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소의 해, 서로에게 따뜻한 마음을 전하자
이상훈
소의 해를 맞았습니다. 기운찬 소의 해를 맞아 모든 분의 행복을 기원합니다. 코로나 19는 종식될 터이지만 많은 생활양식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시간은 우리 편이지만 그동안 겪은 많은 어려움과 공포는 잊지 못할 것입니다. 서로 서로 배려하고 격려해야 할 때인 것 같습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경보를 보냈고 그것을 겸손하게 수용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서 신축년 새해에 풍수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풍수에서 소는 풍요로움, 온순함, 강직함을 상징합니다. 우리 지역에도 소와 관련된 형국론이 있는데, 대부분은 와우혈(臥牛穴) 또는 갈우음수(渴牛飮水) 형국이 있습니다. 마을이나 집터 형국 가운데 누운 소 형국이 으뜸을 차지하고 우리나라에서 많은 곳에 와우혈이 분포합니다. 우리 지역에서는 진안읍 유산마을, 안천 상리마을, 상전 중기마을, 부귀 우정마을 등이 그곳에 해당합니다. 와우혈은 소가 한가로이 누워있는 형세를 말합니다. 소가 누워서 한가로이 있는 모습은 풍요를 상징합니다. 풍수 형국상 와우혈이면 마을 앞에 구시(구유), 초봉(草峰), 깔(꼴)봉이 있어야 좋다고 합니다. 그래서 와우혈과 관련된 이야기는 매우 많이 전해옵니다. “와우혈에 무덤을 써서 후손이 발복하여 벼슬한 후손이 많았는데, 불평을 품은 풍수가 안산에 있는 바위를 깨라고 하였다. 이후 집안에서 인물이 나오지 않았다. 집안에서 다시 바위를 붙여 세운 이후에 인물이 나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풍수 전설은 인간에 의해 상처받은 자연이 인간에 의해 다시 소생된다는 자연관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에 좋은 일이 나타나는 것이 주술적인 힘을 가진 것으로 형국의 종류에 따라 발복(發福)의 형태도 다양하게 나타난다고 믿는 것입니다. 의인화, 의물화 되어있는 풍수 형국은 살아있는 생명체나 사람들이 쓰는 도구처럼 일정한 경관 형태가 갖추어져 있어야 제대로 작동된다고 믿는 예입니다. 즉 와우혈 형국 앞에 소죽 통을 상징하는 지형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소의 머리나 몸통 부분에 해당하는 지형에 길이나 터널을 내면 소를 죽여버리는 셈이 되어 풍수의 조화를 깨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여러 전설과 풍습을 통해 그런 행위를 못 하게 했습니다. 이는 풍수가 근본적으로 지나친 개발과 변화를 싫어하고 궁극적으로 안정되고 지속적인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풍수 경관은 생기를 혈에 모아 두었다가 그 혈을 옳게 사용하는 사람에 발복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경관시스템입니다.(윤홍기) 그래서 조상들은 산과 땅을 함부로 훼손하지 않았습니다. 땅을 파고 산을 자르는 것은 용맥을 자르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땅을 하나의 유기체로 살아있다고 인식한 것입니다. 우리 지역에 이러한 곳을 찾아 복원하는 작업을 진행했으면 합니다. 우리 지역에서는 일찍이 백두대간 혈맥 잇기가 진행되기도 하면서 도로 건설로 인하여 잘린 맥을 잇기 위한 비보(裨補) 다리를 건설했습니다. 진안현의 우백호에 해당하는 강경골재와 금남호남정맥으로 뻗어 나가는 가죽재를 잇기 위한 비보다리가 그것입니다. 이는 요즘 동물을 위한 이동통로를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기도 합니다.
산천의 지맥을 함부로 하지 말라는 교훈을 주는 몽염 장군 이야기가 전합니다. 진시황제가 죽고 후계문제가 거론되고 있을 때 당대의 명장 몽염이 진시황의 시종 조고(趙高)의 모략으로 억울하게 죽임을 당하게 되자 몽염 장군의 마지막 독백이 다음과 같이 전해집니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죽을 죄를 지은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만리장성 쌓는 일을 감독하면서 수많은 산룡지맥(山龍之脈)을 끊어 국토에 죄를 지은 것이 분명하다.” 대지의 기맥을 끊으므로 몽염은 그의 국토에 위란을 초래했다고 자각한 것입니다. 실제로 몇 년 지나지 않아 진나라는 멸망했습니다.(史記 몽염列傳)
<기(氣)는 본래 생긴 모습으로 인하여 흐름이 있는 것이니 잘린 산은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이요, 또한 기(氣)는 용(龍)이 모여야 있게 되는 것이니 잘려져 홀로 있는 산은 삶의 터전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산이 죽으면 인간도 죽을 수밖에 없습니다.(최창조)
신축년 새해에 우리 지역의 안정을 위하여 지나친 토목공사는 심사숙고하여 진행하였으면 합니다. 자연은 언제나 누군가에 경고합니다. “제발 함부로 하지 말아 달라”고 지역의 성장 동력도 이제는 지역의 환경에서 찾아야 할 때라고 필자는 믿습니다. 코로나 19속에서도 따뜻한 마음을 서로에게 전하면서 신축년을 시작합시다.