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573
천자문190
동봉
0673맏 맹孟
0674수레 가軻
0675도타울 돈敦
0676본디 소素
멍커둔쑤孟轲敦素Mengkedunsu
-맹가선생 돈소설을 주창하였고-
(사어선생 병직함이 한결같아라)
0673맏 맹孟
뜻을 나타내는 아들자子 부수에
소릿값 명皿이 합해져 이루어진 글자입니다
꼴소리문자며 본디 맏아들의 뜻이었으나
나중에 처음 우두머리를 뜻하게 되었습니다
맏, 첫, 처음, 맏이, 성의 하나, 사납다
여러 형제나 자매 중에서 제일 손위
맹자孟子의 약칭, 우두머리, 그물
사물의 조리, 곧 동이 닿지 않는 엉터리
힘쓰다, 애쓰다, 과격하다, 맹랑하다
동[사물의 조리]이 닿지 않다, 크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로
伯 : 맏 백/우두머리 패/길 맥
允 : 맏 윤/진실로 윤/마을 이름 연
昆 : 맏 곤/벌레 곤/뒤섞일 혼 자가 있고
모양이 비슷한 한자로
㿻 : 소반 간
猛 : 사나울 맹
盂 : 사발 우/바리때 우 자가 있습니다
0674수레 가軻
수레 가/사람 이름 가軻 자는
꼴소리形聲문자로서
뜻을 나타내는 수레거車 부수와
소릿값인 가可가 합하여 이루어졌습니다
담긴 뜻으로서는
1. 수레
2. 사람 이름
3. 멍쯔孟子 선생의 이름
4. 성의 하나
5. 가기 힘들다
6. 높다
7. 일이 뜻대로 되지 아니하다
다른 꼴 같은 뜻글자로
轲 : 수레 가/사람 이름 가 자가 있고
같은 뜻을 가진 한자로는
車 : 수레 차/수레 거
輅 : 수레 로/작은 수레 락/수레 앞 가로 댄 나무 핵
輛 : 수레 량
輦 : 가마 련
軿 : 수레 병/수레 변
輿 : 수레 여/명예 예
轝 : 수레 여 자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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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커孟轲Mengke는 맹자의 본명입니다
기원전 372년 출생하여
기원전 289년 사망했고
고대철학자이고
중국철학자이며
유가학파儒家學派에 해당합니다
특히 윤리학, 사회철학, 정치철학자로서
그 유명한 성선설性善说과
민본주의民夲主義를 비롯하여
왕도론王道论
역성혁명易姓革命
항산항심恒产恒心 등을 주창하였습니다
우리나라 한문 발음은 맹자孟子며
중국어 발음은 멍쯔孟子이고
병음으로 표기하면 M?ngz?입니다
그의 본명은 맹가孟軻인데
성이 맹孟씨이고 이름이 '가軻'입니다
역시 중국 발음은 멍커孟轲Mengke며
라틴어로는 Mencius 멘키우스지요
그리고 콩쯔사상을 발전시킨 유학자입니다
다시 얘기하지만 짠구오战国Zhanguo시대
쩌우邹Zou국 사람으로 이름은 커轲Ke고
자는 쯔위子舆Ziyu 또는 쯔쥐子车Ziju입니다
어릴 때부터 콩쯔孔子Kongzi를 숭상하고
공쯔의 사상을 이어가고 발전시켜
유교를 전하는 데 온 힘을 다 기울였습니다
콩쯔(B.C.551~B.C.479)가 졸한 지 100년 남짓 뒤
중국 산뚱성山東省Shandongsheng
쩌우청邹城Zoucheng에서 태어났습니다
따라서 그가 활약한 시기는 대체로
기원전 4세기 전반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의 어머니 장仉Zhang씨는
아들 멍커를 훌륭하게 키우기 위해
연이어 세 번이나 이사를 했다고 합니다
이른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지요
그런데 멍커의 생애나 가계 기록에서
아버지 얘기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물론 형제나 남매 친척들 얘기도
거론된 곳이 없는 편입니다
그래서일까 나는 후배스님의 말이 생각납니다
어떤 얘기인지 끝에서 언급하겠습니다
멍커는 어머니에게 큰 감화를 받으며
어린이로서의 수업을 마친 뒤
콩쯔의 고향 루魯Lu나라로 유학을 떠납니다
콩쯔의 손자인 쯔쓰子思Zisi의 문인에게서
꽁쯔가 편찬한 육경六經을 배웠습니다
육경은 어떠어떠한 경전일까요?
