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사랑사랑 봉우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이봉우(일향)
2장, 번 민
박미현은 이상한 흥분이 온몸에 휩싸이는 것을 느낀다.
참으로 오랜만에 자신의 내부에서 살아서 움직이는 자신을 발견할 수가 있었다.
이상한 흥분이 묘하게 자신의 내부를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박미현은 모처럼 만에 단잠을 잘 수가 있었다.
참으로 개운하고 가벼운 기분으로 아침의 화창한 햇살을 맞으며 침대에서 내려온다.
언제나 그랬듯이 집안 청소를 꼼꼼히 한 다음 샤워를 하고 커피를 한잔 들고 거실의 소파에 앉았을 때 현관의 벨이 울린다.
전여옥이 온 것이다.
"언니!
이렇게 일찍 왔어요?"
"지금이 몇 시인데?
그리고 궁금해서 어디 견딜 수가 있어야지?
어제 늦게 들어왔지?"
"응!
좀 늦었어요."
"최사장이 아침에 나한테 전화를 했더라!
네가 마음에 든다고 네 전화번호를 묻길래 알려줬어."
"그럴 줄 알았어요."
"넌 어떠튼?......."
"한번 보고서 어떻다고 얘기를 할 수가 있어요?"
"그래?
그럼 다시 만나볼 생각은 있는 거니?"
전여옥의 얼굴은 환한 미소가 번진다.
"그러기로 약속을 했어요.
어제 많은 얘길 나누어 봤는데 사람은 참으로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요."
"바로 봤다!
아주 성실하고 능력 있는 사람이다.
네게 대한 호감도 상당히 많이 있으니까 자주 만나봐라.
아마 너를 실망시키거나 그러진 않을 사람이야!"
전 여옥은 최우진에 대한 칭송을 아끼지 않는다.
"미현아!
난 네가 남편의 사랑을 받으면서 행복하게 사는 모습을 보고 싶다.
비록 너와는 태여난 곳이 다르지만 너를 알고 나서부터 한순간도 너를 남이라고 생각해 본적이 없다.
피를 나눈 어떤 형제들보다도 더 너를 사랑하는 이 언니의 마음을 알지?"
"언니!
내가 왜 그런 언니의 마음을 모르겠어요?
나도 세상에 언니보다 더 마음을 주고 있는 사람이 없어요.
언니가 얼마나 나를 사랑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어요."
"그래!
우리 언제까지나 변치 말고 서로 의지하면서 살자!"
박미현은 그런 전여옥이 너무나 고맙고도 감사했다.
그날 밤이 되자 최우진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이렇게 전화를 드려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네!
상관없습니다."
"지금 뭐하시고 계세요?"
"그냥.....
음악을 틀어놓고 책을 보고 있었어요."
"그러세요?
저녁은?"
"벌써 먹었지요.
헌데 아직 집에 들어가시지 않으셨나 보네요?"
"네!
이제 들어갈 참입니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미현씨 음성이라도 듣고 싶어서...."
"............."
"미현씨!"
"네!"
"이번 일요일 날 시간을 내 주시면 안 될까요?"
최우진은 조심스럽게 미현의 마음을 알아본다.
"그러지요."
박미현은 망설이지 않고 이내 승낙을 한다.
"감사합니다.
그럼 일요일 정오에 미현씨 아파트 앞에 차를 대기시키겠습니다."
"네!"
"그날은 우리 정식으로 데이트를 하는 겁니다.
마음 같아서는 지금이라도 미현씨께 가고 싶습니다만 너무 그러면 싫어하실 것만 같아서....."
"일요일 날 뵐게요!"
박미현은 최우진의 모습을 그려본다.
상당히 준수한 외모였다.
적당히 키도 크고 군살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 아주 좋은 체격을 가지고 있는 남자였다.
박미현은 일단 그의 외모에 대해서 호감이 가는 것이다.
박미현은 평소에 하지 않았던 맛사지를 하면서 자신의 외모를 가꾸기 시작한다.
남편이 죽고 난 이후에 거울을 별로 보지도 않고 살아왔던 그녀는 새삼스럽게 자신의 피부를 손질하면서 아직도 여인으로서의 마음이 남아있음을 확인한다.
아직 삼십 중반의 박미현은 출산을 한 번도 해 보지를 못해서 그런지 나이보다도 더 젊게 보인다.
