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를 개설하면서 어떤 설정으로 카페를 꾸밀까 나름 고심을 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카페가 초등학교 동창 카페이니 만큼 그래도 동심을 떠올리고 소중한 추억을 회상할 수 있는 컨셉이 좋을 것 같아 용산리 연가를 연제하게 되었습니다.
바쁜 일상속에 짬짬이 시간내어 급하게 글을 완성하다보니 졸작이 돼버린 글들도 많았지만 친구들의 응원에 힘입어 멈출수가 없었습니다
한해를 마무리 하는 세모에 다시금 추억을 더듬는 시간되길 바랍니다~
용산리 연가-1(회상) - 유자차 금도-
엇그제만 해도 앙탈이라고 생각했어.... 때가 아닌데 혼자 일찍 핀 코스모스를 보고 분명,,,앙탈일거라 믿었어,,,
하지만 오늘 문득~ 무리를 지어 피어있는 널 보고,,, 깜짝 놀라...달력을 봤더니... 아직은 한 여름 속인거야,,,
여시코뺑이를 돌아 달욱이네~~ 듬봉논 둑을 따라 활짝 핀 코스모스길... 그 들길을 따라 학교를 갔엇지...
학교를 파하고 집으로 오는 길엔 그 꽃잎을 따,,,, 네잎만 남기고 헬리콥터 플로펠러처럼 하늘로 날리면서......, 파~아란 하늘에 동그란 꿈을 키웠었지...
그리고~~~~어느덧..... 삼십오~여년이라는~긴 세월속에 호랑이를 그리려던.. 그 소년.. 소녀들의 도화지속엔 볼품없는 고양이가 그려져있는거야~~
나이 들어간다는건~~ 채념에 익숙해 지는 건가봐,, 때론 열정적인 도전도 해야하고 아직은 피튀기며 살아야 하는데 허허~~하고 지레~포기해 버리는 일들이 많아지자나~
음................. 참으로 감개무량함이야~~ 그 수줍고,,순수해서 나이들지 않을것 같던 우리들이~~ 하얗게 센~~머리칼로
추억에 목말라~ 이 작은 사각형 모니터 속에서~ 아련한 이름들을 되세기며~ 파도치는 서정의 감동을 받고있으니~~
비가 온다~~ 용산리 그 논둑길엔 오늘밤도~달맞이 꽃이 피어있겟지.. 이 비를 맞으면서 말이야~~
메말라 시든즐 알고.... 꽃잎을 따내면 따내지 않은 다른 꽃잎은 밤이면 너무나도 화사하게 피어있자나
희망을 품었기 때문이야 밤이되면~ 달을 맞이할 수 있는 꿈말이야.... 그래서 밤엔 혼신의 힘을 다해~ 그 가녀린 꽃잎을 피어내는걸거야
우리 비록~ 각자 사는곳이 다르고~ 늘 만날순 없어도~ 소중했던 추억을 함께 먹고 자란탓에 이 공간을 찾고 있는거겠지. 달을 맞이하는 달맞이 꽃처럼...................,
이 세상에서 가장 순수하고 티없는 얼굴들로~~~마음들로~~~~^^
용산리 연가-2(아침비의 속삭임)
탱자나무 가지를 의지 한 채...... 힘겹게 뿌리를 내린 나팔꽃 넝쿨은 긴 밤을 침묵으로 기다린 후~~~ 아침이 되어 무거운 눈꺼풀을 비비며,,, 기상을 합니다.....
