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 먹이는 여자의 성적 매력에 대한 가설
이덕하
2008-12-08
젊은 여자와
성교를 해야 임신시킬 수 있다.. 1
임신 중인 여자를 임신시킬 수는 없다.. 2
수유 중인 여자를 임신시킬 수는 없다.. 3
젊은 여자와 성교를
해야 임신시킬 수 있다
콘돔이 없던 사냥-채집 사회 즉 우리 조상들이 진화했던 시절에 남자와
여자가 성교를 하면 임신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남자의 경우 많은 여자와 성교하는 것에 성공하면 진화론적으로
엄청난 이득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 왜냐하면 운이 좋으면 많은 여자를 임신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 선택의 핵심은 번식 경쟁이기 때문에 이것은 엄청난 적응적 이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물론 임신시키기 위해서는 너무 어리거나 너무 늙은 여자와 성교해서는 안 된다.
사춘기가 지났으며 폐경기 전인 여자만 임신시킬 수 있다. 그리고 실제로 남자들은 어린이와
할머니에게는 별로 성적 매력을 느끼지 않는다. 현대 사회에서는 소아성애자(pedophile)가 상당히 많이 관찰된다. 하지만 이것은 어린이에
대한 현대 사회의 정의가 가임(fertility)의 논리와 상당히 다르기 때문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보통 15세 정도 이하를 어린이로 본다. 하지만 선진 산업국의 경우 월경은 11세 정도에 시작된다. 따라서 소아성애자로 분류되는 사람들의 일부(아마 절대다수)는 임신 가능한 소녀에게 성욕을 느끼는 것이다. 이것이 현대 사회의
도덕적 기준에 비추어볼 때에는 역겨울지 모르지만 진화론의 논리에는 부합한다. 남자가 임신 가능한 십대
초반 소녀와 성교를 하는 것은 적응적일 수 있다.
임신 중인 여자를
임신시킬 수는 없다
남자가 여자를 임신시키기 위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나이의 문제만이 아니다. 임신
가능한 나이라고 하더라도 임신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있다. 이미 임신 중일 때와 수유 중일 때에는 임신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남자가 이 문제를 잘 다루도록 설계되었다면 이미 임신했음을 암시하는 증세(?)를 보이는 여자들에게 성적 매력을 덜 느낄 것이다(자신의 배우자일
경우에는 사정이 다를 수 있다). 즉 헛구역질을 하거나 배가 나온 여자에게는 성적 매력을 덜 느낄 것이다.
나는 이런 가설을 다룬 문헌을 접한 적이 없지만 아마 누군가 이미 제시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검증할 수 있다.
첫째, 남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는 방법이 있다. “여자가 헛구역질 하는 것을 보면 더 매력적으로 보입니까? 아니면 덜 매력적으로 보입니까?”, “배가 둥글게 나온
여자를 보면 더 매력적으로 보입니까? 아니면 덜 매력적으로 보입니까?”라는
식의 설문조사를 한다.
둘째, 같은 여자의 동영상을 보여주는데 하나의 동영상에서는 가만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다른 동영상에서는 헛구역질 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어떤 동영상의 여자가 더 매력적인지를 남자들이 평가하게 한다.
셋째, 같은 여자의 사진 또는 동영상을 보여주는데 하나는 배가 나오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다른 하나는 임신할 때의 모습처럼 배가 나온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어떤 쪽이 더 매력적인지를 남자들이 평가하게 한다.
이런 검증 절차에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설사 헛구역질하는 모습이
덜 매력적이라는 평가가 있더라도 그것이 임신을 알아내기 위한 메커니즘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구역질하는 모습은 별로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상한 음식을 먹고 토하는 모습은 임신과 상관이
없지만 매력적이지 않다. 따라서 좀 더 확실한 검증 절차를 찾아내야 할 것이다.