박미현은 침울하고 칙칙한 음악이 아니라 경쾌하고 리듬이 빠른 팝송을 틀어놓고 집안이 분위기도 살린다.
이제 다시 처녀 때의 마음처럼 데이트를 기다리고 있는 박미현의 가슴은 핑크빛의 황홀함마저도 깃들고 있었다.
지금까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너 덧 번의 맞선을 보아왔던 그녀였다.
그러나 번번이 그 한 번의 만남으로 그만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지금 최우진의 인물이 그들보다 더 월등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우진처럼 자신의 마음을 잡아끄는 사람이 없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일요일 아침 박미현은 일찍 침대에서 내려온다.
진한 한 잔의 커피를 가지고 거실의 소파에 앉아서 느긋한 마음으로 커피를 마시면서 베란다를 통해서 밖을 내다본다.
세상이 참으로 활기차고 싱그럽다는 생각을 한다.
자신의 마음의 잣대로 세상을 바라보는 사람의 심정이다.
지금 박미현의 마음은 느낌 그대로 참으로 싱그럽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싱그럽고 활기에 넘치는 아침이다.
전화벨이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울어 제킨다.
박미현은 천천히 수화기를 든다.
"여보세요!"
"나다!
벌써 일어났니?"
"언니가 이아침에 웬일이에요?"
느닷없는 전여옥의 전화에 박미현은 의아하다.
"너 오늘 최사장과 데이트 있다며?........."
"어떻게 그런 것을 알았어요?"
"내가 최사장한테 전화를 해서 오늘 같은 날 너를 불러내서 좋은 곳으로 데리고 가라고 했더니 이미 약속이 되 있다고 하더라!"
"그래요!"
"그래서 이렇게 일찍 일어났구나?"
"요즘은 일찍 일어나곤 해요."
"미현아!
네 마음이 그 정도로까지 관심이 있다니 난 정말로 마음이 놓인다.
아무런 부담도 갖지 말고 한번 어떤 사람인지 잘 파악해봐라!
만난다고 다 성사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
"언니!
너무 그렇게 걱정하지 말아요.
이제는 전처럼 언니를 걱정시키는 짓은 하지 않을게요."
"그래!
아무튼 오늘 좋은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알았지?"
"언니 고마워요!"
전여옥의 전화를 받고 난후 박미현은 잠시 생각에 잠긴다.
참으로 언니의 마음을 애태우곤 했었다.
새삼스럽게 전여옥 언니에게 미안하다는 생각을 한다.
박미현은 외출준비를 하기 위해서 샤워를 한다.
그리곤 정성을 다해서 화장을 하는 그녀였다.
화장은 눈에 뜨이지 않을 정도로 옅게 하면서 정성을 다해서 많은 시간을 보낸다.
자신이 보아도 아직은 피부가 탄력이 있고 윤기가 흐르고 있는 것만 같아서 마음이 흐뭇했다.
아침은 간단하게 식빵을 구워서 먹고는 외출 준비를 서두른다
시간이 어느 사이 정오로 향하고 있는 것이다.
완전한 준비가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최우진의 전화가 온다.
"여기 지금 아파트 현관 앞입니다."
"네!
지금 바로 내려가겠습니다."
박미현은 그의 전화를 받고 곧장 아파트를 나선다.
최우진은 박미현의 아파트 현관 앞에 차를 주차시키고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박미현을 보고 있던 최우진은 승용차에서 내려 그녀를 맞이한다.
"아!
미현씨!
너무나 아름답군요."
"안녕하세요?
여기까지 오시느라고 수고가 많으시네요."
"아닙니다!
여기까지 오라고 허락해 주신데 대해서 얼마나 고맙고 감사하게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아십니까?
자!
어서 타십시오."
최우진은 승용차의 문을 열고 박미현이 타기를 기다린다.
운전석 옆의 자리에 박미현을 태운 그의 승용차는 서서히 아파트를 빠져 나가서 서울의 도심을 벗어난다.
최우진이 박미현을 데리고 도착한 곳은 도심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이었다.
온통 통나무로 지어진 건물이 우선 이색적으로 다가온다.
"이곳을 가끔 혼자서 찾아오는 곳입니다.
마음이 우울하거나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면 이곳을 찾아오곤 했지요.
