 포틀랜드에서의 일이죠. 난 이제 멤피스에 있어요. 다 끝났어요. 그런 일들은 오래전 일입니다. 난 과거에 연연하고 싶지 않고, 내 미래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포틀랜드에서 지내보면 알 거예요. 거긴 때때로 미치게 만들지만 좋은 사람과 좋은 조직이 있죠. 그렇지만 난 멤피스에 왔고 행복합니다. 새로운 시작이에요. 이건 나에게 좋은 상황이 될 거예요.
“It was a Portland thing. I’m in Memphis now, it’s over, it happened a long time ago. I just want to look forward and think about my future and not dwell on the past. Things happen. If you spend any time in Portland you’d know. It gets crazy sometimes, but the people up there are good, the organization is good, I’m just happy to be down here in Memphis. It’s a fresh new start, I’m closer to home it’s going to be a good situation for me.”
- 멤피스 트레이드 직후 인터뷰에서 -
그러나 이 트레이드 이후로 대부분의 커리어를 후보선수로, 어쩌면 더 이상 빛나지 않을 선수로 전락했다. 그저 새크라멘토에서 잠깐 빛났을 뿐이다.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샌안을 상대로 침몰 직전까지 몰아가며 보여준 잠깐의 광명(光明)은, 전성기 구간 마지막 큰 계약을 따냈을 수도 있었던 퍼포먼스가 되었지만 이마저도 꼬인 그는 새크라멘토의 38.5m/5y의 보장된 계약을 걷어차고 휴스턴과 5m/2y 계약을 따내는 것에 그친다.) 이후 뉴올로 트레이드 되어 NBA 경력을 마무리하고 중국과 푸에르토리코에서 선수생활을 한 뒤 은퇴했다. 이후 3x3 선수로 활약했으며, 코치로도 일하며 농구와 관련된 생활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최근엔 모르겠네요).
본지웰스는 커리어 내내 슈팅력 부족에 아쉬움을 남겼지만 그점을 제외하곤 좋은 득점생산력과 수비를 가지고 있었다. BQ도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두꺼운 신체를 이용해 동급선수들을 포스트업으로 털어버리는 올드스쿨적인 플레이는 보는 팬들로 하여금 매력으로 다가왔다. 블리처리포트에선 데릭 콜먼, 에디 커리 등과 같이 가장 재능을 낭비한 TOP 25인(11위)에 뽑았다. 어쩌면 더 잘할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을 담은 선정이 아닐까? (*참고로 아이버슨은 25위였습니다.)
선수 생활 내내 잘 언급하지 않았던 부분을 은퇴 이후 몇몇 인터뷰에서 공개했다. 당시 미디어와의 관계, 언론의 악행들이었다. 그가 제공한 것이 없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의 실제 행위 이상으로 질타받았다. 그는 그렇게 회상한다. 그래서 가정해본다. 만약 랜돌프가 멤피스에서 만개했던 것처럼, 그를 케어해줄 수 있는 환경에서 플레이했다면 좀 더 빛나는 별이 되지 않았을까?
*참고 - SBNATION 인터뷰 중*
Q : That’s interesting that you say that. What do you think would be the most different part of being in the league today with that situation? Is it, like, the social media, or is it that we’re more aware of what’s going on, or players got more of a voice, or—what do you think is the biggest difference today?
A : Well the key is what you said; they have a voice. Like, guys can be on the verge of getting suspended and they can go tell everything that happened. They can just always plead they case. Back then, you would get fined for that. You could never talk against the league, you could never talk against anything almost, so you almost just had to take it. I remember back when I had an article in Sports Illustrated, some clown came in for one day and had the nerve to tell the people I hate the fans. And the fans believed it. And I’m like “Everybody let some clown who has no association with us come in here and say I hate the fans?” And when he took the closed quote, he asked me “How do you feel about the fans booing you?” And I said “I really hate it because it’s tough because I know we didn’t play well.” And he just totally wrote it some other way. That stayed with me my whole career and I never had a chance to tell nobody. This is the first time I actually said it in public because it was just so far-fetched, but that’s the type of thing they was doing to us. They wanted to demonize us so they could have a reason to trade us to justify it. And that was just so bull crap back then, but we had to take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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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생각하기로
더 빛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 큰 선수입니다.
