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플: 많은 분들께서 기다리시던 두 번째 앨범 발매되었습니다. 요즘 근황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RAMA: 앨범 발매전과 크게 달라진 점은 없습니다. 라이브를 하고 다른 뮤지션들의 음반작업에도 참여하고 있구요. 아이들에게 랩을 가르쳐 주기도 합니다. 평소에는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역시 돈 되는 일보단 돈 안 되는 일을 주로...(쓴 웃음)
힙플 : 1집을 발표하고 두 번째 정규 음반인[LIVE FOR TODAY] 나오기 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셨는데, 어떤 이유가 있으셨나요?
RAMA: 앨범타이틀[LIVE FOR TODAY]을 정해놓고 곡들을 완성하고 구성해 낸 것은 2008년 중순경입니다. 가정 사정 등 개인적 문제 때문에 이래저래 방황을 하기도 했구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고 싶어서 조금 욕심을 부리다가 발매시기도 여러 번 밀리게 되었습니다. 마침 제 앨범이 발매되었을 때 많은 음반이 발매되어서 그런지 많은 분들의 귀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험난하네요. 비록 이슈의 중심에 서진 못했지만 일단 들어보시면 충분히 공감하고 납득할만한 작품입니다. 일단 듣는 게 중요하겠죠. 들어라~~
힙플: 많은 분들께서 기다리시는 칠린스테고의 2번째 음반은 만나볼 수 있는 건가요?
RAMA: 현재로써는 전혀 계획이 없습니다. 칠린스테고의 멤버 중 누군가는 이것을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크게 이름을 알리기도 했고, 누군가는 꾸준하게 잽을 날리고 있고, 누군가는 씬에서 도태되거나 사라지기도 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비전을 가지고 다음 발자국을 내딛는가에서 명암이 갈린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개화산앨범으로 약간의 이름을 알린 후, 믹스테입을 제작해서 인지도를 쌓았으니까요. 만약 칠린스테고의 두 번째 앨범이 발매된다면 좋은 실력을 갖췄지만 인맥이 필요한 신예나 이름을 알리지 못하고 방황하는 베테랑들을 주축으로 멤버구성이 새로 될 것입니다. 저를 비롯한 기존의 멤버들은 배후에서 지원해 주는 형태로 도움을 주겠죠. 아마도 칠린스테고 1기 2기 3기...이런 식으로 나뉘겠네요. 각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래퍼들을 보며 ‘아 저 사람도 칠린스테고 출신이었구나?’ 라고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될 정도의 랩 명문클럽으로 성장하게 된다면 좋겠지만... 2번째 음반은 영원히 안 나올지도..하하 (모두 웃음) . 아직 갈 길이 멀었습니다. 일단 제가 잘 되어야죠. 라마2집 많이 사랑해주세요. 들어라~~
힙플: 레이블이라고 해야 될까요? 새롭게 STG World 만드셨는데 이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RAMA: 예. 뭔가 재미있는 걸해보고 싶었어요. 2008년 늦가을, 외대캠퍼스 안에서 에스코와 함께 굳이 음악뿐이 아니더라도 문화전반에 걸쳐 여러 가지로 소통할 수 있는 것에 대해 논의하다가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각종 정치적 활동 및 사회적 활동을 기반으로 크고 작은 이벤트도 개최하고 인종과 국적의 벽을 뛰어넘는 포럼도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종교 간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해외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있기도 합니다. 의류업도 작게 하고 있고, 최근에는 출판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게릴라전의 양상을 띄고 있지만 점차 상황이 나아지면 우리의 브랜드를 전면에 알릴 예정이에요. 현재 소속된 뮤지션 중 주축으로 활동하는 멤버는 롸마, 에스코, 갱자가 있구요. 영켄보의 믹스테입도 곧 나올 것이고 2인조 팀인 SDT가 연습중이며 해외에서 도움을 주는 지미 핌프와 알파가 있습니다. 다른 장르로는 트롯트 가수 루이가 있구요. 빅맥은 추구하는 생각이 달라서 졸업하였습니다. 그리고 언급되지 않은 멤버들은 음악이 아닌 다른 분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언제든지 찾아와 주세요.