만약 남자가 볼 때 자신의 배우자일 경우에는 헛구역질 하는 모습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고 자신의 배우자가 아닐
경우에는 헛구역질 하는 모습이 덜 매력적으로 보인다면 이것은 위에서 제시한 가설에 대한 증거로 어느 정도는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배가 나온 여자에 대한 실험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수유 중인 여자를
임신시킬 수는 없다
우선 수유 중인 여자도 임신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해야겠다. 인간
여자는 수유 중에는 임신을 하지 않도록 진화했다. 즉 수유가 임신을 억제하도록 진화한 것이다. 하지만 임신이 억제되기 위해서는 인간이 진화했던 사냥-채집 사회의
방식으로 수유를 해야 한다. 현존하는 사냥-채집 사회에 대한
관찰을 바탕으로 추측해 볼 때, 그 때에는 아이와 엄마가 사실상 하루 종일 붙어있었고 아이는 원하면
즉시 젖을 먹을 수 있었다. 보통 15분에 한 번씩 정도
젖을 먹는다고 한다. 이 정도로 자주 젖을 먹을 때 임신이 억제된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훨씬 드문드문 젖을 먹이는 경우가 많다. 이 때에는 임신이 가능하다.
어쨌든 농업 혁명 이후의 진화가 큰 영향을 발휘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이런 사실은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남자의 성적 욕망이 진화했던 과거 사회에서는 젖을 먹이는 여자는 임신할 수 없었다. 따라서 남자가 젖을 먹이는 여자에게 성적 매력을 덜 느끼도록 진화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가설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검증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다른 조건이 같다면
젖먹이가 있는 엄마와 그렇지 않은 여자 중에 누가 더 매력적입니까?”라는 식의 설문조사를
한다.
둘째, 젖먹이를 안고 있는 여자와 혼자 있는 여자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여주고 누가 더 매력적인지 남자에게 평가하도록 한다.
셋째, 사냥-채집 사회의
기준으로 볼 때 젖을 떼었는지 안 떼었는지 애매한 나이(만 4세
정도)의 아이를 안고 있는 두 가지 사진 또는 동영상을 보여준다. 하나는
그냥 안고 있는 사진이고 다른 하나는 젖을 먹이고 있는 사진이다. 남자에게 두 여자 중 어느 쪽이 더
매력적인지 평가하도록 한다.
넷째, 젖을 먹을 만한 나이의 아이(만 3세 정도)를 안고 있는 여자와 젖을 떼었을 만한 나이의 아이(만 5세 정도)를 안고
있는 여자의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여주고 누가 더 매력적인지 남자에게 평가하도록 한다. 어쩌면 남자는
아이의 나이를 평가해서 젖을 떼었는지 여부를 추론해내서 그에 따라 여자와의 성교를 시도할 지 여부를 무의식적으로 결정하도록 설계되었는지 모른다.
다섯째, 젖을 먹이는 시기에 여자의 가슴은 상당히 커진다. 같은 여자의 임신 전 가슴 사진과 젖을 먹일 때 가슴 사진을 보여주고 어느 쪽이 더 매력적인지 남자에게 평가하도록
한다. 남자가 수유 여부를 판단하도록 잘 설계되었다면 임신 전의 작은 가슴이 더 매력적이라고 평가할지도
모른다. 만약 그렇다면 남자가 큰 가슴을 선호한다는 상식과는 모순되는 결과이기 때문에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여섯째, 만약 남자가 수유 중인 여자와 성교할 마음이 들지 않도록
설계되었다면 남자가 수유 중인 여자를 강간할 가능성도 적을 것이다. 그렇다면 여자는 수유 중에는 강간을
덜 두려워하도록 설계되었을 수 있다. 이것과 관련된 여러 설문조사나 실험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이런 가설을 이미 다른 학자가 제시한 적이 있는지 여부를 모른다. 어쨌든
이런 가설을 다룬 문헌을 본 적은 없다.