게으름뱅이의 뻐근한 기지개 처럼~~ 서서히 꽃잎을 펼치는게 이내 못마땅한지... 빗줄기는 책칙처럼 여린 나팔꽃잎을 후려칩니다,,
그 옆 개망초도 밤세 열대야에 시달렸는지 흠뻑 빗물에 샤워를 합니다........,
아파트 빈터 짜투리 땅에 심어진 토란잎은 또루룩~또루룩 맑은 빗물을... 커다란 잎으로 모으고 있습니다~~~
자동차 바퀴에 시달리는 빗줄기 소리가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네들의 삶인듯....., 시끌벅쩍 한 도심속의 한쪽 모퉁이에선~~~
이렇게...또,, 나팔꽃,,,,,개망초도 피어납니다~
비는 이들을 다 끌어 안아줍니다..............., 삶의 전쟁터 같은 도심속의 소음도,,, 고요한 꽃잎의 속삭임도~~~~~~~^.~
용산리 연가-3(봄의 소나타)
오리까끔의 능선이...., 진달래 분홍빛으로 물들 무렵 우리들의 봄은 그렇게 시작되고 있었던거야....
찰랑거리는 노~오란 생머리... 개나리가 지고...., 그 아쉬운 빈자리.....세종대왕 동상 옆엔~~ 겹동백이 새로 피었었지~~~
운동장 저편 플라타나스는 갓난 아기 손바닥만 한 이파리를 앞다퉈 튀우기 시작했었어.........,
보리피리 불며 깔비러 간 홍강굴 높은 하늘엔 종달이가 울고.......... 앞산에 청아한 뻐꾹이 울음소리 메아리쳐 돌아올때~~~ 뒤안에 아카시안 한껏 향을 품어냈자나,,,,,
텃밭에 심어진 붓감자꽃에 흰나비 날아들면 배까뜰(밖에 들) 논엔 모내기가 한창이었어~~~
보릿대 타는 희뿌연 연기가 오리까끔을 에워쌀 무렵 그렇게 봄은 여름을 준비하고 있었던 거야............,
보릿대 타는 구수한 냄세 대신 농약 냄세가 진동 할 무렵 여름은 한 복판에 와 있었지...,
종달이도 뻐꾹이도~~~ 뿌연 연기속에 사라진 자리~~ 그렇게 여름은......, 오늘처럼~~ 우리들의 곁에 와 있었던거야 ...........,
용산리 연가-4(2학년 1반)
개바지께 저수지 밑 물행기(수문)로 멱감으러 갔었어..., 정상천 선생님이셨지.... 그때 우리 나이 막 아홉살이었어~~
마치 이성에 눈을뜨고 부끄러움을 알아갈 나이자나 서로 눈치를 보며... 선뜻 옷을 벗을 수가 없었어...., 박순란,,,김영기... 너무나 고마운 친구들이었지~~
먼져 옷을 벗고 물속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우리들은 챙피함을 덜 느낄 수 있었던거야~~
그리고~~~기억나?? 다음날 오전이면 어김없이 용산리 노랑이란 사람이 학교 후정으로 들어와 교실 유리창에 돌을 던지곤 햇었지.....,
문창집 교장선생님은 그 노랑이란 사람을 쫓아내느라 소동을 벌였었자나 아마,,자기는 학교에 다니지 못한 열등감을 분노로 표출했을거야...,
그해 햇살과....., 그해 바람은........, 우리들의 아홉살 인생을 이렇듯 석류알 처럼 빼곡한 추억으로 영글게 했어~~~
35년전~~~ 그 햇살과,,,, 그 바람들이....,
용산리 연가-5(오후)
검정고무신 속에는 꿀벌 한마리가 갇혀 있었어..., 콩밭사이 호박꽃에 막~날아든 꿀벌이었지~~~ 신발 쥔 팔을 돌리는 속도가 가속이 붙을수록 운없는 꿀벌은 정신이 혼미해 졌겟지.....
