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유독히도 수박이 비싸다. 여러 가지의 이유가 거론되는데 그 중의 하나가 벌의 부재이다. 지난 겨울 수 많은 벌들이 이유를 모른 채 증발(?)해 버렸는데 그 결과 수박의 수분율이 떨어져 수박이 많이 수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무더운 여름철의 과일의 제왕은 수박이고, 시원한 수박으로 잠시나마 더위를 씻어야 하니 비싸도 살 수 밖에.
자식들을 모두 출가시키고 나니 식구래야 아내와 나 둘 뿐이다. 잘라서 파는 수박도 있지만 한 통 사면 버리는 부분이 너무 많아 수박을 잘 안 사 먹게 되어 버렸다.
그래서 크기가 작은 수박을 키워 보기로 했다. 지난 4월 초에 모종상에 가서 고추, 가지 등과 함께 복수박 모종 2개를 사서 심었다. 한 통을 쪼개면 두명이 두 끼의 후식으로 먹을 수 있는 크기의 수박이다. 달랑 2주만 심었을 뿐인데 10개 이상의 풍성한 수확을 안겨 주었다.
마눌님은 평생에 이렇게 부드럽고 맛있는 수박은 처음이라며 혼자만 먹겠다고 농담도 했다. 장모님께 맛 보여 드린다고 처가에 갖고 갔다. 대만에서 대학교수로 있는 사촌 처남이 한국에 왔다가 인사차 왔는데 아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맛 있다며 껍질 부분까지 먹는다. 대만에서는 수박을 잘 먹지 않았다는데.
사진해설)
내가 키우는 수박과 자른 모습
내년에는 좀 더 많이 심고, 수확시기도 조절하도록 재배해 보아야겠다.
삼복 더위라는 말이 실감난다. 전국이 찜통이다. 이 외중에서도 구르메는 달린다. 황장군은 수원의 용주사, 정남, 향남을 달리고, 태장군은 동네 한 바퀴다. 도장군은 암사대교로, 포장군은 이매교를 돌아 온다. 네 분의 장군들 참으로 장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