첫댓글 자신의 배우자가 헛구역질 하는 것을 보는 것 과 다른 여자가 헛구역질 하는것 보느게 왜 차이기 있어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어차피 입덧중이면 이미 임신된건데 자신의 배우자에게도 성적 매력을 더 느낄 필요는 없지 않을까요..? 보호하고 싶다거나 부양하고 싶다는 느낌이 들면 혹시 적응적일 수도 있겠지만요. 그것도 아니라면 임신과 관계없이 성욕을 느끼는 것을 통해서 여자의 자존심을 높여주고 안정감을 준다.. 뭐 그런식으로라도 설명이 붙어야 '자기 배우자 입덧시 매력 유지'가 타당한 것 아닐까요??
맞습니다. 제가 매력이라는 말로 성적 매력(섹스하고 싶은)과 예뻐 보이는 것(잘 해주고 싶은, 사랑스러운)을 짬뽕한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 외에,, (덕하님 관심사가 진화윤리학이기도 하니까), < 어머니나 자매에게 성욕을 못느끼게 하는데 특별한 도덕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우리가 그것을 자연스럽게 피하는게 먼저고 그것이 도덕의 형태로 되었다.> 제가 이런 식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크게 틀린 것이 아니라면요, '젖먹이고 있는 여자 건드려봐야 이득이 없다' 라는 선택압이 젖먹이는 여자 안건드리는 적응적인 행동을 만들었고, 그 행동에 기초해서 "젖먹이는 것은 일종의 성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그것보고 헥헥 거리는 놈은 나쁜 놈이다.'란 도덕이 만들어졌을 가능성도 있지 않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납니다 .
지하철 등에 수유 공간 만들자는 이야기가 나왔을때, 여러가지 상황이 거론되었는데 "젖가슴 내놓는 것 보면 불쾌하다." 란 주장에 대해서 반격이 엄청났었고 주로 윤리적인 이유를 들어서 "그것보고 성적인 생각 하는 네놈이 이상한 거다." 란게 이유였었죠. 그때 일이 문득 생각나서요, 이것도 혹시 적응적인 윤리일까 싶어서요..
근데, 애낳아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영화나 드라마 보면 애 낳은 여자는 심드렁해서 누워있는데 남편은 아기 귀찮아 하면서 아내에게 하자고 추근거리는 장면이 많이 나오던데요. 기왕 이론 세우실 거면 여기에 대해서도 좀 신경써서 설명해주시면 감사..^^. 어차피 홍적세에는 100% 모유수유였으니 젖을 먹이고 있던 아니던 젖먹이가 있다는 말은 곧 임신불가능이란 이야기잖아요.. 그래도 남편은 들이대는것은 또 뭔지..
첫째, 아마 남편은 임신중이나 수유 중에 덜 들이댈 것입니다. 둘째, 인간에게 성교의 기능은 임신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유대감 형성 등의 기능도 있다고 봅니다.
덕하님이 언급을 안하셨길래,,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이 바로 유대감 형성 기능이었습니다. 위에서 그것을 이야기했었어야 할 것같은데 언급이 없길래 대답이 그쪽으로 나오길 기대하고 쓴 글입니다. 유대감 차원의 성욕까지 고려하면 위의 가설 검증하는 방식을 훨씬 정교하게 바꿔야 할텐데, 그것을 아예 이야기 안하고 엄청나게 단순화 시킨 (섹스-임신 위함) 이 도식만을 사용하길래 참 이상하다 생각했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산부인과에서는 임신을 원하지 않으면 모유수유를 하더라도 출산후 4-6주 정도면 성관계시 피임을 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확률의 차이 정도는 알아보지 못했습니다만, 모유수유가 피임 대신이 될 수 없다는 것은 산부인과 시험 왕족보 중 하나입니다.
본문에서 썼듯이 사냥-채집 사회처럼 15분마다 젖을 먹이면(아이가 원하는 즉시 먹이면) 아마 사실상 100% "피임"이 될 것 같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그런 식으로 수유하는 엄마는 거의 없죠.
재미있는 가설이라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