힙플: STG Woeld 의 소속 뮤지션 Esco 의 디지털 싱글 [부엉이바위에서] 에 대해 리스너들 사이에서 논란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
RAMA: 에스코가 홍보를 하고 해명하는 방식에서 미숙했던 것은 사실이에요. 그로 인해 저를 비롯한 다른 멤버들과 의견충돌도 있었죠. 에스코의 사이버상의 말투가 좀 띠껍긴 해요. 완전 싸이월더 같아요. 그 부분에 대해선 저도 할 말이 없습니다.(웃음) 같은 배를 타고 항해하는 사람들이라도 모두 다 의견이 같을 수는 없다고 봅니다. STG는 마치 노아의 방주 같은 것이니까 최대한 다양성을 존중해 가면서, 대 파국이 오는 날 함께 살아남기 위해 열심히 인원들을 태우고 있습니다. 그럼 에스코의 태도의 문제말고, [부엉이 바위에서] 곡 자체에 대해서는 제가 대신 해명해 드리겠습니다. 그 곡은 고 노무현대통령께서 서거하시기 직전의 심경을 상상하여서 쓰여 진 가사입니다. 에스코가 그 분의 생각을 묘사하면서 그 분께서 왜 죽음에 이르게 되었는가? 지금의 한국사회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할 것인가? 에 대한 의견을 나타냈다고 생각합니다. 왜 하필 그 시기에 고인의 입을 빌려 서술했냐며 문제를 제기하시는 분도 있었죠. 고 노무현대통령의 시점으로 쓰여 진 가사의 표현상의 문제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생긴 거죠. 그 표현들에 있어서는 리스너들께서 좀 더 유연하게 생각해 주시면 좋겠어요. 많은 분들께서 좋아하시는 이봉래시인의 [골고다 언덕에서]는 예수님의 입장으로 십자가에 못 박혀 죽기직전의 심경을 묘사하였잖아요. 인물과 사건들을 표현함에 있어서 더욱 많은 가능성을 열어주셨으면 해요. 근현대사 인물들을 포함한 별의 개수만큼이나 많은 역사속의 인물들에 대해서도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있으면 좋겠다는 거죠. E.H.카가 말했듯이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이며 오늘의 사회와 어제의 사회의 대화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주관적으로 기록을 남기고 있고, 그것들이 당시의 시대정신을 알 수 있는 훌륭한 사료로 재구성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에스코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기 위해 그렇게 열심히 홍보를 하면서 격려도 받고 때로는 욕도 먹었다고 봅니다. 듣는 사람들도 다양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으니까요. 제 생각에는 그 곡의 비트가 정말 후지다고 생각합니다. 에스코는 앞으로 보컬을 안했으면 좋겠습니다.
힙플: 이번 앨범 발매에 앞서 뉴스를 통해 더 이상의 믹스테입과 사인시디 발매는 없다고 밝히 셨는데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RAMA: 제가 믹스테입을 발매했을 당시에 저는 어떻게 하면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무언가 이름을 날리고 싶어서 안달이 났던 시기였죠. 그래서 만든 게 믹스테입인데, 사실 그냥 하드에 모아놓은 각종 소품들을 모아서 발표한 거예요. 상당히 스트릿 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꽤나 느슨한 마음으로 들어줄 수 있는 것이었죠. 많은 패러디들이 있었고 여러 가지 숨겨진 요소들과 앨범녹음하기 전의 데모라든지 여러 방식의 리믹스등등... 남의 엠알을 무단으로 사용하는 불법도 저질렀고..(웃음) 전 이게 완전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무조건 된다. 다들 나를 따라할 것이다. 역시나 2007년의 잠복기를 거쳐 2008년에 완전 터지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안 해도 되는 거죠. 이젠 재미도 없고... 