그러면서 언젠가는 내 옆에 그 누군가가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 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최우진의 설명을 들으면서 박미현을 실내를 둘러본다.
널찍한 통나무 산장 같은 느낌을 주면서 산장의 포근함과 유럽 왕가의 우아함이 동시에 어우어진 모습에 박미현을 놀라게 한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네요.
너무나 멋지고 우아한 곳이에요."
우아하고 격조 있는 분위기로 르네상스의 그림으로 공간을 한층 더 격조 높게 꾸며진 아름다운 레스토랑이었다.
"마음에 듭니까?"
"마음에 들다마다요.....
이런 곳이 우리나라에 있는 줄도 몰랐어요.
마치 유럽의 어느 왕가의 산장이라도 온 듯한 기분이에요."
최우진을 박미현의 모습을 보면서 행복한 마음이 든다.
"미현씨가 좋아하시니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우선 이집 자랑인 코스를 시켜도 될까요?"
"음식은 알아서 주문하세요.
저는 처음으로 와 보는 곳이라서 음식을 잘 모르니까요."
최우진은 코스A를 선택을 한다.
그리곤 최고급의 와인을 다시 주문을 한다.
"자!
우리의 만남을 위해서 건배합시다."
최우진은 와인 잔을 들고 함께 축배를 들기를 권한다.
박미현은 함께 와인 잔을 들고 건배를 한다.
천천히 음식 맛을 음미하면서 그들을 식사를 한다.
"미현씨!
이렇게 미현씨를 만나게 해주신 모든 신들께 감사를 드리고 싶은 심정이요."
"..................."
"떠나간 아내에게는 참으로 미안한 말이지만 미현씨를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요.
다시는 그 어떤 여인도 사랑할 수가 없을 줄 알았소!
그러나 미현씨를 보고나서 내 마음이 마치 이십대의 철없던 시절의 그 마음처럼 흥분이 되더이다."
박미현은 말없이 그의 이야기를 듣는다.
"미현씨!
우리 아무런 조건 없이 그냥 이대로 만납시다.
서로 보고 싶을 때 볼 수 있고 만나고 싶을 때 만나면 어떻겠소?"
"네!
그것도 좋은 생각이네요."
"차츰 서로에 대해서 알고 서로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 때 그때 결혼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합시다."
"그렇게만 된다면 아무런 부담도 없고 좋을 것만 같네요.
사실 결혼을 전재로 한 만남은 참 부담스러워요."
박미현은 최우진이 말에 전적으로 동감을 한다.
"그렇습니다.
더군다나 우리처럼 서로가 재혼일 때는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많은 것에 신경을 쓰다보면 서로가 상처를 입을 수가 있을 겁니다.
그런 문제점들을 안고 시작을 해야 하는 우리의 처지가 참으로 어렵고 힘들 겁니다."
박미현은 그녀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점들을 이야기해주는 최우진이 참으로 섬세하고 다정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한다.
"그렇다고 너무 지나치게 겁을 먹지는 마십시오.
서로가 진실로 사랑한다면 모든 어려움을 이겨 낼 수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네!
솔직히 아직은 재혼에 대해서 구체적인 생각을 해 본적이 없어서 그런 점들까지 생각해 보지를 않았어요."
박미현은 자신의 솔직한 심정을 말한다.
"그러실 겁니다.
나오시기 싫어하는 미현씨를 억지로 나오시라고 했으니....
나 한사람만이 좋다 해서 이루어 질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냥 이렇게 아무런 부담도 갖지 말고 만나서 서로를 믿고 의지할 수 있을 때 그 때가서 우리의 결혼문제를 생각합시다."
최우진은 박미현을 바라보면서 조용히 말을 한다.
그런 최우진을 마주 보면서 박미현은 믿음직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들의 데이트는 본격적으로 시작이 되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최우진은 박미현을 불러낸다.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연극이나 음악회 등을 다니면서 그들은 서로에게 깊은 관심을 갖는다.
벌써 그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만난 것이 서 너 달이 지나가고 있다.
이제 박미현은 점점 그에게 빠져드는 자신을 바라본다.
만날수록 더 매력적이고 다정한 사람이라는 것을 생각을 하면서 오늘도 그를 만나기 위해서 곱게 단장을 한다.
최우진과 만나면서 박미현은 자신의 외모에 대해서 많은 신경을 쓰곤 한다.
