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귀하고 귀한 단비가 내렸습니다. 마늘이 줄을 맞춰 뾰족뾰족 돋아나는 걸 보니 이번 비는 약비였습니다. 단풍도 한결 더 곱게 들 것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좋네요.
그간 안녕하신지요?
저번에는 소풍가는 다람쥐의 동요를 들려 드렸는데 이번 주에는 알밤 줍는 다람쥐를 보내 드리겠습니다.
다람 다람 다람쥐
박목월 작사
다람 다람 다람쥐
알밤 줍는 다람쥐
보름 보름 달밤에
알밤 줍는 다람쥐
알밤인가 하고
조약돌도 줍고
알밤인가 하고
솔방울도 줍고.
참 좋은 동요입니다. 군더더기가 없이 경쾌하게 부를 수 있는 동요를 지은 분이 그 유명한 박목월님 아닙니까?
그런데 부르기는 수월한데 자꾸 의문이 가는 것이 달밤, 그것도 보름달밤에 진짜 다람쥐가 조약돌과 알밤을 구분 못할까? 박목월님이 잘 못 줍는 걸 봤을까? 다람쥐들이 얼마나 예민하여 캄캄한 밤이라도 대번에 알밤을 찾아낼 텐데 하며 고개를 갸웃해 봅니다. 아니 잠깐! 다람쥐는 밤에 돌아다니지 않는 주행성인데 달밤에 알밤을 줍는다? 곧 겨울이 오니까 바빠서? 낮과 같이 밝은 보름달밤이라서? 알밤이 억수로 많이 떨어져 있어서? 암만해도 여기에 빛나는 상상력이 개입된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동요 나올 때까지 기다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