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2회 등산 월성봉과 바랑산
양촌에 들어서면 바랑산 암봉의 거대한 바위벼랑들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오산리 마을 위 6.25 전쟁 전사자 위령탑에 차를 세우고(9:12) 두 대원과 함께 널찍한 길을 따라 수락재를 향해 나아간다. 18분쯤 오르니 천길 암애 아래 맑은 계곡의 널찍한 암반에 서있는 커다란 명주바위가 나타난다. 명주바위 주변은 촛불을 켜고 치성을 드린 흔적이 역력하다. 계곡 물로 수통을 채우고 계곡 길로 진행한다.
작은 폭포도 나타나는 계곡 길은 두 갈래로 나뉘는데 왼쪽길이 수락재 오르는 길이었다. 이곳으로는 초행이라 알지를 못하고 오른쪽 길을 선택한다. 산길은 가팔라지고 산을 휘감아 돌며 올라간다. 올라간 주능선은 수락재 보다 높은 금남정맥능선이었다. 정맥종주 표식기가 많이 눈에 띈다. 금남정맥 능선을 타고 수락재로 내려섰다가 오르막능선 길로 산을 올라간다.
금남정맥능선은 가팔랐다. 하늘을 향해 불끈 솟은 거대한 바위가 가로막아 오른쪽에 나있는 길로 올라가니 암릉이 나타나고 발아래는 천 길 낭떠러지이다. 전망이 뛰어난 암봉에서는 가슴을 후련히 씻겨주는 환상의 조망이 열렸다. 대둔산으로 이어지는 금남정맥 산줄기가 보기 좋고 수락골짜기와 광활한 오산리 풍경은 우리나라가 금수강산임을 실감케 한다.
심장이 떨릴 만큼 칼날 같은 낭떠러지 금남정맥능선을 지나자 평평한 산길이 나타나더니 다시 가파른 길로 바뀐다.
월성봉 정상 직전의 능선에서는 몇 그루의 노송이 분재와 같은 아름다움으로 우리를 반겨준다. 월성봉에 닿아(10:56) 전망 좋은 거북 등 같은 바위에 앉아 조망의 즐거움을 누려본다. 금남정맥의 맹주 운장산과 연석산이 한 폭 그림처럼 시야에 와 닿고 연석산 오른쪽의 커다란 산은 정확히 이름을 알 수 없어 아쉽다. 아마 원등산이나 서방산으로 어림된다.
원석연 대원이 준비한 매운탕을 맛있게 먹을 때 등산객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식사를 한 다음(11:43) 바랑산으로 뻗은 금남정맥 능선을 타고 내리막길로 나아가 하산할 수 있는 재에 닿은 다음 거대한 바위로 이루어진 바랑산 암릉에 올라선다. 바랑산 암릉에서 산을 감상한다. 이리 보아도 잘나고 저리보아도 빼어나다. 다시 내리막이 된 정맥 길로 내려선 후 오르막길로 진행해 삼각점이 박혀있는 바랑산 정상을 밟는다.(12:33) 수락재부터 이곳까지는 금남정맥의 정기가 도도히 흐르는 정맥능선이라 기분이 아주 좋고 예전에 혹한의 날씨에 정맥종주 산행을 하며 이곳을 통과했던 기억이 난다. 가늘 은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하산을 서두른다.
산악회 리본이 달려있는 좁은 길로 내려가 뚜렷한 길을 만난다. 다음은 산을 지그재그로 돌아 나있는 길로 얼마쯤 더 내려서니 과수원 길을 만난다. 이제 널찍한 길로 차를 세워둔 곳을 향하여 비도 맞아가며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겨 즐거운 산행을 마친다.(13: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