1. 씨징诗经Shijing
2. 쑤징书经Shujing
3. 이징易经Yijing
4. 위에징乐经Yuejing
5. 리찌礼记Liji
6. 춘치우春秋Chunqiu
여기서 제4, 위에징乐经Yuejing은
음악에 대한 경전입니다
콩쯔 선생은 음악을 매우 중요시했습니다
중국어에 관심이 있는 분이 지적하길
러징乐经Lejing이 맞지 않느냐 하는데
음악의 경전은 위에징이 맞습니다
만일 음악이 아닌 그냥 즐거움乐으로 볼 때는
위에乐가 아니라 러乐Le가 맞을 것입니다
하지만 콩쯔가 오락경을 쓴 것은 아니니까요
멍커는 주쯔바이쟈诸子百家Zhuzibaijia 시대에
모자이墨翟Mozhai의 겸애사상과
양주杨朱Yangzhu의 위아爲我사상 등과 경쟁하면서
콩쯔의 유가사상을 확립하였습니다.
40세 이후 그는 어진 정치仁政와
왕도정치를 주창하며 천하를 돌아다녔지요
한페이쯔韓非子Hanfeizi의 법가法家나
쫑헝쟈纵横家Zonghengjia들과는
일체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멍커의 삶과 사상을 담은 책이 있습니다
곧《멍쯔孟子》인데 7개 장구로 되어있지요
이는 멍커, 곧 멍쯔孟子가
각국의 제후들에게 유세遊说하거나
제자들과 나눈 대화 내용
가오쯔告子Gaozi 등 다른 사상가들과의
논쟁한 것들을 기록한 어록입니다
쓰마치엔司马迁Simaqian의《史记》에 따르면
멍쯔의 어록《孟子》는 멍쯔가 은퇴한 뒤
완장万章Wanzhang등 그의 제자들과
함께 엮은 것이라 기록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멍쯔 말년이나 사후에
그의 제자들이 스승이 남긴 말을 기록하여
엮은 책이라 보는 게 맞을 것입니다
내용은 '살인을 좋아하지 않는 군주'가
능히 천하를 통일할 것이며
군주가 포악하고 무도하여 천명天命이 떠나면
필부에 불과하다고 역설합니다
특히 왕도정치와 역성혁명론을 설파하는데
이처럼 너무 강성強性이다 보니
이로 인하여 오랫동안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그는 이런 말을 남기지요
위정자가 정치를 잘못하면
그렇다고 백성은 갈아치울 수 없지만
제왕을 언제든 갈아치울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나중에 난쏭南宋Nansong의 주씨朱憙Zhuxi가
사서四書의 하나로《孟子》를 받아들여
주석한 뒤 십삼경의 하나로 인정받기에 이릅니다
멍커의《孟子》는 7개 장구로 짜여있는데
모두 상편과 하편으로 되어있어
실제로는 14편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1. 량후이왕梁惠王Lianghuiwang章句
상편이 7장으로 되어있고
하편은 16장으로 되어있습니다
그는 처음 만난 량후이왕梁惠王에게
왕도정치를 실시하라고 조언합니다
게다가 백성과 함께 즐거움을 누려야
그 즐거움이 오래가며
비록 왕이라 하더라도 잘못하면
왕위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2. 꽁쑨처우公孫丑Gongsunchou章句
상편은 9장으로 되어있고
하편은 14장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멍쯔는 그의 사랑하는 제자 꽁쑨처우公孫丑와
왕도정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눕니다
또한 패도정치를 반드시 축출해야 한다며
유가儒家의 의리義理를 밝히고
자신의 포부를 드러냅니다
아울러 반구제기反求諸己를 역설하고
호연지기浩然之氣와 더불어