이런 놀이도 이내 싫증이 난 소년은... 허기진 배를 체우기 위해 옥수수대를 뽑을려고 애를썻어~~~
문어발 처럼 촘촘히 뿌리를 내린 옥수수대는 소년이 뽑기에는 힘이 부쳤지.......,
달달한 옥수수대 속살은 호락 호락 소년의 입속에 달콤함을 주기 싫었나봐 껍질을 벗기려던 입술엔 날카롭게 베인 상처가 나곤 했었지......,
한여름 뙤악볕 속에서 소년의 오후는 그렇게 저물고 있었어~~ 그 사이..... 누렁이 황소의 양쪽 배는 볼록 불러왔었지.........,
한 낮 사납던 햇살이 석문산 너머로 몸을 낮추고... 그 여운~ 잔잔히 노을로 물들무렵... 누렁소의 워낭소린~~ 집을 향해 마금댕이(용산리와 용암을 경계짖는 잔등)를 넘고 있엇어...,
용산리 연가-6(토방)
마당 한 가운데~~~ 볕짚으로 엮은 덕석위에는 빨간 고추가 널려져 있었어........,
그 옆에는 깻대 세다발씩 서로 몸을 기댄채.... 햇살 한줌~~바람 한자락을 맞고 있었지,,,,,,,,
헛간 옆 싸리나무 바지게에 고추잠자리 살포시 날개짖을 접을때.....,
콩밭 사이 사이로 ~~ 하늘닿게 키가 큰 수숫대는 말간 하늘에 몸을담그고 산들 바람에 토실 토실 여물고있었어................,
무궁화 나무에 붙어있던 복집게(검은풍뎅이)~~ 다리 잘라 앉은뱅이 만들어놓고... 목 한바퀴 비뚤어 마룻바닥을 두드리면 빙글 빙글 잘도 돌았잖아,,,,,
빙빙도는 날개짖이 힘이빠져 갈 무렵..., 된장물에 우려놓은~~ 장두감....접시감도 떫은기가 빠지고 있었어,,,,,
곰삭은 젓갈... 약찬고추... 보리밥 한술이~ 장독대 옆 학독에서 도르륵 도르륵 빻아져.. 맛깔스런 열무김치 버무려질때~~ 우리들의 추억들도 함께 버무려진거야........,,
헛간 옆 바지게 위엔 오늘도 고추잠자린 날개를 쉬고있겠지..., 이제는 ....., 주인없는 그 지게위에서.....
용산리 연가-7(잔디씨)
양은 도시락을 들고 뒷산으로 향했어 먹기 위해서가 아닌 빈 도시락이였지.. 뒷산 무덤가엔 잔듸가 잘 자라있었어~~
손바닥과 도시락 면을 밀착시켜 훑으면 깨알보다 작은 잔듸씨가 도시락안에 체워졌었어~~
낮은 참솔나무 아래 막 보금자리를 튼 오빠시(땡벌)를 건드렸나봐 벌에쐐어 달음질 칠때 이미 양은도시락은 내동댕이 쳐져있었어....,
편지봉투에 담아.. 두번 세번 밥풀로 봉해서 낼 학교에 가져갈 잔듸씨였는데~~~~
용산리 연가-8(상수리와 팥죽)
헐렁한 바지주머니 속에는... 갖 주어온 상수리 열매가 가득합니다.
소유한 구슬의 량이 부의 상징이기도 했던 그때...., 소년의 주머니 속엔 유리구슬 대신 상수리 열매 뿐입니다,,,,
구슬치기에도 끼지 못한 소년은 쓸쓸히 돌아서,,,,밤나무 밑으로 향합니다..., 아직은 가을 햇살을 더 받아야 할... 애꿎은 초록색 밤송이를 돌위에 올려놓고 또 다른 돌로 내리쳐 찧어보지만 밤알 대신 밤 베개만 나옵니다....
구슬치기에도 끼지못하고 밤알도 까먹지 못한 소년의 어깨는... 어느때보다 쳐져있습니다.....
