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5일 광화문에 있는 향린교회에 갔다. 한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향린교회에서 진보적인 신앙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서 탄핵촉구를 기원하는 예배를 드리기 때문이었다. 향린교회가 을지로에 있을 때 항상 역사의 아픈 고비마다 고통의 신음소리를 내던 곳이었는데 오랫동안 외국에서 살다가 오다보니 처음 가보게 되었다.
을지로에 있었으면 역사의 현장과 조금 거리가 있을 터인데 공교롭게도 광화문으로 이전을 해서 역사의 흐름에 더 직접적으로 반응을 하게 되였다.
그러나 20 여년 만에 참석하는 한국 기독교의 대표적 양심세력들이 모인 자리여서 기대를 하고 갔는데 예배의 내용이 매우 아쉬웠다. 너무 숙성되지 못한 날 것인체의 모습에서 깊은 의미를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내용이 거리에서 벌어지는 집회현장과 똑같은 것이라면 투쟁 본부의 집회와 다른 시간에 공개된 장소에서 해서 지나가던 사람들이라도 보도록 하는 것이 더 좋지 않았을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런 방법은 교인들이 많이 모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교회를 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어떤 것과 비교할 수 없이 귀중한 시간에 이미 모두가 알고 있고 느끼고 있는 내용을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같은 내용이라도 신학적으로 고민해서 보다 깊고 성숙하게 표현 할 수 있을 터인데....이것이 한국 교회의 한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설교에서 극우기독교에 대하여 비판을 했다. 그러나 인간들끼리는 신앙 문제를 놓고 "내가 옳고 네가 틀렸다"라고 할 수 있지만 적어도 하나님 앞에서 예배할 때는 나의 신앙을 고백하는 것어어야만 할 것이다. 그들도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무리 행동과 믿음이 틀리게 보여도 하나님게 드리는 예배에서 심판하는 태도를 가질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 억울하고 분할 수록 우리의 고백을 더욱 철저히 해야할 일이 아닌가?
왜냐하면 저들의 신앙은 광장에서 소리지르는 것이지만 우리의 신앙은 하나님 앞에서 고백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교황의 서거로 긴급하게 소집된 추기경들의 차기 교황선출 과정을 스릴러로 다룬 영화 ‘콘클라베’. 영화의 주 내용은 교황선출이 끝날 때까지 완전히 단절된 상태에서 만장일치가 나올 때까지 진행되는 반복 투표과정에서 추기경끼리의 긴장된 대화이다. 대화에서 “Don’t be so naive!” 라는 말이 나온다.
설교자가 안타까운 마음에서 하는 이야기겠지만 목회자들이 16일 한 번만이라도 탄핵을 찬성하는 설교를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그야말로 “Don’t be so naive!”라고 하고 싶었다.
더 정확하게 표현한다면 그 사람의 신학적 한계를 파악하게 되었다고 해야할 것이다.
그것은 목구멍이 검찰청인 현실에서 교인들이 신학적으로 훈련이 된 교회가 아닌 이상 일반 교회 목회자들에게 절대로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만일에 그런 설교를 하면 교인 중에 탄핵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당장 교회를 떠날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기대 보다는 바른 말을 할 수 없는 목회 현실을 개탄하고 그런 처지에 있는 목회자들이 지혜와 총명으로 극복할 수 있기를 기도해야 할 것이다.
현실과 유리되어 관념이 빠져 있기는 극좌나 극우나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