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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독서클럽♥ 책으로 만나는 상생의 세상 원문보기 글쓴이: 독서치료
독서치료와 함께 가는 치료문학(1)
- 김성구 박사/시인,아동문학가,세계독서치료학회장-
독서치료란 무엇인가?
1. 조용한 상담자
지난 여러 세기 동안 책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여러 분야에서 조용한 상담자로서 역할을 해왔다. 책을 통하여 얻게 된 정보는 독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역할로 완전히 빨려들어 갈 수 있게 해 왔다. 역사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책을 통하여 자신의 편협한 관점을 넘어서서 다양한 삶과 새로운 삶의 스타일들을 접하게 되는 것이다. 조용한 상담자인 책들은 인류의 역사에 큰 공헌을 하였다. 책들은 다 상담자가 된 것은 아니다. 양질의 책들은 성장과 치유를 가져왔지만 저질의 책들은 더 많은 상처와 수렁으로 끌고 갔다.
미래에 꾸준히 조용한 상담자의 역할을 감당할 양질의 책들을 출판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다. 아니, 그 이전에 치료에 적합한 문학작품들이 창작되어야 한다. 치료를 위한 작품들이 창작되어지므로 양질의 책들이 출판하게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므로 독서치료자들이 책을 선택에서 더욱 풍부해지게 될 것은 자명한 것이다.
이렇게 책을 통해 다양한 상태의 사람들이 치료함을 받게 되는 것을 가리켜 ‘독서치료(讀書治療.Bibliotherapy)’라고 한다.
독서치료(Bibliotherapy)란 말의 어원은 'biblion(책, 문학)'과 'therapeia(도움이 되다, 의학적으로 돕다, 병을 고쳐주다)'라는 그리스어의 두 단어에서 유래되었다. 독서치료는 책을 통해 사람들의 정서적 사회적 정신적 부적응 문제를 치료하고자하는 임상상담의 한 분야이다. 그러므로 독서치료는 문학을 통하여 정신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1)
독서치료라는 것은 “의학과 정신의학에서 도서를 병 치료의 자료로 활용하는 방법”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한다. 다시 말하면 “병을 치료하기 위해 글을 읽기를 활용하거나 문제되는 성격, 태도 등을 건전한 방향으로 유도하기 위해 글 읽기를 치료 방법으로 하는 모든 활동”이라고 했다. 독서치료는 먼 옛날부터 시작된 역사가 긴 치료법이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인 테베(Thebes)의 도서관 입구에는 “영혼을 치료하는 곳”이라는 말이 새겨져 있다. 독서가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제는 인격과 행동 등에 있어 정신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의 치료에 독서효과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한다.
독서치료는 주로 병원이나 유치원, 어린이집, 학교, 복지관 등에서 실시될 수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여기까지 발전하지 못하였기에 실제적으로 현장에 적용되고 있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활발하게 독서치료가 성행되고 있다.
2. 독서치료의 기원과 역사적 흐름
독서가 사고방법이나 감정, 행동의 교정, 혹은 정신적, 육체적 질병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이미 고대로부터 잘 알려져 온 사실의 하나에 속한다. 가령 아리스토텔레스는 그의 저서 <시학>속에서 이른바 ‘카타르시스’론을 제시하면서 문학을 비롯한 여타 예술 장르들이 정신치료 기능을 갖고 있다는 점을 제시한 바 있다. 그 외에 성서나 코란이나 불경과 같은 종교서를 실제 치료에 사용했던 예들, 19세기 들어서서는 의사가 약과 함께 도덕, 종교서를 처방했던 예들을 쉽게 확인해 볼 수 있으며, 현대에도 이러한 예들이 존재하고 있음은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확인해 볼 수 있다. 이렇게 종교에서 많이 사용해 오던 독서치료의 역사를 보는 것처럼 그 성서적 기원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종교적 기원과 발전
사람이 처음 창조되던 때에 하나님은 인간에게 메시지를 넣어주었다. 그리고 사람이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해 주었다. 그러나 처음 주어진 메시지를 어기고 다른 변질된 메시지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처음 주어진 원본 메시지를 무시하고 새로 들은 메시지에 따라 움직였다. 그 결과 인간에게 주어진 행복의 길이 막히고 고난과 역경의 길이 기다리고 있었다. 그 후 사람들은 그 깨어진 원본의 메시지를 따라 행복을 누릴 길이 없는 존재로 변했고 결국 인간은 심각하게 치료받아야할 존재로 전락해 버렸다.
