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어린 용서

[이 지정]

진정어린 용서 <하단의 표시하기를 클릭하면 배경음악을 들으며 읽을 수 있습니다.>     {콰이어강의 다리}라는 영화를 보면 2차 세계대전 막바지인 1942년, 일본군은 태국에서 미얀마로 넘어가는 총연장 415Km의 철도를 놓는데 일본군 1만 3천명, 남방 각지에서 끌어모은 연합군 포로 5만명, 현지 주민 10만명을 동원하는 대역사 끝에 이 작전 철도를 1년만에 완성을 한다. 이 공사 가운데 가장 심한 난공사가 콰이어강의 다리였다고 한다. 이 다리 공사에서 연합군 포로들에게 가장 악명 높았던 일본군 헌병 나가세와라는 사람이 지난 7월 말, 80세의 나이로 자신에게 제일 심하게 학대를 받았던 당시 영국군 포로 로맥스씨를, 그 유명한 콰이어 강의 다리 앞에서 만나 용서를 빌고, 또 로맥스씨는 용서를 해주었다고 한다. 이 때 로맥스씨가 나가세와에게 "세월이 흐르면서 마음의 상처는 치유되었지만 고문의 상처는 아직 남아있다."고 말하자, 나가세와는 "당시에 노무 혹독하게 굴었던 죄책감으로 지옥에서도 받아주지 않을까 봐 걱정했는데, 이제 당신이 용서를 해주어 편안하게 죽을 수 있을 것 같아 기쁘다"고 대답하며, 함께 다리 밑의 흐르는 강물에 영령들을 달래는 꽃을 던져 잔잔한 감동의 파문을 일으켰다고 한다. 위 글은 덕산 김덕권의 저서인 {연꽃섬의 비밀}(1999.3.24)이라는 책에 소개된 내용으로, 콰이어강의 다리 공사를 하면서 당시 영국군 포로인 로맥스씨에게 모진 학대를 하며 혹독하게 굴었던 일본인 헌병 나가세와씨가 죄책감으로 살아오다가 말년에 참회를 하고 용서를 빌어 화해를 받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진한 감동을 주어 소개했습니다. 특히, 가해자가 피해자를 찾아서 용서를 구하고 화해를 청한다고 하는 것은 정말로 보통 용기를 갖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라 더욱 돋보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잔잔한 감동을 받으면서도 왠지 마음 한켠에는 찌꺼기가 남아 있기도 했습니다. 특히, 3.1절을 보내면서 일제 식민지 치하에서 일본군에 당한 우리나라를 비롯한 약소국가의 경우는 사과는 커녕 인정조차 하지 않고 오히려 근대화를 촉진시키는 은혜를 입혔다고 괘변을 늘여놓는 일본국과 그 우익세력들, 그리고 정말 기가 막힌 것은 이에 편승한 몸은 우리 땅에 살면서도 국적과 양심은 일본에 가있는 일부 몰지각한 뉴라이트 사람들 때문인 것 같습니다. 가해자로서 피해자에게 용서를 구하는데는 힘의 유무를 떠나서 모두에게 진솔한 마음을 담아서 구해야 합니다. 그런데 피해자가 힘이 동등한 국가이거나 자국보다 더 우위에 있는 국민에게는 용서를 구하면서 약소국가의 국민에게는 용서를 구하지 않고 전범 자체도 인정하지 않고 넘어가는 모습은 진정으로 용서를 구하는 자세는 아니라고 봅니다. 하옇튼, 가해자로서 피해자를 만나서 잘못에 대해 조건없이 누구에게나 용서를 구하고 용서를 받는 것은 제3자가 볼 때는 정말로 아름다운 모습이 아닐 수 없고, 또한, 이런 모습은 지난 아픈 과거에 매이지 않고 희망찬 미래를 위해 날개짓을 하는 상생의 몸짓이며, 꼭 함께 가야 할 공생의 약속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사람간의 관계를 떠나서 조직과 조직, 단체와 단체, 국가와 국가간에는 더욱 이러한 진정어린 용서가 필요하리라 봅니다. 원불교의 대산 김대거종사는 "크게 잘못하는 사람이 있거든 열번만 관대히 용서하여 주면 열한 번째는 잘할 것이니, 한 사람이라도 우리 울 안에서 떠나지 않도록 늘 감싸 주고 용서해 주고 끝까지 믿어 주라."고 하셨습니다. 또한, 소서에서는 "작은 원한을 용서하지 못하면 반드시 큰 원한이 생긴다 (小怨不赦則大怨必生)."고 하셨습니다. 우리 소중한 님들! 새롭게 시작된 오늘 하루도 정말로 죽기보다도 하기 어려운 용서를 오늘 하루만이라도 생각해보면서, 큰 원한이 생기지 않도록 더욱 큰 마음으로 작은 잘못부터 용서해주고 용서를 구하며 서로 감싸주고 믿어주는 생활이 되도록 한번 노력해보면 어떨까요? 감사합니다. 정천경교무 합장 정천경교무의 원불교와 가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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