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心血管) 건강
심혈관질환(心血管疾患)이란 심장의 혈관과 관련이 있는 협심증(狹心症ㆍangina pectoris), 심근경색증(心筋梗塞症ㆍmyocardial infarction) 등을 말한다. 심혈관질환은 추운 겨울에 사망률과 유병률이 높지만, 여름철에도 무더운 날씨가 심장의 부담을 늘리기 때문에 주의하여야 한다. 이에 노약자나 심혈관질환자는 한여름의 무더위가 치명적일 수도 있다.
자신의 ‘혈관(血管) 나이’를 알아보기 위해 아래 ‘자가 진단표’ 10개 평가항목마다 점수(0점, 1점, 2점)를 매겨 총점이 0-1점이면 20대 혈관 상태, 2-3점이면 30대, 4-5점이면 40대, 6-7점이면 50대, 8점 이상이면 60대 혈관 상태에 해당된다.
<1>수축기 혈압: 120mmHg이하(0점), 121-139mmHg(1점), 140mmHg이상(2점). <2>나이: 40세 미만(0점), 40-55세(1점), 55세 초과(2점). <3>흡연 경험: 없다(0점), 했던 적 있다(1점), 하고 있다(2점). <4>당뇨병: 없다(0점), 있다(2점). <5>총콜레스테롤: 240mg/㎗미만(0점), 240mg/㎗이상(1점). <6>고밀도(HDL)콜레스테롤: 45mg/㎗이상(0점), 45mg/㎗미만(1점). <7>허리둘레(남자 90cm, 여자 80cm): 미만(0점), 이상(1점). <8>스트레스: 거의 없다(0점), 어느 정도 있다(1점), 심하다(2점). <9)과거 심장질환 유무: 없다(0점), 있다(2점). <10>가족 중 심장질환: 없다(0점), 있다(1점).
우리 몸의 혈관벽(壁)은 매끄러운 데 여기에 상처가 생기면 피 속에 콜레스테롤(cholesterol)이 동맥(動脈)으로 파고 들어가 산화가 되고, 피 속의 백혈구(白血球)도 혈관을 파고 들어가 산화된 콜레스테롤을 잡아먹는다. 이를 ‘거품세포’라고 하며, 거품세포들이 죽으면 콜레스테롤이 뭉쳐져 죽같이 끈적끈적하고 물렁물렁한 덩어리가 형성되고 그 위에 딱딱한 섬유질 덮개가 덮인다. 이를 ‘죽상반(粥狀班)’이라 한다. 죽상반이 생긴 동맥 부분은 딱딱해지는 데 이를 ‘죽상 동맥경화증(粥狀動脈硬化症)’이라고 한다.
죽상반이 터지고 혈전이 달라 붙어면 혈관이 막힌다. 즉, 고혈압 등에 의해 죽상반이 파열되면 그 안에 있던 물질들이 혈액 속으로 흘러나오면 피를 응고시키는 강력한 효과로 혈전(血栓ㆍ피떡)을 만들어 혈관을 막는다. 심장 혈관의 직경이 30% 정도 좁아진 상태에서 죽상반이 파열되면 30여 분 만에 혈관을 100% 막을 수 있다. 혈관이 완전히 막혀 혈액의 흐름이 차단되면 급성(急性) 심근경색증(心筋梗塞症)이 발생하며, 부분적으로 막히면 협심증(狹心症)이 된다.
협심증 환자는 대개 ‘가슴이 빠개지는 듯한 흉통(胸痛)’을 호소한다. 심근경색증이 생기면 협심증보다 훨씬 극심한 가슴 통증이 생기며, 환자들은 ‘가슴이 찢어지고 숨이 멎을 것 같이 아프다’고 표현한다. 심근경색증은 심장마비(心臟痲痺ㆍheart attack)까지 일으킬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다.
비만인은 정상인보다 고혈압 발병이 3배 이상 높다. 따라서 정상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생활 관리를 해야 한다. 운동 강도는 개개인의 건강 상태와 운동능력에 따라 조절해야 한다. 비만한 사람은 운동 강도는 약하되, 운동시간은 길게 해야 에너지 소비량이 증가해서 몸무게와 체지방률을 감소시킬 수 있다. 소금(나트륨)은 체액의 양을 증가시켜 혈압을 상승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한국인의 하루 평균 15-20g의 소금을 섭취해 세계보건기구(WHO) 권장치인 6g을 크게 웃돌고 있다.
염분(鹽分)과 더불어 주의할 것은 식품에 함유된 콜레스테롤이다. 동물성 지방을 피하고 음식 조리에는 참기름, 콩기름 등 식물성 기름을 사용하도록 한다. 담배를 피우면 혈압이 10mmHg 정도 상승한다. 또한 담배 연기에 들어 있는 각종 유해성분으로 혈전(血栓)의 생성을 증가시키고 혈관 내부를 손상시킨다.
농촌진흥청과 아주대학교병원 공동연구팀이 비만(肥滿)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잘 익은 김치가 비만억제와 혈압강하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논문은 영양학 분야 학술저널인 ‘영양연구(Nutrition Research)’ 2012년 6월호에 실렸다.
