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 토속신앙적 요소가 유입된 이유
현재 우리나라의 사찰들에는 산신각이나 칠성각, 독성각, 용왕당 등 불교 본연의 신앙과는 다소 관계가 없는 조상들이 모셔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들은 우리나라 전래의 토속신앙이나 중국의 민간 신앙인 도교로부터 영향을 받아 불교 안에 수용된 것입니다.
불교는 본래 인간 이성에 대한 깊은 신뢰와 합리적인 실천을 기초로 하여 성립된 종교로서, 스스로의 탐욕과 어리석음으로 말미암아 고통받고 있는 중생들에게 반성의 계기를 제공하고 참된 진리를 일깨움으로써 그들을 구원으로 이끄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상과 같은 자기 목표를 구원하는데 그 어떤 강압적인 방법이나 강제적인 수단을 쓰지 않는 것이 불교의 또한가지 커다란 특징으로, 역사상 불교가 개입된 종교전쟁은 단 한번도 없었다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불교의 전파는 언제나 폭넓은 인간 이해와 그를 바탕으로 한 관용성과 포용력이 전제가 되어왔기 때문에 이 땅의 자연환경이나 기후조건 등을 깊이 고려하고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사회 문화를 존중하여 그것들을 무작정 부정하기보다 함께 공존하는 길을 찾아왔습니다.
따라서 민중교화에 크게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한 그것이 토속신앙이라 할지라도 불교에서는 과감히 수용하는 자세를 견지해 왔는데, 그런 결과가 오늘날 사찰 안에 모셔져 있는 각종 비불교적인 존상이나 토속신앙과 결부된 불교의 민간설화들입니다.
다만 최근의 한 연구에 의하면 우리나라에서 토속신들을 모신 전각이 왕성히 사찰 안에 세워지게 된 것은 조선중기라고 하는데, 말하자면 유교정권의 가혹한 탄압 속에서 명맥을 유지하기 위한 불교계의 필사적인 노력이 그런 형태로 나타난 것이라 보여지는 것입니다
[출처] 불교에 토속신앙적 요소가 유입된 이유|작성자 일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