하나님은 이렇게 된 사람을 방치해 두지 않고 희망의 치료 메시지를 주었으며 치료해 주셨다. 희망의 치료 메시지를 통하여 고난과 역경의 삶에 희망을 가지고 살게 하였다.
희망의 메시지는 구전을 통해 전달되다가 문자로 기록하였다. 그것을 성경(聖經) 혹은 성서(聖書)이라고 한다. 그래서 옛날부터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 성서의 내용을 전해주므로 치료의 효과를 가져왔다. 성서 말씀을 암송해서 효과를 얻기도 하였으며 또한 그 내용을 기록하면서 문제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거두는 성서치료가 발달했다.
이러한 일종의 민간요법 혹은 경험주의적 차원에서 인지, 실행되어온 독서치료는 20세기 초반부터 병원의 전문 사서들에 의한 직접치료경험이 축적되기 시작한 이래 20세기 중반부터는 본격적인 이론과 치료법들이 개발되기 시작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세기에 들어와 독서치료에 대한 관심이 활성화되게 된 데에는 분명한 사회적 이유가 있다. 전 지구적 차원에서 자본주의문명이 맹렬하게 발전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인간의 정신차원의 건강성은 더욱더 다양한 위기적 징후를 드러내고 있음이 보고 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특히 급속도로 변화되어 가는 사회 환경과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는 경쟁적 삶의 원리 속에서 부적응의 고통을 호소하는 현대인의 수가 급증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와 더불어 인간의 정신문제에 대한 관심이 서구사(西歐史)에서 증폭되어 온 현상에 발맞추어 독서치료의 이론과 방법론 역시도 대폭적으로 계발, 발전되고 있는 것이다.
2) 역사 속에 나타난 독서치료에 대한 관심
고대 그리스 작가들이 이미 읽기의 치료적인 효과를 잘 알았던 것으로 보아 독서 치료는 고대부터 시작되었다고 얘기할 수 있다. 예를 들면, Aristotle은 「시학(Poetics)」,에서 카타르시스에 대하여 논의하면서 문학뿐 아니라 다른 예술이 사람에게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정서들을 불러일으킨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러한 사실을 입증이라도 하듯 비슷한 문구들이 옛 도서관에서 발견되었다. 스위스에 있는 St. Gall의 중세 대수도원 도서관에는 "영혼을 위한 약 상자"라는 비슷한 글이 새겨져 있다. 이것은 사람들이 책을 소중하게 여겼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이들은 책이 가지고 있는 교육과 치료의 힘을 통해 생활이 질적으로 풍부해진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는 것을 드러내준다.
3) 미국에서 발전된 독서치료
독서치료에 관한 연구가 가장 앞선 나라는 미국이라고 볼 수 있다. 미국에서 독서치료가 일찍 발달하게 된 데에는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요인이 있다. 첫째로는 종교적인 영향으로 환자들에게 성경과 종교서적을 읽게 한 것이며, 둘째로는 전쟁에 의한 영향으로 제 1차 세계대전 후에 육군병원의 발달과 더불어 학자들에게 도서관 봉사가 실제화되기 시작하였고, 뒤이어 일어난 세계 2차 대전은 독서치료 연구가 기초를 확립하게 하였다. 셋째로 정신의학과 심리학의 영향을 받아 독서치료의 이론과 실제연구가 체계화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미국에서 독서치료가 오늘날처럼 발달한 것은 미국의 시골 곳곳에까지 건립되어 운영되고 있는 도서관의 발달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독서치료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병원에서 그 적용이 활발하게 이루어진 것이20세기에 들어서이므로 독서치료의 발전과정은 20세기 전과 20세기 이후로 나누어 살펴보고자한다. 20세기는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누어 역사적인 변천을 개괄할 것인데 20세기 전의 흐름은 미국 뿐 아니라 유럽 전반에서 이루어진 내용을 다룰 것이다.