터벅 터벅 집으로 향하는길.. 다룩이네 장독대 옆에는 무화과가 탐스럽게 익어갑니다~~ 성질급한 소년은 후에 닥칠 재앙을 까맣게 잊은채 덜 익은 무화과를 입으로 가져갑니다.....,
덜 익을수록 더욱 빨간 무화과 속살은 소년의 자재력을 흐트려 놓습니다,,,,
그리고 그날 오후~~~~ 집에서는 팥죽을 쑤느라 부산을 떱니다 팥삶은 화덕 부삭에는 아이스께끼 모양의.. 밀가루 반죽이 대꼬챙이에 꽂아져 구어집니다....,
복합 비료포대를 깔아놓고.... 청주병으로 피자처럼 도우를 만들고~~ 아까 삶은 팥국물 속에서 팥죽이 완성돼 갑니다...,
낮에 몰래 따먹은 무화과 탓에 소년의 혓바닥엔 혓바늘이 돋아..... 뜨거운 팥죽을 입에 넣을 수가 없습니다.....,
플라스틱 바가지에 찬물을 채우고... 그 속에 팥죽 그릇을 담궈 식히려 하지만 팥죽 그릇은 물속에 첨벙 잠기고 맙니다......,
이윽고 밤이 찾아옵니다 오늘 하루....... 되는일이 하나도 없었던 소년의 밤..... 그래도 머리맡엔 수많은 별들이 반짝이며 친구가 되어줍니다........,,,
용산리 연가-9(단감서리)
까만 녹두껍질~~ 뒤틀리는 배앓이로 초록의 루비알을 쏟아 낼때면 서숙 모가지 갈바람에 탱고춤을 추었었어.....,
포도송이 같은 생구열매 까스명수병에 담아 막대기로 휘저어~~ 빨간약을 만들어놓고
땅개비 날다가 몸을 숨긴 그 자리...., 실하게 밑이 든 물고구마...,풀섶에 쓱슥닦아 한입 두입 먹다보면 입술은 어느새 깜해져 있었지.....,
인식선생 과수원밭..., 주황으로 물들어간 단감나무 손짖이 고구마 맛에 싫증 난 미각을 자극할때면 발길은 나도 몰래 이브의 유혹에 빠져들고 있었어...
심장 박동소리 귀에 들리는 두근거림으로 철조망 넘어 간신히 단감 두개 따오면 罰인 양 팔둑은 철조망에 찔리고~~ 추석빔으로 새로 산 바지자락엔 동낭치 가시 온통 달라붙어 있었지........,
낮에 만든 생구나무 빨간약... 팔둑 상처에 바르고 여치 울음소리 자장가 삼아 스르르 잠이 든 꿈속엔 성난 인식선생~~회초리 들고 서 있었어.....
용산리 연가-10(타잔보는 날 )
왼손에는 철사줄로 만든 꽴줄을 들고 오른손엔 저마다 막대기를 들고........, 아이들도 뛰고 개구리도 뛰는 배까뜰 논둑에~~
고마리떼 풀숲에서 단잠자던 개구리 느닷없는 막대기 곤장에 사지를 늘어뜨려 철사줄에 끼워졌었지...., 스무마리 잡을려면 시간반은 걸리는데~~ 그 사이 "타잔"이 시작될까 조바심이 났었어......,
홍강굴 산속 묏동옆에 소고삐 묶어놓고 그 많은 아이들은 외미로 몰려들었어,,, 칠남이네 아랫집 초가삼간 토방에는 숨죽이고 텔레비젼 향하는 눈빛들로 반짝반짝 빛났었지...
타잔이 끝날무렵 해는 서산에 넘어가고 하루종일 탈탈굶은 누렁소 발악한 자리 고삐는 칭칭 소나무에 감겨지고 발밑 풀밭엔 쇠똥이 짖이겨져 쇠파리 들끓었었어.....,
소 맨자리 심란한건 소 주인 맘도 매 한가지..... 옆구리가 달라붙어 홀쭉해진 배를 어느틈에 체워서 집으로 갈까...?
