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세 철학자, 초대 국정원장…윤 대통령 멘토들도 부친과 인연
이밝음 기자입력 2023. 8. 15. 15:36
이종찬 광복회장과 대이은 절친…김형석 명예교수 정치입문 조언
김종인 전 국힘 비대위원장·김창경 교수 등과도 가까워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윤기중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명예교수가 15일 별세했다. 향년 92세. 윤 교수는 최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입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윤 대통령이 지난 2021년 4월 2일 윤기중 명예교수와 서울시장 보궐선거 사전투표를 위해 투표소로 들어오는 모습.(뉴스1 DB) 2023.8.15/뉴스1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별세한 부친 고(故) 윤기중 연세대학교 응용통계학과 명예교수를 '생애 첫 멘토'로 꼽아왔다. 윤 대통령이 대선 준비 과정에서 함께했던 인물들도 윤 명예교수와 인연이 깊다.
앞서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퇴임 후 각계 원로들과 만나며 정치 참여를 준비했다. 당시 윤 대통령이 만났던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와 이종찬 광복회장 모두 윤 명예교수와 친분이 있는 사이다.
윤 대통령은 2021년3월 퇴임 후 2주 만에 가장 먼저 국내 최고령 철학자인 김 교수를 만났다. 당시 윤 명예교수가 '아들과 인사를 가겠다'고 요청해 만남이 성사됐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김 교수를 만나 '정치를 해도 되겠는지'를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초대 국정원장을 지낸 이종찬 광복회장도 윤 명예교수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두 집안이 오랫동안 교류해 온 덕분에 이 회장의 아들 이철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윤 대통령도 초등학생 때부터 죽마고우라고 한다.
앞서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퇴임 후 3개월 만에 참석한 공식 행사가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관 개관식이었다. 독립운동가인 이회영 선생의 아들이 이 회장이고 손자가 이 교수다. 이 회장은 지난 5월 광복회 회장으로 당선됐다.
윤 대통령의 정치 입문을 도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윤 명예교수와 인연이 깊다. 경제학자 출신인 김 전 비대위원장은 사석에서 윤 교수를 '존경하는 선배'로 꼽는다고 한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 위원으로 활동했던 김창경 한양대 창의융합교육원 교수도 부친이 윤 명예교수와 함께 연세대 교수로 재직한 인연이 40년간 이어졌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 충남 공주 출신인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에게 윤 명예교수가 공주 농고 졸업생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인연을 쌓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연세대학교 학위수여식에 깜짝 등장했다. 윤 대통령은 축사에서 "연세의 교정은 제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아버지의 연구실에서 방학 숙제를 하고 수학 문제도 풀었다"며 "또 아름다운 연세의 교정에서 고민과 사색에 흠뻑 빠졌고, 많은 연세인들과 각별한 우정을 나누기도 했다"고 말했다.
윤 명예교수는 15일 오후 숙환으로 타계했다. 향년 92세.
고인은 일평생 소득 불평등을 연구한 한국 경제학계의 거목(巨木)이자 원칙주의자로 평가받는다. 1931년 충남 논산 출신으로 연세대와 일본 히토쓰바시대 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공부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한양대 경제학과와 연세대 상경대학 응용통계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한국통계학회장과 한국경제학회장을 겸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