20 세기 초에는 처음으로 훈련받은 사서가 있는 병원 도서관들이 설립되었다. 그 후 미국 도서관 협회는 세계 1차 대전이 일어났을 때 무장한 군인들에게 잘 짜여진 도서관 서비스 프로그램을 후원하였다. 의회는 부상당한 군인들의 보호를 위하여 그 후원금을 승인했고, 전쟁 후에 재향 군인 원호국은 재향군인들에게 병원을 관리하게 하고 도서관 서비스도 제공하였다. 이 시기에 Delaney는 Alabama에 있는 Tuskegee 재향 군인병원에서 훌륭한 공헌을 한 도서관 사서였으며 독서치료의 선구자로 불리운다(Gubert 1993). 그녀는 1938년에 "병원이 독서치료를 할 수 있는 장소(The Place of Bibliotherapy in a Hosptal)"라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녀는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 입원해야할 때가 올 때까지 책을 읽을 여유를 갖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병원에서 정신과 환자들을 독자로 만드는 기회로 삼았다. 그리고 Pomeroy는 1930년대에 독서치료에 대한 많은 글을 발표하였으며, 1937년에는 62 재향군인 원호국 시설 안에 있는 1,538명 환자의 독서 흥미를 연구한 논문을 발표하였다.
독서치료 분야에서의 획기적인 연구는 1949년 Shrodes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 그려는 독서치료에 대한 첫 번째 박사 학위 논문을 썼는데, 그 논문에서 그녀는 이론적이고 임상적인 연구를 다루었으며, 독서치료가 심리치료의 한 방법으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교육적인 관점은 Zaccaria 와 Moses(1968)가 쓴「독서를 통한 인간 발달의 촉진: 가르치고 상담하는 과정 중 독서치료를 활용」이라고 하는 책에서 발견된다. Leedy(1969)는 「시 치료(Poet교 therapy),라는 책을 편집하여 출판하였다. 이 책은 시 치료 운동의 역사와 발달상황을 살펴보았고, 시 치료자들의 국가적인 연합을 제안하고 있으며, 시 치료자들을 훈련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제시하고 있다.
4) 일본에서 발전되는 독서치료
일본에서는 bibliotherapy를 독서요법이라고 번역하여 1937년경부터 사용하였으며 독서치료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는 1950년에 阪本一郞가 쓴 「독서지도」라는 책에서부터라고 얘기하고 있다.
일본에서 실시된 독서치료와 그 연구는 크게 두 가지 흐름이 있는데, 하나는 학교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성격과 생활태도를 바꿀 수 있다는 관점에서 시작된 것이다. 즉 학생지도와 관련하여 성격지도 방법으로서 독서치료를 도입, 전개되어 왔다는 점이 미국과 다르다고 볼 수 있다. 또 하나는 실제 현장에서 특히 비행청소년을 대상으로 독서치료를 한 사례들을 다루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가정재판소에 근무하는 大神貞男은 범행소년을 독서치료로 치료한 사례들을 발표하였으며, 1973년에는 10여 년의 현장 체험을 기초로 하여 독서치료의 이론과 방법을 실제 사례와 함께 수록하여 책을 출간하였다.
일본에서는 1963년에 성격형성이나 문제행동을 치료할 때 필요한 도서목록 즉 문제유형에 맞는 도서목록을 만들기 시작하였고, 1966년에는 阪本一郞 등에 의해 「독서요법」이라는 입문서가 출판되었다. 이 책에는 폭력, 협박, 가출, 반항, 성폭행 등의 비행청소년을 대상으로 독서치료를 실시하여 치료한 사례가 많이 수록되어 있다.
5) 한국에서 발전되는 독서치료
우리나라에서의 독서치료의 연구는 1970년대 후반부터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변우열,1996). 1960년대에 Hannigan의 책이 「도서관과 비부리오세라피」(유중희 역, 1964)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소개되었고, 김병수(1968)가 처음으로 인성치료를 위해 독서요법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이것은 일본에서 bibliotherapy를 독서요법으로 번역한 것을 그대로 받아들인 듯하다.
1970년대 이후 한국에서 이루어진 독서치료에 대한 연구들은 일본에서의 연구흐름과 같이 고등학교에서 징계를 받은 학생들과 학교생활에 적응을 잘 못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김용태, 1986; 박용두, 1980; 윤달뭔, 1990; 장원엉, 김재준, 1976)와 소넌원에 수용되어 있는 원생(변우열, 1990) 등 비행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변우열. 1996)가 주류를 이루어왔다. 그러나 1985년 이후에는 그 외에도 병원의 신경정신과와 병원도서관에서 독서치료가 어떻게 실시되고 있는지에 대하여 연구한 논문(김태경, 1985; 이종숙, 1986; 장귀녀, 1985)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1990년도 후반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자아개념과 인간관계를 증진시키며(최선희, 1997),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을 줄이는데(김욱준, 1999) 독서치료가 어떤 효과가 있는지에 대한 논문이 나와 있다.