땅거미지고 고구마순에 밤이슬 내릴무렵 몰래 소를 몰고 집으로 향하면 마구청에 가둬뒀던 새끼 송아진 굶어 힘없는 애미맘도 모른채 머리로 배를 받아 젖을빨았지,,,,
며칠후면 나시찬 나오는 "전우"도 봐야는데 누렁소 자주굶겨 미안해지는 밤 그렇게 또 하루가 달빛속에 저물었었어...........,
용산리 연가-11( 학교앞 점방)
추석을 쇠고나면 용돈 몇푼이 생겼었어....,
새로 산 줄무늬 츄리닝 속으로 바쁘게 손이 들락 거렸었지.....
행여 주머니가 터져 새지는 않았을까.....? 달랑 한장있는 100원짜리 지폐는 금세 땀으로 눅눅해 졌었어...
10원주고 뽑은 "달고나" 엿과자~~ 운좋게 "또"가 나와 한번 더 뽑았는데...,
종이 스티커 번호 뽑기에서는 갖고싶던 장난감 권총 대신 풍선하나 달랑 깠었지...
며칠간은 추석때 생긴 용돈으로 고무과자에 세겨진 비행기..토끼.. 오려먹고...
플라스틱 팽이 안에든 비닐과자 호루룩~~ 입김으로 빨아먹느라 마음은 풍선처럼 행복했었어............,
용산리 연가-12(반하)
오뉴월 뙤악볕 속에서 삼배적삼 땀으로 흥건히 적시고
벤곳은 솎으고 드문곳은 채워가며 자식 살피듯 가꿔온 메주콩.....
한여름 소나기에 뭇매를 맞고 초가을 묽은 서리로 오한의 밤을 견디며 토실 토실 알곡을 채운 수확의 계절......
한계절 동침했던 흙속에서 뿌리채 쑥쑥 뽑아올리면 이른 이별에 아쉬움이 남는듯... 뿌리에 달라붙어 있는 몽근 흙을 탈탈 털어내고 차곡 차곡 깍지를 쳐서...,
군대 군대 키큰 수숫대로 지주를 삼고 새끼줄로 꽁꽁묶어 지게짐을 만들어 밭 중간 중간에 세워두고 마지막 가을햇살을 쪼이게 했었어..
콩걷은 황토밭 고랑엔 간간히 띠알도 실하게 자라... 잠자리 속날개같은 망사껍질속에 갓난아기 볼살처럼 탱글탱글이 알이찬 띠알을 까먹는 재미도 상당했었는데.....
하지만 띠알보다 반가운건 반하였어 콩대속에 가려져 아직은 초록인 키작은 두잎..... 보물찾기라도 하듯 어린 눈망울들은 총기가 들어있었어....
삽과 양은도시락을 들고 이밭 저밭을 누비며 며칠째 케모은 반하를 샘가에 둘러앉아 껍질을 벗기고 깨끗히 씻어 말려놓으면 반하장시 집집을 돌아다녔어 농약만든 원료로 쓴다고 했었지....
이계절 학교를 파한 우리들의 손에는 반하케는 삽과 이를 담을 양은도시락이 들려있었어........,
용산리 연가-13(벼 타작)
등짐으로...., 소달구지로 며칠째 먼논에서 날라다 마당 모퉁이에 쌓아둔 나락배늘 오늘은 품앗이로 타작을 하는날.....
