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자체 PB(Private Brand)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노브랜드’ 전문점이 80호점을 넘어섰다. 10월 26일 서울 강남역 인근에 동시에 오픈한 노브랜드 '서울서초점(좌)'와 '강남역삼점(우)'의 모습. 사진=한지명 기자.
이마트 PB(Private Brand) 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는 ‘노브랜드’ 전문점이 80호점을 넘어섰다. "테스트 단계"라던 이마트의
설명과 달리 1년 사이 빨리 몸집을 키우며 급속한 사업 확장에 나선 모습이다.
15일 글로벌이코노믹 조사 결과에 따르면 노브랜드 전문점은 최근 80호점을 돌파했다. 지난 10월 26일 강남역 인근에
동시 오픈한 노브랜드 ‘서울서초점’은 검색되지만 ‘강남역삼점’은 상표등록을 기다리는 중이다.
새 정부 들어 상생 이슈의 직격탄을 맞아온 신세계가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신규 출점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노브랜드 전문점으로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확대해 나가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상생’ 외치지만… 노브랜드 전문점 출점 딜레마
이마트 측은 노브랜드 전문점이 신선식품을 거의 판매하지 않고 자체 브랜드 상품 중심으로 판매해 지역 상권과의
충돌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는 전통시장과 대형 유통기업의 좋은 상생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상생스토어가 입점한 전통시장의 고객이 늘어나는 등 실질적인 집객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노브랜드 상생스토어를 열 예정이다.
당진(2016년 8월), 구미(2017년 6월), 안성(2017년 8월), 여주(2017년 10월)를 비롯해 12월 오픈 예정인 서울 경동시장
상생스토어까지 5번째 점포가 연말까지 들어선다.
하지만 서울 수도권과 지방에서 운영하는 노브랜드 전문점은 과일, 채소, 육류 등 신선식품을 비롯해 생활용품,
가전제품까지 판매하고 있어 상생스토어와는 성격이 다르다는 지적이다. 이에 이마트 측은 "노브랜드 전문점 내 신선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매출의 5% 정도"라고 밝혔다.
이마트는 현재 출점 중인 노브랜드의 전체 점포 수를 밝히지 않고 있다. 홈페이지를 운영하거나 별도의 홍보도 하지 않고
있다. "테스트 점포이기 때문에 정확한 출점 점포수와 목표를 알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1년이 넘는 동안 80개 이상의 점포를 출점한다는 것은 단순한 테스트 점포로 보기 어렵다는 게 업계 안팎의
중론이다.
이마트가 '상생스토어'와 달리 적극적으로 노브랜드 전문점 출점을 알리지 않는 것은 골목상권 침해라는 반발 여론 때문이라는 견해도 있다. 점포가 늘어나면서 슈퍼마켓협동조합이 골목상권을 침탈하는 행위라며 기자회견을 여는 등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슈가 커지자 중소기업청은 지난해 9월 기존 SSM과 동일하게 준대규모 점포에 준하는 출점과 영업 규제를 받는 것으로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유통산업발전 개정안에 따라 현재 노브랜드 전문점은 SSM(기업형슈퍼마켓)으로 분리,
신규 출점 제한과 영업시간 등의 규제를 받고 있다.
이렇다 보니 이마트는 기존 기업형슈퍼마켓(SSM)인 이마트에브리데이 중 부실 점포를 ‘노브랜드’ 전문 매장로 바꾸며
수익을 개선하고 있다. 이마트가 운영 중인 SSM '이마트에브리데이' 역시 자체 PB '노브랜드'를 판매 중이다.
대형마트 3사, 대형슈퍼마켓(SSM) 3사, 편의점 3사의 PB 매출액을 합한 규모는 2008년 3조6000억원에서
2013년 9조3000억원으로 5년 만에 2.5배나 증가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의 골목상권 보호 공약에 따라 유통업체들의 상생이 최우선 과제로 급부상했기
때문에 출점 이슈는 예민한 문제”라며 “출점 규제로 신규 오픈이 어려워 양적 성장이 정체된 데다 온·오프라인 경계가
무너지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