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대형중개법인 제도 도입에 대한 검토

[김태호-지회장]

대형중개법인 제도 도입에 대한 검토

현 정부는 모든 분야의 자격사업에 대하여 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으로 전문자격사 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하고 금년말까지 제도개선방안을 마련한다는 계획하에 각분야의 관련 태스크 포스를 가동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는 전문자격사가 아닌 일반인이 전문자격사를 고용해 영업하는 길을 막아, 다양한 자본과 경영인력이 전문자격사 서비스업 분야에 진입하지 못하게 한 부분을 가장 불합리한 규제로 보고 있으며, 따라서 일반인도 변호사, 의사 등 전문자격사를 고용한 법인을 설립해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이고 전문자격사 서비스의 대형화와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는 쪽으로 제도를 바꿔나가겠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기득권을 가진 전문자격사나 관련 단체의 예견되는 반발을 감안하면서도 이를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작년 필자는 국토해양부 관련자로 부터 부동산중개업계에 대형중개법인제도 도입의 시급성에 관한 의견을 직접들을 기회가 있었다.

“부동산거래업법”에 들어갈 주요내용 중 하나인 대형중개법인제도 도입의 배경에 대하여 대기업, 금융, 리츠, 보험회사 등의 중개업계 진출을 위한 계략에 관한 글을 올린바 있으나 이는 정부의 자격사업에 대한 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의 일환에 편승하려는 내용이라 할 수가 있다.

그렇다면 왜 중개업계에 대형중개법인제도 도입이 시급한 것인지 그 원인을 진단해 보기 하자.

가장 큰 문제는 FTA로 인한 국제시장의 개방에 따른 국내 부동산중개시장의 경쟁력 강화라 할 수가 있다.

부동산중개시장이 개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외국의 부동산중개회사가 전격적으로 진입하지 못하는 이유는 국내의 낮은 중개수수료 요율과 자격사업에 대한 시장진입의 장벽이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중개수수료 요율은 더 이상 현재와 같은 체계의 불합리한 요율체계를 정부가 고수할 수 만은 없기에 외국중개법인이 시장에 진입하기전 국내 중개업계에 경쟁력을 갖추겠다는 취지로 이해가 된다.

또한 변화하는 부동산시장을 공인중개사들이 주도하지 못하고 대형빌딩과 같은 특수물건의 부동산은 전부 은행, 감정평가, 로펌, 외국계 컨설팅회사 등에 뺏기는 현실에서 거래의 투명성과 고객의 안전성 제고 그리고 세원확보라는 측면에서 시장이 요구하는 형태의 경쟁력있는 합법적인 대형중개법인의 등장은 충분하게 검토될수 있는 사안이라고 본다.

현행 법정 중개수수료 금액만 계산해도 200억원에 가까운 서울 강남 스타타워빌딩이 1조원 가까운 매매가액으로 그간 몇 차례 외국계 회사에 넘어 갔지만 그 중개를 과연 누가 성사를 시켰는가?

본래 자격사 제도는 개인의 능력에 기초한 용역제공의 업이라 할 수가 있다. 일정한 업무능력을 가진 자만이 일정한 업무를 수행하게 함으로써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 자격사 제도의 취지이다.

그러므로 일정한 자격을 가진 개인만이 원칙적으로 그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개인만이 자격사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하면 책임문제에서는 큰 장점을 발휘하겠지만 업무의 조직화나 전문화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그리하여 이에 대한 대안으로 자격사법이 생기게 되고 대형화, 전문화를 지향하기 위한 법인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정부의 서비스산업 선진화방안과 서비스시장의 개방에 맞물려 각 자격사 단체는 관련부처와의 공조를 통하여 대형화, 조직화, 전문화를 위한 법인설립요건을 완화하는등의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단체는 이미 자격사법에 법인설립요건을 완화하고 합명회사 형태를 유한회사 형태로 전환함으로서 지분권의 양도를 보다 수월하게 하도록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변호사, 공인회계사, 세무사는 비자격자의 자본유입이나 대표를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자격사법에서 법인설립의 요건을 규정함으로서 상법상의 법인과는 구별되는 일종의 특수법인의 성격으로 규정을 두고 있다.

자격사중에서 비자격사의 자본유입이 허용되고 비자격사의 법인설립이 가능한 분야가 의료분야이다.

의료법에서는 의사가 아닌 비의료인에게도 법인설립을 허용함으로서 사실상 자격사업이 아닌 영리법인으로 변화하고 있슴을 우리는 유의해야만 한다.

최근 의료산업의 선진화로 인한 국제경쟁력 강화 측면으로 병원경영지원사업(MSO)을 의료행위와 관계없이 허용하는 내용을 추진함에 따라 이제 의료업은 자격사업이 아닌 진료행위만 의사가 할뿐 경영과 자본은 비자격사도 참여할 수 있게 개방됨으로서 전문자격사의 업역에서 이탈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변호사와 공인회계사의 경우를 보면 대형법인에 소속되지 않으면 경영을 유지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어가고 있다.

