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해치백 모델 골프는 에어백 등 신기술로 시장 선도
1.1L급 엔진 파격 장착한 도요타 코롤라도 인기 여전
50년 전 디자인 고수하면서 장수車 자리잡은 미니쿠퍼…
1974년 최초 모델이 출시된 폴크스바겐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가 합쳐진 형태)인 골프는 37년간 전 세계에서 2600만대가 판매됐다. 도요타 코롤라는 45년 동안 전 세계 140개국에서 3700만대가 팔려 자동차 역사상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린 차종으로 기네스북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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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폴크스바겐은 작년 12월 누적 생산 1억1111만1111대를 돌파했다. 1974년 출시돼 2600만대가 팔린 폴크스바겐의 해치백‘골프’시리즈는 이 회사의 성장을 견인한 베스트셀러로 평가 받는다. 생산 기록 기념식을 위해 공장에서 갓 출고된 골프 6세대 GTI를 둘러싸고 폴크스바겐 임직원들이 웃고 있다./폴크스바겐 코리아
하루가 멀다 하고 신차들이 쏟아지는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도 수십년 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스테디셀러'들이 있다. 일본 도요타의 '월드 베스트셀러'인 코롤라, 폴크스바겐의 골프·비틀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에서도 대표적인 준대형 세단인 그랜저가 5세대에 걸쳐 명맥을 잇고 있다. 이들 차종이 오랜 시간 사랑받는 비결은 무엇일까.
◆첨단기술 도입과 혁신 도입
폴크스바겐 골프는 1세대 모델 출시 당시 소형·중형·대형 등 차량 등급의 구분조차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치백 시장을 개척했다. 새로운 디자인 외에도, 당시만 해도 일부 고급차종에만 적용된 에어백 등 신기술을 적극 도입했다. 해치백이라는 새로운 등급과 신기술 도입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는 모델로 거듭난 골프는 폴크스바겐의 최고 인기모델로 자리 잡았다.
1966년 최초 모델이 출시된 도요타 코롤라는 개발 초기단계부터 글로벌 자동차시장 공략을 위한 모델로 설계됐다. 세계 어느 시장에서도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차를 만들고자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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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자동차 4세대 EF쏘나타 (1998)
코롤라에도 당시로는 파격적인 신기술이 적용됐다. 1세대 코롤라의 경우 당시 1.0L(리터)급의 엔진이 보편적인 시절 처음으로 1.1L급 엔진을 장착해 큰 화제를 모았다. '플러스(+) 0.1L의 여유'라는 당시 광고문구만 보더라도 1세대 코롤라의 제원은 파격적이었다. 지난 1991년에 출시된 7세대 코롤라는 기존 소형 세단에서 벗어나 '레빈 AE101'이라는 쿠페(문짝을 2개만 단 날렵한 디자인의 자동차) 모델로 출시됐다.
국산차의 경우 대표적인 장수모델로 현대차 쏘나타가 있다. 쏘나타는 지난 1985년 출시 이후 26년간 판매되며 글로벌 누적 500만대 판매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1985년 출시된 1세대는 2L급 엔진과 당시로는 첨단 사양인 정속주행 장치(크루즈컨트롤)를 장착해 화제를 모았다. 2009년 출시된 신형 쏘나타는 북미지역에서는 '없어서 못 파는 차'가 됐다.
◆전통적 디자인 고수하며 인기 누리기도
독일 BMW의 소형차 브랜드인 미니(MINI) 대표 차종인 미니 쿠퍼는 영국의 자동차 설계사인 알렉 이시고니스가 1959년 선보인 원형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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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도요타 1세대 코롤라(1966) / 우-폴크스바겐 6세대 골프(2008년)
영국 로버(Rover)의 히트작인 미니는 원형의 전조등과 작고 야무진 디자인으로 젊은 층에 인기를 끌었다. 2001년 BMW그룹이 로버로부터 미니 브랜드를 인수한 이후에도 디자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미니는 50여년에 걸쳐 530만대가 판매됐다.
폴크스바겐 비틀은 지난 1936년 최초 모델 출시 이후 1978년까지 2150만대가 판매됐다. '국민을 위한 자동차'라는 콘셉트로 개발돼 최대한 생산 효율성을 높인 디자인으로 설계됐지만, 일시적 단종 이후에도 이 차의 복고 디자인을 원하는 소비자가 많았다. 1998년 출시된 뉴 비틀은 폴크스바겐의 새로운 상징이 되었고, 지난 4월 중국 상하이모터쇼에서는 2012년형 차세대 비틀이 출시되며 이 차의 명맥을 이어갔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장수모델의 경우 세대가 지나면서 과거의 단점을 보완해서 출시되기 때문에 기술의 집약도와 상품성이 우수하다"면서 "자동차가 장기간에 걸쳐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선 기술·디자인·상품이든 한 가지 이상의 '무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