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매물 8만건도 넘나…눈치보기 장세 심화 |
[K그로우 이연진 기자] 최근 한달 사이 서울에서 집주인 들이 팔려고 내놓은 아파트 매물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동안 매수에 나섰던 매수자들이 더이상 거래를 하지 않으면서 거래절벽이 다시 나타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감소하면서 아파트 가격 상승세도 주춤하며 매도자와 매수자간 눈치보기 장세가 심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말까지 거래가 주춤할 경우 내년 초에는 거래가 더 감소해 또 다시 거래절벽이 발생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3일 부동산 업계에 다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이 한 달 사이 1만건 넘게 증가하면서 시장에서 소화되지 못하고 적체되고 있다.
빅데이터 업체 아실 자료를 보면 지난 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9319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초 매물이 4만9198건(1월2일 기준)까지 줄었던 것과 비교하면 1.5배 늘어난 수치다.
서울 아파트 매물 수는 지난해 7월 6만5000건을 넘긴 이후 다시 감소세를 보이다가 올해 초부터 10개월 이상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 달 사이 매물이 크게 증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한 달 전 매물은 7만742건이었는데 그 사이 12.9%나 증가했다. 지난 한 달간 늘어난 매물만 9144건에 달한다.
즉 부동산시장의 분위기 변화가 감지되며 집을 팔려는 사람은 많지만 이를 받아줄 매수인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사진=이혜영 데일리한국 기자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9월 아파트 거래량은 3361건으로 한 달 전(3851건)보다 12.7% 줄었다. 10월 거래 건수도 1209건에 그쳤다.
이달 말까지 거래 신고 기간이 남았다는 점을 고려해도 이 추세대로라면 또다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들어 꾸준히 늘어 지난 8월 정점을 찍은 후 계속 줄어드는 모양새다.
이처럼 거래량이 줄어 들다 보니 오름세를 보였던 아파트 가격도 주춤하다. 내 집 마련 수요자들의 관망세가 확산하면서 아파트값 상승 동력이 확연히 멈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0월 다섯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04% 상승했다. 지난주(0.05%)와 비교해 오름폭은 축소됐다. 올해로 범위를 넓히면 누적 변동률은 -5.03%를 기록 중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도 0.07% 올랐지만 전 주와 같았다. 전국에서 가장 먼저 집값이 회복에 성공했던 세종(-0.05%→-0.06%)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수도권(0.08%→0.07%)과 지방(0.02%→0.01%) 모두 힘이 빠졌다. 176개 시군구 중 지난주 대비 상승 지역은 114개, 하락 지역은 51개로 집계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미 급매물은 다 빠지고 고점을 회복한 곳이 많은데다 고금리, 경기 불확실성 그리고 시세 차익에 대한 불안 등의 요소가 겹치면서 매수자들이 더이상 집을 사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이런 거래량 감소 속에 소강상태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런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내년 초에도 거래절벽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연말까지 급매소진, 역전세난으로 상승률이 둔화될 것으로 보이며, 당분간 소강 국면에서 매도자와 매수자간 힘겨루기가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도 "현재 서울에서 큰 폭의 집값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고 올해 초에 급매물도 대부분 빠졌기 때문에 보합 분위기가 연말까지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내년 전국 주택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2024년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을 주제로 세미나를 열고 전국의 주택가격이 내년에 2% 떨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와 고금리 장기화 우려, 건설경기 침체 등이 겹쳐 매맷값이 하락 반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내년에는 정책 대출을 포함한 전반적 대출 태도의 경직성이 강화되고, 고금리 장기화가 우려되면서 주택시장이 다시금 하락 반전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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