이는 과거와 달리 산업구조의 다양성과 복잡한 사회구조에 기인하며 그로벌 시대에 국내에 한정된 전문서비스 제공만이 아닌 다국적 교류등에서 비롯된 해당 서비스시장에서 요구하는 변화에 의한 것이다.

현재 국내의 대형빌딩등은 외국의 투자청, 투자회사, 펀드자금등 외국자본이 유입되어 투자되고 있으며, 국내의 개발프로젝트를 외국자본으로 시행하는 사례가 급격하게 늘어가고 있다. 또한 내국인들의 외국 부동산 투자도 계속 늘어가는 상황에서 부동산 유통시장만이 변화의 흐름을 외면할 수는 없는일이 되가고 있다.

부동산유통시장에서도 전문화, 조직화를 통하여 경쟁력을 갖춰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대형중개법인설립의 제도 도입은 시대적 요청으로 거부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

그러나 문제는 그간 중개업을 규율하는 법규가 자격사법이 아니었고 규제 일변도의 제한적인 법규로 무등록, 무자격자를 시장에서 걸러내지 못한 제도적인 구조를 방치한 채 대형중개법인으로 유도된다면 기존 현업공인중개사의 급격한 몰락을 가져올수 뿐이 없다.

분명한 명제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대형중개법인제도 도입은 거슬릴 수 없는 대세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중개시장의 성격에 맞는 법인화를 유도함으로서 기존의 현업공인중개사들이 생업의 터전을 잃지 않도록 신중하게 검토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현행 공인중개사의 업무 및 부동산거래신고에 관한 법률을 보게 되면 법인 설립 요건으로 상법상 회사로 규정하여 인적결합을 중시하는 합명회사, 유한회사에 한정된 법인이 아닌 주식회사와 합자회자까지 폭넓게 법인을 허용하고 있으며, 자본금 5천만원 이상에 대표자는 공인중개사이어야 하나 대표를 제외한 임원은 1/3만 공인중개사 자격자를 요건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타 자격사의 법인설립요건 보다 비자격사의 자본출자와 경영참여가 과도할 정도로 자격사에게 불리한 조건이라 할 수가 있다.

또한 상법이외의 특수법인으로 규정하면서도 본점이외의 지점을 분사무소라는 명칭을 사용하여 본점 소재지 시,군,구에는 분사무소 설치를 금지하고 있으며, 동일 시,군,구내에 분사무소를 1개소 이상 설치를 금지하고 있는등의 규제 규정은 중개업무의 특성을 고려한 법인화로 가는데 걸림돌로 작용될 수 뿐이 없다 할 것이다.

현재 국토해양부가 추진하는 “부동산거래업법”은 타자격사 분야의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 검토에서도 자격사법과 별개의 업법을 만들어 자격사를 배제하거나 규제하는 법률 제정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는점을 알아야 하며 공인중개사 업계가 절대로 받아들여서는 않 될 극단적 조치이다.

부동산중개업계에 대형중개법인제도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그간 자격사법이 없다보니 비자격자의 중개행위에 대한 실질적인 처벌규정이 없었기에 중개시장을 공인중개사 업역으로 장악을 못한 부분에 대하여 시급하게 자격사법인 공인중개사법을 제정해줘야만 한다.

또한 중개업무가 갖는 특수성을 감안하여 동일지역내에서도 전문가의 인적결합이 가능할 수 있도록 현행 중개법인설립 요건을 동일 시,군,구내의 지점설치 금지 규정을 폐지하여 중개법인설립 요건을 실질적으로 완화해주어야 한다.

또한 부동산중개는 “공인중개사법”이라는 자격사법만의 규정으로 공인중개사의 업역으로 정부에서 보호하고 타자격사의 서비스산업 선진화에 따른 대형법인화 정책에 맞게 공인중개사법에서 법인설립을 유도하여 중개법인의 조직화, 전문화, 대형화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공인중개사 업계에는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모든 중개업계의 제도개선에 관련된 사항은 업계내의 협회가 주도가 되어야지 국토해양부의 의도대로 중개시장의 현실을 감안하지 못하는 탁상 이론에 의하여 100만 중개가족의 생존권을 대기업등에게 헌납하는 일이 생겨서는 결코 안된다.

논리도 없는 반대, 대안도 없는 반대만으로는 현정부에서 강한 의지를 갖고 추진하는 자격사업에 대한 서비스산업 선진화 방안 추진에 결코 승리자가 될 수가 없다.

정부의 정책 추진 이면에는 대기업의 크나큰 힘이 존재하고 그로벌시대에 시장개방에 경쟁력을 갖춰야한다는 명제, 대국민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명분에 결코 이길수가 없게 된다.

회직자/회원/재야/대공/한공 이런식의 내부 분열과 불신으로는 우리의 밥그릇은 어느날 솥단지 채 없어진다는걸 정말로 명심하고 대오 각성하여 총력을 다하여 생존권을 수호해주길 호소한다.

2010년 6월 25일

글쓴이 : 민주공인중개사모임(민중모) 회원 남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