무언가 기록이 남는다면 첫 줄에 제 이름을 올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실 믹스테입도 이제 단물이 빠졌어요. 요즘의 이야기를 해보죠. ‘저는 믹스테입 준비 중인 누구입니다. 이 곡은 믹스테입에 실릴 거예요.’ 라고 말하는 친구들이 많죠. 이피나 싱글로 내도되는 것들인데도 불구하고, 믹스테입이 요즘 잘 되고 있는 포맷이라는 이유로 나도 한 번 발을 담구어본다라는 생각으로 접근하는 거죠. 방법이 잘못된 거죠. 신인이라면 혹은 오랫동안 뜨지 못한 노장이라면 좀 더 강력한 어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믹스테입이라면 역시 랩이 가질 수 있는 재미를 좀 더 어필할 수 있는 것으로 내서 화제를 모으는 쪽이 좋죠. 리스너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죠. 원곡을 비틀어 제대로 패러디를 한다든가 절묘하게 자신의 특징을 잘 나타낼 수 있는 언어들을 사용해 유행어를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구요. 마구 써 갈긴 리튼 프리스타일들로 가득 채우면 중독성이 떨어져서 잘 안 듣게 되요. 하지만 저도 그런 거 많이 넣었었죠. 시간을 채우다보니 별의 별 잉여벌쓰가...(웃음)
싸인이라면 역시 사람과 사람이 만난 추억의 흔적이죠. 싸인 받았을 때의 상황이나 그 당시의 느낌을 간직하는 게 가장 이상적이잖아요. 저는 프로레슬링이나 발레를 보러 가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서 프로레슬러나 발레리나들의 싸인과 함께 찍은 폴라로이드 사진들을 모으고 있어요. 프로레슬러는 주로 일본의 선수들이 많은데요. 작년 5월이었죠. 일본프로레슬링 노아의 유망주였던 시오자키 고 선수가 굉장히 고마워하면서 싸인을 해주고 친절하게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사진촬영에도 응해줬습니다. 사실 당시의 저는 그를 중요인물로 생각안하고(웃음) 어릴 때부터 동경해온 아키야마 준 선수에게 정신이 팔려 있었거든요. 아키야마선수와 함께 찍은 사진을 자랑하면서 이것은 이제 우리 집의 가보다!!!라고 자랑하고..(웃음)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일본에서 최고로 잘 나가는 프로레슬러가 시오자키에요. GHC헤비급챔피언을 획득하고 왕도 프로레스의 정점에 섰어요. 그가 열심히 노력해 빠르게 급성장해서 역사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가끔씩 그 싸인과 사진을 꺼내 보곤 해요. 저에게는 앞으로도 영원히 잊지 못할 추억의 순간이 될 거에요. 이런 소중한 감정은 대량생산으로 가질 수 없다고 생각해요. 싸인씨디를 가지고 오셔서 다시 싸인을 부탁하기도 좀 이상한 모양새인 것 같고요. 저는 많이 뜨지 못한 편이라 제가 출연하는 라이브에 오시면 만나기 쉽답니다. 언제든지 싸인해 드립니다. 씨디 속지와 윗 판 색깔에 맞춰 은색 유성 펜도 구입 했다구요. 함께 사진 찍는 것도 언제든지 응해드립니다만... 저는 실물이 훨씬 훨씬 더 잘 생겼습니다. 지방의 팬 여러분들과 해외의 팬 여러분들은 싸인씨디를 못 가지는 걸 안타까워 하실 게 아니라 저의 우월한 실물을 못 보는 것을 안타까워하세요. (모두 웃음)
힙플: 이번 앨범을 구매 하신 분들께서는 아시겠지만 앨범의 부제라고 할까요? '라마 세계 명작 대 전집 제 2권' 이라고 적으셨는데 의도하신 바가 있으신가요?
RAMA: 의도라뇨? 들어보면 자연스레 고개를 끄덕이며 납득하시게 됩니다. [전형적인]에 필적하는, 혹은 그것을 능가하는 작품이니까... 들어라~
힙플: 직접 프로듀서로 참여를 하셨고 외부 프로듀서의 참여도 있었죠. 이번 앨범에 참여한 프로듀서 분들 소개 부탁드립니다.
RAMA : [지금을 살아라]를 프로듀싱 한 작업반장은 뮤지션들 사이에서 꽤나 인정받는 전설적인 0441의 멤버였죠. 그렇지만 그는 이런저런 게임들에 중독된 채 세상과의 연락을 두절하고 5년 넘게 칩거 중이었죠. 과거의 영광을 정글 속 앙코르와트 유적처럼 방치해 놓은 채 살고 있던 그를 열심히 수소문해서 함께 곡을 만들었습니다. 그의 재활을 위해 많은 힘을 보태주세요. 유적복구를 위한 성금도 받습니다.
