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감사인사 한번 더" 김연경 인터뷰 진행한 유애자 감독관 논란에
배구협회 게시판 '폭발'
배구협회 게시판 하루만에 300여 개 글 쇄도
배구협회 "표현방법에서 오해 소지 있었다"
도쿄올림픽 여자배구 김연경이 9일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천공항=뉴시스
2020도쿄올림픽에서 4강이라는 값진 성과를 얻고 금의환향한 국내 여자배구 주장 김연경에게 다소 무례하게 비칠 수 있는 인터뷰를 진행한 사회자 유애자 경기감독관(한국배구연맹 경기운영위원)에 배구팬들이 뿔났다.
10일 대한민국배구협회 자유게시판에는 인천공항에서 진행된 귀국인터뷰에서 김연경과 인터뷰를 진행한 유 감독관을 비판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인터뷰가 진행된 전날부터 오늘까지 배구협회 자유게시판에 등록된 글은 300여개에 달했고 하나같이 사회자인 유 감독관의 인터뷰 질문과 태도를 비판했다. 게시판에 글을 남기려면 본인 인증을 받고 회원가입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해당 사안에 대한 의견 피력을 위해 일부 누리꾼들은 가입까지 하며 글을 남겼다.
앞서 전날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이뤄진 귀국인터뷰에서 사회자로 나선 유 감독관은 김연경을 비롯해 여자 배구 선수단을 상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 감독관은 우선 김연경에게 “포상금이 역대 최고로 준비된 거 알고 있느냐”고 물었고 김연경이 “아 네, 알고 있다”라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금액을 알고 있느냐”라고 재차 물어봤다. 이에 김연경은 “…6억원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이어 유 감독관은 포상금을 지급한 여러 관계자들의 이름을 언급하며 감사인사를 부탁했고 김연경은 “이렇게 많은 포상금을 주셔서 저희가 기분이 너무 좋은 것 같다”며 “모두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답했다.
이후 유 감독관은 “우리 여자배구 선수들 활약상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께서 우리 선수들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시면서 격려해주셨다”며 “특히 김연경 선수에 대해서 따로 국민들께 감명을 준 것에 대해 격려를 해주셨는데, 그것에 대해 답변해주셨나”라고 물었다.
이에 김연경은 “제가요? 제가 감히 대통령님한테 뭐”라며 “그냥 너무 감사한 것 같고 그렇게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여자배구가 어찌 됐든 많은 분에게 좋은 메시지를 드렸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제가 한 건 크게 없는 것 같은데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앞으로도 더 많은 기대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유 감독관은 “오늘 기회, 자리가 왔다”며 감사 인사를 종용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고 김연경이 “지금 했지 않았나”라고 답했다. 유 감독관은 “한 번 더”라고 말했고 김연경은 “감사하다”고 재차 말하며 상황이 종료됐다.
이를 두고 배구 게시판에는 유 감독관의 인터뷰 태도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누리꾼들이 문제 삼은 건 포상금에 관한 질문을 한 것과 대통령에 대한 감사인사를 종용했다는 점이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귀국하자마자 포상금이 얼마인지를 인터뷰 시에 왜 질문하나”, “대통령에게 감사하라는 걸 강요하는 것 같다”는 등의 반응이 나왔다.
10일 배구협회 자유게시판 갈무리.
이에 배구협회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전달 과정에서 오해가 있었다”며 “나쁜 뜻은 아니었고 대통령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강요했다기보다는 표현방법에서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