조금 더 안정적인 환경에서 커리어를 이어갔다면
좀 더 빛나는 결과를 내지 않았을까 합니다.
미디어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포틀 지역사회에 공헌도 많이 했고
기라성같은 선배들이 그득한 팀에서 주장도 하고
분명 좋은 선수였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인터뷰 스킬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활약했다면 어땠을까 생각도 해봅니다.
엊그제 커리어 스탯 문제도 냈던 겸
오랜만에 생각도 나고 해서 한번 올려봤습니다.
(사실 옛날에 포스팅하려고 정리했던 글이다 보니
업데이트도 안되고 전반적으로 정리가 안된 글이다 보니
문맥이 이상하거나 오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차 오역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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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와우 정말 좋은 글입니다. 잘봤습니다.
thelight님 본지웰스 팬이셨나 보군요. 얼마전의 퀴즈에서도 정답 주인공이였죠 ㅎㅎ
포틀에서 라스드월러스와 함께 개성있는 선수였던 기억이나네요.
요즘 뛰기에는 3점이 없어서 힘들 듯 하지만 당시에는 투지도 좋고 플레이 스타일이 개성있어서 눈에 띄는 선수였죠
게임으로 참 많이 했던 선수인데 아련아련
꽃보다 식충식물?ㅋㅋ
저 개인적으론 헤어밴드와 둥글둥글한 얼굴, 소속팀도 비슷했던 랜돌프를 보면 웰스가 생각나더라구요..랜돌프는 영구결번까지 이루어냈지만 웰스는 커리어 후반이 말씀처럼 아쉽습니다
코비가 악몽으로 생각하는 선수도 있었네요
역대급 포물선이 기억나네요
본지 웰스.. 추억의 이름. 꽤 기대했었는데 말이죠 ㅠㅠ
인디애나 볼 주립대학교에 짧게 어학연수를 갔었는데, 당시 체육관에 본지웰스 큰 유니폼이 마치 영구결번처럼 걸려있었던 걸 본 적이 있어서 아직도 기억이 나네요 ㅎ 농구로 그렇게 유명하진 않았던 대학이라 신기했었던 기억이 있네요 ㅎ
제 기억이 맞다면 크블 트라이아웃에 신청서를 냈다가 불참했단 기사를 본 거 같은데
큰 눈과 둥글한 이미지가 기억에 남네요
라우리랑 닮은 것 같기도ㅋㅋㅋ
동농에서 포스트업 칠때 롤모델이었는데 반갑네요
제 nbalive04에서 최애 선수ㅠㅠ
대학 감독입니다
결국 본인의 능력이 거기까지였죠 사실 아쉬운 선수입니다 재능은 더 있다고 봤는데 결과치는 재능에 못 미쳤죠
본지 웰스,데이먼 스타드마이어,라쉬드 월러스,피펜 그리고 로즈가든..
저때 포틀은 정말 애정하는 팀이었습니다 ㅎㅎ
사보니스 데릭앤더슨도 있었죠
아 사보니스는 플레이는 기억이 잘 아는데 데릭 앤더슨은 핸섬한 이미지와 나름 활약했던 거로 기억하네요
루벤 페터슨도 멋있었죠 ,,제일블레이져스의 꽃은 페터슨 ~ㅎ
스티브 스미스
포틀랜드 본지 웰스 스윙맨 어렵게 구해서 친구 준게 생각나네요.
게임에선 트레이드 대상자였는데 ㅋㅋ높은 능력치인데 3점이 없어서
포틀때는 진짜 대단햇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