심혈관질환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은 다음과 같다. (1)금연(禁煙), 담배는 반드시 끊는다, (2)절주(節酒), 술은 하루에 1, 2잔 이하로 줄인다, (3)음식은 싱겁게 골고루 먹는다, (4)매일 30분이상 운동을 한다, (5)적정 체중(體重)과 허리둘레를 유지한다, (6)스트레스를 줄이고 즐거운 마음으로 생활한다, (7)정기적으로 혈압(血壓), 혈당(血糖), 콜레스테롤(cholesterol)을 측정한다, (8)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꾸준히 치료한다, (9)심근경색증, 뇌졸중(腦卒中)의 응급 증상을 숙지하고 발생 즉시 병원에 간다. 한편 심혈관 질환 예방을 위해 흔히 복용하는 아스피린(aspirin)은 혈전(血栓)이 생기는 현상을 줄여준다.
고혈압(高血壓) 환자에서의 심혈관계 질환 예방은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임상신경학과 피터 로스웰(Peter Rothwell) 교수 연구팀은 고혈압 환자에 있어 뇌졸중 같은 심혈관 질환 예방에는 혈압 변동성(blood pressure variability) 조절이 주요한 영향을 미치며, 혈압 변동성 조절에 효과가 있는 혈압 강하제는 암로디핀 베실레이트와 같은 CCB(calcium channel blocker) 계열의 고혈압 치료제라는 내용의 연구결과가 미국심장학회(ACC)에서 발표되었으며, 란셋(Lancet) 학술지에 개재(2010년 3월)됐다.
로스웰 박사는 “뇌졸중의 강력한 예견 인자는 평균 혈압보다 혈압 변동성이다. 안정된 혈압을 가진 사람은 단순히 고혈압만 관리하면 되지만 변동성 혈압이나 또는 갑자기 혈압이 높아지는 돌발성 혈압 상승은 일부 사람에서 평균 혈압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한편 고령(高齡), 흡연(吸煙), 당뇨병, 과거 혈관계 병력(病歷) 등이 혈압 변동성 증가와 연관이 있고, 이러한 인자들은 모두 혈관경화(硬化)에 대한 지표로 알려져 있다. 경화된 혈관이 향후 심혈관계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고위험 고혈압 환자일수록 혈압 변동성을 고려한 약물 처방이 필요하다.
건강검진(健康檢診)을 받을 때 심장(心臟) 건강을 체크하기 위해 심전도(心電圖) 검사를 한다. 심전도 검사(ECGㆍelectrocardiography)란 심장의 전기 신호를 분석해 심장 기능을 평가하는 검사로 검사지(檢査紙)에 심장 박동(搏動) 리듬이 그래프처럼 나타나며, 검사 시간은 5-10분 정도 소요된다. 하지만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 같은 허혈성(虛血性) 심장질환을 제대로 잡아내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협심증(狹心症) 환자의 절반 정도는 심전도 검사 결과가 정상으로 나온다.
안정된 상태에서 심장의 리듬을 측정하는 심전도 검사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검사가 ‘운동부하(負荷) 검사’이다. 운동부하 검사는 인위적으로 심장에 부담을 준 상태에서 심장 리듬을 측정하는 것이므로 정확도가 높다. 가슴에 10개 정도의 전극(電極)을 붙인 상태에서 20분 동안 러닝머신의 지시에 따라 걷기, 빨리 걷기, 뛰기 등을 하면 검사가 끝난다. 다만 고령자, 퇴행성관절염, 척추질환 등이 있는 사람은 20분 동안 달리기를 할 수 없어 검사를 받기 힘들다.
심전도 검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검사의 하나로 심장 초음파(超音波)검사(약 20분 소요)가 있다. 하지만 심장초음파의 주된 목적은 심장의 구조와 모양을 보는 것으로 심장판막(瓣膜) 이상이나 기형(畸形) 등을 밝히는 데는 유용하지만 협심증, 심근경색증과 같은 심혈관 문제는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이에 허혈성 심장 질환의 검사법으로 부하(負荷) 심장 초음파검사(약 1시간 소요)가 있다. 심장운동에 부담을 주는 약물을 투여하면서 초음파 검사를 하는 것이다.
심장 CT(컴퓨터 단층촬영, 약 20-30분 소요)는 움직이는 심장을 효과적으로 촬영할 수 있어 심전도를 보완하는 검사이다. 그러나 심장은 뇌(腦), 위장(胃腸) 등 다른 장기보다 빠르게 움직이므로 촬영할 때 방사선(放射線) 피폭량이 훨씬 많다. 방사선에 많이 노출되면 암(癌)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심장 CT를 찍을 때에는 심장리듬에 변화를 주는 약물을 사용하므로 부정맥이나 폐 질환이 있는 사람은 찍지 못한다.
돌연사(突然死)로 이어지는 심근경색증(心筋梗塞症)은 혈관이 꽉 막힌 상태에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혈관이 30-40% 정도 좁아져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염증(炎症)물질이 분비돼 생긴다. 따라서 오늘 심전도 검사 결과가 정상이라고 해도 내일 심근경색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항상 주의해야 한다.
글/ 靑松 朴明潤(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대한보건협회 자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