[신기루]를 프라듀싱하고 목소리를 보태준 옵티컬 아이즈(Optical Eyes)는 칠린스테고에서 랩으로 함께 호흡을 맞췄던 XL입니다. 그야말로 괄목상대! XL의 곡 만드는 실력이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나오게 될 그의 작업 물들을 기대해 주세요.
[악인은 잘도 잔다]를 프로듀싱한 Briks는 저와 크리티컬 피, 엘큐 등으로 구성되었던 크루 NMNP때부터 함께해 온 동료이고, 자신의 앨범도 발표해서 이제 많은 분들이 아실 거라고 생각하구요. [봤대],[달콤한 데이트],[7막 7장],[라면롸마!]의 프로듀서 도발은 앨범작업 내내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해왔습니다. VH스튜디오에서의 녹음을 봐주며 디렉팅에도 참여하고 대부분의 곡들의 믹싱을 도맡아 고생하였습니다. 게으르고 살찐 오덕후에 골초이지만 생긴 거와 달리 남들이 듣지 못하는 섬세한 부분을 잘 캐치해내는 능력자이죠. 의리와 정이 넘치는 친구입니다. [R.A.P],[술과 장미의 나날]의 JA는 여러분들이 아는 살롱의 그 제이에이가 맞습니다. [소년R]의 프로듀서 소피스트는 곧 앨범이 발매될 예정입니다. 정말 열심히 노력하는 친구죠. 특기는 타로점이고 사냥에 관심이 많습니다. 그리고 [10월1일]의 더콰이엇.
힙플: 앨범의 타이틀인 [LIVE FOR TODAY] 대해 의미 와 앨범 전체의 간략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RAMA : [LIVE FOR TODAY]는 [지금을 살아라]와 동일한 의미입니다. 그 누구라도 어떤 상황이라도 지금을 최선을 다해서 살아나간다면 곧 만나게 될 미래의 자신이 환하게 웃으면서 맞이해 주겠죠? 앨범 모든 곡에 걸쳐 과거와 미래 그리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대하여 이야기 하였습니다. 즉 앨범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인간”이라 할 수 있겠죠. 여러 곡에서 접점이 발견 되구요. 1집에서 이어지는 내용도 많습니다. 오래들을 수 있도록 숨겨진 요소를 찾는 재미도 있으니 많이 들어주세요. 들어라.
힙플: 이번 앨범에 정치/시사적인 주제가 너무 많다고 생각 하시는 분들이 있다고 생각하시는 일부분 리스너들은 이 부분에 대해 부정정인 의견을 내는 분들이 있는데 이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시는지?
RAMA : 정치/시사적인 주제가 많이 포함되긴 했죠. 그래서 여자 팬들을 모으는데 실패했다고 생각됩니다. 새로운 일촌신청은 거의 다 남자더군요. 이제 그만하려고요. 그것은 저의 완성도 높고 부드럽게 읽히는 문장과 재치 있는 가사의 재능을 낭비하는 짓 같습니다. 섹시한 목소리를 낭비하는 짓거리 같기도 하고...좀 더 설탕 같은 언어로 이 바닥의 주요 고객인 소녀들에게 어필하고 싶네요. (잠시 정적) 뻥입니다.(웃음) 앞으로도 불타는 정의감으로 시대를 대변할 것입니다. 지금은 좀 맘에 안 들더라도 듣다보면 알게 될 것입니다. 아니, 애들의 성장속도는 빛의 속도와 맞먹을 정도로 빠르니 3분후에 다시 들으면 다르게 다가올 것입니다. 들어라.
힙플 : 랩 저널리스트로의 모습도 있지만 유머러스한 가사 혹은 언행으로 인해 이미지 자체가 조금 가볍게 생각들을 수도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불편한 점은 없으신가요?
RAMA: 예. 극과 극을 달리는 평가를 받고 있죠. 그렇지만 비판적인 모습과 유머러스한 모습들 모두 다 제 안의 에너지가 형상화된 모습이입니다. 그 두 가지 캐릭터가 함께 만나는 접점이 가장 잘 표현된 곡이 [7막 7장]이죠. 그 곡을 녹음할 때는 정말 재밌게 한 것 같아요. 유머러스한 부분들에서도 잘 살펴보시면 휘발성의 단발 개그보다는 좀 더 생각할 여지를 둘 수 있는 많은 장치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 외의 각종 개그 곡들이나 소품들에서도 문학적인 성과와 통렬한 풍자를 느껴주시면 좋겠습니다. 아... 인터뷰가 상당히 방어적이면서 자의식 과잉으로 가고 있는데...(모두 웃음)
힙플: 자신의 신념 혹은 뜻이 맞는 정치인이 생긴다면 그 사람 혹은 정책을 위해 랩을 하실 수 있나요??
