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 시장에서 수입품의 판매를 금지하고 있는 와중에도 고가의 사치품인 대형 액정 텔레비전과 고성능 디지털 카메라, 그리고 노트북 컴퓨터 등이 북한으로 계속해서 유입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1일 보도했다.
방송은 북한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중국 상인들의 발언을 인용, “북한으로 유입되는 상품 중에는 경공업품 같은 필수품 외에도 사치품이 많다”고 전했다.
특히 중국 선양의 대규모 도매 시장인 우아이(五愛)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화교 상인 장 모 씨는 “북측의 대방(중계업자)들은 대형 액정 텔레비전과 고성능 디지털 카메라, 그리고 노트북 컴퓨터를 주문하기도 하며, 중국 제품이 아니라 일본 제품을 요구한다”며 “이런 고급 제품들은 실수요자가 주문한 것도 있긴 하겠지만 그보다는 뇌물로 사용하기 위한 것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 씨는 또 “집안 청소용 ‘대걸레’를 한국 제품으로 보내 달라는 주문을 받은 일도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상인들에게 한국의 전기용품을 판매하는 임 모 씨는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사람 중에는 500리터짜리 대형 냉장고와 김치 냉장고를 별도로 주문해서 사가기도 하는데, 전기가 부족하다는 북한에서 어떻게 사용하는지 모르겠다”며 의아해 했다.
이와 관련 방송은 북한에서 살다 온 화교들의 발언을 인용, “북한의 상류층 중에는 과시욕이 강한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꼭 사용을 하지 않더라도 집안 장식용으로 고가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방송은 “북한 당국이 작년에 각 무역회사에 배정한 무역 할당량인 ‘와끄’의 유효기간이 1월 중 만료되기 때문에 이번 주까지가 작년도 ‘와끄’를 소진할 마지막 기회가 되는 셈”이라며 설 명절을 앞두고 북한을 상대로 장사하는 중국 상인들의 손길이 바빠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와끄’란 해마다 물건을 수입할 수 있는 품목과 규모를 외화벌이 무역총회사들에게 할당해주는 것으로 일종의 수입허가증을 말한다.
한편, 지난해 6월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북한의 특권 엘리트층들이 평양에서 열렸던 제11차 ‘봄철 국제상품전람회’장에 대거 몰려들었다”며 “아사자 발생, 식량배급 중단 등 심각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북한이지만 극소수의 부유층은 외국상품 쇼핑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