홅태사이에 넓게 펴 끼우고 힘껏 두손으로 잡아당겨 탈곡을 했었지...,
솔치떡..., 지당떡.. 아짐들~~ 홅태 옆에다 나락뭇을 쌓아두고 탈곡된 짚단을 메끼틀어 묶어세워 동굴도 만들고 집도 만들었었어...,
품앗이 아짐들 새참드려야 할 즈음 곤로에 기름이 떨어지고..,
대막대기에 소나무 썰어 바퀴만든 도롱태 굴리며 대두병 들고 점방으로 석유사러 갔었어,,,,
짱짱하게 동굴집 만들어놓고 은둔놀이에 푹 빠졌을때 애써만든 짚동굴 허물어 돼지막 옆에 짚배늘을 쌓아야 했었어....,
해묵은 초가지붕 마람엮어 새로얹고 소먹이도 먹일려면 썪지않게 배늘을 쌓아야 했었잖아
하루종일 나락뭇 퍼나르고 짚배늘 쌓아올리느라 몸이 무거울법도 한대 밤이되면 또 "찐찌리뽐뽀"를 흥얼거리며 새끼줄 기차놀이를 했었지...
태환이도 태우고...다루기도 태우고 사장뚝까지 달려간 기차는 문득 숙제가 생각나 선로를 바꾸고 집으로 돌아와~
초꽂이불 켜놓고 숙제로 내준 구구단을 3단까지 외우다 스르르 잠이 들었어........
용산리 연가-14(가을걷이)
벼를 베고 난 자리~~ 파릇한 새싹이 돋아 잠시 혼돈의 이 계절..., 막바지 가을 걷이는 역시 고구마 수확이였어...,
여린 줄기 싹둑 잘라 마른땅에 옮겨 심어 놓고 애타게 비를 기다리고... 고삐풀린 송아지 체력단력장(?)으로 내어 주고도 주먹보다 더 크게 밑이 들어 있었지.....
이리 저리 얽힌 넝쿨 걷어내고 소 쟁기 지나간 자리 흰색 물고구마..., 빨간 밤고구마 보기좋은 색 배합으로 세상구경 나오면
고사리 손으로 삼태기...옹딩이에 주어모아 마당가득 쌓아놓고....,
소먹이로 쓸 고구마 넝쿨은 맨땅밭 키작은 소나무위에 걸쳐지고 줄기속에 숨어 여우볕 받아 잘 마른 고구마 찾아 먹는것도 놀이였었지....,
사랑방..., 구들이 안닿는 서늘한 곳에 수숫대..신우대로 엮은 두대통 만들어 놓고 저번날 캔 고구마 저장해 놓으면 비로소 가을걷이가 막을 내렸어,,,,,
용산리 연가-15(갈퀴나무)
바람이 세차게 분 다음날.. 앞산으로 갈퀴나무를 하러갔었어,,,
노랗게 물든 이끼다소나무 이파리가 수북히 쌓여있는 앞산은...,
마치 금가루를 뿌려놓은듯 어린 마음을 행복하게 했었지..
지난 장날 새로사온 대나무 갈퀴~
이라도 빠질까봐 옹이..뜽컬 피해 조심스러운데
쇠갈퀴로 사정없이 땅을 긁어대는 옆 친구들이 얄밉기도 했었어...
긁어 모아둔 나무가 한포대...되어가면
나무꾼인 우리들은 도박꾼이 되어갔었지...
가지 작은 마른 소나무 택해서 그나마 잔 가지 쳐내고 낄치기를 했었자나....,
엑스자로 마무리 된 대갈퀴 제비꼬리 간신히 지정목 가녀린 가지에 걸쳤는데...,
아까부터 밉상인 친구의 쇠갈퀴가 내 갈퀴 이 빠뜨려 밀쳐내고 지정목에 걸리면
갈퀴 부러뜨려 야단 맞을까봐 금세 울상이 돼버렸어....
