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6월 17일(금)*
▲비발디(Vivaldi)-여름
◼3악장(Presto)-폭풍(Storm)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Ending 삽입곡
◀디토 파라디소
*디토 10주년 갈라 콘서트
◀야니(Yanni) Live
◀Amadeus 일렉트릭 콰르텟
*with 몰도바 TV라디오 오케스트라
◀40 Finngers(기타 연주)
◀2Cellos (첼로 연주)
◀Olga Emirald (피아노 연주)
◉낮이 길어질 만큼 길어지고 밤이 짧아질 만큼 짧아졌습니다.
새벽 5시가 되기 전에 날이 밝아지고 저녁 8시가 지나도 날이 어두워지지 않습니다.
주말 지나 다음 주 화요일이하지(夏至)이니가장 긴 낮의 여름으로 들어섰습니다.
지금부터 본격적인 여름입니다.
◉낮이 길어진 만큼 할 일이 많아진 농촌입니다,
우선 다음 주에는 하지 감자를 캐야 합니다.
오랜 가뭄으로 올해 감자 작황은 기대하기가
어려울 듯싶습니다. 뒤늦게 내린 비가 얼마나 도움이 됐을지 둘러봐야겠습니다.
고추밭 김매기와 콩과 팥 심기 등 기다리는 일들이 꽤 많습니다.
◉하지가 지나면 통상 장마가 찾아옵니다.
지난해는 조금 늦었지만 중부지방은 6월 25일을 전후해서 장마가 시작되는 게 보통입니다.
올해는 봄 가뭄이 심했던 터라 장마철 집중호우가 잦지나 않을까 살짝 걱정되기도 합니다.
장마와 태풍이 찾아오는 여름은 어차피 비바람이 거칠게 몰아치는 계절이기는 합니다.
◉비발디(Vivaldi)의 사계(四季)는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클래식 음악으로 꼽힙니다.
바이올린의 표현력으로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계절을 특색있게 그려 놓았습니다.
게다가 비발디 악보에 적힌 소네트(짧은 시)와 지시어가 이해를 쉽게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그래서 흔히 이 ‘사계’를 표제음악의 출발점으로 보기도 합니다.
비발디는 봄과 가을은 편안함을 주는 계절로, 겨울과 여름은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계절로 그려 놓았습니다.
그 가운데 오늘 만나볼 여름은 가장 거칠고 과격하게 그려 놓은 여름 3악장 프레스토(Presto)입니다.
◉비발디의 사계 여름 3악장 Presto(빠르게, 급히)는 사계 가운데서도 가장 격렬하고 화끈한 음악으로 평가받습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듯한 이 음악은 그래서 ‘Storm’이란 별도의 제목까지 얻었습니다.
바이올린의 다양한 연주는 물론이고 첼로, 비올라, 피아노,기타 등 다양한 악기 연주로 그 격렬함을 나타내 왔습니다.
강약과 빠르기와 함께 악기 차이에서 오는 연주가 조금씩 다른 느낌의 ‘Storm’을 만들어 냅니다.
◉우선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소네트부터 만나봅니다.
‘아 그의 두려움이 얼마나 옳았던가? 하늘은 천둥을 울리고 번개를 비치고 우박을 내리게 한다.
익은 열매나 곡식을 모두 쓸어 버린다.’
모든 것을 파괴하는 여름의 잔인성을 나타내는 격정적인 악장입니다.
◉이 모든 것을 쓸어버리는 잔인한 여름이 죽음직전의 영혼에 생기를 불어넣고 기억을 떠올리며 남은 생을
살아가도록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Portrait of a Lady on Fire)에 들어간 비발디의 여름 3악장의 이야기입니다.
◉2019년 칸 영화제에서 ‘기생충’과 황금종려상을 겨루었던 영화입니다.
각본상과 퀴어종려상을 받았습니다.
여성이 만들고 거의 여성만 등장하는 프랑스 퀴어로맨스 영화입니다.
성 소수자 문제에 아예 빗장을 거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인지 한국 상영 땐 관객이 15만 명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충분히 찾아서 볼만한 가치가 있는 명작입니다.두 여주인공의 사랑을 인간적인 사랑으로 읽으면 거부감도
별로 생기지 않습니다.
◉그리스 로마신화에서 가장 비극적인 사랑으로 알려진 오르페우스의 이야기를 깔고 있습니다.
저승에 간 아내를 음유시인 오르페우스가 노래와 연주로저승 신을 감동시켜아내를 데려올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안 된다는 조건을 지키지 못해 결국 아내를 영원히 잃고 맙니다.
전개되는 영화의 설명만 해도 길어집니다.
여기서는 비발디의 프레스토 이야기만 소개하고 갑니다.
◉세상을 비관하며 자살하려 했던 귀족아가씨 엘로이즈에게 화가 마리아느가 위로 음악으로 들려준 것이
비발디의 ‘Storm’입니다.
성당 미사곡이 전부였던 그녀의 마음속에 음악이 깊이 각인되면서 엘로이즈는 삶의 희망을 얻습니다.
