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PCBs 농도 중랑천, 안양천 높고
거주 지역 탄천, 홍제천 퇴적물은 미량 검출
청계천 소규모 공장들 PCBs 아직도 사용하나
한강의 주요 4개 지천 중 발암물질을 생성하는 PCBs 농도가 중랑천과 안양천의 퇴적물은 높고, 탄천과 홍제천 퇴적물에서는 대부분 정량한계 미만으로 검출되거나 정량한계 미만의 농도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중량천은 최고농도가 207.5 ㎍/kg, 청계천은 64.6 ㎍/kg d.w.의 PCBs가 검출되었다. PCBs관련 선행연구 자료를 보면 부산은 최대 76.67(㎍/kg d.w.), 인천은 0.34-9.20, 낙동강은 3.9-9.20, 제주 1.62-4.45, 아산 1.90-3.27, 울산 1.0-19.2, 마산 2.7-33.5, 온산 4.8-8.2, 광양 4.0-60.7, 김포 최대 23.3, 낙동 0.19-303이 검출되고 있다.
폴리클로리네이티드비페닐(polychlorinated biphenyls, 이하 PCBs)은 1929년 미국에서 생산되기 시작하여 Aroclor, Kaneclor 등의 명칭으로 사용되어온 물질로 1930년부터 1970년대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130만 톤이 생산되었다.
이 물질은 잔류성 유기오염물질(persistent organic pollutants, 이하 POPs)로써 환경 중에 배출되면 분해되지 않고 상당기간 동안 환경 중에 잔류하여 생태계 및 인간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물질이다.
PCBs는 발암성과 함께 내분비계장애물질과 같은 독성으로 인해 미국 환경청(EPA)은 1979년에 PCBs의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조치를 취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20여년이 지난 1996년에서야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의해 제조, 수입 및 판매와 사용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게 되었다.
그러나 PCBs는 변압기, 축전기의 절연유, 윤활유, 가소제, 도료 등 다양한 용도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고 분해가 어려워 현재까지도 환경 중에 잔류할 가능성이 매우 큰 물질이다.
지천별 PCBs의 잔류현황은 인위적인 오염원 지역으로서 서울시의 준공업지역(이하 공업지역)의 분포와 연관되는데, 공업지역 주변의 유역이나 호소 퇴적물에서 상대적으로 고농도의 PCBs가 검출되는 다양한 사례들이 세계 도처에서 보고되고 있다.
서울시의 경우 1960년대 산업화시기 이래 도시화와 공업화가 급속하게 이루어져 왔었고, 2005년 기준 서울시 제조업의 31.9%가 공업지역 내에 밀집하여 산업 활동을 수행하였다.
서울시의 주요 공업지역은 안양천 주변과 중랑천 주변에 위치하고 있는데 특히 안양천의 경우 상대적으로 넓은 공업지역이 분포하고 있으며, 중랑천의 경우에도 중랑천 수계 상류와 하류에 공업지역이 분포하고 있다.
중랑천의 지천인 청계천의 퇴적물에서도 64.6 ㎍/kg d.w.의 PCBs가 검출되었는데 청계천 주변에서도 과거 소규모 공장들이 밀집되어 운영되었던 특징이 있다. 탄천과 홍제천 주변에는 공업지역이 존재하지 않고 대부분 주거 및 상업지역으로 이들 하천의 상류구간 또한 다른 두 개 하천에 비해 오염원이 적게 분포하고 있다.
이러한 점을 볼 때 과거 지천 주변에서의 산업 활동에 따른 오염의 영향이 하천 퇴적물 중 PCBs 잔류농도가 여전히 상존하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중랑천과 안양천에서 PCBs 잔류농도가 가장 높은 지점은 공통적으로 이들 지천과 한강이 합류되는 지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지점은 중랑천과 안양천의 하상에서 잔류하였거나 부유물질에 흡착된 PCBs가 한강과 합류되는 지역에서 침전물로 쌓이면서 지천 상류 측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잔류량을 나타나고 있다.
