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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암벽등반전문 /울산클라이머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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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머스 서재 스크랩 트랑고타워(6239m) 자유등반 원정대
rohavlee 추천 0 조회 226 10.07.06 13:4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C-3

Expedition_트랑고타워(6239m) 자유등반 원정대

 

 

 

 

 

 

 

 

 

 

 

 

 

 

 

 

눈보라 속에 멀어진 자유등반의 꿈

트랑고 원정대 악천후로 5600미터 숄더캠프까지 진출


글??????박희용(노스페이스 클라이밍팀) 사진??????원정대


“꿈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

열흘간의 카라반을 마치고 트랑고타워(6239m)와 첫 대면하는 순간 오르고 싶은 욕망이 솟구쳤다. 하지만 베이스캠프를 설치하자마자 퍼붓기 시작한 눈보라는 이번 등반의 어려움을 예고하는 전주곡 같았다.

6월 15일 눈발이 날리는 가운데 유고루트 시작점으로(5000m)로 출발했다. 긴 어프로치와 한 발가면 두 발 밀리는 모레인지대, 강도를 더하는 눈발은 원정대를 지치게 했다. 설상가상! 전진캠프(4800m)에 도착할 때쯤에는 눈이 허벅지까지 빠졌다. 하는 수 없이 등반시작점인 콜(col)까지 가지 못하고 전진캠프에 장비를 데포한 후 루트를 살펴보았다.

유고루트의 하단부는 얼핏 보기에도 눈이 많이 쌓여있었다. 하지만 그보다 심각한 것은 상단부 크랙에 들어차 있는 눈과 얼음이었다. 믹스등반을 해서라도 올라보자고 결정한 우리는 베이스캠프로 복귀, 휴식을 취했다.

6월 18일 우리는 다시 전진캠프에 도착했지만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밤새 계속되었다. 다음날 아침 러셀을 해가며 등반 시작점에 도착하니 정오가 되어버렸다. 눈이 없었다면 두 시간에 충분히 오를 수 있는 거리였지만 꼬박 여섯 시간이 걸린 것이었다.

그러나 우리를 더욱 좌절에 빠트린 것은 벽 상태였다. 하단부의 페이스는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 있었기에 지금의 체력과 장비로는 오를 수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베이스캠프로 발길을 돌렸다.

하루의 짧은 휴식을 취한 우리는 6월 21일 다시 벽으로 향했다. 전진캠프에 도착할 때쯤 다시 눈보라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더 이상 날씨 때문에 등반을 미룰 수는 없었다. 다행히 벽 시작점까지는 지난번에 러셀을 해 두었기에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었다.


장비를 차고 첫 피치 등반에 나섰다. 크랙에 붙은 눈 때문에 자유등반이 힘들었지만 바위부분을 골라서 밟고 디디며 올라 등반을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둘째 피치부터 숄더(5600m)까지는 눈과 얼음, 암벽이 뒤섞인 고난도 혼합등반지로 변해있었다. 하는 수 없이 빙벽화로 갈아 신고 등반에 나섰지만 눈 때문에 등반 라인과 종료지점을 찾을 수 없었다.

루트개념도를 머릿속으로 그리며 등반선을 잡아 올랐고 적당한 바위가 나오면 캠으로 종료지점을 만들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하루 만에 숄더에 오르겠다는 우리의 계획은 차질을 빚었다. 다시 몇 마디를 혼합등반으로 올라 8피치 왼쪽 세락지대에 설동을 파고 비박에 들어갔다.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등반을 시작한 우리는 눈이 살짝 덮인 두 피치의 슬랩등반에 나섰다. 이곳 역시 확보지점은 찾을 수 없었기에 감으로 방향을 잡아가며 오르자 눈이 끝나는 지점, 50미터 뒤로 숄더캠프가 나타났다.

나는 캠프지 자리를 보기 위해 로프를 고정하고 50미터 거리에 있는 능선으로 먼저 출발했다. 텐트 자리를 만들기 위해 눈을 다지고 있는데 날벼락 같은 소리가 들렸다. 마지막으로 올라오던 대원이 로프를 회수하려다가 떨어뜨렸다는 것이었다. 앞이 막막했다. 남은 로프 한 동으로는 상단 등반은 고사하고 하강도 위험했다.

올라온 루트를 머릿속으로 그려보며 하강이 가능한지 가늠해보았다. 얼마 후 가능하다는 판단이 섰고 6시간 동안 22번의 하강으로 우리는 등반 시작점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다.

콜 밑에서 떨어뜨린 로프는 찾았지만 다시 등반에 나서기에는 대원들이 많이 지쳐있었다. 그리고 지금 벽 상태로는 상단 등반이 불가능했기에 베이스캠프에서 휴식을 취한 후 마지막 시도를 하기로 하였다. 


베이스캠프에 도착하자 날씨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좋아졌다. 계속해서 원정대와 엇박자를 내고 있는 하늘을 보고 있자니 악이 바치기 시작했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5일간 충분한 휴식을 취한 우리는 장비와 식량을 최소화해 6월 29일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등반에 나섰다. 준비한 장비는 캠 한 조 반과 너트 한 조, 하켄 3개가 전부였다. 식량을 삼 일치만 챙겼다.

등반시작점에 도착하자 예상했던 대로 눈보라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이제 더 이상 잃을 것도 물러설 곳도 없었다. 이번에는 된다는 희망을 안고 하단부의 믹스지대를 종일 올라 마지막 슬랩 구간에 도착했을 때, 나는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슬랩이 온통 얇은 얼음으로 덥혀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내리는 눈은 강도를 더했다.

하는 수 없이 지난번에 비박한 설동으로 하강했다. 우리는 언 몸을 잠시 녹인 후 눈이 그치면 즉각 등반에 나서기로 했다. 하지만 야속한 눈은 밤새도록 이어졌다.

더 이상은 무리였다. 눈이 그친다 하더라도 내린 눈이 녹으려면 며칠은 기다려야 했다. 결국 미련을 잘라버리고 다음날 아침 하강을 결정했다.


우리는 등정에는 실패했지만 이번 등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그것은 등반의 진정성은 난이도나 등반 스타일이 아니라 환경에 동화되어 오를 수 있는 마음가짐이라는 것이었다.

“꿈은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한 사라지지 않는다”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트랑고타워를 뒤로 했다.


등반 후기: 트랑고타워 등반을 마친 원정대는 훈자피크(6270m)를 등반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절친했던 고미영씨의 사고 소식을 접한 이들은 등반을 포기하고 낭가파르바트로 이동, 대한산악연맹 구조대에 합류해 시신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박스)

2009 트랑고타워 자유등반 원정대

대상산 트랑고타워(6239m)

산의 위치 그레이트 카라코람 발토로 무즈타그 트랑고빙하

등반루트 서벽 이터널프레임

등반방식 자유등반

등반결과 악천후로 5600미터 숄더캠프까지 진출

벽 길이 1200미터

등반대원 박희용 대장, 유성림(마운틴빌라), 이진아(경원전문대산악부OB) 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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