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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ING IN SICILY
다시 적기가 머리 위로 날아왔고, 몇 초 후에 또 기관총이 발사된다. 독일기가 두 번째로 잡혔고, 불덩어리가 되어 땅에 떨어진다. 그날 밤 보우파이터는 우리가 센 것만 루프트바페 다섯 대를 격추했다. 더 있었을지도 모른다. 생전 처음 보는 전투였고, 우리 중대가 예비대라 관람이 가능했다.
우리도 곧 대대를 따라서 갔고, 곧 전장을 지난다. 멀리서는 뭔지 몰랐다가 가까이서 내 눈이 본 전장은 끔찍한 대량 살육이었다.
사람, 우리 사람들이 다양하고 참혹한 모습으로 쓰러져 있었다. 어느 불쌍한 영혼은 건초 더미로 피했다가 포탄이 때려 불이 났다. 화상을 입기 전에 다쳤는데, 거기 화염이 덮친 거다. 공기가 살이 탄 냄새를 머금었고, 그 냄새는 끔찍했다. 이 불쌍한 친구를 보고 속을 끄집어내고 얼굴을 판 헬로윈 펌프킨을 떠올렸다. 사람 코와 입이 녹아내렸다.
대대본부에서 상황을 들었다. 전진하다가 잠시 쉬는데 전에 보이지 않던 신형 박격포를 쐈다고 한다. (4.25라고 생각했다) 그게 무시무시했다.
작전이 가끔은 안 좋은 타이밍을 만나곤 하는데, 우리 대대는 잘못된 장소에 정확한 시간에 있었던 것, 혹은 안 좋은 시간에 정확한 장소에 들어갔다고 할까? 어쨌거나 박격포들은 대대본부를 직격했다. 이 갑작스런 포격에 전우들은 어쩔 도리가 없어도 최선을 다했다. 바위 지대라 어디 엄폐할 곳도 없이 내려올 수밖에 없었다. 대대는 적을 눈으로 보지도 못했다. 봤더라도 막중한 결과는 같았으리라.
사람이 탄 냄새가 끔찍해서 우린 바로 매장해줬다. 그 친구 얼굴을 결코 잊을 수가 없다! 다른 전사자들은 담요로 싸서 한 지역에 모았고, 그곳에서 추모식을 갖고 공동으로 매장했다.
아직 목표는 도달하지 못했기에 계속 간다. 우리가 목화밭을 지나는데 독일군 하프트랙 장갑차가 서 있다. 살펴보니 상태는 완벽한데 연료통이 말랐다. 우린 전형적인 시실리 농장 가옥에서 고지를 오르기 시작했는데, 메마른 농장은 양쪽으로 반씩 나뉘어 있었다.
적이 반격할 것으로 예상하니 참호를 파란 명령이 내려온다. 나는 중대장 테일러 대위와 사용할 2인호, 열심히 팠다. 그러다 각 중대로 전문을 전달하란 지시로 뛰었고, 돌아오니 중대장이 혼자서 끙끙대며 파고 있다. 앉아있는 스타일이 아닌 우리 중대장이다. 전투하면 항상 맨 앞에 선다.
옆에 오두막이 있었고, 살핀 결과 이탈리아군이 사용하던 것으로 밝혀졌고, 일대가 이탈리아군 사단본부가 있었던 곳이란다. 급하게 떠나느라 정보로 귀중한 지도와 서류를 두고 갔다.
여기서 또 독일군 낙하산병을 잡았는데 아무리 봐도 18세 아래였지만 몸집이 상당히 좋고 위압감이 있었다. 전날 밤에 낙하산으로 뛰어내렸는데 접지하다 발목을 다쳤고, 그로 인해 퇴각하는 본대 뒤에 남겨졌다. 그는 우리가 곧 바다로 다시 쫓겨날 거라 장담했고, 우린 아가리를 차버리고 싶었다.
나중에 독일군 공수부대원을 많이 봤는데 모두 젊고 신념이 광신적이었다. 그들은 1m도 내주지 않으려고 처절하게 끝까지 싸운다. 총통을 위해 죽을 각오가 있어 보였다. 무릎까지 오는 위장무늬 방수 군복(주 : 스모크)을 입고 벨트를 찼다. 머리는 박박 밀었고, 민간인 옷으로 갈아 입어도 군인이 아닐 리가 없는 모습이다. 포로로 잡힌 것에 불쾌해했다.