독서치료에 대하여 이론적으로 언급이 된 저서로는 손정표(1978)와 황백현(1988)이 그 정의와 역사 및 기본적 원리와 방법 뿐 아니라 외국의 사례를 들어 소개한 것이 있다. 독서치료만을 본격적으로 다룬 독서치료 이론서로는 최근에 한국어린이문학교육학회의 독서치료연구회(2001)에서 독서치료의 정의, 과정과 방법, 자료, 독서치료자와 참여자 등을 다룬 것이 있다.
최근에는 이영식목사가 운영하는 독서치료홈페이지가 개설되어(1998) 독서와 치료에 관한 다양한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면서 독서치료의 보편화에 앞장서고 있다. 또 한국독서치료학회 회장인 김현희 교수(성균관대학교교수)를 중심으로 ‘독서치료’라는 개론중심의 책이 학지사에서 출판되었고(2001),이어서 후속편으로 ‘독서치료실제’라는 책을 동일한 출판사를 통해 출판하였다. 지금은 독서치료에 대한 구체적인 커리큘럼이나 치료에 관한 학설이 정립단계에 있으므로 한국적 상황에 맞는 독서치료이론과 실제가 나올 때가 익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2003년에는 아동문학가요 시인인 김성구 목사에 의해 세계독서치료사협회를 창립하여 독서치료사과정을 마치고 민간자격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람들의 힘을 집결하기에 이르렀고 또한 사회복지와 치료문학의 관점을 강조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오래전부터 독서를 통한 치료적 효과에 대한 기록을 갖고 있다.
온달(溫達: ? ∼590)은 고구려 평원왕(일명 평강왕) 때의 무신. 어린 시절에 집안이 가난하여 눈먼 어머니를 봉양하기 위하여 거리를 다니며 걸식을 하였다 한다. 용모가 파리하고 우스꽝스러워 사람들로부터 '바보온달'이라 불렸다. 그런데 어린 시절 울기를 잘하여 바보온달에게나 시집을 보내야겠다던 평강왕의 놀림을 진실로 믿고 온달과의 결합을 고집하다 쫓겨난 평강공주를 처로 맞아들이면서 가세가 펴지게 되고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 고구려에는 매년 3월 3일 군신(君臣) 및 5부의 병사 등이 낙랑의 언덕에서 사냥을 하여 이때의 노획물로 천신과 산천신에게 제사하는 국가적인 대제전이 있었다. 온달은 여기에 공주가 기른 말을 타고 참여하여 뛰어난 사냥솜씨를 발휘하여 왕의 감탄을 샀다. 그 뒤 북주(北周) 무제(武帝)군의 요동지방 침입 때 고구려군의 선봉으로 북주군 격퇴에 대공을 세워 비로소 국왕의 사위임을 공인받고 대형(大兄)이라는 관위를 받음으로써 점차 고구려 지배세력 내에서 두각을 드러내게 되었다. 590년 영양왕이 즉위하여 신라에게 빼앗긴 한강유역 탈환을 위한 군사의 출정이 있자 그는 자원하여 참전하였으나 아단성(지금의 아차산성)전투에서 유시(流矢)에 맞아 전사함. <삼국사기>열전의 온달조는 민간전승을 통해서 형성된 설화가 편찬자에 의하여 다듬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구전되는 <바보온달설화>는 문헌에서 전하는 것과 거의 같으나, 공주가 온달에게 글과 무예를 가르쳤다는 내용이 강조되어 나타난다.
이것은 설화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책이 얼마나 사람을 변화시키는 힘이 많은가 하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3. 독서치료의 다양한 형태
독서치료는 독서의 힘을 통하여 사람의 심리, 정서, 부적응문제 해결을 돕고자하는 임상학문이다. 독서치료의 삼대 요소는 상담자, 내담자, 그리고 텍스트(문학작품/ self help books)인 데 이 세 가지 요소들 중 어떤 부분을 강조하는지, 또 독서 행위에서 읽기와 생각하기, 그리고 표현하기 중 어떤 점을 강조하는가에 따라 다음 다섯 가지 흐름이 있다.