마리안느와 헤어진 뒤에도 음악은 지난 기억의 버팀목이 됩니다.
◉헤어진 두 여인은
서로 만나는 일은 없습니다.
Ending 장면,
극장에서 연주되는 비발디의
여름 ‘프레스토’를 들으며
엘로이즈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과 기억의 전율을
드러냅니다.
마리안느가 멀리서 그것을
지켜봅니다.
엘로이즈는 아마
이 음악의 기억 속에서
남은 생을 살아갈 겁니다.
친절하게도 누군가 엔딩 장면에
회상 영상을 편집해 놓아
이해를 도와줍니다.
https://youtu.be/gbBCKogDF2s
◉디토(DITTO)는 2007년에 만들어진
클래식 아이돌 앙상블입니다.
젊고 준수한 클래식 연주자들이
팝스타 콘스트장 같은
파격적인 무대로 젊은이들을
사로잡았습니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
피아니스트 지용 등 네명으로
출발했지만 10년이 지나면서
멤버가 늘어났습니다.
◉2017년 디토 10주년을 맞아
이들은 예술의 전당에서
‘디토 파라디소’라는 이름으로
기념 공연을 열었습니다.
이들 앙상블이 연주하는
비발디의 여름 3악장입니다.
바이올린에 다니엘 정과 대니 구.
비올라에 리처드 용재 오닐,
첼로에 문태국 등이 참여한
실내악 앙상블 연주입니다.
젊은 연주자들이 발산하는
열정적인 여름입니다.
디토 앙상블은 2019년에
활동을 마감했습니다.
https://youtu.be/25zBoPn_XOo
◉그리스의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야니가 이끄는
연주그룹의 ‘Storm’입니다.
비발디 여름 3악장을
새롭게 편곡했습니다.
강렬한 업비트를 깔고 시작한
연주입니다.
먼저 두 바이올리니스트가
파워풀한 연주로 관객을
흔들어놓습니다.
이어 라틴풍의 하프 연주가
어우러지고 트럼펫까지
가세하면서 폭풍 같은 연주가
이어집니다.
https://youtu.be/BNi9fOjXx-Y
◉바이올린과 첼로, 피아노 등
전자 악기의 독특한 사운드로
풀어내는 ‘Storm’입니다.
아마데우스 일렉트릭 콰르텟
(Amadeus Electric Quartet)이
연주합니다.
이름만 봐도 클래식을 연주하는
전자 현악 4중주단이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루마니아 출신으로 모두
Bucharest 국립대학에서
악기연주를 공부한 재원들입니다.
세계 클래식 음악팬들에게
상당히 알려져 있습니다.
전자 악기로 클래식을 현대에
조화시킨 초기 인물들입니다.
힘 있고 신나는 그들의 연주에
몰도바 TV라디오 오케스트라가
함께 합니다.
https://youtu.be/Z29spJz59lw
◉어쿠스틱 기타로 구현해내는
‘Storm’은 어떤 느낌인지
만나 볼까요?
이탈리아의 어쿠스틱 기타리스트
네 명이 만든 콰르텟(quartet)
‘40 Fingers’의 기타연주로
들어 봅니다.
네 명의 기타리스트가
40개의 손가락으로 엮어내는
여름입니다.
바이올린의 격렬한 연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기타연주는 그와는 다른
색다른 맛이 있습니다.
특히 여름 산 넓은 평원에서
펼치는 연주가 주위의 풍경과
잘 어우러집니다.
https://youtu.be/M8guTjUoOuo
◉이번엔 첼로로 가봅니다.
세계적인 크로스오버 첼로 듀오
크로아티아의 2 CELLOS입니다.
격정적인 연주로 이름난 이들에게
‘Storm’은 잘 어울리는 음악입니다.
2018년 앨범에 담은 연주입니다.
격정적인 연주가 폭풍처럼
몰아치는 투 첼로스의 ‘Sorm’입니다.
https://youtu.be/oUBQPIk9Wh8
◉러시아 피아니스트
올가 에머랄드의 피아노 연주로
마무리합니다.
두바이의 팜 루메이라에 있는
로맨틱 리조트에서 연주합니다.
‘Storm’의 피아노 연주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멋진
신혼여행지 가운데 하나로 알려진
럭셔리한 사막 리조트를
함께 구경할 수 있습니다.
야자수 모양의 인공섬
팜 루메이라(Palm Jumeirah)에 있는
에머랄드 팰리스 캠핀스키
두바이 리조트입니다.
https://youtu.be/69B7AO_IpCQ
◉비발디의 여름 3악장은
음악으로서는 격정적이어서
듣는 사람을 시원하고 신나게
만들어줍니다.
죽으려던 사람에게 삶의
용기를 찾아줄 정도로 활기찬
음악이지만 실제로 잔인하고
파괴적인 여름 폭풍은
전혀 반갑지 않습니다.
비발디의 여름 3악장과 같은
‘Storm’은 그래서 올 여름엔
사절입니다. (배석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