다음 날 오후에 트럭 타고 이동했다. 시실리 첫날부터 불규칙하게 자꾸 이동한다. 독일군이 고지를 점령하면 미군 폭격기들이 때렸고, 독일군은 동굴을 파고 들어가 기거하며 전투한다. 전장 근처 마을사람들은 모두 도망갔다.
두 번째로 잡힌 팔쉬름예거는 바로 후방으로 보냈는데, 밤에 낙하산을 타고 들어왔다는 사실에 우린 공포였다. 우리 후방에 떨어져 통신에 사보타쥬를 가할 가능성이 있었다. 그날 저녁 이탈리아군 두 명을 잡았는데 독일군과 비교된다. 사복으로 갈아입고 전장에서 도망치려고 했다.
어느 날 우리 탱크들이 적 포 때문에 멈춰 있었고 우리도 멈췄다. 우린 기다렸다가 야간공격을 했고, 방어는 약했으나 우린 너무 지쳐서 참호를 팠다. 아침에 일어나는데 느낌이 이상하고 익숙하다. 북아프리카에서 메사슈미트 전투기에 당했던 부상의 그 특유 느낌이다. 노력했지만 떠나질 않는다. 난 내가 아팠었구나 알았지만 이게 얼마나 심한지 모르겠다.
그날 밤 또 공격했다. D중대가 교차로를 점거하고 – 우리 중대는 1마일 거리 게르비니 마을을 점령하러 나섰다. 중대장은 관측소에서 게리비니의 독일군이 빠져나간 것으로 생각한다고 나에게 말했다. 마을을 손쉽게 점령할 거란 말이다.
앞에서 D중대가 도로를 따라 전진하고, 우린 따라다가 정지해 준비 상태로 교차로 점령을 기다린다. 그런데, 다시 따라가다 교차로에 가까워지는데 갑자기 드르럭 드러럭 드러러러러러럭 슈판다우 기관총 소리가 공기 중에 꽉 찬다. D중대가 독일군 기관총 망 속으로 들어갔다. 독일군이 퇴각하지 않고 근처에 있었다.
정지는 일시적이었고, 우리 A중대는 게리비니 마을로 가기로 한다.
중대가 교차로에서 날카롭게 왼쪽으로 틀어 조심스럽게 걸어가는데... 또 갑자기 왼쪽에서 덜거럭거리는 총소리가 드르륵 드르륵 긁는다. 기관총은 벨트탄 하나를 우리에게 전부 쏟아부었다. 우리는 털썩 주저앉았고, 그 사이 기관총에서 가까운 소대가 이 자살적인 단독 기관총과 상대했다.
꽈릉! 수류탄이 떨어져 터지는 소리가 들리고 기관총이 조용해졌다.
다시 전진하는데 중대장이 선두에 섰다. “7소대가 도로 왼쪽 들판, 중대본부는 도로 중앙, 8소대는 오른쪽 들판.” 9소대는 뒤에 예비대였다.
그런데 거기서 우리 앞에 대전차 도랑이 나타났고, 여기가 독일군의 강한 거점임을 깨달았다. 저 800m 앞에 철조망까지 쳐 있는 축성 진지였는데, 더는 사격이 없어 철조망에 접근해 끊고 통과했다. 나와 무전병은 중대장 뒤를 바짝 따랐다.
철조망을 통과한 직후 앞의 도로에 뭐가 떨어졌는데, 일대가 낮처럼 환해진다. 백린 폭탄이 분명했다. 환해지자마자 스판다우 기관총이 물 뿌리듯 불을 뿜고 오른쪽에선 탕 탕 탕 소총 총알이 날아온다.
우린 적진 정면으로 들어왔다. 살인적인 사격을 피하려 엎드리면서 창피한 기분이 들었다. 우린 적을 하나도 못 보지만 저들은 이글거리며는 백린탄으로 우리 윤곽을 보고 있다. 테일러 대위의 좌절한 목소리가 들린다.
“Get out of it!”