중랑천과 한강이 합류되는 지점은 하폭이 넓고 본류인 한강이 거의 수직으로 굽이쳐 흐르는 구조로써 중랑천에서 흘러나오는 수체의 유속저하로 부유물의 침전이 많은 곳이다.
안양천의 경우는 서해(west sea) 조수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점으로 서해안 만조 시 유량의 정체가 일어나게 되어 한강과 합류되는 부분에서 장기간에 걸쳐 퇴적물 및 오염물질의 축적이 일어날 수 있다.
안양천 합류부의 퇴적물은 펄(mud)이 다른 지점들에 비해 잘 발달되어 있어 PCBs의 흡착이 더 용이할 것으로 판단된다.
두 지천 모두 합류 이후의 지점에서 퇴적물 중 잔류 PCBs의 농도는 감소하지만 중랑천 합류이후 약 12km 하류에서는 방법검출한계 미만의 수준에서 Aroclor의 패턴만 확인할 수 있었다.
퇴적물 주상시료의 깊이가 8cm~53cm정도이었고, 대부분 2개 층으로 분리하여 채취하였는데, 일부 지점의 퇴적물을 제외하고는 퇴적물 시료의 상층과 하층의 PCBs 농도의 차이가 심하지 않았다.
두 층간 PCBs 농도의 상대편차율(relative percent difference, 이하 RPD)은 각각 163%, 107%, 101%로 높게 나타났으나 나머지 지점들에서의 RPD는 평균 30% 정도(0.5%~85%) 수준으로 나타났다.
RPD가 100%를 초과하는 세 지점의 경우 모두 모래질의 퇴적물 층이었는데, 이는 파쇄와 체질을 통해 제조된 전처리용 시료에 더 많은 양의 분쇄된 모래질이 포함되어 이로 인한 희석효과가 작용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물환경연구부 이제승, 조석주, 길혜경, 이목영 팀은 추정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퇴적물의 상부 표층에서 검출되는 PCBs는 하부 퇴적물에서 검출되는 PCBs에 비해 최근에 유입된 것으로 볼 수 있어 서울 전 지역에 대규모 공단은 철거된 지 20여년이 지나고 있지만 아직도 관련된 물질들이 검출되고 있다는 점에서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연구 분석이 필요하다.
그러나 하천으로의 새로운 유입이 없다면 상부 퇴적물에서의 PCBs 농도는 하부 퇴적물에 비해 농도가 당연히 낮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으나 연구결과를 보면 오히려 상부 퇴적물 중 PCBs 농도가 하부 퇴적물에 비해 더 높거나 비슷하게 나타난 지점들이 대부분이었다.
우리나라에서 1996년 이래 PCBs의 제조와 사용이 전면적으로 금지된 것을 고려하면 최근까지 하천으로 PCBs가 직접 유입되고 있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우며 소각 등 비의도적으로 생성된 PCBs의 대기를 통한 유입의 경우도 가능성은 낮다.
서울보환연팀의 연구에서 나타난 퇴적물의 상부와 하부에서의 PCBs 농도분포는 퇴적물 내부에서 공극수를 통한 확산이나 PCBs를 흡착하고 있던 입자들의 상부이동 등 퇴적물 내부의 물리화학적인 현상이 작용한 결과로 판단하고 있으나 이 같은 분야에 대한 정밀 분석이 필요하다.
지천 내부에서 상대적으로 농도가 높은 지점은 한강과 지천의 합류부로 나타났는데 이 지점들은 하천 수평단면 확대, 흐름의 굴곡 그리고 바다조수의 영향으로 유속이 느려지거나 흐름의 정체가 일어날 수 있는 지점들이었다. 따라서 하천관리를 위해 퇴적물에 잔류하는 PCBs 등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을 조사하고자 할 때 하천 합류지점은 필수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환경분석학회지에 최근 발표했다(환경분석과 독성보건 제 23권 제3호).
(환경경영신문/박남식 부장)
[출처] 환경경영신문 - http://ionestop.kr/bbs/board.php?bo_table=B01&wr_id=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