1) 정보제공 형 독서치료
정보제공 형 독서치료는 텍스트와 내담자의 상호작용을 강조하는 유형이 있다. 본래 미국에서 발전되어온 독서치료의 역사를 보면 초기에 병원 도서관 사서들이 매우 활발하게 이 분야를 연구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사서들은 독서가 환자들의 치료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음을 발견하고 책과 환자가 더 잘 상호작용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그 결과 어떤 특정 문제에 적절한 책들을 목록화 할뿐 아니라 치료적 질문이 실린 매뉴얼을 다수 생산하였다.
내담자와 책의 상호작용에 초점을 맞춘 정보제공형 독서치료는 문헌정보를 전공한 이들이 탁월하게 공헌할 수 있는 영역이다.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을 때 만난 책 한권이 한 사람의 운명을 바꿀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할 때에 좋은 정보제공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우리 실정에 맞는 독서치료용 도서목록 개발이 필요하다.
2) 대화식 독서치료
대화식 독서치료(Interactive Bibliotherpy)는 상담자와 내담자의 촉진적 관계를 강조하는 유형이다. 이 유형의 기본적인 가정은 독서치료의 텍스트를 내담자와 상담자의 촉진적 상담 관계에서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책의 선정과 상담의 진행과정 전체를 통해서 상담자의 전문적인 리더십이 강조되고 있다. 독서치료 상담자의 역할은 책과 내담자가 치료적 상호작용이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도록 개입하는 것이다. 작품을 읽는 가운데 동일시, 카타르시스, 통찰, 적용을 위해 대화를 해나가는 것이다.
3. 시(詩)치료
시(詩)치료(poetry therapy)는 문학작품 자체를 강조하는 유형이다. 시(詩)치료는 시가 가진 독특한 치료적 요소에 초점을 맞춘다. 시는 이미지, 리듬, 운율 등의 요소들이 있는데 이는 인간의 무의식을 들어가는 문과 같아서 프로이드가 말하는 꿈의 기능과 가장 비슷하다고 본다. 문학에서 시의 창작은 심미성을 강조하지만 시치료에서는 시 자체는 자기표현의 수단임을 강조한다. 사람은 본래 시적이어서 누구든지 자신의 시어를 가지고 있으며 또한 표현할 수 있고 쓸 수 있다. 그렇게 하는 가운데 감정적인 카카르시스가 일어나고 문제를 객관화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독서치료사라는 이름이 아닌 시치료사라는 명칭으로 수많은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시치료협회(http://www.poetrytherapy.org)가 결성되어 있어 프로그램에 대한 표준을 제시하고 자격관리 및 치료사들을 양성하고 있다.
4. 자기조력(self help)적 독서치료
자기조력(self help)적 독서치료 분야가 있다. 이론적으로 독서치료는 책과 독자의 자발적 상호작용을 통하여 치료가 일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반드시 상담자의 개입이 있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역사 속에서 독서치료라는 개념을 알지 못했지만 책을 통해서 자기를 치료한 사례는 얼마든지 찾아 볼 수 있다.
5. 글쓰기 치료
글쓰기 치료는 독서 행위를 입력(읽기/듣기), 생각하기, 표현하기 등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 볼 때 표현을 강조하는 독서치료라 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저널 치료(journal therapy)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성인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실제로 필자가 월간아동문학사 부설로 인가 받아 운영하고 있는 21세기시인학교(http://cafe.daum.net/missionpoet)에서는 글쓰기치료를 병행하여 시인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시인학교에서는 현재까지 4명의 시인들을 배출하였는데 모두 글쓰기치료의 과정을 거치므로 자기치료의 과정을 통하여 생명력 있는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성인들의 경우 글쓰기를 통하여 자신의 과거의 경험들을 통합하고 미래를 계획하는 것은 좋은 치료적 효과를 발생케 한다.
6. 통합(union therapy)형 독서치료
지금까지는 각 분야별 치료형태가 부각되었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서는 독서치료의 흐름이 통합한 종합형태로 변해가고 있다. 어느 특정방식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하게 접목하면서 독서치료를 진행한다. 정보제공형 독서치료, 상담자와 내담자의 촉진적 관계를 강조하는 대화식 독서치료(Interactive Bibliotherpy), 시치료, 자기조력적 독서치료, 그리고 글쓰기 치료가 골고루 상황에 따라 응용되면서 자연스럽게 통합적 독서치료가 이뤄진다.
아래의 도표에서 보는 것처럼 독서치료사와 내담자 사이에 깊은 관계를 가지고 인격적인 교류를 이뤄가면서 변화를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그림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