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주교시노드의 소그룹 작업 장면 (Vatican Media)
바티칸
올러리슈 추기경 “교회는 특정 장소와 문화에 뿌리를 내려야 합니다”
주교대의원회의 총보고관 장-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이 10월 15일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 제3부 “장소들”과 관련해 “장소들의 관점”을 설명했다. 올러리슈 추기경은 이번 한 달 동안 바오로 6세 홀에서 우리가 얻은 풍요로운 경험이 어떻게 “교회 쇄신”으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하느님 백성과 나눌 수 있을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조직적이고 제도적인 방식에서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성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oberto Paglialonga
“교회가 특정 장소와 문화에 뿌리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교회를 제대로 이해할 수 없습니다.” 주교대의원회의 총보고관 장-클로드 올러리슈 추기경이 10월 15일 오전 바오로 6세 홀에서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 80항을 인용하며 이 같이 말했다. 이 대목은 「의안집」 제3부 “장소들”에 대한 설명을 다루고 있다. 올러리슈 추기경은 “‘장소들의 관점’은 관계들이 구체적인 현실 속에서 이뤄지는 방식을 보여준다”며 “이러한 관계들은 다양성과 다원성, 상호연결성을 특징으로 하고, 신앙고백의 근원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점은 ‘현실과 동떨어진 추상적인 보편성’에 대한 반대입장을 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구체성의 가치
올러리슈 추기경은 “이는 개별주의와 상대주의에 굴복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면서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현현에 대한 믿음을 함께 나누는 체험이 공간과 시간 안에서 모습을 갖추는 장소의 구체성을 높이 평가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제3부 “장소들”에 대한 내용이 지나치게 이론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인상이 오는 10월 16일 오후 예정된 신학-사목 포럼을 통해 불식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오히려 이번 제3부는 앞선 제1, 2부 내용보다도 여기 있는 우리의 실제 삶의 경험을 더욱 깊이 반영하고 질문할 것입니다.” 올러리슈 추기경은 “우리는 이미 거의 두 달 동안 이곳에서 함께 지내면서 교회 전체와 전 세계를 아우르는 관계망을 형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앙 안에서 형제자매들이 만나는 일은 언제나 수고와 어려움이 뒤따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만남은 주님과의 만남으로 이어지고, 그 만남을 통해 궁극적으로 복음의 기쁨이 흘러나온다”고 덧붙였다.
우리 교회의 쇄신
올러리슈 추기경은 시노드에서 얻은 풍요로운 체험을 하느님의 모든 백성과 나누기 위해 “우리 교회가 쇄신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쇄신은 교회의 조직과 제도, 곧 제도 교회를 선교사명의 관점에서 재구성하는 작업을 아우른다. 이어 올러리슈 추기경은 제3부 “장소들”을 구성하는 4개의 소주제를 소개했다. “공동 여정의 분야들”이라는 첫 번째 소주제는 “우리 시대에 사람들이 특정 맥락에 뿌리내리는 방식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숙고할 것”을 요구한다. 올러리슈 추기경은 현대 사회를 가리켜 인간관계의 유동성과 속도가 지배하는 세계라면서, 그럼에도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소속감을 느끼려는 욕구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 소속감은 과거보다 더 역동적이고 유동적인 방식으로, 때로는 디지털 환경과 같은 극단적인 경우까지 아우르며 형성되고 있습니다.” 올러리슈 추기경은 이러한 변화가 “우리의 복음 선포 사명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되물으면서, 오늘날의 새로운 맥락 안에서 “선교사명을 위한 우리의 제도들을 어떻게 재구상해야 하는지” 깊이 성찰해야 한다고 초대했다.
교회 일치 안에서의 친교
올러리슈 추기경은 “지역적 맥락에 대해 이야기한다는 것은 장소와 문화 사이에서 형성되는 관계를 함께 살펴보는 것을 뜻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관계가 “항상 서로 연결돼 있다”며 “그 관계 안에 있는 교회들은 더욱 긴밀히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회들은 로마 주교가 온 교회의 일치를 드러내는 가시적인 중심 역할을 하며, 각 지역 주교가 그 지역 교회의 일치를 드러내는 가시적인 중심 역할을 하는 친교의 유대 속에서 하나로 연결돼 있습니다.” 올러리슈 추기경은 교회의 일치 안에서 각 지역 교회와 보편 교회의 친교가 “각 지역 교회의 내적 삶에도 깊은 영향을 남긴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 세 번째 소주제가 각각 “하나이고 유일한 가톨릭 교회의 지역 교회들”과 “교회의 일치를 형성하는 유대”를 다룬다고 소개했다.
로마 주교의 봉사
올러리슈 추기경은 마지막 소주제 “일치에 봉사하는 로마 주교”와 관련해 “파레시아(parresia)의 정신”, 다시 말해 “솔직하고 담대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황님은 오늘날 자신의 직무와 교황청의 역할을 어떻게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지와 관련해 저희의 의견을 들으시고자 이 자리에 저희를 소집하셨습니다. 교황님은 하느님 백성의 삶과 그들의 필요를 바탕으로 저희가 정말로 무엇을 생각하고 있는지 제대로 알고 계셔야 합니다.”
번역 이창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