RAMA: 물론이죠. [7막 7장]의 아이디어가 된 18대 총선의 사건 전후 관계를 유추해 보았을 때 제가 어느 정치인을 지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힙플: 요즘은 정치적이나 사회적인 이슈로 랩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MC분들이 많지는 않잖아요. 이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RAMA: 88만원 세대라 불리는 지금의 20대는 패배주의에 길들여져 있는 한편, 신분상승에 대한 욕구도 엄청나게 크죠. 등록금이 인상되어서 허리띠를 졸라매게 된다 해도 도서관의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어떻게든 제도권에 편입될 거야. 언젠가는 나도 기득권 세력이 되겠지 라고 갈망하는 거죠. 자신만의 철학을 갖추고 있지 않으며 생각하는 기반 또한 약합니다. 의문을 던지고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는 것보단 어떻게 하면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느냐에 묶여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쫄깃한 랩으로 소녀들에게 매상을 올릴 것인가? 어떻게 하면 음원 차트의 상위권을 점령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애들이 나의 랩을 쩐다고 말해줄까?(웃음) 이것은 단지 MC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미디어가 사람들을 요리하기 쉽게 만들어 버리고 있어요. 극단적 허무주의에 휩싸여서 무관심한 것을 곧 쿨 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기득권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들만을 위한 정책들을 날치기로 통과시켜버리는 것입니다. 겉보기에 당장 우리의 생활과는 크게 연관이 없어 보이니 웃어넘기게 되는 겁니다. 내가 열심히 해서 부자 되고 강해지면 되는 거지. 평생 서민이 서민일줄 알면 서민이 아니죠. 서민을 위한 정책들은 지지받기가 힘듭니다. 아.. 이야기가 다른 곳으로 새어버렸네요.(웃음)
예술이 사람들 앞에 꼭 현실적인 메시지를 담을 필요는 없습니다. 예술은 비합리적입니다. 정형화시킬 수 없어요. 하지만 그 비합리적인 것에 강점이 있습니다. 비합리적이지만 언제나 물음을 던지는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술의 비합리성은 과정과 반성의 힘으로 결과에 매몰된 합리성에 내재된 폭력성과 억압성을 폭로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의 비합리성은 합리성이 밝혀주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합리성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이런 비합리성의 합리성은 이 현실에 대한 행복의 약속이기도 합니다.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요? 물론 약속할 수 없습니다. 아도르노가 말했어요. 예술은 행복에 대한 약속이지만 이 약속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라고... 사회적인 이슈로 랩을 하건 말건 만드는 사람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랩을 만드는 사람들이 사회가 만든 틀 안에서 안착하고 안전하게 사회가 원하는 것만을 생산하고 그것들에 얽매이는 순간, 자기 자신의 이름, 곧 예술의 자율성마저 잃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공무원 래퍼들.
힙플 : 정치 적인 이야기여서 모르겠지만 앨범 전체적으로 냉소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부정적인 부분이 있는데 다음 작업 물에서는 밝은 곡을 해보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RAMA: 예 물론이죠. 평소에 즐겨듣는 음악은 밝은 음악들이에요. 사람들을 재밌게 해주는 것을 좋아하구요.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는 그런 음악들을 준비 중입니다. 곧 나올 작업 물들을 기대해 주세요. 들어라.
힙플: 이미 발표된 곡들이 이번앨범에 5곡 이 수록되었죠. 이분분에 있어 소위 ‘재탕곡’ 이라며, 부정적인 반응 보이는 분들이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RAMA: 인류의 역사를 통 털었을 때 음반, 그중에서도 앨범이라는 포맷이 등장한 것은 근래의 반세기 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초기의 레코드는 1,2곡밖에 실을 수 없는 형태였고 엘피판이 발명되고 앞뒷면을 합쳐서 여러 곡을 담을 수 있는 형태가 되면서 뮤지션들은 앨범이라는 포맷을 널리 이용하게 되었습니다. 즉, 모음집의 형태로 등장하게 된 것이죠. 후에 씨디가 발명되고 그 표준을 필립스에서 정할 때, 그것을 감수한 지휘자 카라얀이 베토벤 교향곡 몇 번이드라...어쨌든 그 시간에 맞춰서 74분을 규격으로 공표하였죠. 저 역시 이런 앨범의 사전적 의미에서는 매우 충실하게 만들었습니다. 사실 저의 1집 앨범인 [전형적인]은 2000년에서 2005년까지 공연을 하던 작업 물들을 모아서 발매한 것이거든요.
