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두레기금 '너른마당'이 지난 7일 저녁 7시 밀양시 종합사회복지관 강당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출범을 선언했다. 조직을 띄운 날짜와 시각이 심상치 않다. 7월 7일 저녁 7시, 행운을 상징하는 숫자 7이 세 개나 들어갔다.
창립총회는 시작부터 여느 창립총회와 다른 방법으로 진행됐다. 조합원 소개가 창립총회 식순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었다. 이계삼 준비위 간사(밀성고교 교사)가 정확히 42분 동안 강당에 있는 너른마당 조합원 한 사람 한 사람을 소개했고, 오지 못한 사람도 이름을 부르며 소개해 올렸다.
이어 참석 조합원들은 조성제 준비위 상임대표(밀양 송백 공소 신부)를 임시의장으로 선출하고 안건을 하나씩 처리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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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저녁 7시 밀양시 종합사회복지관 강당에서 너른마당 창립총회가 열렸다. /민병욱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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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안건은
정관 채택이었다. 이계삼 간사가 '
출자액수에 상관없이 일체배당을 하지 않는다', '기금은
사업 이익에 따른 일체의 잉여금 배당을 하지 아니한다. 다만 사업 이익이 발생하면 적립하되 다음의 각호의 목적에 적합한 방식으로 사용한다' 등 주요 내용을 상기시켰다.
2호 안건은 임원 선출이었다. 조성제 임시의장이
초대 이사장(으뜸지기)으로 선출됐고, 이사(지기)로는 김년희(어린이책시민연대 밀양지회장), 김영조(밀양문학회장), 김준한(예림성당 신부), 김철원(밀양시 농민회 정책실장), 박성대(상동중 교사), 이철헌(밀양참여시민연대 대표), 전경진(밀양촛불 운영위원장), 정태진 산내초교 교사가 뽑혔다.
감사(살핌일꾼)는 박혜랑 녹색평론 밀양독자모임
총무와 이은선 참교육학부모회 밀양지회 부지회장이 맡기로 했다.
3호 안건은 공간 '너른마당'
건축과 관련한 안건이었는데, "과연 돈이 얼마 모이지 않은 상황에서 공간 마련이 가능하겠느냐?"라는 질문이 나왔다. 박성대 이사가 나와 '근거지' 마련의 필요성과 함께
은행 대출을 통해 얼마든지
자금 마련이 가능하다고 했다.
총회 이후 활동하게 될 건축위원회와
이사회를 중심으로 충분히
실사 및 협의과정을 거쳐 2개월 이내에 계획을 확정하고, 전체 조합원들의 선택 및 동의를 구한다는 내용으로 통과됐다.
이밖에도 4호 안건으로 이사장이 지명한 너른마당 운영위원장과 건축위원장 후보자를 인준했다. 이계삼 간사가 운영위원장을, 이경수 녹색평론 밀양독자모임 회원이 건축위원장을 맡게 됐다.
창립총회 안건을 모두 처리한 조합원들은 다 함께 일어나 창립 선언문을 읽었다.
"오늘 우리는 밀양두레기금 '너른마당'의 창립을 통해 협동과 자치의 지역사회를 향한 작은 걸음을 내디디려 한다. 우리는 밀양두레기금 '너른마당'을 통하여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도록 애쓰는 모든 교육적 노력을 도울 것이며, 척박한 지역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사업을 도울 것이다. 그리고, 지역에서 생산된
건강한
먹거리를 나눌 수 있는 사업을 도울 것이며, 뜻있는 지역 시민들이 만나 소통하고
대화하는 정겨운 사랑방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지역의 현안을
토론하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지역운동을 도울 것이다. 더 나아가, 밀양두레기금 너른마당은 대안적 삶을 꿈꾸는 여러 문화·교육·
신용 활동을 기획하고 도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