이제 각자에게 자기 목숨이 달렸음을 깨달았다.
엎드려 있는데 총알들이 내 머리 위로 윙 윙 휙 지나간다. 그때 도로 건너편에서 뭔가 번쩍이더니 사라졌다! 그러더니 또 껌뻑인다. 난 도로 왼쪽에 분명 도랑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점등은 이리로 오라는 거다! 난 거기로 뛰어들기로 결정했는데, 계속 엎드려 있자니 감각이 둔해진다. 내가 얼이 빠졌다.
첫 기관총 사격과 두 번째의 중간 시간, 내 발 쪽에서 부상자 비명이 이어졌다. 오금을 저리게 하는 드르륵 드르르르륵 기관총 소리가 들린 직후에 누가 절규했다.
난 세계 기록으로 질주해 얼굴부터 구덩이로 다이빙했다. 안에 사람이 뭉쳐 있었으나 모두 엎드려 총알 피하기에는 충분한 깊이였다. 그러나 도랑의 오른쪽 면에 바짝 붙은 사람들은 15cm 깊이로 간신히 몸을 가리고 있다.
디바인이 팔이 부서져 거기 있었고, 루니는 발에 총알을 맞았다. 나 같은 처지의 스코틀랜드인 여러 명은 그래도 멀어져 자유로운 편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위험에서 아직 벗어난 건 아니다.
바로 앞에 들판을 반으로 가르는 수레 자국이 난 길이 있었는데, 도랑으로 인해 중간이 잘렸다. 수렛길 반대편으로만 넘어가면 더 안전할 것 같다. 보기에는 쉬워도 “엎드려!” 소리를 듣고 판단하건데 적은 여기에 고정으로 조준하고 있어 5m가 멀어도 너무 멀어 보인다. 수렛길을 횡단하면 분명히 맞을 것 같지만 낮이 될 때까지 여기 머물면 절대로 안 된다. 날이 새면 거리도 적당해서 정확한 조준사격에 맞을 것 같다.
그러나 우리가 뭘 더 어떻게 하나!
갑자기 누가 도랑을 따라서 달린다. 구부리거나 기는 게 아니라 그냥 뛴 거다. 그 무모한 레이스는 우리 서너 명 위를 밟아버리면서 무너졌다. 우리의 놀람 속에 그 사람은 다시 일어나 질주했다. 이렇게 달리는데 니가 내 다리를 맞추냐? 그런 모습이었다. 그렇게 수레 길을 안 다치고 횡단했다.
뛴 사람은 브렌 캐리어 장갑차 장교인 홈(Home) 중위였다. 중위의 장갑차는 독일군 총포에 맞았다. 중위는 뭐라도 하고 싶었고, 그를 본 우리는 우리라고 못 할 소냐! 자극했다.
(브렌 캐리어 장갑차 – 상판이 없이 낮은 작은 궤도 장갑차. 정면 돌격과 탄약 보급에 주로 쓰였다.)
난 기관총 벨트탄 한 줄이 끝나는 틈에 뛰기로 했다....
총소리가 끝나자 앞의 예처럼 허리를 구부리고 뛰었다. 그렇게 도달해 참호로 들어가면서 대자로 뻗었다.
해냈다! 믿을 수가 없지만 한 발도 안 맞았다. 내가 도착하자 바로 드르르르르르륵 적 기관총알이 내 뒤를 따라와 때렸다. 누운 내 위로 빛나는 총알들이 날아가고 딱딱한 도로에 총알 튕기는 소리도 난다. 나를 때리지 못하고 하늘에 작은 포물선을 그리는 총알에 사기가 충천했다. 너희는 속도가 늦었다.
조금 전보다 비교적 안전해졌으나 나무들 늘어선 곳의 숨은 소총수들이 문제다. 이제 난 다시 딱딱한 도로에 가깝게 붙어 있다.
거기서 우리가 들어왔던 방향으로 뛰어 돌아가는 몇을 봤다. 그들은 겁먹은 기색이 역력했다. 얼마나 뛰어야 완벽하게 안전한 우리 진영까지 갈 수 있는지 모르겠다. 다친 사람은 동료들이 조력해야 갈 수 있다. 가슴이 아팠다. 우린 지옥으로 걸어들어와 지독하게 두들겨 맞았다. 우린 그날 밤 공격을 예상하지 않아서 준비 불충분으로 소름 돋는 혼란을 만들었다.