그러나 모든 곡이 신곡! 나는 듣보잡이었으니...(웃음) 2009년의 상황은 많이 달랐죠. 더 이상 듣보잡이 아니구나라는 생각도 들고... 몇몇 분들에게는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아요. 리스너들이 원하는 건 새로운 신곡들이 가득 찬 작품이었을 텐데.. 그 점에 대해서는 저도 아쉽게 생각합니다. 한국에서의 싱글과 앨범개념이 제대로 잡혀있지 않아서인 것 같기도 하구요. 현재 여러 곡이 들어있는 정규앨범의 포맷은 멸종위기에 이르렀기에, 곡 하나하나 단발성으로 히트하는 것을 목표로 발매되는 디지털싱글과 미니앨범이 대부분이죠.
제 2집을 청취하실 때는 1번에서 12번까지 이어지는 전체적인 구성을 느껴주셨으면 합니다. 테마에 맞춰서 이야기의 연결에 대해서도 많이 고심했거든요. 새로 녹음하고 다시 믹싱하기도 했어요. 하나의 완결된 작품으로 단편집을 읽는 듯한 느낌으로 들어주세요. 가사집도 하나의 출판물적인 느낌을 주기위해 많이 노력했구요. 1집 앨범과 묘하게 이어지는 것도 있으니 한동안 저를 잊고 지내던 기존의 팬 여러분들도 씨디를 구입해서 들어보세요. 들어라.
힙플 : 라마씨의 독특한 캐릭터로 앨범을 듣지 않고 이미지로만 판단하는 일부의 리스너들에게는 조금 가볍게 보일 수도 있는데 이점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RAMA: 역시 들어야 되겠죠.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많은 분들의 귀까지 도달하는 과정이 험난하죠. 저의 진심이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에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죠. 그래서 열심히 외치고 있습니다. 들어라~ (웃음) 물론 이미지 관리도 잘 해야겠죠. 특히 사진빨이 너무 안 받아서 걱정입니다.
힙플: 현재 힙합씬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신기루' 라는 곡을 들어보면 약간은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시는 것 같은데
RAMA: 예 그런 부분들이 좀 있지만 마냥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지는 않아요. 어느덧 힙합은 젊은 세대의 전유물이 아니라 자연스레 사회를 이루는 문화의 한 부분으로 녹아들었거든요. 힙합이라는 단어는 더 이상 이질적이고 새롭거나 신선하고 젊은 이미지가 아니에요. 90년대 태어난 세대들에게는 원래 존재하던 것으로 느껴질 수도 있죠. 장족의 발전을 이룩하였습니다. 1999년쯤엔 100% 한국어 랩 앨범이 나왔다는 것 자체로도 센세이션이었거든요. 모든 사람들이 동료였고 어떻게든 음반이 발매만 되면 일단은 구입해준다든지 했었던 시절이죠. 지금의 상황은 달라요. 좀 더 견고하게 하나의 사회를 이루었고 그 안에서는 각자 추구하는 방향성도 달라지고 개성을 가진 팬 층도 생성이 되었어요. 논쟁이 생기고 이념적인 투쟁이 생기는 것은 좋은 현상이에요. 많은 래퍼들이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신념을 어필하고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으니까요. 그러나 **같은 내용물로 사람들을 낚는 개 *같은 앨범들도 많죠.
힙플 : 마지막 트랙 '소년 R' 을 들으면 라마 씨가 힙합음악에 빠지기 시작한 순순한 모습이 묘사가 되는데 현재 RAMA 에게 힙합이란 무엇인가요? 어렸을 적하고 달라진 점이 있을까요?