인화人和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3. 텅웬꽁滕文公Tengwengong章句
상편은 5장으로 되어있고
하편은 10장으로 짜여 있습니다
왕의 국가 통치에 대해서 밝히고 있는데
천하를 통치하는 왕이 되기 위해서는
우선 백성들이 풍요롭게 살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역설합니다
아울러 인간에게는 인륜이 가장 중요하며
인륜을 저버린다면 아무리 정치를 잘해도
전혀 의미가 없다고 힘주어 얘기합니다
4. 리러우離婁Lilou章句
상편이 28장으로 짜여져 있고
하편도 33장으로 매우 빡빡합니다
멍쯔는 자신을 바르게 다스리라고 합니다
자신의 본성이 본디 선하다고는 하나
끊임없이 채찍질하지 않으면
불선의 나락으로 빠져든다고 가르칩니다
콩쯔의 신독愼獨을 떠올리게 하는
매우 신란한 자기 성찰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이것이 곧 멍커의 돈소설敦素說입니다
5. 완장万章Wanzhang章句
이《孟子》에서 유일하게
상하 편이 각각 9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멍쯔의 수제자 완장과 나눈 대화내용입니다
덕德이 하늘의 도에 합치하면
마침내 도를 얻을 것이고
어질면 천하 사람을 얻을 것이라 얘기합니다
그러면서 어진 도를 행할 것을 주장합니다
백성의 뜻이 하늘의 뜻이라는 사상과
벼슬길에 나아가고 물러갈 때도
때에 맞게 해야한다고 역설하고 있습니다
6. 가오쯔告子Gaozi章句
이 가오쯔장구와 뒤에 나오는 진심장구는
상편이 하편보다 더 길지요
이 가오쯔장구는 상편은 20장이고
하편은 16장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동시대를 살았던 멍쯔와 가오쯔가
사람의 성품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눕니다
인의仁義는 내적인 것이니
진실로 구하고자 한다면 얻을 수 있으나
구하지 않으면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구차하게 살지 말고
의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며 이야기합니다
왕도가 쇠퇴하는 것은 어디에 있느냐
제후나 대부가 도를 숭상하지 않기 때문이고
왕이 자기의 백성들에게
예의를 가르치지 않고 이용만 하는 것은
백성을 해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하지요
7. 진심장구盡心章句
상편이 46장으로 되어 있고
하편은 38장으로 짜여져 있습니다
이《孟子》의 전체 7개 장구章句 가운데
앞의 6개 장구는 사람 이름으로 고유명사인데
이 진심장구는 고유명사가 아닌 보통명사지요
따라서 나는 이 장구의 이름을
그냥 우리 발음 '진심'으로 표기했습니다
나라에서 가장 귀한 존재는 백성입니다
이 귀한 존재 백성을 가르치는 데도
반드시 순서가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세속적인 욕망에 앞서 도덕적으로 깨끗한 삶이
군자가 끊임없이 추구해야 할 덕목입니다
따라서 백성을 가르치는 것만이 아니라
성인의 도를 배우는 데에도 순서가 있습니다
군자로서 꾸준히 노력하기만 한다면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역설합니다
나는 어렸을 때《孟子》를 읽으면서
제6 가오쯔 장구告子章句에 나왔던 말을
가끔씩 떠올리며 자신을 채근해오곤 했습니다