각 소대는 어디로 어떻게 공격할지 자세한 계획이 없었다. 우린 총소리 하나 안 듣고 게르비니 마을로 들어갈 줄 알았다. 흐뭇하게 앉아서 동 트는 걸 기다릴 생각이었다.
방심한 결과로 갑자기 조직적이고 야만적인 매복 속으로 들어왔다. 어떻게 대처할 시간도 없었다.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컴컴한 밤에 ‘오른쪽에서 쏘지?’ 정확히 어디서 총알이 날아오는지 얼마나 가까운지 거리도 몰랐다. 그렇다. 우린 밤에 연속으로 맹타를 얻어맞았고 적은 아주 만족할 터였다.
기가 꺾였고, 아군 진영으로 돌아가려다 또 다시 얻어터진다. 우린 오로지 안전한 곳까지 빠지는 것만 집중했다.
중대 나머지는 앞서 발견한 대전차 도랑을 방패로 몸을 보호하고 있다. 나와 몇은 그래도 안전한 곳까지 나왔다고 감사하고 있다. 둔해졌던 내 신경이 누그러지면서 열심히 작동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멈추란 지시를 거부하고 내 손은 여전히 덜덜덜.
저쪽에서 들것 운반병을 부르는 고함이 반복해 들린다. 아군 진영에 도달한 사람들이 부상자를 후송시키려 한다.
도로를 오른쪽에 두고 도랑에 붙어 훈제 당하는 기분이다.
그때 난, 저 멀리 샴페인 코르크 마개 따는 펑! 소리 여섯 개를 들었다. 누구나 안다. 박격포다! 도랑 바닥에서 난 본능적으로 발을 당겨 웅크린다.
우리가 이쪽이 안전하다 느꼈듯이, 적은 자기들이 파놓은 대전차호를 통해서 우리가 빠져나갈 것도 알고 있다.
박격포 첫발이 우리 앞에 떨어져 터지면서 도랑 위쪽이 깨지고 요동쳤다. 다음 발은 도로에 떨어지면서 끔찍한 쿵! 소리가 났다. 커다란 쾅! 소리가 들리자마자 폭풍이 도랑을 휩쓸었다.
내 철모가 날아가면서 난 왼쪽 눈에 뭘 맞았다고 느꼈다.
박격포탄 폭발 충격으로 왼쪽 눈을 단지 자연적으로 감았다고 생각했고, 다시 눈을 떠서 상황을 보려 했다. 오른쪽 눈에 타는 듯함 아픔을 느꼈는데, 나는 오른쪽 눈이 긴장해서 억지로 감겼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보려 해도 온통 컴컴하다. 눈 조리개를 조정하는데..... 그건, 공포. 두려움... 아무리 생각해도 한쪽 눈, 왼쪽 눈이 안 보인다. 난 분명히 양쪽 눈을 떴다고 느꼈다!
두려워하며 왼쪽 눈으로 손을 올렸다. 턱까지 늘어진 끈적한 덩어리가 내 손에 닿는다. 뭔가 내 눈을 때렸고 시각을 잃어버렸다. 무슨 골 빈 생각인지 몰라도 물렁물렁한 내 눈 덩어리를 부드럽게 어루만졌다. 그러다 문득 빨리 붕대를 감아야한다고 깨달았다. 소리가 난 박격포탄 여섯 발이 모두 터졌고, 난 일어서서 손으로 더듬으며 길을 횡단해 갔다.
“들것 운반병!” 내가 소리치자 한 명이 뛰어왔다. 누군지 볼 수 없다. 그나마 멀쩡한 오른쪽 눈도 극심한 고통이 왔다. 그 친구는 내 눈 덩어리를 미장하듯이 내 얼굴에 정리하며 붕대를 감았다.
“괜찮아질 거야. 저기 앉아있다가 응급차 오면 타.”
거기로 가 앉았다. 다시 정신이 오락가락하면서 머리가 휘청거리고 정신을 잃었다. 박격포가 더 날아왔으나 아직도 벌판에 있었고 날 막아줄 건 없다. 나 염병할 상관 안 했다.