RAMA: 어린 시절의 힙합은 새롭고 멋진 것이었어요. 랩뿐만이 아니라 옷 입는 법 걷는 법 표정 등 모든 것을 자신의 것으로 흡수해야 되는 신앙과도 같은 지침이었죠. 그렇게 10년이 넘은 지금은 힙합에 대해서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아요. 앞에서도 언급했든 이제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가 버려서... 힙합음악에 대한 기준을 누가 물어보면... 노래보다 랩 비중이 높으면 힙합앨범으로 분류되어 팔리지. 라고 말하고 있어요. 이제 힙합은 미국의 흑인들만의 것이 아니니까요. 어디에든 존재할 수 있어요. 세계 곳곳의 오지에까지 침투하고 있습니다. 제 음악을 들어주시는 분들의 마음속에도... (웃음)
힙플 : 기대 중이라는 멋진 미래에 대한 내용을 조금 들어볼 수 있을까요?
RAMA : 소년 롸마가 말한 미래란 지금이 되겠죠? 그래서 지금을 살고 있습니다. Live for today. 지금 이 순간 이 지금은 과거가 되고 다가올 미래가 지금이 되겠죠? 라이브 일정이 잡히면 매번 마지막 무대라고 생각하고 올라가고 있어요. 계속 랩하고 싶어요. 그게 저의 미래입니다. 랩 해도 되나요? (웃음) 많이 도와주세요.
힙플: 앞으로의 계획과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다면...
RAMA : 앨범관련 활동을 열심히 하고 싶어요. 불씨를 살려야죠! 힙합플레야에서도 많이 밀어주세요. 도와주세요.(웃음) 항상 감사! 냉정하게 정중하게 정확하게 모두의 꿈이 이루어질 때까지! STG world!!! 소울 원 미니앨범도 들어보시구요. 저의 두 번째 앨범 많이 사랑해주세요. 개화산!! 2027년. 예압 들어라 내가 롸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읽어 내려 오느라고 혼났네요...그래도 손전화보단 낫네요..갑자기, 아니 글을 읽어 내려오면서 처음 듣는 가수이름이지만 좋아지네요. 졸음때문에 , 이해하기가 다소 방해가 되었어도 안 읽었던 곳을 찾아서 끝까지 읽었고,그 분의 사고 속에 시대를 꿰뚫어 보고 있으면서 낙관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애석하게도 그 분,RAMA의 노래를 들어 보지 못했지만 말입니다. 또 한가지 이봉래시인님의 "골고다 언덕"에서 라는 시도 읽고 싶군요. 어딘가에 수록되어 있을지도 모르지만.
첫댓글 읽어 내려 오느라고 혼났네요...그래도 손전화보단 낫네요..갑자기, 아니 글을 읽어 내려오면서 처음 듣는 가수이름이지만 좋아지네요. 졸음때문에 , 이해하기가 다소 방해가 되었어도 안 읽었던 곳을 찾아서 끝까지 읽었고,그 분의 사고 속에 시대를 꿰뚫어 보고 있으면서 낙관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애석하게도 그 분,RAMA의 노래를 들어 보지 못했지만 말입니다.
또 한가지 이봉래시인님의 "골고다 언덕"에서 라는 시도 읽고 싶군요. 어딘가에 수록되어 있을지도 모르지만.
무리하면 안됩니다...
이런 여타의 활동은 시간 날때 하는 것 이니까가요...
내가 쓴 시는
●―‥‥‥운학산방(雲鶴山房)주인장 글 에 아마 다있을 겁니다...
시간이 될때...
보세요^^
84번에 있네요..
84 골고타 언덕에서 [2] 문학사랑
네, 잘 읽었습니다.
역시 선생님이라 들지만, 정공채스승님을 닯아 갈까봐 걱정이군요.
제가 볼 땐 시집을 낼려구 하시는 준비에 이미 시작하신 거같은데요???
안녕히 주무세요^^
선생님은 누리문학회 회장님에 문학사랑에서 시인님들이 쓴 글들을 평하시면서 왜 그 분들보다 밖으로 나타태는 것이 없나요?
제가 몸이 아파 선생님글을 모두 읽지는 못했지만(雲鶴山房) , 제 생각에는 시집 하나가 없는지 모르겠네요.
아직 글쓸 준비가 안되어서 입니다^^
ㅎㅎ~
@문학사랑 욕심도 많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