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경남의 마터호른 여기에 있다" 경남고성 거류산(571m)
**산행일시:2012년12월9일(일요일)
**산행코스: 동부농협(외곡지소)-감동마을-이정표-전망대-거북바위-정상-거류산성-이정표-휴게소-
갈림길-엄홍길전시관 (약10km,4시간)
**출 발:서면소방서(07:55)-용당농협(08:00)-순천대(08:02)-의료원(08:05)-터미널앞21c약국(08:10)-
역전농협(08:13)-이마트(08:15)-조은프라자(08:20)-광양역(08:35)-중마동(08:45)
**준비물:도시락,식수,간식,방한복,산행장비
**차기산행:12월23일(전북임실 오봉산~옥정호)
@@@ 산 이야기 @@@
♣ 경남의 마터호른. 고성 거류산(570.5m)
거류산. 먼 옛날, 여염집 규수가 부엌에서 밥을 짓다 밖에 나와보니 산이 움직이고 있었겠다. 그 아낙 "산이 걸어간다" 소리쳤고, 산은 누가 보면 움직이지 못한다고 하니 그 자리에 서고 말았다. 그때 걸어 가던 산 '걸어산'으로 불렸으니 그 산이 오늘날 고성 진산 거류산(570.5m)이다.
거류산은 570m로 그다지 높지 않지만 바닷가에 이웃한 산들의 높이는 그야말로 에누리없는 높이다. 더우기 거류산은 고성평야에 솟아 있어서 혼자 선 외로움이 그대로 높이로 다가온다.
가파른 길을 사람들의 입심과 맑은 공기를 벗삼아 30분 정도 오르면 능선을 올라탄다. 이제 한 숨을 돌리며 뒤를 돌아보니 남해가 보인다. 바람은 차지만 햇살이 좋아 저 멀리 섬 사이로 빛나는 바다가 눈부시다.
능선 오른쪽으로 저 밑에는 장의사가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다. 산속에 웬 장의사냐고? 장의사(藏義寺). 대한불교조계종 쌍계사의 말사로 원효가 창건하여 여러 차례 중창되었다.
아기자기한 오솔길 같은 능선을 타고 10분 조금 넘게 가면 거류산 정상부 언저리에 닿는다. 그 밑에서 바라본 정상부는 돌무더기로 이루어진 세모꼴의 봉우리다. 그래서 겨류산을 '경남의 마터호른'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곳에서 정상으로 향하지 않고 왼쪽으로 빠지면 도시락 까먹기에 안성맞춤인 평평한 터가 나오고 그 밑으로 2~3분을 조심스레 내려서면 흔들바위도 있다. 어느 곳에서건 남쪽의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조망이 좋다.
거류산은 들머리부터 작은 봉분들이 간혹 눈에 띈다. 지역 주민들이 경외시하기보다는 생활터전으로 여겨온 산임을 짐작케 한다. 여기 정상부 언저리에도 돌터 원에 있는 것과 달리 생김새가 아기자기하다. 커다란 암릉이 없이 산세가 부드러운 까닭이겠지만, 디딤대 수도 많아야 예닐곱 개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돌무더기길이다. 이 돌무더기는 이전에 거류산성이 있던 자리다. 거류산성은 경남문화재자료 제90호로 가야시대의 유적이다. 고성군에서는 올해 거류산성에 대한 발굴조사를 마치고 내년까지 복원할 계획이라고 한다.
고성은 가야 6국 중 소가야의 도읍지였다. 이를 보여주듯 고성의 송학동에는 그 시대의 봉분들이 여러 개 있다. 이 송학동 고분군(사적 제119호) 가운데 가장 큰 고분은 내부가 붉은 채색고분이다. 일본에서는 흔하지만 2000년 발굴 당시 국내 최초였다. 이 때문에 임나일본부설의 근거로 보는 시각도 있었다. 물론 지금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정리되었다.
정상에 오르면 우선 산불감시초소가 눈에 들어온다. 동쪽은 당동만, 북서쪽은 고성평야 그리고 남쪽은 벽방산과 그 너머 남해바다이다. 저 건너 벽방산을 기준으로 오른쪽(동쪽)은 한가로운 바다 위로 몇 개의 섬이 떠 있고, 왼쪽(서쪽)으로는 수많은 섬들이 모여 있고 그 사이로 바다가 마치 강인 듯 흐른다. 어느 쪽도 다 아름답다. 가까이로는 삼천포의 와룡산과 조금 멀리로는 사량도 옥녀봉이 보인다. 날이 맑으면 지리산 천왕봉도 보인다지만 이 날은 보이지 않았다.
조망이 좋기만 한 것은 아니다. 가류산 언저리에는 철탑들이 철선들을 입에 물고 서있고 통영에는 액화천연가스(LNG) 공장이 들어선 지 15년이 넘은데다, 고성레미콘 공장도 산 한 켠을 깎아내고 서 있다. 대전~통영간 고속도로 진주~통영 구간이 거류산 곁을 지난다. 이 구간은 2006년 1월쯤에 완공되는데 산행을 시작한 월치에 고속도로 안정나들목이 생길 예정이다.
하산은 정상에서 북동쪽 사면을 탄다.거북이의 머리와 등을 차례로 딛고 내려선다. 꼬리에 해당하는 부분에 널따란 마당바위가 있고, 거기서 안쪽으로 휘어져 들어가면 따스한 오후 햇살을 받으며 남해를 바라볼 수 있는 아늑한 터가 있다. 인적도 드물어 더 바랄 것이 없다.
다시 북사면을 타고 내려오는데 길이 얼어있다. 얕은 얼음이 흙과 바위에 살짝 덮여있다.
20분 정도 허벅지에 힘 줘가며 조심스레 가면 평탄한 내리막 능선이 나온다. 이제는 바람도 잠잠해져 늦가을의 분위기도 즐겨본다. 편안한 능선길은 속으로 흥얼거리는 노래가 서너 곡조 끝날 즈음에 날머리를 만난다. 조그마한 표지판이 하나 서있고 그 앞으로는 모두 밭인데, 밭 너머로 마을이 있다. 감서리 감동마을. 농한기라서 그런지 고즈넉하다.
**산행안내및 산이야기: 산행대장 칠선두목(010-9884-466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