오늘 처럼 이렇게 바람이 불고 난 다음날 우리들은 앞산으로 갈퀴나무 하러 갔었어,,,,
용산리 연가-15(초가집)
사그락~~~ 사그락~~ 새끼꼬는 소리가 호롱불 불꽃에 리듬을 타면
어느새 방안 가득 긴 새끼줄이 쌓여있었어 초가지붕을 새로 일 새끼줄 이였었지..,
묵은 짚단 걷어내고 바스락 거리는 새 마람으로 이엉을 얹고나면
단칸방 초가집도 대궐 부럽지 않았었어
뒷밭에~~ 하얀 속살 수줍게 드러낸 다깡 무를 뽑아다가
새로 단장한 초가지붕 처마밑에 말려둘때 아궁이엔 매주콩 삶아진 구수한 냄세 집안 가득 진동했었지..,
마룻방 시렁에 대나무 소쿠리 안에선 말랑 말랑 접시감이 홍시 되어가고
까치 먹이로 남겨둔 감나무 가지 사이로 굴뚝 연기 휘감아 시나브로 걸리면 사각 사각 겨울이 맛있게 찾아오고 있었어,,,.
용산리 연가-16(사랑방과 군고구마)
소 마굿간 옆 여물통이 바닥을 드러내면 게으른 우리들은 머릿속이 무거워 졌었어
딱지치기에 정신 팔린 우리에게 여물써는 시간은 곤욕이었었지~~
여물 썰 자리 싸리비로 싹싹 쓸어 깨끗히 정리한 후 작두 꺼내 준비해놓고
돼지막 옆 짚벼늘에서 짚단 스무뭇 꺼내와 한참을 작두질해야 여물통이 차기 시작했어..,
잘 마른 고구마순 고명처럼 여물에 섞고 여물통 가득 채워두면
한 동안은 소일거리 잊고 놀 수 있다는 생각에 작은 행복감이 밀려왔었어..,
소죽끓인 작은방 아궁이에 고구마 묻어놓고 해가 짧아 이른 식사로~ 고풋해진 저녁시간
소죽 푼 쇠 바가지에 잘 익은 군고구마 꺼내와 살얼음이 동동 뜬 동치미 통째로 들고 한 입 베어물면 입안가득 번지는 알싸한 맛이 행복에 젖게 했었지.
마른 솔가지로 소죽끓인 작은방 구들에 온기가 퍼지면 사회책 손바닥 사이에 놓고 손벽치듯 뱅글뱅글 돌려 사람찾기 놀이 무르익고
봉창문 사이 차가운 달빛 위로 함박눈 숨죽여 쏟아질때 도란 도란 군 고구마 파티는 형제애도 키워줬었어...,
방은 비록 비좁아 꽉막힌 사각형이지만 마음만은 커다란 원을 그리며 방금꺼낸 군고구마 보다 더 따뜻한 겨울밤이 깊어가고 었었지....
|
첫댓글 항상 그렇지만..금도의 연가를 보면,,그대 그시절이 눈앞에 펼쳐진다.바로 몇년전 애기처럼..해년 몇십년이 흘러도 추억속에서는 한순간처럼 그리고 한가닥한가닥 그림이 펼쳐져..복사해서 울 아이들한테 들려줘야겠댜. 옛날이야기하다가 가끔 맥히는 구석이 있는데..고마워..년말 잘보내기요
그래~~어서 새해 맞이하자~~^^
국민학교시절이 고스란이 여기가 있구나..다 멋진추억이지만 갠적으로 "오후"가 젤 맘에 든다..
금도는 어쩌면 기억도 저리 좋을까!! 세월속에 묻혀버린 기억들을 하나도 안잊어먹었네~~나는 개인적으로 "갈퀴나무"가가슴을 뭉클하게한다 내가 한 나무로 집안을 가득채워야했던 그러니까 겨울 월동준비는 내가 도맏아한탓에 밥만 먹으면 나무를하러 산에갔었거든 욕심대로 해가지고 끙끙대고 이고온바람에 내가 키가 안컸나봐ㅋㅋ눈앞에 선하다 고마워~~이렇게 멋진시를 음미하게해줘서*^^* 자주 올려줄수있지???
생전 나무라고는 안했을것 같은데 현수기도 그랬구나...? ^^ 친구들이 추억을 회상할 수 있다면 쭈~욱 올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