피부 맛사지를 받으러 다니기도 하고 백화점엘 쇼핑을 하면서 자신의 옷과 구두와 핸드백을 구입을 하기도 한다.
남편이 죽고 나서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신경을 쓰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음악도 전에 듣던 것과는 다르게 경쾌하고 아름다운 것들로 골라서 CD도 구입을 한다.
최우진이 많이 듣는 클래식 음악도 즐겨 듣곤 하는 것이다.
이제 한여름의 더위도 어느 사이 막바지에 이르른다.
낮의 뜨거운 태양이 사그라지고 나면 저녁에는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고 있었다.
박미현은 얇은 긴팔 원피스를 차려입는다.
며칠 전에 새로 구입한 옷이었다.
엷은 파스톨 색상의 원피스는 계절과도 색상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옷이었다.
카페에 들어서자 역시 최우진이 먼저 나와서 기다리고 있다.
"항상 먼저 나와서 기다리고 있네요."
"언제나 정확한 시간에 나오는 미현씨를 알고 있으니까 조금 일찍 도착하는 겁니다.
숙녀 분을 기다리게 해서는 예의가 아니지요."
"다음에는 제가 먼저 나와서 기다리겠어요."
"하하하.......
그렇다고 약속시간보다 일찍 나오지는 마십시오."
"호호호......
그럼 우진씨가 조금 늦게 나오시던가요."
"그럴까요?........"
그들의 모습은 참으로 행복해 보인다.
그들은 저녁 식사를 하고 연극을 관람한다.
"오늘 연극은 어떻습니까?"
"안 그래도 보고 싶었던 것이라서 너무 재미있게 잘 보았어요.
우진씨와 이렇게 함께 연극을 관람하는 날이면 너무나 좋아요."
박미현은 자신의 심정을 숨기지 않는다.
"미현씨는 참으로 솔직한 사람인 것 같습니다.
언제나 밝고 시원해서 미현씨를 만나면 저도 기분이 아주 좋아지고 있어요."
최우진을 핸들을 잡으면서 박미현을 바라본다.
상당히 이슥한 밤이었다.
"오늘도 너무나 많이 늦었군요.
피곤하겠습니다."
"아니요!
이 정도로 피곤하다면 어떻게 하게요?
기분이 좋으면 피곤한 줄도 모르거든요."
"하하하.......
너무 듣기가 좋은 말이네요."
차는 어느새 박미현의 아파트에 당도를 한다.
차에서 내리려던 박미현은 잠시 최우진을 바라본다.
"저......
실례가 아니라면 올라가셔서 차라도 한잔 하시고 가세요."
"그래도 괜찮으시겠습니까?"
"네!"
"좋지요!"
최우진은 성큼 차에서 내린다.
그들은 나란히 아파트에 들어선다.
아무도 없는 빈집에 어둠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가 냉큼 물러나 버린다.
"아!
언제나 혼자 늦게 들어올 때면 이렇게 어둠이 기다리고 있겠군요."
최우진은 새삼스러운 것을 발견한 듯이 박미현을 바라본다.
그의 눈에는 안쓰러움이 가득하다.
"사실 밤늦게 들어오는 일이 별로 없었어요.
우진씨를 만나기 전에는요......."
박미현을 차를 준비를 하면서 마음이 즐거워짐을 느낀다.
간단한 다과와 함께 차를 내온다.
"드세요!
별로 준비할 것이 없어서....."
"무슨 차인데 향이 아주 좋군요."
"오미자차에요.
밤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거든요.
잠을 잘 못자는 버릇이 있어서....."
최우진을 차를 향을 음미하면서 마신다.
"아주 좋군요.
맛도 맛이려니와 향이 너무나 좋아요."
차를 다 마신 최우진은 자리에서 일어선다.
"가시려고요?"
"너무 늦은 것 같아서......."
그는 시계를 들여다본다.
시간은 벌써 자정을 넘어서고 있는 것이다.
박미현은 더 이상 그를 잡지를 못하고 함께 일어선다.
최우진은 박미현을 와락 끌어안는다.
글: 일향 이봉우
첫댓글 박미현의 "번민"을 댓글 삼아 시로 표현 해봅니다.
사랑을 하면 예뻐지고 생활에 활력이 된다는 말....참말이군요. 아름다운 만남이 되길...
사랑~~~부디 내곁에서 오래 머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