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mmertime'은 빈민가 흑인의 애환을 처음으로 다룬 조지 거슈윈George Gershwin의 오페라 <포기와 베스Porgy and Bess>에 삽입된 일종의 아리아다. 이 오페라는 1920년대 흑인 빈민가의 도박, 마약밀매, 살인, 사랑을 그려낸 작품으로 이전에는 없었던 흑인들의 생활를 다룬 최초의 오페라로 평가받는다.
원작은 듀보스 헤이워드DuBose Heyward의 소설 <포기Porgy>. 헤이워드는 불구의 흑인이 격앙된 감정으로 살인을 저지른 사건을 신문으로 읽고 영감을 얻었고, 앉은뱅이 염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다닌 '염소 바보Goat Sammy'라는 실존 인물의 삶을 바탕 삼아 소설을 썼다고 한다. 거슈윈이 이 소설을 접한 것은 1926년. 그는 듀보스 헤이워드 부부에게 공동작업을 제안했다. 1934년 여름 거슈윈과 헤이워드가 찰스톤 근처 작은 섬 사우스캐롤라이나의 폴리 비치Folly Beach에서 흑인들의 생활과 음악을 실제로 경험하면서 함께 작업한 결과물이 바로 <포기와 베스>다. 1935년 거슈윈은 700여 페이지에 이르는 악보를 완성했고 헤이워드는 대본과 가사를, 거슈윈의 형 아이라 거슈윈Ira Gershwin은 가사를 썼다.
한때 귀족들의 저택이었으나 흑인들의 아파트가 된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톤Charleston, 팻피쉬 로우Catfish Row가 이 작품의 배경. 주인공은 행상으로 생계를 잇는 앉은뱅이 거지 포기다. 주사위 도박판이 시작되자 부두 깡패 크라운도 끼어서 도박판을 벌이다가, 어부 로빈스가 게임에서 이기자 만취한 상태에서 그를 칼로 찌르고 도망간다. 크라운이 로빈스를 죽여 쫓기는 신세가 되자 크라운의 정부였던 베스는 갈 곳이 없어진다. 평소 베스를 연모하던 포기는 베스를 보살펴 주고, 결국 둘은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그러나 돌아온 크라운은 앉은뱅이 포기를 비웃으며 베스를 죽이려 하고, 포기는 그녀를 보호하려다가 크라운을 죽이고 만다. 포기가 체포되자 절망에 빠진 베스는 다시 마약에 손을 대고 마약상의 꾐에 빠져 뉴욕으로 떠난다. 살인 증거가 없어 풀려난 포기는 염소가 끄는 수레를 타고 베스를 찾아 나선다..
초연은 1935년 뉴욕 앨빈 극장이었다. 필라델피아, 피츠버그, 디트로이트, 워싱턴 등에서 투어 공연이 이어졌고 이후로 새로운 연출을 통해 무대공연이 계속됐다. 1951년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작곡가 퍼시 그레인저Percy Grainger은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거슈윈의 '포기와 베스'에 의한 환상곡Fantasy on George Gershwin's porgy and Bess>이라는 편곡 작품을 내기도 했다. 1959년에는 영화로 각색됐고 재즈 버전의 작품들도 꾸준히 쏟아졌다. 다양한 분야의 <포기와 베스>들은 이 작품이 대중들로부터 사랑받는 걸작품임을 보여주는 증거다.
처음에 <포기와 베스>는 뮤지컬인지 오페라인지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최초 공연이 오페라 하우스의 프로그램 편성에 따른 것이 아니라 브로드웨이 극장에서 밤마다 펼쳐진 무대였으므로, 정통 오페라의 계보를 잇는 것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하지만 오늘날 <포기와 베스>는 바그너 음악극의 라이트모티브를 떠올리게 하는 반복되는 주제 선율과 블루스, 행상인의 외침 소리, 축원가, 노동가, 흑인영가 등 흑인들의 민속음악을 레치타티보와 아리아와 같은 오페라 기법과 결합시켰다는 점, 그러니까 대중음악인 재즈와 예술음악인 오페라를 성공적으로 융합한 작품으로서 미국인이 작곡한 최초의 걸작 오페라로 인정받고 있다. 이 작품이 대중들에게 예술적인 오페라로 인정받기까지는 거슈윈이 사망한 1937년 이후 반 세기 이상의 세월이 흘러야 했다.
오페라 <포기와 베스>에서 가장 유명하고 인기 있는 곡이 'Summertime'이다. 1막에서 어부 제이크의 아내인 클라라는 아기를 재우면서 이 노래를 부른다. 기교적이지는 않지만 자장가인 만큼 서정적인 선율이 인상적이다. 2막 끝과 3막에 다시 등장하는 이 곡은 나른한 여름날의 분위기 속에 흑인 특유의 우울한 정조를 실어나른다. 실제 흑인들의 삶과는 대조적인, 아름답고 희망적인 가사 내용이 도리어 애잔한 슬픔을 안고 있다. 루이 암스트롱의 연주에 빌리 홀리데이가 노래하면서 엄청난 인기를 얻었다. 이후 수많은 나라의 수많은 뮤지션들이 부르고 연주하는 대표적인 스탠다드 넘버가 됐다.
Summertime 여름,
and the living is easy 삶이 평온하다.
Fish are jumpin' 뛰어 다니는 물고기와
an' the cotton is high 어느새 길게 자란 목화들
Oh yo' daddy's rich 아빠는 언제나 넉넉하시고
an' yo' ma is good-lookin' 엄마는 정말 미인이란다.
So hush little baby, 그러니 아가야
don't yo' cry 울지 말고 조용히 해보렴.
One of these mornin's 어느날 아침에는
you goin' to rise up singin' 너도 커서 노래할 날이 오겠지.
Then you'll spread yo' wings 그때쯤에 너는 날개를 펴고
an' you'll take the sky 하늘을 날게 될거야.
But till that mornin' 그 아침이 오기 전까지
there's a nothin' can harm you 이곳에선 아무도 너를 해치지 못 한단다.
With daddy 아빠와
an' mammy standin' by 엄마가 언제나 네 곁에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