이 세상 어떤 것도 완벽한 제 것이 아니라면
언젠가는 사상누각이 된다는 얘기입니다
남의 힘을 빌려 성공하려 하지 말고
반드시 스스로의 힘을 키워 이루라는 것입니다
조맹지소귀趙孟之所貴
조맹능천지趙孟能賤之
내가 보기에《孟子》에 대한 주석서로는
지금까지 도올 김용옥의《맹자 사람의 길》을
뛰어넘는 책이 없을 것이란 생각되며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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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75도타울 돈敦
도타울 돈/다스릴 퇴/제기 대/모일 단 외에
아로새길 조/덮을 도敦 자로도 새깁니다
등글월문攵 부수의 꼴소리문자입니다
이 도탑다는 말에는 서로의 관계에
사랑이나 인정이 많고 깊다는 뜻이 담겨있지요
그 밖에 힘쓰다, 노력하다, 진치다의 뜻과
다스리다, 던지다로 풀 때는
다스릴 퇴敦로 새기게 됩니다
또 제기 대敦로 새길 경우
쟁반, 제기祭器의 의미가 들어있고
모일 단敦으로 새기고 발음할 경우에는
모이다, 외가 주렁주렁 열리다의 뜻입니다
한편 '아로새기다'라고 할 때는
아로새길 조敦로 새기고
무엇인가를 '덮다'라고 할 때는
덮을 도敦로 풀이하는 게 맞습니다
다른 꼴 같은 뜻글자로는
惇 : 도타울 돈
㪟 : 도타울 돈이 있고
같은 뜻을 가진 한자로는
厚 : 두터울 후
濃 : 짙을 농
裕 : 넉넉할 유
篤 : 도타울 독
豊 : 풍년 풍/부들 풍/예도 례/굽 높은 그릇 례
足 : 발 족/지나칠 주
餘 : 남을 여
饒 : 넉넉할 요 자 등이 있습니다
0676본디 소素
본디 소/흴 소素라고도 새기는데
뜻을 나타내는 실사糸 부수에
임금 주/주인 주主 자를 얹은 글자입니다
뜻 모음會意 문자로서
'깨끗이 빨아 빨랫줄에 널어 드리우다垂'지요
명주실糸이 깨끗하다는 데서 '희다'며
아직 물들이지 않은 흰 명주에서
희다, 물건의 시초, 바탕을 뜻하게 되었습니다
본디, 바탕, 성질, 정성, 평소, 처음, 흰 깁
희다, 질박하다, 꾸민 데가 없이 수수하다
넓다, 부질없다, 옳다의 뜻이 있고
음식에 고기나 생선 따위
고기붙이를 쓰지 않을 때 쓰이는 말입니다
또 기중忌中에 고기나 생선 따위
비린 음식을 먹지 않는 일을 가리킵니다
다른 꼴 같은 뜻글자로는
㕖 : 본디 소/흴 소의 옛 글자가 있고
같은 뜻을 가진 한자로는
質 : 바탕 질/폐백 지 자가 있으며
반대 뜻을 가진 한자로는
玄 : 검을 현 자 따위가 있습니다
맹자孟子 얘기가 나와서 짚고 넘어가는데
어느 날 후배가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선배스님. 제가 생각하기로는~"
뜸 들이는 후배를 다그쳤습니다
"그래 생각하기로는 뭔가?"
"네, 큰스님, 제 생각인데요
맹자는 첩의 자식이거나 종의 자식 아닐까요?"
"으음 그래?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
내 눈치를 살피고는 힘주어 말했습니다.
"제가 알기로 첩이나 종의 자식은 맹孟이라 하고
본부인에게서 얻은 맏이는 백伯이라 한다던데요."
내가 웃으면서 얘기했습니다
"자네가 알긴 제대로 알았네.
그런데 맹자의 孟은 '맏 맹孟'이 아니라
'성 맹孟'으로 새겨야 한다네.
그의 성이 곧 '맹씨'거든"
그가 머리를 긁적이더니 손을 모았습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큰스님."
08/02/2016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