난 나 자신에게 미소를 지었다. 어쨌거나 내가 이 지옥에서 벗어나잖아! 하루가 오고 하루가 가고, 움직임 하나에도 나를 둘러싼 죽음의 긴장감으로 살았다. 탈출의 대가가 한쪽 눈이었지만 기뻤다. 전선에서 멀어져 뭐라도 직장을 잡으면 된다. 가능하다. 결국은 밤에 침대에서 평화롭게 잠들 수 있게 됐다. 죽는 건 안 무섭다.
나는 눈 하나를 잃었고, 이 순간 하나도 안 다친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 궁금하다. 그러나 안 다친 사람은 오고 가는 그 하루하루를 계속 살아야 한다. 내일 그리고 내일 그리고 내일 그리고 시실리 전투...
살아 있다면 이것도 운이다. 안 다치고 전장에 남아도 결국 아프게 된다. 내일 새벽에 동트는 걸 볼 수 있을지 알 수 없다. 남은 사람은 계속 가야 한다. 언제 이 무시무시한 비즈니스가 끝날지 모른 채 체스 게임의 졸병처럼 자기 목숨을 판돈으로 걸었다.
고향에서 간절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가족에게 전쟁성의 무선 전보가 오면 두려움이 앞서겠지? 아마도 전보의 문구는 [본 전쟁성은 귀하의 아드님이 전사했다는 소식을 전함에 유감을...] 그래, 전쟁성의 유감, 어머니와 아내들 가슴에 구멍을 뚫는다. 아무리 가치 있는 희생이었다 하더라도 눈물을 흘리며 너의 쓰라린 이야기를 읽어야한다.
영웅?... 평범하고 작은 남자, 온순한 성격, 법을 준수하는 시민은 어느 전장에 눕고, 풀들은 죽은 시신을 밀어낸다. 사막이라면 전갈들이 시신을 깨물어 구멍을 내지. 그래도 모든 것이 끝났으니 고마워할지도 모르지. 아직 명이 끊기지 않은 마음이 방황하며 이것이 마지막 홀로코스트이길 바랄 것이다. 남자는 웃고 영광스러운 무덤으로 간다. 감사할 수도 있다. 이제 더는 암울한 캠핑에 내몰리지 않는다.... 이런 생각이 응급차가 나타나길 누워서 기다리던 내 마음속에 지나간다.
테일러 대위의 고함이 정신을 들게 했다. 상사에게 묻는 말을 들었다. “Any more wounded?” 중대장 목소리는 회한으로 가득 차 있다.
나이 먹고 불쌍한 피트 테일러! 자신의 실수가 요만큼도 없더라도 자기 중대는 야간 사냥을 당했고, 좋지 않은 정보 보고서에 실리리라.
데니스 킨니 상사가 응답했다. “루니 다리가 박살 났고! 데빈은 팔에 맞았고. (안 들림)... 병장은 전사. 문(나)은 한쪽 눈이 나가버렸습니다.”
“자비로운 신이여 어째서!” 대위 말을 듣고 난 다시 정신을 잃었다.
드문드문 기억 속에 내가 들것에 누워 지프에 실렸고 의무대에 도착했다. 난 내 손이 꼼지락거리는 걸 느꼈고, 나를 기운 나게 하는 젊은 지미 케일러 군종신부의 목소리를 들었다.
“안녕 해리. 느낌이 어때? 걱정 마. 넌 곧....... 아주 건강하게 던비의 하이 스트리트를 걷게 된 거야.”
“그래요. 한쪽 눈 빼고. 하지만 이 피비린내 나는 혼란에서 나가는 것도 괜찮지요 뭐.”
내 팔에 모르핀 바늘이 꽂히면서 무아지경으로 들어감을 느꼈다. 내가 깨어났을 때는 비행기 안이었다. 몰타로 날아가고 있었다. 거기서 수술을 받았고, 안구에는 유리알을 넣게 된다.
난 왼쪽 눈이 보이지 않음에도 멀어지는 시실리를 돌아보며 생각했다.
이제 나에게,
내일은 여명이 있을 것 같구나...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